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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경주 성건동-중앙시장

by 구석구석 2014.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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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성건동 399-2 경주중앙시장

 

 

▲시장 내를 둘러보다 보면 가맹점포 안내판을 걸어놓은 곳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런 점포에서 일정금액 이상 구매시 중앙시장 주차장 이용권을 준다.

 

학창시절, 다들 수학여행으로 한 번쯤은 가봤을 법한 신라의 고도, 경주. 한껏 들떠 밖으로 어떤 풍 경이 지나가는지 인식도 못한 채 과자봉지 뜯으며 큰 소리로 노래도 부르며 신나게 버스로 내달렸 던 그 길을 기차를 타고 간다. 달리는 버스가 들썩일 정도로 들떴던 마음은 사라졌지만 고분 사이를 누볐던 시간, 석굴암을 더 자세히 보겠다며 목 빼던 기억이 마치 첫사랑처럼 아련한 추억으로 남은 그 곳에 새로운 추억을 만들러, 새로운 경주를 만나러 간다.

 

 

경주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부추 산지 중 하나다. 그만큼 부추의 질도 좋고 부추의 활용도도 높다. 시장 안 정규 점포에서 판매되는 지역 브랜드를 단으로 잘 추려 묶여진 부추는 기본, 직접 채취해온 티가 역력한 잘 휘지도 않겠다 싶게 생기 넘치는 부추를 소복히 담아 파는 모습까지, 시장에 부추의 향기가 향긋하다. 특히 이 시장에서는 곳곳, 음식을 파는 매장이면 대부분 부추전을 함께 판매한다. 식당마다 무엇이 들어가는지는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은 부추. 그것도 정말‘부추에 밀가루 반죽을 넣어 구웠다’라고 해야 할 만큼 듬뿍, 아끼지 않고 들어간다.“부추가 좋지요. 몸에도 좋고 맛도 좋고. 그 좋은 게 싸기도 싸니까 많이 쓰는 것 같기도 하고.” 일상화된 부추의 높은 애용도가 뭐 별다를 것 있을까 싶은 부추를 굳이 경주에서 사면 좋을 이유다.


경주중앙시장은 이름이 말하듯 버스터미널과 기차역의 중간쯤, 시내 한복판의 좋은 상권에 위치해 있다. 그런데 독특한 것은 이 시장에 의외로 활어를 파는 점포들이 꽤 된다는 것이다. 포항이나 감포항에서 바로 가져온다는데, 시내에 있다지만 물건이 신선하고 저렴해 이용객들이 많다.  

 

 

다양한 상품을 신선하게 판매한다지만 이 어물전은 건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상품이다. 신선한 상품들을 가져다가 바로 손질해 말려 판매해 건어라도 물건이 싱싱한 원재의 질을 보여준다. 그 중에서도 날씨가 쌀쌀해지면 건가자미의 철이 시작돼 온 점포에 때 아닌 빨래걸이걸이에 빨래집게로 하나씩 집어 걸어 말린다가 내걸리게 하는 진 풍경이 연출되며 사람들은 당연한 듯 가자미를 사재기한다. “경주에서는 가자미가 제사상에 많이 올라가요. 철에 사면 싸고 마른 거니까 두고 쓸 수도 있고.” 통으로 말린 가자미를 전으로 해서 제사상에 올린다는 경주. 철이 되면 다들 직접 손질한 가자미를 말리는 일을 당연히 여길 만큼 수요도 높고 상품도 좋다.

 

메밀묵채

 

일명 ‘스뎅’ 밥그릇에 ‘나 직접 쑨 귀한 몸이오’라는 듯 울퉁불퉁 소박하게 담긴 메밀묵 한 그릇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모양도 그렇지만 색도 좋은 게 명품이다 싶어 물으니 메밀 고르는 일부터 쑤어 파는 일까지 전부 손수하는 순수 100 수제품이란다.

 

바쁜 와중에도 점포 한켠에 뒀던 체까지 꺼내 보여주던 주인장은 가루로 쓰면 탱탱한 맛 안 나고 구수한 맛이 없다며 메밀부터 다 직접 고르고 세심하게 체로 걸러 만든다고 자랑스레 말한다. 그 증거로 식당 옆에 까 버려진 메밀껍질까지 보게 되니 나름의 장인정신이 서린 묵맛을 보기도 전에 먼저 ‘맛있을 수밖에 없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경주중앙시장에서는 이렇게 직접 쑨 묵을 채 썰고 멸치육수를 붓는다. 묵 위에는 김 가루와 잘게 썬 신 김치, 참기름, 깨소금을 올려 맛을 더한다. 저렴하기까지 한 가격에 부담없이 찾게 되고 맛있어서 또 찾게 된다.

 

이러한 매력 덕에 시장 안을 넘어 찜질방 같은 곳까지 들어갈 정도로 명성도 높아져가고 있다. 어수선한 시장 안 분위기, 직접 담갔다는 김치 한 그릇이 반찬의 전부지만 들인 정성에 비해 보잘것없다 싶을 만큼 저렴한 가격, 큰 정성에 경주는 물론 외지에서도 찾는 발길이 줄을 잇는다.

 

소머리 국밥

 

시장 한켠에 식당부가 있다. 옹기종기 식당들이 10여개 모여 있는데, 걸터 앉는 나무 의자, 올라앉는 마루 자리 그 작은 공간 안에서도 제각각 특색을 가진 식당들이 보통은 보기 어려운 옛 식당가의 느낌을 살린 채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식당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라지만 이곳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식당이 대표메뉴로 국밥을 내걸고 있다는 것, 그 중에서도 소머리국밥은 시장 사람들이 시장의 맛으로 추천할 만큼 별미다.


“진짜 토종 한우로 한 소머리 곰탕이다. 진짜 진국이다”는 간단하면서도 자부심어린 추천사답게 뽀얀 국물이 진하다. 아예 정육점을 끼고 자리잡은 식당답게 고기의 질 역시 딱 보기에도 좋아 보인다. 송송 선 파 팍팍 넣어 한술 먹자면 뜨끈하고 진한 국물의 기운이 온몸으로 퍼지는 게 느껴진다.


소머리국밥, 돼지국밥, 수육 등을 파는데 국물 한 번 내는 것도 일이련만 중앙시장에서는 몰려있는 식당들이 비슷한 메뉴를 가지고 선의의 경쟁을 해서인지 매일매일 고기를 삶고 반찬을 새롭게 하며 가장 먹기 좋은 상태의 음식으로 고객을 맞고자 하고 있다. 김치,깍두기, 파김치, 총각김치 등 점포에 따라 약간씩 다른 김치 2~3가지와 다른 반찬들이 국밥과 같이 나가는데, 독특한 점은 멸치젓갈이 꼭 같이 나간다는 것. 적당히 곰삭은 통통한 멸치젓은 빼놓을 수 없는 반찬이다.

[자료 : 전통시장 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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