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 사음동 536 사기막골도자기시장
‘2009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에는 전세계 70개국 출신의 도예가들이 모두 3,200여 점의 작품을 출품해 국내외 도자기 장인들의 작품과 함께 차세대 도예계를 이끌어갈 작품까지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뜻 깊은 축제였다. 이천과 광주, 여주의 여러 행사장에서 산발적으로 열린 전시와 워크숍,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행사까지 두 달 여 동안 경기도는 흥겨운 잔치를 열었다. ‘웰 메이드(well-made)’ 축제로 꼽히는 경기도 도자기 비엔날레의 중심에는 바로 300여개 요장에서 도자기를 빚는 700여 명이 넘는 도예가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도시 이천이 있다.
▲이천은 2010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공예부문” 지정으로 청동기시대부터 시작된 도자기의 역사를 담고 있는 고장으로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지적인 미를 풍기며 비색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청자, 상징적 의미와 여백의 미를 살린 백자, 자유분방하고 꾸임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분청사기에 이르는 명인도자기, 생활 및 건축까지 만날 수 있다. 흙놀이와 체험교육이 어울어진 “돌레돌레 도자흙공방”, “자연주의 소품 만들기”로 체험도 즐기고 이벤트에 참여하면 선물이 팡팡, 행사장 여기저기를 도자작가가 직접 해설하는 ‘티칭미’ 스토리텔링을 새롭게 도입하여 야외 도자교과서로서의 진수를 느낄수 있다.
사기막골 도예촌은 최근 일반인이 부담 없이 도자기와 만날 수 있도록 ‘전통시장’이라는 명칭을 새로 달았다. 하지만 흔히 길거리에 온갖 상품을 죽 늘어놓은 여느 전통시장과는 다르다. 일반 가정이나 식당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도자기 제품을 파는 상점에서부터 장인의 손길이 빚어낸 귀한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갤러리에 이르기까지 40여 곳의 도예상점들이 모여 하나의 작은 마을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도자기 마을답게 가로등도 모두 작품 수준의 도자기로 만들어져 있다. 공용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쉬엄쉬엄 걸으며 마을을 산책하다 보면 마치 카페처럼 예쁜 상점들이 눈길을 끈다. 몽땅 집으로 가져다 놓고 싶을 정도로 예쁘게 디스플레이 된 도자기 그릇하며 외국인 친구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익살맞은 표정의 토우 인형까지 눈이 즐겁다. 이곳에서 전통 도자기뿐 아니라 현대적으로 재해석되고 새로운 트렌드를 입은 세련된 생활자기를 만나는 일은 단순한 눈요기를 넘어서 뿌듯한 마음이 들게 만든다.
도자기를 사는 것뿐 아니라 직접 체험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사기막골에는 전통 가마를 보유한 ‘송월요’뿐 아니라 ‘해와 달 도예교실’(031-638-4626), ‘두성도예교실’(031-632-0130) 등 여러 곳에서 도예체험을 해 볼 수 있다. 요즘엔 도예 체험이 보편화된 탓에 다양한 지역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도자기의 메카인 이천에서의 체험은 그만큼 특별하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물레체험(보기와는 다르게 초보자가 다루기에는 꽤 어렵다)을 해 볼 수 있고 코일링 기법으로 컵이나 그릇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보통 컵 하나 만드는데 30분 정도 소요되며 보름 쯤 후에는 완성된 작품을 받아볼 수 있다.
천년의 도자기 역사를 잇는 마을
16세기 초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이천 지역 특산품으로 도자기가 소개됐다. 이천 지역에서 출토된 삼국시대 토기 조각들은 천년의 도자기 역사를 증명한다. ‘사기막골’, ‘점말’ 등의 지명도 이천 도자기 마을의 옛 모습을 짐작케 한다. 그러나 16세기 후반 이천 도자기 생산은 오히려 위축됐다. 경기도 광주에 왕실용 도자기를 구워내기 위한 관요가 생기면서부터다. 이천 지역 도공들이 관요로 차출됐기 때문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이천 도자기가 명성을 되찾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가 지나서다. 해방 이후 신둔면 수광리 일대에는 두 곳의 칠기 가마가 남아 있었다. 전쟁으로 파괴된 도자기 문화재를 모으고 도예기술을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계속됐지만 늘 재정적인 어려움이 뒤따랐다. 그러다가 1965년 한일협정 이후 일본인의 한국 방문이 자유로워졌고, 전통 도자기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증가했다. 1970년대 이전 3개에 불과하던 가마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기점으로 100여 개로 늘어났다.
장터의 살거리와 먹거리
이천도자기
예술작품에서 생활자기까지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3번 국도변 이천시 사음동, 신둔면 수광리 등지에 도예촌이 형성되어 작품감상은 물론 도자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특히 이천 도자기는 도예작가가 직접 손으로 만든다.
도자기분재
푸른 빛이 도는 도자기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민 소나무. 과천의 신특산물로 떠오른 도자기 분재다. 청자, 백자 등의 도자기에 난, 서황금, 소나무, 향나무, 고목나무 등 100여종의 식물을 심어 기른다.
장호원 미백도는 7월~10월까지, 장호원 황도미백도는 6월~7월에 생산된다. 황도는 늦복숭아로 치밀한 육질에 부드러운 맛과 향기로 장호원에서만 생산된다.
황기
전국 총 생산량의 30가 이천 백사에서 생산된다. 황기란 콩과에 속하는 다년생 약초로 가을 또는 봄에 뿌리를 채취, 가공하여 약용으로 쓴다.
게걸무
이천에서만 생산되며, 맛은 겨자처럼 아주 맵고 무속이 매우 단단해 소금에 절여 땅에 묻어두었다가 이듬해 여름 농가에서 밑반찬으로 사용한다.
이천쌀밥정식
비옥한 토양과 철분이 포함된 지하수로 이천 쌀밥 정식이 유명하다. 이천쌀로 밥을 지어놓으면 딱 봐도 투명하고 푸르스름한 기운이 감도는 윤기 있는 쌀밥이 보기만 해도 침이 절로 고일 정도로 맛이 좋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 비결은 비옥한 토지에 일교차가 큰 기후, 그리고 농사에 지하수를 이용하는 데 있다고 한다.
'방방곡곡 > 경기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원 팔달구-팔달로3가 팔달문시장 (0) | 2014.08.15 |
---|---|
이천 관고동-관고시장 (0) | 2014.08.08 |
가평 행현리 아침고요수목원 (0) | 2014.07.23 |
양주 봉양동 칠봉산 천보산 회암사지 (0) | 2014.03.31 |
시흥 시흥갯골생태공원 (0) | 2014.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