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상동면과 대동면에 걸쳐 있는 동신어산(459.6m)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산이다. 낙동강으로 사뿐히 내려앉는 산줄기가 낙남정맥의 끝자락이냐, 아니냐를 두고 아직까지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동신어산에는 낙남정맥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동판이 설치됐고 낙남정맥의 끝이자 한반도 산줄기의 끝이라는 지위가 부여됐다.
산행 코스는 동신어산을 거쳐 낙남정맥을 따라 한동안 걷다 장척산에서 본격 하산하는 말발굽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구체적인 코스는 들머리~능선 갈림길~전망대~266봉~325봉~동신어산~499봉~471봉~감천고개~355봉~이정표1~이정표2~이정표3~523봉~장척산~403봉~하늘마당 이정표~307봉~파평윤씨 묘~상동면사무소 순이다. 모두 11.7㎞ 정도 걸어야 되고 소요 시간은 5시간 30분이다. 크고 작은 봉우리를 10개 넘게 오르내려야 해 만만하지 않다.
들머리는 매리2호교가 있는 김해시 상동면 고암리 삼거리를 조금 지나 있다. 고암리 삼거리에서 좌회전, 차로 1~2분 더 전진하다가 오른쪽에 소감마을 간판이 보이면 낙남정맥으로 올라서는 초입을 찾은 셈이다. 흐릿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다 비석 없는 무덤이 하나 나타나는 지점에서 낙남정맥 능선에 합류할 수 있다. 초입 찾기가 쉽지 않으니 촘촘하게 붙인 안내 리본을 잘 살펴야 한다.
일단 능선에 접어들면 길은 한동안 외길이다. 7~8분 전진하면 능선이 갑자기 절벽으로 변한다. 대구부산고속도로에 의해 능선이 끊겼기 때문이다. 오른쪽 사면을 따라 내려가서 굴다리를 통해 고속도로를 건넌다. 현대레미콘 공장이 보이면 공장 옆 수로를 따라 건너편 능선으로 붙는다. 이 구간만 무사히 지나면 길 찾기가 아주 수월해진다.
고속도로 건너편 능선에 붙은 이후는 줄곧 된비알이다. 엄동설한에도 푸른 기운을 잃지 않은 소나무의 호위를 받으면 한발 한발 오름 짓을 하다보면 전망바위가 불쑥 나타난다. 갑갑하던 시야가 일시에 시원해진다. 바다를 만나기 직전 풍만해진 낙동강이 눈 아래로 굽이쳐 흐른다. 눈을 들면 강 건너 물금읍과 양산 시내는 물론 오봉산, 천성산, 멀리 금정산까지 펼쳐져 보인다.
266봉과 325봉을 연이어 지난 뒤 동신어산(459.6m)까지는 40분 소요. 해발 500m도 되지 않는 봉우리들이지만 체력 소비가 만만찮다. 가파른 오르막의 저항이 거세 영하 5도의 날씨에도 땀으로 등이 흥건하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낮고 작긴 하지만 불끈 솟은 형상이라 경사가 급하고 등산로도 거칠어 발 디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낙동강과 맞붙은 출발점의 고도가 거의 '0m'에 불과하다. 보통 1,000m급 고봉을 오를 때 출발점의 해발 고도가 400~500m 정도인 점을 감안할 때 동신어산은 이 같은 고봉과 다르지 않은 셈이다.
산이 거칠고 날씨가 추우니 산행은 고달프다. 손끝이 아리고 얼굴은 얼어붙는 듯하다. 하지만, 동신어산 인근 능선 곳곳에서 터지는 전망은 신산(辛酸)한 산행의 어려움을 보상해주고도 남음이 있다. 조망의 즐거움은 렘브란트의 명화를 감상하는 것 못지않다. 멀리 낙동강 하구둑이 아스라이 보이고, 강변 비닐하우스들이 겨울 햇살을 튕겨내며 거울처럼 번쩍인다. 눈을 좀 더 멀리 두면 영남 알프스 산군들이 뿌연 안개 위로 고개를 내밀고 넘실거린다.
전망은 여기까지다. 동신어산을 벗어나 499봉과 471봉을 거쳐 감천고개에 이르면 숲에 막혀 전망이 아예 사라져 버린다. 금정산과 영남 알프스 산군들도 이쯤에서 갑자기 모습을 감춘다. 50분 소요. 감천고개에서는 길이 네 갈래로 갈린다. '산&산'은 낙남정맥을 따라 오르막길을 따라 직진한다. 355봉을 넘어 20분가량 오르막을 더 치고 오르면 이정표가 나온다. 일명 백두산(白頭山·354m) 갈림길로 불리는데, 왼쪽으로 꺾어 475봉을 지나 3㎞ 더 전진하면 백두산이다. 백두산은 민족의 영산인 백두산과 이름이 같다. 대홍수 때 산이 100마(碼) 정도 남아 그리 불렀단다.
백두산 가는 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꺾어 내리막을 따라 신어산 정상 방면으로 길을 잡는다. 10분가량 내려가면 481봉을 정면에 두고 이정표도 없는 갈림길을 만난다. 능선을 타고 오르막으로 가는 직진 길과 사면을 따라 우회하는 길이 나뉜다. 두 길은 다음 이정표가 있는 지점에서 결국 만나기 때문에 고민할 필요는 없다.
삼각점(552.8봉)이 있는 갈림길에서 장척산(531m) 방면으로 직진한다. 6분 소요. 장척산에서 왼쪽 아래로 내려가면 롯데야구장 방면으로 내려가게 되는데 이 길은 '산&산'이 2010년 백두산~장척산(253회)을 잇는 산행 코스를 답사할 당시 개척한 코스다.
장척산에서 403봉을 지나 능선을 따라 40분가량 더 전진하면 큰 소나무 둥지에 '하늘마당'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는 곳이 나온다. 여기서 또 길이 갈리는데, 왼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뚜렷하고 직진하는 능선은 희미하다. 자칫 뚜렷한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기 쉬운데 이 내리막길 역시 상동면의 롯데야구장으로 이어진다. 예정된 코스로 가려면 희미한 길을 따라 직진해야 한다.
307봉을 지나면 오랫동안 기능을 상실한 헬기장을 만나고 여기서 다시 능선에 올라선다. 능선은 곧 양 갈래로 갈리는데 주의해서 방향을 잡아야 한다. 능선 좌측 내리막을 따라 간다. 잡목 사이로 길이 희미해 리본을 촘촘히 달아 두었다.
261봉으로 가는 능선 우측 내리막길은 대동벽지 사유지를 지나야 하기 때문에 피한다.
묵은 묘를 만나면 왼쪽 능선으로 내려가 파평윤공 묘와 인동장씨 묘를 지나면 경작지를 만난다. 경작지 밭두렁을 따라 곧 아스팔트 길을 만난다. 대감마을안 장척로 756번길을 따라가다 대포천작은도서관을 지나 상동면사무소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헬기장에서 30분소요.
산행문의:부산일보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박진국 기자
낙동강변에 있는 '할매추어탕집'(055-331-8538·상동면 매리)은 산꾼들의 단골집이다. 추어탕(7천원)과 메기탕(1인분 9천원)이 맛있다. 민물고기 특유의 잡내가 없고 양념을 아끼지 않고 우려낸 국물이 칼칼하다. 직접 담근 동동주(5천원)와 녹두전(5천원)도 판다. 두세 명 정도 요기할 수 있는 미꾸라지 튀김(1만원)도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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