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산(牛尾山·747m)
임진왜란 때 왜장으로 와 조선에 귀화한 김충선(1571~1642·일본명 사야가) 공을 모신 녹동서원에서 출발해 우미산 정상에 오른 뒤 녹동서원으로 돌아왔다. 귀화한 침략군 장수를 통해 독도 문제로 악화된 한·일 관계를 되짚어보는 의미 있는 산행이었다.
코스는 녹동서원~김충선 공 묘~602봉~656봉~삼각점(740.4m)~전망바위~갈림길~이정표~통점령~비슬지맥 갈림길~헬기장~갈림길(주의)~이정표~삼각점(698.2m)~갈림길~우미산~작업도로~임도~우미산장~녹동서원이다. 모두 11.9㎞ 구간으로 5시간 걸렸다.
들머리는 녹동서원(달성군 가창면 우록길 218)이다. 녹동서원은 조선 정조 13년(1789년)에 건립,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1884년 훼철되었다가 1914년 중건되었다. 사성 김해 김씨의 시조이기도 한 김충선 공은 임란 당시 일본 장수 가토 기요마사의 선봉장을 맡아 조선 땅을 밟았다.
그러나 전쟁이 대의에 어긋난다며 반기를 들고 귀화, 조선에 조총 제조와 사용법을 전수하고 왜적의 성을 탈환하는 등 곳곳에서 눈부신 전공을 세웠다.
김 공은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조정으로부터 벼슬과 논밭을 하사받았으나 마다하고 우록리에 내려와 사슴과 벗하며 여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녹동서원 옆에는 김충선 공의 정신을 기려 지난 5월 한일우호관이 문을 열었다. 이 우호관이 문을 열자마자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초입은 한일우호관 뒤 소나무 숲 속으로 빠진다. 숲을 가로질러 만든 가파른 오르막 나무계단을 따라 10여 분 올라가면 김충선 공의 묘지를 만난다. 특이하게도 문인석과 무인석이 동시에 묘지를 지키고 있다. 문무를 겸비했던 김 공의 경력을 알 수 있다.
능선으로 붙는 길은 김충선 공 묘를 바라보고 오른쪽이다. 능선에 올라서 5분 정도 전진하면 색이 하얗게 바랜 안내 천이 걸려 있다. 글씨는 모두 지워져 알아볼 수 없다. 지도를 확인하니 이 지점이 602봉이다.
602봉에서 외길을 따라 656봉에 오르면 정상에는 작은 돌탑이 만들어져 있고 삼장산 정상이라고 표지판이 붙어 있다. 그러나 이 표지판은 산을 모르는 산꾼이 잘못 붙여 놓은 것이다. 삼장산은 656봉에서 동쪽 직선거리로 1㎞가량 떨어져 있다.
비록 표지판은 잘못되었지만 656봉의 조망은 상쾌하다. 비 온 뒤끝에 구름이 낮게 깔렸음에도 서쪽으로 남지장사와 백록동이 보이고, 오늘 타야 할 능선과 주봉인 우미산이 말굽처럼 시야에 들어온다.
656봉에서 첫 번째 삼각점이 있는 740.4봉까지 능선은 위 아래로 굽이친다. 내리막길을 따라 은진 송씨 묘를 지나 갈림길에서 직진, 다시 묘지를 하나 지나쳐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면 740.4봉이다. 이 봉우리에 약간 못 미쳐 왼편에 전망이 멋진 바위가 있다. 소나무가 바위 아래서 비상하는 학처럼 가지를 펴고 올라오는 모습이 힘차다. 25분 소요.
740.4봉에서 통점령으로 가는 길에 전망바위를 또 만난다. 대구 방면으로 최정산 능선이 건너 보인다. 사실, 오늘 산행에서는 전망에 애태울 필요는 없다. 능선 길 틈틈이 왼쪽,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전망바위 밑 왼쪽 길을 잡아 6~7분 전진하면 갈림길이다. 왼쪽은 남지장사, 오른쪽은 주리마을로 가는 갈림길이다. 직진해 10분 더 가면 오늘 산행코스 최초의 이정표를 만난다. 주리마을로 가는 오른쪽 길을 버리고 통점령을 향해 직진한다.
통점령에서부터 억새밭이 펼쳐진다. 줄기는 여전히 짙은 초록색을 띠고 있으나 억새는 부풀다 못해 허옇게 터져 나왔다. 보리밭 위로 눈이 내린 듯한 풍경 속을 한동안 걸어 비슬지맥이 합류하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최정산으로 가는 오른쪽 길을 버리고 비슬지맥을 타고 직진, 5분 뒤 헬기장에서 바닥의 화살표를 보고 유턴 해서 백록 방면으로 향한다. 길은 다시 억새가 무성한 작은 벌판을 지나는데, 풀을 마구 깎아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길이 어지럽다. 산행 안내리본을 잘 보고 왼쪽으로 꺾어 길을 잡아 두 번째 삼각점이 있는 698.2봉을 향해 전진한다. 등산로는 잠시 동안 우거진 억새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바닥을 자세히 보고 다져진 길을 찾는 것이 요령이다. 이정표를 하나 지나 698.2봉까지는 25분 소요.
698.2봉에서 우미산 정산을 향해가는 길도 비슬지맥을 타게 된다. 10여 분 내리막 능선을 타고 다시 오르막 능선을 올라 우미산 아래 9푼 능선쯤에 도달하면, 길이 양 팔을 벌린 듯 두 갈래로 갈린다. 오른쪽은 밤티재로 가는 길이고 왼쪽 길은 비슬지맥을 벗어나 우미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다.
비슬지맥을 벗어나 다시 10여 분 가파른 능선을 오르니 우미산 정상이다. 정상은 30㎡ 정도 넓이로 그 흔한 정상석도 없이 초라하다. 다만 모 산악회에서 정상 안내판을 붙였는데 고도가 100m 이상 차이가 난다.
정상에서 잠시 휴식한 뒤 안내리본을 잘 보고 하산 길을 잡는다. 하산은 동쪽으로 길을 잡아 무명봉을 하나 올랐다가 내려가게 된다. 경사가 아주 가파른 내리막을 따라 30분을 내려가면 중장비 진입을 위해 만든 작업도로가 능선을 가로지른다. 이 길을 건너 10여 분 더 내려가면 150㎡ 정도의 공터가 임도로 연결돼 우미산장까지 이어진다. 15분 소요. 우미산장에서 녹동서원까지는 승용차 2대가 교행할 수 있는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20분 소요.
/ 부산일보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박진국 기자
달성군 가창면은 ‘백록마을’, ‘우록1리’, ‘삼산리’ 일대로 흑염소와 닭백숙을 전문으로 하는 토속음식점들이 즐비한 대구광역시 지정 먹거리 거리가 조성돼 있다. 현재 140여곳의 식당이 각기 음식메뉴를 뽐내며 성업 중이며, 이중 50여곳의 식당에서는 토종닭을 주메뉴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곳 먹거리촌은 임진왜란 때 가등청정의 좌선봉장으로 출병했지만 곧 조선에 귀화해 임진왜란, 정유재란, 이괄의 난, 병자호란 등에서 무수한 공을 세웠던 김충선을 기리는 녹동서원이 있는 마을로 유명하다.
'우미산장'(053-767-7634)은 한방 재료로 오리와 닭을 고아 백숙(3~4인 기준 4만 5천 원)을 만들어 낸다. 한약재의 쌉싸름한 맛과 오리와 닭의 고소한 맛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일행이 많을 경우 미리 전화를 해 놓으면 준비해 준다.
달성군 가창면 우록1길 3-20 / 밥을짓다 053 964 4242
2인이상 주문을 받으며 깔끔한 반찬들에 음식이 정갈하고 식후에 수정과와 매실차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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