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지역을 지나다 보면 국학진흥원을 지나 산림과학박물관을 못가서 우측에 ‘다래골’이라는 표석 곁에 세워진 월천서당(月川書堂)이라는 표지판이 있다. 새로이 잘 포장된 산길을 굽이굽이 돌아드니 저만치 발아래로 안동호의 푸른 물이 장쾌히 펼쳐져있다.
월천 조목(趙穆)은 퇴계 이황의 수제자로 본관은 횡성. 자 사경. 호 월천 ·동고라 하고. 1552년(명종 7) 임진왜란 때 의병을 모집하여 동생과 두 아들을 거느리고 곽재우와 함께 국난극복에 앞장섰고 그 해 1552년(명종 7) 생원시에 합격해 성균관유생이 되었으며. 1571년(선조 4) 이조의 추천으로 동몽교관 ·공릉참봉에 임명되었으나 사퇴, 후에 성균관의 천거로 집현전참봉이 되었다가 곧 사직했다.
1576년 봉화현감을 거쳐 1594년(선조 27) 군자감주부로서 일본과의 강화를 반대하는 상소를 하였고 이듬해 장악원정으로 전임, 1601년 사재감정을 거쳐 공조참판에 이르렀다. 본래 관직에 뜻이 없어 40여 년 동안 실제 봉직한 기간은 4년 남짓할 정도이다.
집안이 가난했으나 평생을 학문 연구에만 뜻을 두어 대학자로 존경을 받았다. 문장과 글씨에 뛰어났으며 예천의 정산서원, 예안의 도산서원, 봉화의 문암서원 등에 제향되었다. 문집에 《월천집(月川集)》, 저서로 《곤지잡록(困知雜錄)》이 있다.
이른 봄 밝은 햇살 아래 주변에 농사자재가 기대어 있어도 아랑곳없이 고절한 기세로 높직한 기단석위에서 올라 앉아 있는 서당은 부귀이달(富貴利達)에 초월해 학문에 정진하는 선생의 풍취를 담고 있었다.
오랜 세월의 이끼가 낀 돌층계를 올라서니 비닐로 코팅이 된 A4 용지에 “문을 닫아주세요”라는 안내 글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고 고리가 걸려 진 솟을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인적이 끊어진지 오래된 듯 쪽마루엔 먼지와 흙들이 객을 반겼다.
1982년 12월 경상북도기념물 제41호로 지정된 서당은 월천선생이 학문을 배우고 후진을 양성하기 위해 1539년(중종 34) 건립한 건물로, 건물 정면이 아닌 우측 통칸방 외벽에 걸린 현판은 퇴계 이황(李滉)이 썼다고 한다. 건물은 정면 4칸, 측면 2칸의 목조 단층기와집인데, 중앙에 2칸의 대청마루를 두고 좌우에 통칸방을 설치한 홑처마집이다.
기둥은 방주로 흘림을 두었다. 2칸 대청 전면에는 나뭇결이 두드러진 당판문이 달렸는데 중하반에 널판지를 끼우고 윗부분엔 넉살무늬를 구성하였다. 문은 열려있었고 문지방 아래 객의 방문을 환영하는 글귀와 함께 월천선생의 종손(宗孫)되는 분의 연락처가 적혀있었다.
대청을 올라가는 실례를 저지르기 싫어서 고개를 디밀고 내부를 볼 수밖에, 대청의 좌측 방 북벽에 신위를 봉안하는 감실이 고미다락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가난한 선비가 가묘를 일으키는 법도로 허용되었던 방법이란다.
전면과 측면에 쪽마루가 설치되었는데 그 반대편 측면과 배면에는 쪽마루가 없다. 대청 뒷벽에 머름을 들이고 바라지창을 달았다. 방의 뒷편엔 개구부가 없다. 소박한 구성법이다. 대청에는 우물마루가 깔렸는데 그 구성이 특이하다. 귀틀의 설치가 보통은 병행되는 법인데 이 건물의 귀틀은 병렬과 교차가 혼재하였다. 안통의 동귀틀이 도리에 병행되었는데 앞쪽에서는 동귀틀에 의지하고 다시 작은 귀틀은 만들어 보와 평행되게 하였다. 원형이 아닌 듯이 보인다. 1590년에 개수되었다고 하는데 현재의 건물은 훨씬 후대의 것으로 보인다.
개방되어 열려져 있는 방문은 비록 찢겨지고 퇴락되어 있었지만 욕심 없는 학자의 단아한 생활이 묻어있는 듯 요란함이 없는 검박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고 방문객들이 적어 놓은 방문기가 나무로 된 오래된 재떨이에 눌려져 있어 애절한 기분으로 들여 다 보았다.
솟을 대문채에 연결된 담장에 둘러싸인 한 채로 된 서당은 더 이상 둘러 볼 것도 없고 단지 쪽마루에 걸터앉아 담장너머로 바라보이는 강 건너 아득한 절벽이 학문 도중에 가슴이 답답하면 가끔 고개를 들어 저 산과 강물을 보았을 선생의 모습이 떠올려진다.
자료 : 안동뉴스 조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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