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그윽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장복산(593m)
장복산은 인근 시루봉이 유명세를 타는 바람에 그 위세에 가려져 있었다. 거기에다 불모산~웅산~시루봉 코스가 산꾼들의 종주코스가 되면서 장복산은 상대적으로 외면받아 왔다.
안민동을 출발해 안민고개를 지나 덕주봉~584봉~정상을 거쳐 창원시 양곡동 쪽으로 내려오는 구간이다. 장복산 단일 코스가 산행 시간이 짧다는 지적이 있어 쉬는 시간을 포함해 5시간 정도 걸리는 구간을 잡았다.
들머리는 안민동 신우에이스타운 정류소다. 주변에 소야원 숲속학교가 있다. 시멘트 길인데 길 이름이 '푸른솔길'이다. 이 길을 따라 7분 정도 걷자 나무데크 산책로가 나왔다. 계단을 올라갔다. 창원시내 중심부가 훤히 드러났다. '안민고개길 데크로드 안내'가 있어 참고했다.
데크에서 올라 편도 1차로 도롯가에 난 '데크로드'를 따라 걸었다. 벚꽃이 막 피려고 순을 열었다. 툭 치면 '쩍!' 하고 벌어질 것 같다. 데크로드는 두 사람 정도 걸으면 어깨가 부딪칠 정도다. 걷기에 아스팔트길보다는 낫지만 그래도 흙길에 비해 멋이 떨어진다. 데크로드 정비가 안 된 구간은 아스팔트 도로를 걸어야 한다. 차량의 교행은 거의 없다.
20분 정도 지나 창원시 생활폐기물매립장 입구가 나왔다. 조금 지나 두꺼비 입에서 물이 뿜어 나오는 약수터가 있어서 수통에 물을 채웠다. 약수터에서 안민고개까지 10분쯤 걸어 안민고개 전망대 휴게소에 도착했다. 전망대에서 창원시내를 한 번 더 눈에 담았다.
안민고개에서 우회전했다. 장복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다. 데크로드, 아스팔트 길을 버리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이다.
비탈은 가파르지도 평탄하지도 않고, 딱 걷기에 그만인 경사도이다. 오를수록 진해구 일대가 점점 모습을 드러낸다. 진해만과 진해 앞바다가 보일 무렵이면 본격적인 장복산 마루금을 탔다고 보면 된다. 331봉에 올라 진해 쪽을 한 번 훑었다. 해안선을 따라 도시가 있고, 그 도시를 따라 산자락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형국이다. 옛 진해시청, 해군사관학교가 저기 있다.
다시 걷는다. 흙길이 점차 사라지는 기미이더니 조금 뒤엔 바위 암릉이 나타난다. 일부 등산객은 장복산이 육산인 줄 알고 있으나, 장복산은 암릉의 조망미와 타는 재미를 주는 엄연한 골산이다.
딱딱한 암릉과 푹신한 흙 마루금을 번갈아 만난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불모산 쪽에서 해병들의 구호와 함성이 들렸다. 왼편 진해 바다에서는 바닷물이 철썩댔다. 오른쪽 창원 쪽에선 공장에서 나는 기계의 굉음이 울려 퍼졌다. 사람과 자연과 기계가 만드는 소리가 마루금에서 조화롭게 들렸다.
마루금에 들어서면서 조망은 어디 한 군데 흠잡을 데 없을 정도로 풍부하다. 진해, 창원 땅이 마루금을 경계로 좌우에 자리 잡고 있다. 왼쪽으로 돌면 바다가, 오른쪽엔 계획도시 창원이 꽉 들어차 있다. 암봉은 탈 만한 것과 돌아가야 하는 것들로 뒤섞여 있다. 간간이 개나 용 머리를 닮은 특이한 바위도 발견된다.
562봉을 밟고 앞으로 나아간다. 여기부터 암릉은 더 장관이다. 잇단 암릉을 딛거나 우회한다. 나무다리를 건너 조금 더 가자 철 사다리를 타고 봉우리에 올랐다. 5분 정도 지나 덕주봉 표석이 망루 봉우리가 나타났다. 표석만 있지 실제 덕주봉은 여기에서 20여 분 정도 더 떨어진 데에 있다. 망루에서 3분 거리에 정자 쉼터가 있다. 주변에 편백숲이 있다. 삼엄할 정도로 울창하다. 진해구청에서 태풍에 대비해 조성한 조림지이다.
곧이어 덕주봉(604m)에 올랐다. 오늘 목적지인 장복산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덕주봉에서 내리막 능선을 타고 헬기장을 지난다. 10분 정도 걸려 정상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나왔다. 여기서 왼쪽으로 틀면 진흥사 방면인데 이 숲길도 정감 있게 아름답다. 장복산 2봉이라고 불리는 584봉에서 정상까지는 9분 정도.
태극기가 산정에서 휘날리고 있었다. 군항도시다운 면모였다. 남루한 감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데서 태극기를 쳐다보니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태극기 뒤로 진해, 거제의 바다가 출렁댔다. 동쪽으로는 마산 시내와 마창대교가 나란히 눈에 들어온다. 서쪽에는 불모산과 창원의 정병산~비음산~대암산 꽃 능선이 어슴푸레 잡힐 듯하다.
정상 표석에는 장복산 높이가 582.2m로 적혀 있다. 하지만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593m로 표기됐다. 진해구에 문의하니 5년 전에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높이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도와 표석 높이가 달라 헷갈릴 수 있겠다. 어느 한 쪽으로 통일해야 되지 싶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하산길은 암릉보다는 대부분 흙길이다. 솔숲을 지나는 아늑한 길이지만, 조망미는 산행 초입보다 덜하다.
정상에서 내려와 첫 번째 갈림길에서 우회전한다. 여기에서 7분 정도 내려가면 또다시 갈림길(개념도에 표시)을 만나는데 이번엔 좌회전이다. 이 길을 따라 30분 정도 부담 없이 걷는다. 368봉에서 다시 한 번 오른쪽으로 꺾어 철탑 안부를 지나 370봉을 만난다. 막 피기 시작한 진달래가 심심찮게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부터 장복산 서북능선이다.
370봉에서 왼쪽으로 돌아 700여m를 더 걸으면 또다시 철탑이 나온다. 이곳에서 276봉 조금 못 가서 오른쪽 길로 붙어야 한다. 짧은 구간에 헷갈리는 지점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산행리본을 충분히 매달아 두었으니 참고하자. 철탑 2개를 연이어 지나면 묘가 나온다. 마지막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돌면 날머리가 나온다. 날머리 건너편에 동성아파트가 있다. 산행 거리 약 11.8㎞, 총 소요시간 5시간 정도.
문의: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홍성혁 산행대장 010-2242-6608.글·사진=전대식 기자 pro@busan.com
태백동 산52-1 장복산공원
경남 진해시 장복산에 가면 '명상의 숲'이 있다. 장복산은 마산 창원과 이어지는 진해의 서쪽 끝에 위치하면서 시가지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진해의 도심 풍경과 진해만의 크고 작은 섬들의 모습은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장관을 연출한다.
봄날, 장복산 입구에서 중턱까지 이어지는 벚꽃터널은 벚꽃의 고장 진해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진풍경이다. 너비 15m 도로를 따라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도로 중앙의 하늘을 완전히 뒤덮은 채 터널을 이룬다. 그 벚꽃터널이 끝나가는 산중턱에 가면 '명상의 숲'이 자리잡고 있다.
해발 500m 지점의 면적 2만여㎡에 소나무와 편백 벚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명상의 숲'이라고 해서 특별한 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편백과 소나무 사이로 난 길이 1㎞의 산책로를 따라 군데군데 의자와 평상 나무다리 등이 있을 뿐이다.
삼림욕과 함께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최소한의 시설들이 마련돼 있다. '명상의 숲'의 진가는 갖추어진 시설물에 있지 않다. 볼거리나 즐길 거리는 거의 없지만 한 번씩은 찾아가 한 동안 나만의 자유시간을 가지고 싶은 소중한 우리 주변의 숲이다.
먼저 숲으로 들어서면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반갑게 맞는다. 소나무의 맑은 향기가 온 몸을 감싸면서 심신을 가뿐하게 만드는 듯하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발걸음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가볍다. 하늘을 향해 곧게 자라난 수천그루의 편백나무는 마음을 탁 트이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들 나무 틈을 비집고 들어온 햇살은 포근하다. 나무를 스치며 불어오는 산들바람은 마음마저 시원하게 한다.
산책로는 거의 같은 등고선을 따라 형성돼 있어 걷기에도 편하다. 힘들지 않기 때문에 몸이 아닌 마음에 눈을 돌릴 수 있다. 그래서 '명상의 숲'이다. 햇빛이 나는 날엔 나무들과 햇살이 만들어 내는 음양의 조화가 신비롭다. 비가 오면 빗소리에 흠뻑 젖는 것도 싫지 않은 곳이다. 언제 가더라도 반갑게 맞아주고 충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인근엔 놀이공원이 있다. 각종 놀이 기구와 편의시설이 있고 겨울철에는 눈썰매장이 개장돼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그만이다. 돌아오는 길은 안민고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고갯길을 따라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가 형성돼 있다. 고갯마루에 이르면 진해일원을 마음껏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서 동남쪽으로 보이는 떡시루를 닮은 기이한 바위봉우리가 시루봉이다. 그 옆은 중국 명나라 태조 주원장의 탄생설화가 서려있는 천자봉이다. 진해 '명상의 숲'으로 가는 길과 오는 길에는 자유시간이 조용히 흐른다. 자료 부산일보
태백동 72 진해파크랜드 ☎545-7355 www.chinhaeparkland.co.kr
진해시 장천동 시청사 뒤편 약 195ha의 넓은 산림으로 아름다운 숲과 진해만의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아름다운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진해만 생태숲’, ‘목재문화체험장’, ‘광석골 쉼터’, ‘청소년수련원’ 등의 4대 사업을 통합해 만든 대규모 산림휴양 시설이다.
따뜻한 남쪽해안 지방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최대한 활용해 난대림 자생지의 생태숲을 복원한 ‘진해만 생태숲’ 식물관에서는 약 90여종의 아열대 희귀 식물을 만날 수 있으며, 5개 테마의 숲에는 후박나무 등 총 145종 약 7만주의 난대림 수목을 관찰할 수 있다.
목재문화체험전시관은 나무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최초 나무의 생성 과정에서부터 가꾸기, 이용하기까지 목재의 활용과 산림문화를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또한 광석골 쉼터는 자연계곡 속에 조성한 쉼터로 사계절 흐르는 물과 단풍나무 등 25종의 다양한 수목과 잔디광장이 있고, 자연생태습지에서는 연꽃, 창포 등 수생식물과 어류 등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 생태 학습공간이다.
태백동 ~북원로타리 벚꽃터널
진해는 국내 최대의 벚꽃행사인 군항제가 개최되는 곳으로서 진해내에서도 최고로 꼽는 벚꽃길이다. 해마다 4월이면 여좌동 파크랜드 입구부터 여좌천을 중심으로 오래된 벚나무가 수양버들 처럼 늘어져 벚꽃터널을 형성한다. 드라마 로망스 촬영지로도 유명하며 여좌천을 따라 환경친화적인 보행자전용도로가 설치 되어 있다.
여좌천 벚꽃
진해 벚꽃명소로 잘 알려진 여좌천은 MBC 드라마 [로망스]에서 두 주연배우(관우와 채원)가 진해 군항제를 구경와서 처음 만남을 가진 다리가 있는 곳으로, 방송이 되자마자 일명 [로망스다리]로 불리워지며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게 되었다. 4월이면 도심 전체가 벚꽃 물결로 일렁이는 진해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벚꽃터널이 형성되는 곳이다. 진해를 찾는 관광객들의 벚꽃나들이 코스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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