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현동-월매리 베틀봉

 

경북대 학술림과 잇는 호젓한 베틀봉 숲산행

곰내재 북동쪽에 솟아오른 베틀봉(930m) 역시 보현지맥에서는 제법 높은 봉우리다. 정상 북쪽 바위로 이루어진 862m봉이 베틀처럼 생겼다 하여 베틀봉이라 이름지어졌다는 이 봉 역시 청송 쪽보다는 포항시내 방면으로 다니는 노선버스가 자주 있는 죽장면소재지 쪽으로 산길이 잘 나 있다.

 

청송군 현동면 월매리 쪽에서는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 부속 학술림의 산림을 관리하는 순환 임도인 경대산등산로(8km·11월 15일~5월 15일 산불예방기간 중에는 폐쇄)와 연결하면 호젓하면서도 자연미 넘치는 숲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등행 때는 학생숙사(좌표 N36 12 28.9 E129 01 03.5·382m) 오른쪽의 임도로 내려서도록 하고 곰내재에서 베틀봉 정상을 다녀온 다음에는 계곡 쪽 임도로 내려서도록 한다(약 4시간 소요).  

 ▲ 베틀봉 정상 북릉상의 기암지대. 숲이 우거진 보현지맥이 바라보인다.

곰내재까지는 현동면 월매리나 죽장면 두마리 방면에서 차량으로 올라설 수 있다. 이 경우 베틀봉을 왕복(1시간20분)한 다음 반대쪽 면봉산을 왕복하는 산행이 어울릴 듯싶다(왕복 2시간30분).

 

학술림 기점 산행은 학생숙사(해발 약 380m)를 기점으로 순환임도를 따라 시작한다. 학생숙사 왼쪽 임도는 계곡을 따라 곰내재로 곧장 이어진다. 오른쪽 임도는 해발 700~800m 높이의 산허리를 가로지르기 때문에 계곡 쪽 임도에 비해 거리는 좀 더 길지만 쾌적하면서도 조망이 좋다. 산행을 안내해준 강경원씨는 “예전에는 임도에서 면봉산 북릉으로 오르는 산길이 있었다”며 수시로 살펴보았으나 워낙 숲이 우거져 산길을 찾을 수 없었다.

 

학생숙사를 지나 약 30분은 오르막 일색이지만 해발 700m대에 올라서면 이후 완만한 허리길이 계속되며 베틀봉 쪽으로 조망이 터진다. 이 임도를 따라 1시간 반쯤 걸으면 계곡 쪽에서 올라온 임도와 만나고 고갯마루 쪽으로 200m쯤 가면 곰내재에 올라선다.

 

포항시 북구 죽장면 두마리로 넘어가는 임도가 나 있는 오른쪽 임도를 따라 곰내재에서 베틀봉 정상까지는 된비알의 연속이지만 30분 정도면 올라설 수 있다. 정상은 잡목에 살짝 시야가 가리므로 정상을 오르기 전 바위지대에서 면봉산 쪽 조망을 실컷 만끽하도록 한다. 정상에서 약 5분 거리인 베틀봉도 조망이 좋은 곳이다. 서쪽으로 첨성대와 같은 모습으로 기상관측소가 올라앉은 면봉산과 그 왼쪽 뒤편으로 보현산이 달덩이 두 개가 겹친 듯 부드럽게 바라보이고, 북으로 뻗은 보현지맥은 산세가 점점 깊어지는 듯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승용차를 경북대 학술림 학생숙사 부근에 세워 두었다면 하산로는 보현지맥을 따르는 산행을 해볼 만하다. 베틀봉 지명이 유래한 862.1m봉을 지나면 한동안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이 곳곳에 나타나는 숲길이지만 중간 중간 ‘보현지맥’ 혹은 ‘포항시계종주’ 글씨가 적힌 리본이 눈에 띄어 길을 잃을 것 같은 불안감도 들지 않는다.

 

그러나 학술림 학생숙사로 떨어지는 지능선이 왼쪽 바로 옆에 있다 싶으면 월매저수지 쪽으로 떨어지는 능선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능선 분기점(좌표 N36 12 27.6 E129 01 39.3·736m)을 지나 왼쪽으로 빠지며 저수지 아래쪽으로 떨어져 차를 경북대 학술림에 세워 두었다면 지루한 포장도로를 따라 되돌아와야 한다.

 

 ▲ 경북대 학술림 임도를 따라 곰내재로 향하고 있다.

 

산길이 희미해지는 지점인 분기점목에서 왼쪽(북서쪽) 지능선을 따르도록 한다. 산길이 희미하고 멧돼지가 파헤친 흔적이 간간이 나타나는 지능선길을 40분쯤 따르면 월매저수지가의 임도로 내려서고, 물줄기를 거슬러 10분쯤 오르면 학술림 정문에 다가선다.

 

학생숙사~임도~베틀봉~북릉~월매저수지 산행은 4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산행 도중 샘이 없으므로 학생숙사 부근에서 식수를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영천·군위·안동·포항·의성·청송 방면으로 향하는 도로가 연결되는 교통요충지인 현서면소재지에는 화목장(872-8873), 송백장(872-3456), 왕산장(872-4341) 등 숙박업소가 여럿 있다. 현서면소재지의 동인숯불(872-6633)과 송전식당(872-5025)은 숯불 한우구이로 유명하다. 홍천식당(872-0407)의 백반과 된장찌개는 가벼운 식사로 알맞다. 골부리식당(872-5969)에서는 골부리(다슬기)국·민물고기 매운탕을 맛볼 수 있다. 

월간산 2009 한석필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