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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북도

옥천 575번지방도-지수마을 둔주봉

by 구석구석 2009.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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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마을 043-731-8201

 

 

둥실봉 아래 자연의 섭리와 건강이 만난다. 이리저리 굽이치는 강줄기가 만들어낸 모양은 다름 아닌 한반도 지도 모양이다. '신의 섭리인가, 자연의 조화련가'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가 있으니 바로 흑염소 울음소리이다. 지수마을의 또다른 자랑이 흑염소인 것은 건강한 삶이 나라 사랑의 또다른 축이 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에서이다.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란 표어를 '튼튼한 국민 건강 단단한 나라 사랑'으로 바꾸어 보자 건강을 위한 한반도 지도 모양을 닮은 둥실봉 등산 체험을 나름대로의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용의 시 한편을 마음으로 새기며 산 위에서 내려보는 강줄기의 한반도 지도는 어느새 엄숙함에 빠져 들게 한다.

 

 

 

체험안내

* 봄 - 과일나무적과, 과일봉지싸기, 양봉꿀체험
* 여름 - 복숭아, 토마토, 고추, 쏘가리낚시, 반딧불 체험
* 가을 - 단풍등산, 강변낚시, 흑염소 체험
* 겨울 - 마을 주민과 메주, 인절미, 손두부 만들기 체험 등
* 연중 - 둥실봉 등반, 강변낚시(붕어, 쏘가리, 잉어), 흑염소 체험

 

 

 

한반도 지형 숨어 있는 금강의 산 '둔주봉'

 원점회귀가 가능하므로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경부고속도로 옥천IC로 나와 보은 방향으로 37번 국도를 따르다 인포삼거리에서 안남 방향으로 우회전하여 575번 지방도를 따르면 안남초교에 닿는다. 면사무소 옆에 주차장이 있다.

 

 

둔주봉은 금강 곁에 선 평범한 흙산이며, 384m로 낮지만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묘한 매력이 있다. 화려한 바위가 솟은 것도 아니고 첩첩산중의 무게감 있는 풍경이 펼쳐지는 것도 아니지만 푹신한 솔숲 길과 멈춘 듯 고요히 흐르는 금강은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미세한 편안함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지금처럼 산이 사람들에게서 잊혀진 듯 조용할 때 해당되는 말이다.

 

내비게이션에 ‘안남면사무소’를 찍어 닿았다. 중심가라고 해봐야 몇 발짝 안 되는 시골이지만 농협, 우체국, 마트, 식당 등 기본적인 건 다 있다. 안남초등학교 앞의 등산안내도를 훑어본 후 임도를 따라 고개 쪽으로 들었다. 갈림길이 몇 번 나와 헷갈리긴 하지만 만나는 길이다. 다만 오른쪽으로 가면 둘러가는 길이므로 왼쪽 길로 든다. 흰색 집이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길을 잡아 오르면 등산안내도와 이동식 화장실이 있는 산길 입구다. 화장실은 무척 지저분해 비위가 약하면 면사무소에서 미리 해결하고 가야 한다.

 

 

한반도모양의 지형

등산로는 임도처럼 널찍해 가파르지만 힘들지 않다. 고목은 없지만 빽빽한 소나무의 진한 솔향기가 기분 좋다. 오름길엔 간단한 운동기구와 벤치를 만들어 두었다. 둔주봉 산행의 백미인 ‘한반도 지도 전망대’는 산길로 접어든지 20분 만에 나온다. 산이 작긴 작다. 여기에선 한반도 지형이 보인다. 전망대 남쪽 강 건너 기슭의 강줄기가 크게 S자를 그리며 도는 바람에 한반도 모양으로 보이는 게다. 금강이 만든 예술 작품이니 보고 또 봐도 신기하고 또 신기하다. 둔주봉이 알려진 건 사진 동호인들 사이에 한반도 사진이 화제가 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춰 면사무소에서도 등산로를 내고 정자를 세운 것이다.

 

금강은 우아한 선을 그리며 반도 모양의 숲을 돌아 흐른다. 멀리 왼편에는 금빛으로 물든 들녘이 풍경의 완성도를 더한다. 쉽게 잊혀지지 않을, 사진을 찍지 않고선 배기지 못할 풍경이다. 다시 20분을 더 가자 얕은 무덤이 있는 정상이다. 서쪽으로 어느 정도 트여 있어 산 풍경이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 경치에 비하면 평범하다. 

 

 ▲ 둔주봉 정상. 탁 트인 건 아니지만 서쪽 전망이 뚫려 있다

이후 푹신푹신한 솔숲 길을 따라간다. 소나무가 빽빽하여 별 풍경은 없으나 발을 내디딜 때의 편안한 촉감과 코를 시원하게 하는 숲 향기가 도시인의 지친 마음을 편히 풀어주는 듯하다. 내리막길은 강을 만나며 끝난다.

 

강은 산 위에서 본 것과 다르다.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분위기다. 그림을 보는 것처럼 느린 강과 건너편에 벽처럼 솟은 산줄기, 그 산의 결에는 단풍이 모락모락 피어올라 화사하다. 사람의 흔적이 없는 숲은 어디로 걸어야 할지 망설이게 하지만 오후의 마지막 햇살이 비추자 꽃이 피듯 숲이 환하게 피어난다. 실로 적막강산이다. 새가 울자 고요하던 강가에 파문이 일 듯 진동한다. 빨리 스쳐 보내기 싫은 숲이기에 느리게 걸어본다. 간간이 높은 풀이 있지만 걷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원시성을 간직한 숲은 얼마 못 가 사라지고 트럭과 한 무리의 사람들이다. 면사무소의 용역으로 길을 트는 주민들이다. 마을사람들 말에 따르면 원래 실처럼 길쭉하고 뾰족하다 해서 ‘둔실봉’이라 불렸으나 주씨들이 많이 산다고 해서 둔주봉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러나 등산로라고 하기에는 길을 너무 넓게 터서 차가 다닐 지경이라 아쉽다. 금방 걸어왔던 길도 다 터서 길을 내겠다고 하니 좀 전에 마주쳤던 신비로운 숲은 기억 속에만 남게 되었다. 그래도 나무와 풀만 쳐내 만든 길이어서 자연미가 사라진 건 아니다. 강 길은 조용하고 편안해서 얘기를 나누기 좋고, 지나간 일을 생각하기 좋고, 사랑을 고백하기 좋다. 한 시간 정도 강을 따라 걷자 아스팔트다. 편안한 호흡으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산, 둔주봉이다.

월간산 2009.11 신준범기자

 

산행 길잡이

안남초교~산길입구~전망대~정상~강가~연주2리~안남초교

 

안남초교에서 산길 입구까지 갈림길이 몇 번 나온다. 이때 왼쪽 길, 직진, 왼쪽 길로 가면 등산안내판이 있는 입구다. 등산로는 남쪽 능선으로 이어진 외길이므로 길 찾기는 쉽다. 강가에 내려서면 왼쪽 강둑 숲길을 따른다. 양수장에서 안남초교까지는 아스팔트지만 버스편이 없으므로 3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가민 오레곤300 GPS로 확인한 산행의 실주행거리는 9.4km로 4시간 정도 걸린다.

 

안남면에는 최소한의 식당과 숙소가 있으므로 옥천으로 나가는 것이 더 낫다. 안남초교 앞의 삼흥낚시점(732-7028)은 슈퍼와 민박을 겸하고 있다. 배바우손두부(732-2137), 보영반점(732-9993), 만복정(732-7970), 안남식당(732-7561), 금오식당(732-7046) 등이 있고 농협하나로마트가 있다. 여관이나 모텔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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