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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by 구석구석 2009.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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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한국이 신청한 '조선왕릉'에 대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확정했다.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리게 된 조선왕릉은 모두 40기로 구성된다. 이들은 모두가 사적으로 지정돼 있으며, 지역적으로는 서울과 경기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해있다.

 

이건무 청장은 지난 1995년 종묘를 필두로 1997년 창덕궁, 그리고 이번에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에 잇따라 등재된 사실을 지적하면서 "제례 공간(종묘)과 왕실 생활문화 공간(창덕궁), 사후세계 공간(조선왕릉)이 완벽하게 세트를 이루어 세계유산이 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확정된 뒤 한국단 수석대표인 이건무 문화재청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조대식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오른쪽) 등과 함께 외국 대표단에게서 축하 악수를 받고 있다. 2009.6.27

 

조선왕조는 초대 태조 이성계 이래 마지막 순종에 이르기까지 모두 27왕이 있었다. 그래서 엄밀한 의미에서 '왕릉'이라면 27기여야 정상이지만, 40기가 된 까닭은 생전에는 왕이 되지 못했으나 나중에 왕으로 추봉(推封)된 경우가 있는가 하면, 나아가 왕비의 무덤 또한 이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흔히 조선시대라고 하면 한 남자에 부인은 여러 명인 일부다처제 사회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철저한 일부일처제 사회였다. 남편에게 '정식부인'이 동시에 2명 이상 존재할 수 없었다. 왕 또한 마찬가지였다. '비'(妃)라고 일컫는 정식 부인이자 왕비를 제외한 왕의 여인들은 모두가 후궁일 뿐이다.

왕에 따라서는 정식 부인이 2명 이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폐위나 사망 등의 이유로 왕이 다시 정식 부인을 맞아들인 일도 희귀하지 않았다. 언뜻 '조선왕릉'이라 하면 왕만을 묻은 무덤을 말하는 듯하지만, 그에 대한 영어 표기, 즉, 'Royal Tombs of the Joseon Dynasty'(조선왕조 왕가의 무덤)가 오히려 이름과 실제가 더 맞아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 40기 내역과 그 무덤의 주인공, 그리고 소재지는 다음과 같다.

 

위에서 왼쪽으로
▲정릉(사적 208호) : 제1대 태조계비 신덕왕후 강씨 : 서울 성북구 정릉동.
▲서오릉(사적198호) :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경릉 : 제9대 성종사친 덕종 및 소혜왕후 한씨.
△창릉 : 제8대 예종 및 계비 안순왕후 한씨.
△명릉 : 제19대 숙종 및 계비 인현왕후 민씨, 인원왕후 김씨.
△익릉 : 제19대 숙종비 인경왕후 김씨.
△홍릉 : 제21대 영조비 정성왕후 서씨.
▲서삼릉(사적 200호) :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효릉 : 제12대 인종 및 비 인성왕후 박씨.
△예릉 : 제25대 철종 및 비 철인왕후 김씨.
△희릉 : 제11대 중종계비 장경왕후 윤씨.
▲온릉(사적 210호) : 제11대 중종비 단경왕후 신씨. 양주군 장흥면 일영리.
▲광릉(사적 197호) : 제7대 세조 및 정희왕후 윤씨.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
▲동구릉(사적 193호) : 경기 구리시 인창동 62.
△건원릉 : 제1대 태조.
△현릉 : 제5대 문종 및 현덕왕후 권씨.
△목릉 : 제14대 선조 및 의인왕후 박씨, 계비 인목왕후 김씨.
△휘릉 : 제16대 인조계비 장열왕후 조씨.
△숭릉 : 제18대 현종 및 명성왕후 김씨.
△혜릉 : 제20대 경종비 단의왕후 심씨.
△원릉 : 제21대 영조 및 계비 정순왕후 김씨.
△수릉 : 추존 문조 및 왕후 신정왕후 조씨.
△경릉 : 제24대 헌종 및 효현왕후 김씨, 계비 효정왕후 홍씨.
▲태릉(사적 201호) : 제11대 중종계비 문정왕후 윤씨. 서울 노원구 공릉동 산223-19.

 


△강릉 : 제13대 명종 및 인순왕후 심씨.

 


▲홍릉(사적 207호) : 제26대 고종 및 명성황후 민씨. 경기 남양주시 금곡동.
유릉 : 제27대 순종및순명황후 민씨, 순정황후 윤씨.
▲사릉(사적 209호) : 제6대 단종비 정순왕후 송씨.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사릉리.
▲헌릉(사적 194호) : 제3대 태종 및 원경왕후 민씨. 서울 서초구 내곡동.
▲인릉 : 제23대 순조 및 순원왕후 김씨.
▲선릉(사적 199호) : 제9대 성종 및 계비 정현왕후 윤씨. 서울 강남구 삼성동.
▲정릉 : 제11대 중종.
▲융릉(사적 206호) : 추존 장조(사도세자) 및 헌경왕후 홍씨. 경기 화성시 태안읍 안녕리.
▲건릉 : 제22대 정조 및 효의왕후 김씨.
▲공릉(사적205호) : 제8대 예종비 장순왕후 한씨. 경기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리.
▲순릉 : 제9대 성종비 공혜왕후 한씨.
▲영릉 : 추존진종 및 효순왕후 조씨.

 


▲장릉(사적 203호) : 제16대 인조 및 인열왕후 한씨. 경기 파주시 탄현면 갈현리.
▲장릉(사적 202호) : 추존 제16대 인조부 원종 및 인헌왕후 구씨. 경기 김포시 풍무동.
▲의릉(사적 204호) : 제20대 경종 및 계비 선의왕후 어씨. 서울 성북구 석관동.
▲영릉(사적 195호) : 제14대 세종 및 소헌왕후 심씨. 경기 여주군 능서면 왕대리.
▲녕릉 : 제17대 효종 및 인선왕후 장씨.
▲장릉(사적 196호) : 제6대 단종. 강원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서울에는 정릉(제1대 태조계비 신덕왕후 강씨, 성북구 정릉동), 태릉(제11대 중종계비 문정왕후 윤씨, 노원구 공릉동), 헌릉(제3대 태종 및 원경왕후 민씨, 서초구 내곡동), 선릉(제9대 성종 및 계비 정현왕후 윤씨, 강남구 삼성동), 의릉(제20대 경종 및 계비 선의왕후 어씨, 성북구 석관동) 등이 분포돼 있다.

 

등재과정

WHC는 세계유산 중에서도 조선왕릉처럼 인간 활동이 남긴 흔적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유산'의 심사기구이자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전문가를 파견해 현지실사를 벌이게 했다.

 ICOMOS는 조선왕릉이 탁월한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으로서, 주변 동아시아 다른 지역과 비교 연구해 본 결과 신청 대상물을 연속 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이 정당하다는 최종 보고서를 WHC에 제출했다.

또 이 보고서는 조선왕릉이 전체 공간 구성에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선왕릉은 세 공간, 즉 능침공간, 제향공간, 진입공간으로 나뉘는 것은 물론, 이들 공간마다 독특한 조성방식과 석물이 있음을 주목했다. 더불어 왕릉의 자리를 선택하는 데 풍수사상이 중요하게 작용했으며, 그에 따라 조선왕릉이 자연의 법칙을 받아들여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비교 분석에서도 조선왕릉은 세계유산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됐다.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같은 유교문화권에 있는 다른 국가의 왕릉과 비교했을 때에도 독자성이 있다는 것이다.

먼저, 중국 왕릉과 비교했을 때 조선왕릉이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은 자연환경을 존중한다는 점인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 왕릉은 평지에 인공적으로 조성하는 데 비해 조선왕릉은 그렇지 않으며, 더구나 중국에서는 더 이상 제례도 행해지지 않고 있다.

나아가 일본 왕릉에 비해 조선왕릉은 더 길고 연속적인 역사를 자랑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일본에서는 3세기 이래 7세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능침이 조성되기는 했지만 이후 왕릉은 눈에 띄게 규모가 작아지고 불교가 성행함에 따라 왕릉 대신 석탑이 조성되었던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19세기 후반 이후 1945년까지 지배한 응우옌 왕조의 왕릉이 조선왕릉과 비교될 수 있지만 상당 부분 중국 왕릉을 닮은 점이 지적됐다. 이처럼 조선왕릉은 거의 모든 부분에서 '올 A'에 가까운 높은 점수를 받으며 한국에서는 9번째로 당당히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진입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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