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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추천 테마여행

대한민국의 대폿집과 막걸리 전주막걸리

by 구석구석 2009.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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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먹은 막걸리

 

대통령 막걸리. 일반 막걸리와 차이가 있을까? 한국전통주연구소 박록담(51)소장에게 자문을 구했다. ‘어떤 기준에 의해서’ ‘얼마나 뛰어나길래’ 대통령 막걸리로 떠오르게 된 것일까. ‘필시 무슨 이유가 있을 것이다’는 일반적 예상과 달리 한국전통주연구소 박록담(51)소장은 “대통령이 마신 막걸리라고 해서 다른 막걸리에 비해 뛰어나다거나 독특한 것은 없다. 개인적 취향에 따라 선택한 것일 뿐”이라 말한다.

 

 

우선, 산성막걸리를 제외하고서라도 상동탁주와 설성동동주는 전통주조방식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 첫째 이유다. 두 곳은 일본식 주조방식인 ‘입국법’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맛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일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사람의 입맛은 어렸을 때 결정난다. 젊었을 때 맛 본 막걸리 맛을 잊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전라도의 설성동동주를 알 리 만무하다. 주위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막걸리 중에 자신의 입맛에 가장 맞는 막걸리를 선정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세 곳의 막걸리 맛은 어떤 평가를 받을까.

 

우선 박정희 대통령이 즐겼던 산성막걸리에 대해 “누룩으로 빚어 바디감(입안에 가득 찬 느낌)이 있어 좋지만, 한편으로는 누룩냄새가 강해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찾았던 상동탁주는 “밀가루로 빚어 입국방식으로 만든 쌀막걸리 보다 풍부한 향과 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장점”이라고 하면서도, “술 빛깔이 누리끼리해 시각적 구미를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마시는 설성동동주는 “깔끔하고 시원한 맛은 있지만 전통 막걸리에 비해 조금 싱거운 것이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바디감 · 산뜻함 두 기준에 나눠 선정한 막걸리 부분별 순위.

바디감 : 산성막걸리 > 상동탁주 > 설성동동주 / 깔끔함 : 상동탁주 > 설성동동주 > 산성막걸리

한국식 막걸리와 일본식 막걸리 뭐가 다를까? 막걸리라는 명칭은 ‘막 걸렀다’는 뜻에서 왔다. 맑은 술을 떠내지 않고 그대로 걸러 짠 술이기 때문이다. 막걸리는 6~8도의 저도주로, 희고 탁해 ‘탁주’, 농부들이 식량 대용으로 자주 먹었기에 ‘농주’로도 불린다.

 

이런 막걸리도 제조 방식에 따라 ‘한국식’ ‘일본식’이 나뉜다. 통밀을 거칠게 갈아 물과 섞은 뒤 반죽 해 피자 모양으로 성형 한 누룩을 사용하면 우리식이고, 원하는 곰팡이 균(황국·흑국 등)을 직접 배양해서 쓰는 것, 즉 입국법이 일본식이다. 따뜻한 온돌방에서 띄우는 동안 누룩에는 자연스레 술을 만들 때 필요한 효소가 들어가 곰팡이를 피운다. 이 곰팡이가 술을 만들어주는 고마운 녀석이다. 하지만 만들 때 힘과 기술이 필요하고, 불필요한 잡균까지 서식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에 들어서 대부분의 양조장이 누룩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다. 한편, 입국법은 원하는 곰팡이만 배양할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균등한 맛을 보장할 수 있다. 하지만 코끝을 알싸하게 아리는 누룩의 고유한 향을 느낄 수 없고, 맛이 가볍다는 단점이 있다. 일본에선 입국방식으로 사케(청주) 등을 제조한다.

 

/ 마이프라이데이 2009.11 방수진 기자

 

우리나라의 알려진 막걸리

가을막걸리(경기 화성시 정남면 문학리/02-3462-7328)

375ml/13%/첨가물없음/1만원/배혜전누룩도가양조장

경기 화성의 정명섭씨 생산쌀을 사용하며 이화주 전통 현대적으로 계승해 달콤한 향과 농도 짙은 맛이 있다.

 

금정산성막걸리(부산 금정구 금정산성/051-517-6552)

750ml/8%/아스파탐첨가/5천원/금정산성토산주(유청길)양조장

누룩마을에서 직접 제조하며 경남 함양 용추농업회사법인 재배 유기농 햅쌀 사용한다. 진하고 구수한 누룩향과 톡 쏘는 묵직한 감칠맛이 있다.

 

낙낙생막걸리(경기도 여주시 가남면 은봉리/031-881-3057)

750ml/15%/ 첨가물없음/1만원/(주)화요양조장

경기도 여주 혁신단지 생산한 햅쌀을 사용하며 한시판매한다. 증류주 '화요'생산한다. 증류주 생산과정에서 얻은 원주 상품화한 것이 낙낙생막걸리다.

 

만찬주(충북 단양군 대강면 장림리/043-422-0077)

750ml/7%/올리고당첨가/5천원/대강양조장(조재구)

단양 최병은씨가 생산한 햅쌀을 사용하며 검은콩막걸리 오곡막걸리등 다양한 막걸리와 약주를 출시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절 2005년 5월부터 청와대 납품한다.

 

배다리햅쌀막걸리(경기도 고양시 성사동/031-967-8052)

525ml/7%/아스파탐첨가/4,300원/배다리술도가(박상빈)양조장

경기 고양에서 유기농 키토산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사용하며 고양탁주와 배다리술박물관을 운영한다. 택배안되고 박물관이나 신세계백호점에서 구입가능함.

 

설성동동주(전남 강진군 병영면 성남리/061-432-1010)

1700ml/6%/아스파람첨가/5천원/병영양조장

전남 강지군 옴천면 개산리 최병진씨가 생산한 유기농쌀을 사용하며 ㄱㅇ진 쌀로 빚은 약주 청세주와 사또주가 있다. 사전예약에 따라 택백가능하다.

 

우리쌀막걸리(경남 창원시 귀산동/055-264-0997)

375ml/7%/과당첨가/2,300원/(주)막은내일양조장

과일향이 나는 막걸리로 경남 창원 귀산동 농민 홍판식씨가 재배한 찹쌀을 사용하며 진주곡자 누룩 사용한다.

 

월향(충남 천안시 남동구 구성동/1544-9804)

750ml/6%/덱스트린, 이소말토올리고당첨가/2,500원/천안양조장

홍성 문당마을 유기농 현미를 사용하며 현미의 묵직함과 깔끔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입장탁주(충남 천안시 입장면 하장리/041-585-5005)

750ml/7%/아세설팜칼륨첨가/3천원/입장양조장

천안 덕령RPG에서 구입한 흥타령쌀을 사용하며 사전주문하면 판매한다.

 

쥬세페 막걸리 누보(충북 진천군 덕산면 용몽리/043-536-3567)

360ml/8% 13%/첨가물없음/3천원/세왕주조

충북 진천군 문백면에서 재배한 친황경쌀과 국산밀을 사용하며 11월말~12월초부터 본격적으로 생산한다. 사전주문시 판매하며 '덕산양조장'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쌀 본연의 감칠맛 난다는 평가다.

 

맛에 취하고, 인심에 취하고 이 집 막걸리 마셔봤어요?

 

호박막걸리’부터 ‘복분자 막걸리’까지 들어나 보셨는지? 각 지방마다 특산품을 막걸리에 조합시킨 그 지방 고유의 막걸리들이 속속들이 탄생하고 있다. 맛도 그만큼 천차만별이다.



울릉도에서 호박엿만큼이나 유명한 ‘호박막걸리’는 달달하고 걸쭉한 맛이 특징이다. 홍천에는 ‘더덕 막걸리’가 유명하다. 시원하고 조금은 톡 쏘는 맛에 향긋한 더덕향이 일품이다. 인삼이 첨가된 강화 ‘인삼막걸리’는 건강에도 좋고 인삼의 향을 음미하며 마실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지닌다. 2008년에는 주류업체 국순당이 가격이 전년도의 절반에도 못 미쳐 폐기처분될 뻔했던 배를 이용해 ‘배 막걸리’를 개발해 냈다. 전남 강진군에서는 ‘복분자 막걸리’를 개발해 일본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 예쁜 분홍빛의 ‘복분자 막걸리’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경기 가평에는 ‘잣 막걸리’가 있다. 잣 특유의 고소한 맛이 매력이다. ‘누룽지 막걸리’ 또한 그만의 구수한 맛으로 막걸리 매니아 사이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이밖에도 경기도 한방막걸리 ‘오래오래’, 연천의 ‘율무막걸리’, 충남 청양의 ‘구기자 막걸리’등 각양각색의 막걸리가 있다.

 

막걸리 애호가가 늘어나면서 막걸리가 맛있는 집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먹걸리가 맛있는 집은 대개 음식도 맛있게 마련이어서 ‘막걸리가 맛있는 집=맛집’이라는 등식 성립이 가능하다.

 

특히 전주 삼천동과 효자동 막걸리 골목은 막걸리 한 주전자에 푸짐한 안주가 따라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피조개, 홍합, 문어, 게장과 생굴, 냉이된장국, 편육 등의 안주가 함께 나오는 막걸리 한 주전자의 가격은 1만~1만2000원 정도. 한 주전자를 더 시키면 다시 새로운 안주가 펼쳐지고 또 시키면 안주는 또 다르다. 삼천동에선 소설가 이병천씨 등이 즐기는

마이산청정막걸리 (063-223-0890)가 있고 효자동에선 안도현 시인이 자주 찾는 홍도주막이 유명하다.

 

/ 주간조선

 

 전주의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 막걸리집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안주는 전주의 인심과 손맛의 절정이다. 막걸리 1주전자(3되)에 1만~1만5000원을 내면 20~25가지의 진귀한 술안주가 무제한 리필 된다. 경남 통영의 '다찌집' 처럼 술값만 받고 안주값은 받지 않는 셈법이다. 전주시내에는 평화동, 삼천동, 서신동, 아중지구 등에서 막걸리집이 성업 중이다. 

 

 

평화1동 '바이(Buy) 전주 막걸리집 063-222-7821'은 젊은층과 여성들사이에 큰 인기를 누리는 곳이다. 막걸리 한 주전자(3되)에 1만2000원. 상상 초월의 안주가 쏟아져 나온다. 조기매운탕, 병어조림, 생선전, 간장게장, 두부김치, 꼬막, 홍합찜, 새우, 꼴뚜기회, 머리고기, 문어데침, 꽁치구이, 낚지볶음, 양파김치, 새우튀김, 피조개, 옥수수, 오이, 고추, 브로콜리, 김 등 25가지의 안주가 쉴새 없이 상에 오른다. 

 

10년째 전주막걸리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덕사장(여ㆍ59)의 맛깔스런 손맛과 푸짐한 인심 덕분에 이 집은 늘 문전성시다. 특히 김 사장의 "절대 술 남기는 꼴은 못본다!"는 신조 덕분에 거듭 제공되는 안주로 젊은 고객들은 '고향집' 이상의 푸근한 정까지 함께 맛보게 된다.   

 

/ 스포츠조선 김형우기자

 

 

전주 효자동  홍도주막 063-224-3894 /  시인 안도현 단골집… 막걸리만 시키면 안주 공짜

 

안도현 시인의 단골집인 홍도주막에서는 일단 막걸리를 시키면 안주 값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한 상 가득 안주가 따라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가주문 때마다 안주상을 바꿔준다. 때문에 새로운 안주를 맛보기 위해서는 술을 못하는 사람도 주당이 되어야 한다.

 

전주막걸리 세 주전자를 마시면 푹 삭힌 홍어에 삶은 돼지고기를 얹어 묵은 김치에 싸먹는 삼합에 막걸리를 곁들이는 홍탁을 맛볼 수 있다. 혹은 계절메뉴를 포함해 홍어전, 모듬회, 장어구이, 과메기, 낙지볶음 등 총 스무 가지의 안주 중에서 고를 수도 있다. 홍도주막은 이미 국내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었으며 일본 방송에서도 찍어갔을 정도로 유명하다. 조각가, 화가 같은 예술가 단골들의 인터뷰 장소로도 이용된다. 막걸리 한 주전자가 1만2000원. 사장이 원래 횟집을 했던 덕분에 안주가 정갈하고 깔끔하다. 효자동 서원초등학교와 뿌리마트 사이에 있다.

/ 주간조선

 

 

전주 서신동  주전자막걸리 063-271-5246

1만2000원 한 주전자에 산해진미 한 상 가득

 

음식과 막걸리가 매우 만족스러워 단골손님이 직접 맛집 추천 블로그(www.blog.naver.com/jujeonja79.do)까지 만들어 홍보를 하고 있는 막걸리집도 있다. 전주 완산구 서신동의 ‘주전자막걸리’집이 그곳. 1만2000원에 막걸리 한 주전자를 시키면 무료 안주로 고등어찜, 날치알, 전뿐만 아니라 회무침, 삼합, 육회가 나오는 등 산해진미가 펼쳐진다. 특히 주전자막걸리집이 유난히 인기가 좋은 이유는 사장의 넉넉한 인심이다.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본병원 앞 농협 뒤편에 있다.

/ 주간조선

 

 

서울 안암동  막걸리집 02-925-0588

 

 낙서 가득한 추억의 학사주점, 4명 4만원이면 충분 

 

화려하지 않은 막걸리 집. 이름도 꾸밈없이 그저 ‘막걸리집’이다. 막걸리 가격은 큰 주전자 5000원, 작은 주전자는 3000원이니 부담이 없다. 전통적인 막걸리 술상을 값싸게 즐길 수 있다. 안주는 막걸리와 어울리는 모든 먹을거리가 준비돼 있다. 인기있는 메뉴는 김치전. 안주는 7000원에서 1만원 선이면 무난하게 먹을 수 있으며 양이 많아서 네 사람이 4만원 정도면 적당한 취기를 느낄 정도의 막걸리를 즐길 수 있다. 인테리어 또한 빈티지 스타일에 고유의 향토적 소품을 이용했다. 근처 대학 학생들의 낙서가 가득한 벽지, 노란색 양은주전자는 토속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예전의 학사주점을 연상케 하는 마룻바닥도 그런 느낌을 물씬 풍긴다. 고려대학교 안암역 3번 출구로 나와 입구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면 샛길이 나오는데 그 길로 들어가면 바로 보이는 집이다.

 

수로 따라 막걸리 흐르게 만들어 표주박으로 떠 마셔

신라시대의 포석정을 재현한 테마주점이다. 신촌 연세대 앞에 자리잡은 이곳은 실내 중앙에 길게 수로를 만들고 둥글게 연결하여 펌프를 사용해 막걸리를 흐르게 한다. 펌프에 냉각장치가 달려 있어 흐르는 막걸리를 차갑게 유지한다. 손님들은 포석정 주위에 마련된 의자에 둘러앉아 표주박으로 시원한 막걸리를 떠마실 수 있다. 1인당 3000원만 내면 막걸리는 무제한.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동아리 모임장소로 인기가 최고다. 인사동에서 사서 모은 골동품, 벽에 걸린 탈 등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손님들 중 대학생이 50%를 차지한다는 이곳 포석정은 영등포에 체인을 낼 정도로 호응이 좋다. 신촌역 2번 출구에서 연세대 정문 방향으로 쭉 올라가다 보면 정문 쪽에 연세약국이 보인다. 그 약국골목으로 80m 정도 들어가면 버드나무 부대찌개집이 나오는데 그 건물 지하에 위치해 있다.

/ 주간조선

 

경기 고양  배다리 술 박물관 031-967-8052. 

故 정주영 회장이 김정일 부탁으로 북한에 보내준 술 

 

경기도 고양시 능곡양조장(현재 고양탁주합동제조장)의 막걸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우연히 맛을 본 후 그 맛에 반해 14년 동안 마신 것으로 유명하다. 또 1999년 현대건설 고 정주영 회장이 북한에 갔을 때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마셨던 막걸리를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듬해(2000년 6월) 북으로 막걸리를 보내 온 국민의 관심을 모았었다.

 

‘배다리(舟橋) 양조장’으로도 불리는 고양탁주합동제조장의 박관원 전 대표이사는 몇 해 전 아들에게 사장자리를 물려주고 ‘배다리 술 박물관’의 관장이 됐다. 이곳에서는 배다리 술도가에서 빚어낸 각종 전통술을 무료로 시음할 수 있으며 야외공간의 막걸리 카페에서 청와대에 납품됐던 막걸리를 한 병에 1500원이면 마실 수 있다. 한 주전자는 4000원에 사갈 수 있다. 배다리 막걸리는 살균주가 아니라 보존기간이 5일에 불과한 생주로 쓴맛, 단맛, 시원한 맛, 신맛 등 일곱 가지 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 주간조선

 

진짜 왕대폿집을 찾아서 '풍년집'

 

꽁치 안주 1,000원, 달걀말이 2,000원, 해장국 1,500원. 메뉴판의 가격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가격을 올려? 아이고, 말도 마. 가격 올리면 여기 있는 할아버지들 심장마비로 다 돌아가시지.”

 

탑골공원 뒤편에는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대포집이 무리를 이루고 있다. 풍년집, 초원식당, 신토불이 등 주인은 다르지만 가격은 어느 집이나 똑같이 싸다. 대폿집마다 단골손님이 앉아 막걸리 한 병을 시켜 놓고 옆 자리 사람과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따금 주인 아주머니에게 농을 걸기도 하면서 말이다. 마치 시간이 정지해버린 듯한 이곳은 서민 냄새가 풀풀 풍긴다. 막걸리 세 병에 안주를 두 접시나 시켰는데도 1만원을 내니 1,000원을 거슬러 준다. 골목 중간쯤에 있는 이발소는 1960~1970년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해가 질 무렵 야외에 탁자를 내놓고 막걸리 한 잔을 깊게 들이켠다. 거기에 큼직하게 썰어 내온 2,000원짜리 두부김치라도 한 입 먹으면 일순간 근심도 걱정도 모두 사라진다.

 

진짜 왕대폿집을 찾아서 종로 '미니식당' 

 

의자를 내준 이가 다짜고짜 막걸리 한 잔을 권한다. 마치 한참 전부터 기다린 듯 자연스럽게 잔에 술을 따른다. 잔에 담긴 인심에 안주도 필요 없다. 행복한 순간! 그러나 꿈이었다. 

 

20년 전 종묘공원이 생기기 전까지 종묘 오른편에는 돼지고기 대폿집이 성행했다. 드럼통으로 테이블을 대신하고 구공탄에 삼겹살과 껍데기를 구워내는 냄새가 묘동과 낙원동까지 진동했다.

 

하지만 종묘공원을 만들어지면서 대폿집들은 헐리고 그 자리에 귀금속 도매상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골목 맨 끝자락에는 아직도 전을 지지고 해장국에 막걸리를 내는 대폿집이 서너 집 남아 있다. 그중 미니식당은 25년간 자리를 지켜온 종묘의 왕대폿집이다.

 

“여기는 죄다 노인들이야. 내 나이가 예순넷인데 여기서는 젊은 편에 속해. 살 날도 얼마 안 남았고 가격 올려서 돈 벌면 뭐해. 여기 노인들하고 같이 늙다 죽어야지.” 미니식당의 김금자 할머니는 가격이 이렇게 싸도 되느냐는 질문에 ‘돈도 중요하지만 이 공간은 내가 살아온 인생’이라며 막걸리 한 사발을 내민다.

 

▒ Infomation 02-752-1912  |  08:00~ 22:00  |  주차 불가  |  부침 3000원, 생선구이 5000원, 돼지껍데기·해장국·설렁탕 각 3000원, 막걸리 2000원(포장 1300원), 카드 불가  |  종묘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40m   

 

관악구 청룡2길 19 /  장군집  02-882-0562

신선이 마셨다던 ‘전주사선(四仙)막걸리’ 유명 / 해물전·계란찜·고추전… 3병 시키면 안주 공짜

맛도 좋고 뒤끝이 깨끗한 ‘전주사선(四仙)막걸리’를 파는 곳.

 

전주사선막걸리는 네 명의 신선이 마셨다는 막걸리로 유명하다. 복잡한 시장 통에 30㎡(9평)도 되지 않는 규모로 테이블도 다섯 개밖에 없지만 훈훈한 인심으로 소문이 자자한 식당이다. 원래 고기와 막창, 껍데기 등 돼지부속을 파는 집이지만 한 주전자에 1만원인 전주 사선막걸리(세 병)를 시키면 안주가 공짜로 나오는 메뉴가 가장 인기.

 

막걸리 온도가 올라가지 않게 하기 위해 냉매를 봉지에 넣어 막걸리와 함께 내온다. 구색을 맞추는 수준의 안주가 아니라 오징어가 듬뿍 들어간 김치해물전, 계란찜, 두부김치, 도토리묵, 각종 야채 등이 푸짐하게 나온다. 게다가 막걸리를 더 시키면 주인 아주머니가 더욱 다양한 안주를 내온다.

 

돼지 머릿고기와 새우젓, 번데기, 밤과 고구마까지 나온 뒤에도 구수한 청국장과 바삭한 고추전까지 먹을 수 있다. 양은사발에 푸근한 정까지 느낄 수 있는 곳. 밤 12시까지 영업한다.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봉천역 방향으로 이어지는 시장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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