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얀 손수건에 예쁜 물이 들었어요”
푸른 산이 병풍처럼 둘러 있고 이름 모를 꽃과 풀이 풍성한 들에서 아이들의 마음이 한껏 부풀었다. 조잘조잘 떠들던 아이들의 시선이 펄럭이는 나비를 따라 야생화에 옮겨 앉았다. “여기 나비 좀 봐.” “선생님 이 꽃 이름이 뭐예요?” 도시에서 보기 힘든 자연에 호기심이 발동한 아이들, 마침 오늘은 전원 속에서 뒹굴기 마냥 좋은 날씨다.
천연염색 체험학습장으로 이동한 아이들에게 갈색빛 물이 담긴 대야가 주어진다. 통 안에는 양파껍질을 팔팔 끓여 우려낸 갈색 물이 가득 담겨 있다. 손수건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천연염색의 주재료다. 체험마을에서 염색을 담당하고 있는 김미아 선생님의 설명이 이어진다. 부산한 아이들을 주목시키기 위해 선생님이 큰 소리로 선창을 하면 아이들이 일제히 입을 모아 씩씩하게 따라 한다.
“여러분, 이제부터 손수건에 예쁜 색 물을 들일 거예요. 각자 다른 무늬의 손수건을 디자인하는 거예요. 자, 따라 하세요. 하얀 손수건을 끈으로 꽁꽁 묵어서~.” “꽁꽁 묵어서.”
“조물조물 꼬물꼬물.” “조물조물 꼬물꼬물.”
합창에 맞춰 갈색 물이 담긴 통에 손을 넣고 손수건을 주무르기 시작한다. 물에 손이 닿기 전에 아이들은 하얀 손수건에 서너 개쯤 매듭을 지어 끈으로 꽁꽁 묶고는 고무장갑을 낀다.
방금 끓인 물이기 때문에 다소 뜨거울 수 있고 손에 염색물이 드는 것도 막기 위해서다. 끈으로 디자인된 하얀 손수건을 갈색 물에 푸욱~ 담그고 요리조리 손을 움직여 부지런히 주무르니 어느새 손수건이 오렌지 빛을 띤다. 20분쯤 열심히 주물렀을까. 염색을 더 선명하게 착색해주는 매염제가 등장한다.
방금 끓인 물이기 때문에 다소 뜨거울 수 있고 손에 염색물이 드는 것도 막기 위해서다. 끈으로 디자인된 하얀 손수건을 갈색 물에 푸욱~ 담그고 요리조리 손을 움직여 부지런히 주무르니 어느새 손수건이 오렌지 빛을 띤다. 20분쯤 열심히 주물렀을까. 염색을 더 선명하게 착색해주는 매염제가 등장한다.
언뜻 보기엔 그저 물처럼 보이는데 오렌지색 천을 담그자 희한하게 연노란색으로 변한다. “우와 ~ 요술이다. 색깔이 바뀌었잖아.” “이게 더 예쁘다.” 아이들의 감탄사가 터져나온다. 이제는 매듭 지어진 끈을 풀어 물에 헹궈낼 차례.
하나씩 매듭을 풀고 손수건을 펼쳐보니 저마다 개성 있는 무늬의 손수건이 생겨났다. 동그란 선이 만들어진 것도 있고 별 모양처럼 모서리가 생겨난 것도 있다. 모두들 자신들이 만든 손수건이 신기한지 크게 펼쳐놓고 친구들 것과 비교하며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 찰칵, 내 손으로 꾸민 손수건 잡고 기념 사진도 한 컷!
뽀얀 콩국물이 몽글몽글 두부로 짠~
다음은 두부 만들기 체험학습장으로 이동. 아이들을 물에 불린 콩을 맷돌에 한 숟가락 넣고는 힘을 합쳐 큰 원을 따라 손잡이를 잡고 돌려본다. ‘어처구니없다’는 말이 맷돌 손잡이가 없을 때를 이르는 것에서 유래됐다는데, 오늘 아이들은 어처구니를 제대로 잡고 있는 힘껏 돌린다. 맷돌의 위아래 돌 사이로 진덕하게 간 콩이 흘러내린다. 한 주걱 떠서 물이 펄펄 끓고 있는 가마솥에 푹~ 하고 넣는다.
“방금 우리가 갈아놓은 콩을 가마솥에 넣고 끓입니다. 자, 따라 하세요. 팔팔팔팔~ 펄펄펄펄~ 풀풀풀풀~.” “팔팔팔팔~ 펄펄펄펄~ 풀풀풀풀~.”
“이렇게 보글보글 끓인 콩물을 두부 보자기에 넣고 거를 거예요. 자, 그럼 여기서 문제 하나, 두부는 국물이 빠지고 위에 남은 콩찌꺼기로 만들까요? 밑으로 내려가는 콩국으로 만들까요?” “위예요!” “아래요!” 의견이 분분하다.
“자, 우리 이제부터 직접 두부 만드는 과정을 체험하면서 눈으로 확인할 거예요.”
가마솥에서 팔팔 끓은 콩국은 모락모락 김을 뿜어낸다.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두부틀 위에 큰 보자기를 올려놓고 팔팔 끓인 콩국물을 부으면 아래로 국물이 줄줄 떨어지고 위에는 콩비지가 남는다. 위에 남은 콩비지로 비지찌개를 해먹는다는 설명에 아이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아래로 떨어진 콩국은 그 자체로 두유가 된다. 여기에 간수, 그러니까 소금물을 딱딱하게 응고시킨 것을 넣고 살살 움직이자 몽글몽글 두부가 생겨난다.
“여러분, 외쳐볼까요? 두부 변신!” “두부 변신!”
함성 소리에 맞춰 어느새 콩국물은 순두부로 변신했다. 양푼에 푸짐하게 담아 간장으로 간을 한 후, 선생님이 아이들 입에 호호 불어 넣어준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두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눈으로 본 아이들에겐 오늘따라 두부가 더 고소하고 맛있다. 뜨겁다고 하면서도 호호 불어가며 한입 가득 두부를 물고 있는 아이들, 영양만점 두부로 배를 두둑히 채웠다.
곳곳이 천연재료로 그득한 능길마을에서는 천연염색과 두부 만들기 외에도 자연과 함께하는 체험이 다양하다. 박천창 사무장이 폐교를 개조해 만든 산골체험학교에는 숲을 거닐며 꽃을 관찰하는 ‘야생화 숲체험’, 바지 걷어 올리고 우렁이와 한판 숨박꼭질을 벌이는 ‘우렁이 잡기’를 비롯해 벼 베기, 콩 수확 등 ‘농산물 수확’ 체험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구량천이 마을을 관통하고 푸른 산이 멋지게 솟아 있는 고원지대 능길마을. TV 없이도 하루가 짧았던 아이들은 이곳에서 자연과 신나게 뒹굴고 도시에서 할 수 없는 값진 공부도 한데다 잊지 못할 추억까지 덤으로 가져갔다.
능길마을 체험 프로그램
손수건 천연염색, 야생화 관찰 숲 체험, 우렁이 입식 행사, 옥수수 따기, 감자 캐기, 고구마 캐기, 고추 따기 등 농사 체험, 허수아비 만들기, 재기 만들어 전래놀이, 여치집 만들기 등 당일, 1박 2일, 2박 3일, 현지 사정 및 방문팀에 따라 협의해 조정 가능. 1일 3~6가지로 선택해 체험 계획을 짤 수 있다.
* 봄 - 산나물채취, 산야초효소액 담그기
* 여름 - 인진쑥, 약초 채취
* 가을 - 표고버섯따기, 다슬기잡기, 자전거하이킹
* 겨울 - 쥐불놀이
* 연중 - 천연염색, 두부만들기, 떡 만들기, 농산물체험, 짚공예체험, 연만들기체험, 민요배우기
이용요금
1인 기준 손수건 천연염색 5000원, 두부 만들기 4000원, 농사체험 4000원. 이 밖의 프로그램 및 예약 개별 문의. 식사는 4000~5000원, 숙박은 여름 8000원, 겨울에는 1만원이다.
문의 능길마을 063-432-0367 / www.nungil.org
/ 여행스케치 최혜진기자
상 호 명 | 객 실 수 | 전화번호 |
천반산휴양림 | 20 | 063-432-7366 |
죽도뜰민박 | 6 | 063-432-6007 |
죽도민박 | 7 | 063-432-2287 |
외송민박 | 3 | 063-432-6238 |
형제농원민박 | 5 | 011-433-4296 |
둥지민박 | 5 | 011-610-8019 |
섬티민박 | 3 | 011-653-59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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