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면 6개월 이상 숙성한 국수전문점 이연 063-242-0036
전주에는 한정식, 상다리가 휘어지게 찬이 오르는 백반만 있는 게 아니다. 단출하고 검박한 잔치국수도 별미다. 멸치국물을 잘 우려 6개월 이상을 숙성시킨 건면을 삶아 말아먹는 잔치국수는 기름지지 않고 개운해 좋다.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 병원 입구 길(백제로) 건너에 자리한 국수전문점 '이연'은 꽤이름난 국수집이다. 17년 전통의 이연은 지난해 가을 이름을 바꿨다. 종전 이름은 '이조(李朝)'. 주인 김창영씨(57)가 유명 브랜드가치를 일고에 바꿔치운 일화가 재밌다.
"친구가 '이조(李朝)'는 일본인들이 조선왕조를 폄하해 부른 것이라고 알려주더라고요. 비록 국수는 말고 있지만 그런 이름을 써서는 안 되겠다 싶어 당장 이름을 바꿔 버렸지요.." 이 집은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두 가지 메뉴를 내놓는다. 각 2500원. 하지만 먹고 싶은 만큼 면을 리필 해주니 라면 한 그릇 값도 안 되는 가격에 한 끼 식사를 배부르게 할 수 있다. 값이 싸다고 해서 정성마저 뒤지 진 않는다. 오히려 주인은 '명품국수'에 도전하고 있다.
이 집의 국수는 조상대대로 이어온 가양식을 상품화 한 경우다. 때문에 면 하나에도 나름의 관리 방식이 있다. 면은 주문 생산을 하고 있다. 생밀가루냄새나 뜬내를 막기 위해 반죽 숙성에 공을 들인다. 이후 건면 상태에서 6개월을 더 숙성시킨 것을 주방에서 쓰는데, 깊이 있는 면 맛을 내는 기본이라고 한다.
또 시원한 멸치국물은 '좋은 멸치'를 쓰는 게 비결. 마른 멸치 또한 일정 기간 숙성과정을 거쳐 사용해 멸치비린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주인의 주장이다. 주인 김씨가 거듭 '영국여왕이 먹어도 될 수준의 고급음식'이라고 자랑하는 국수의 맛은 어떨까. 진한 멸치 육수가 우러난 국물맛이 시원하고 깊은 맛이 느껴진다. 비빔국수는 소스 맛이 매콤 달콤하면서도 시원한 뒷맛이 인상적이다. 글쎄 면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밀가루냄새가 나거나 하지는 않는다. 찬은 작은 종지에 담긴 배추김치와 매콤한 풋고추 몇 개가 전부. 하지만 결코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상차림이다. 스포츠조선 20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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