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4가와 5가 사이에 위치한 광장시장
1905년 한성부에 등록된 서울의 공식 재래시장 1호다. 등록된 이름은 광장시장이었지만 60년대 말까지 동대문시장으로 불렸다. 6·25전쟁 후 피란민들이 몰려들면서 동대문 일대까지 대규모 무허가시장을 형성했기 때문. 동대문 상권이 동대문시장이란 이름으로 독립한 뒤 광장시장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과거에는 남대문시장과 함께 대표적인 서울의 재래시장으로 꼽히며 없는 게 없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품목을 취급했으나 요즘은 섬유원단과 한복이 주 품목이다. 실·지퍼·단추 등 의류 부자재와 침구류 등 직물과 관계된 상품도 판매한다.
청계천 복원 뒤에 남1문과 북2문을 잇는 시장길 가운데 늘어선 노상 음식점 골목으로 유명해졌다. 일명 ‘먹자 골목’으로 불리는 이곳은 내놓는 음식에 따라 네 구역으로 나뉜다. 북2문 쪽에는 빈대떡과 모둠전 가게가 몰려 있고, 동문 쪽에는 족발·돼지 머리고기·순대를 판매하는 점포가 많다. 중앙에서 남1문으로 나가는 길엔 해산물과 생선회를 파는 가게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시장은 퇴근 후 가볍게 한잔을 외치며 들어오는 샐러리맨들로 밤늦게까지 북적거린다. 남1문 쪽의 가게들의 메뉴는 대부분 손칼국수·콩국수·냉면·만두국·보리밥·비빔밥이다. 여기는 식사 중심의 음식이다 보니 낮 시간에 손님들이 붐비고 문닫는 시간도 오후 9시 전후로 이른 편이다. 중앙일보 유지상기자
광장시장에 들어서면 코끝에 와 닿는 고소한 냄새의 진원이자 이곳 먹거리의 대표주자다.
먹자골목 중심부에 줄지어 선 가게들엔 늘 손님들이 바글거린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빈대떡 소리도 덩달아 요란하다. 큼지막하게 썰어 놓은 빈대떡에서 인심이 푹푹 묻어난다. 맛보기 빈대떡으로 출출한 속을 달래다가 빈 자리가 나면 쏜살같이 엉덩이를 날려야 한다. 한쪽에선 맷돌로 녹두를 연신 갈아 넘기고, 다른 쪽에선 여기에 숙주나물 등을 넣고 반죽을 한다. 기름 넉넉하게 부은 널찍한 번철에선 쉴 새 없이 빈대떡이 부쳐져 나온다. 그래도 쌓일 틈 없이 팔려 나간다. 두툼한데도 겉은 바삭바삭, 속은 야들야들하다. 라지 사이즈 피자만 해 둘이 먹어도 속이 든든하다. 한 장에 4000원.
보리비빔밥 콩나물은 시작이다. 고사리나물·돌나물·참나물·부추·무생채·상추·치커리·오이·열무김치·배추김치·풋고추·멸치까지. 뷔페 스타일로 온갖 비빔 재료가 밥상 앞에 쫙 펼쳐진다. 양푼에 보리밥과 쌀밥을 한 주걱씩 담아주면서 양껏 골라 담아 비벼 먹으란다. 엄두가 안 나 순서대로 조금씩 담는다. 금방 양푼 가득 푸성귀가 넘쳐난다. 강된장과 고추장을 올리고 김 가루와 참기름을 떨어뜨려 비빈다. 한 숟가락을 퍼서 입에 넣으려니 반은 입 밖으로 흘러나온다. 슬쩍 옆 사람을 보니 그도 마찬가지. 서로 계면쩍은 눈웃음을 보낸다. 씹을 때마다 풋풋한 풀 향기가 넘쳐난다. 입맛에 따라 보리밥과 쌀밥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1000원짜리 세 장에 ‘무한 리필’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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