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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서울 한강

서울 황학동 왕십리곱창

by 구석구석 2008.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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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야 다 알겠지만 택시를 타지 않는 이상 신당역 중앙시장 근처라는 어설픈 정보만으론 찾기가 쉽진 않다. 자가운전이라면 황학사거리를 향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신당역에 내려 중앙시장을 찾는 것이 첫번째다.

평소 재래시장을 자주 보지 못했다면 신당역의 중앙시장 자체도 하나의 볼거리다. 특히 시골장터에 서나 볼 수 있는 "진도산 개고기"도 떡~하니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견육(犬肉)에 대한 찬반논란이야 차치하고 날닭도 아닌 희안한 날개고기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 진다.

중앙시장과 견고기 구경이 끝날 즈음. 잊지말고 묻자. "이모님 황학동 곱창골목이 어디예요?" 파 다듬고 계시던 상인아주머니 “시장통 끝까지 나가! 그런 다음 오른쪽 위로 쭉~올라가. 고목나무 나올 때까지 위로 올라가. 거기서부터가 시작이여”란다. 몇백 미터를 올라가란 설명이 이보다 정확할 수 있겠나.

그말만 믿고 중앙시장 한가운데를 관통한 다음,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올라가다 보면 고목나무가 나온다. 그리고 이 고목나무 언저리부터 황학동 곱창골목이 시작된다. 평지보다 가파른 길을 올랐나 싶을 즈음 눈앞에 사거리가 나타나고 '황학 사거리'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큰 골목, 작은골목이 모두 곱창 음식점이다. 

왕십리 '곱창골목'  

황학동사거리에서 왕십리쪽으로 뻗은 마장로는 저녁이면 연기에 휩싸인다. 돼지 또는 소 곱창에서 배어나온 기름이 연탄불에 떨이지면서 뿜어나오는 고소한 연기다. 여기에 매콤달콤한 양념 냄새까지 섞여 지나가는 손님들을 불러들이고 테이블에 붙들어 앉힌다.

왕십리 곱창골목은 한때 공구가게들로 가득했다고 한다. 그러다 20여년 전부터 동대문 근처 곱창가게들이 하나 둘 이사해 이제는 공구보다 곱창으로 더 유명한 골목이 됐다. 이 골목의 주력 메뉴는 '돼지양념곱창'(9000원)이다. 돼지 곱창을 연탄불에 초벌구이하게나 물에 삶은 뒤, 한입 크기로 잘게 잘라 준비해둔다.   

주문이 들어오면 양념장에 버무려 연탄불에다시 볶아 뜨거운 불판에 담아 손님상에 낸다. '소곱창'(1만5000원)도 있지만, "구색 갖추기"(거북곱창' 이경숙 사장)라고 한다.

돼지양념곱창은 어느 곱창집이나 쫄깃하면서도 매콤달콤한 맛이 기본이나, 가게마다 나믈의 노하우를 더해 개성을 살린다. '거북곱창'(02-2231-6567)은 양념이 매콤한 맛보다 닷맛이 강한 편이다. 여기에 새콤한 맛이 더해져 자칫 느끼한 곱창을 상큼하게 끌어올린다.

'중앙곱창'(02-2291-7353)은 처음에는 달착지근하다가,씹을수록 매운맛이 여운처럼 남는다. 식사로는 '공기밥'(1000원)도 있지만 '볶음밥'(2000원)을 더 많이 주문한다.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한다. 대부분 가게가 하루 24시간 영업하고,매달 두 번째 화요일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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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으로 속을 든든히 채운 후엔 황학동 벼룩시장으로 마실을 나서보자.

엄밀히 말해 지금은 동대물 풍물시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의 전신이 황학동 벼룩시장이다. 청계천복원 공사 이전 황학동 일대의 상인들이 동대문 운동장 한켠에 풍물시장을 조성하게 된 것. 이심전심이라 황학동 벼룩시장이 동대문 풍물시장이고 풍물시장이 또 벼룩시장이고 그렇다. 언론에 수차례 노출 된대 다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 진풍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매번 풍물시장에 들어설 때면 전시 된 각종 전시품들의 부조화에 놀라고, 그 다양함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구경하다"의 어원이 풍물시장 이 아닐까 싶을 정도. 곳곳에 즐비한 구경거리에 인식의 속도보다 눈의 속도가 빨라지는 곳이다.

그래도 대략의 설명을 해야겠기에 풍물시장의 판매품목을 떠올려 봤지만 도무지 구분을 할 수가 없다. 옷, 핸드폰, 타자기, 바이올린, 병풍과 아톰 인형…. 아마 풍물시장에서 판매 하는 것은 추억과 시간이 라 표현하는 게 정확할 듯 싶다. 풍물시장의 다양한 판매물품 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동대문운동장에 들어 서면 도착하면 "동대문 풍물시장"이라는 플랜카드가 보인다. 맞은편의 잘 정돈된 쇼핑몰 "밀리오레"와 대조적인 그림을 이룬다. 마음 헛헛해지는 날, 꽉 짜여진 일상이 버거운 날, 질서라고는 진작에 걷어둔 동대문 풍물시장으로 추억여행을 떠나보자.

/ 한국관광공사 국내온라인마케팅팀 취재기자 김수진 

상왕십리 리듬벽천 

황학교와 비우당 사이에는 리듬벽천이 있다. 청계천 벽면을 타고 흐르는 물에 오색조명이 펼쳐져서 특히 밤에 보면 아름답다. 벽천 앞에 설치된 돌 징검다리 위를 걷는 것도 좋다. 징검 다리를 건너면 바로 터널 분수로 이어진다. 청계천의 대표적인 명소로 알려져 있다. 

비우당교 쪽으로 22미터 뒤에 있는 터널분수는 수십여 개의 물줄기가 지나가는 사람들의 머리를 넘어 하천으로 떨어져 여름이면 물방울을 맞으려는 인파로 붐빈다. 그 모습이 장관을 이루어 그냥 보고 있어도 한 여름에는 더위가 가시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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