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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북도

문경 901번지방도-당포리 성주봉

by 구석구석 2008.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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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들머리인 당포리는 문경온천단지를 중심으로 관통해 신북천을 오른쪽으로 끼고 동로면 방면으로 10분쯤 달리면 당포교를 건너 오른쪽 갈래길로 만난다. 갈래길이 시작되는 마을 어귀에는 문경요,성주사 입간판이 세워져 있다. 부산일보

 

 

성주봉(聖主峰ㆍ911m)은 부봉과 더불어 문경 산꾼들이 문경내의 2대 아마추어 암릉 산행지로 손꼽는 바위 명산이다. 부봉(釜峰)은 백두대간의 한 구간을 이루고 있는 한편 절경의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새재계곡이 곧 접근로이기도 하다.

이를 산행과 더불어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부봉 산행객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러므로 주말이면 번잡스럽기까지 한 이 부봉을 피해 문경 꾼들이 간혹 찾는 산이 성주봉이다.

 

부봉에 비하면 성주봉은 다소 외진 감이 있다. 인구 6천 정도의 문경읍에서도 시오리 동쪽이며, 관광객들이 찾는 명찰 김룡사쪽에서 볼 때는 1097.2m 운달산정이 가로막은 형국이다. 때문에 주말에 조차 간혹 성주봉은 인적이 뜸한 산으로 남기도 한다. 달리 말하면 늦가을의 적요와 더불어 암릉의 깨끗한 맛을 즐기기엔 적격이란 말도 된다. 

 

▲ 산행기점인 당포1리 고주곡 마을

운달산 서릉 상에 솟은 한 봉이긴 하지만, 밋밋한 육산인 운달산 정상부와 동떨어져 암봉으로 치솟은 기세가 당당하여 성주봉 아닌 성주산이라 부르는 이도 있다.

문경종합온천장 옆을 지나 한적한 901번 지방도로 접어들자 곧 한눈에 ‘저거구나’ 싶은 기암봉 성주봉이 보였다. 앉음새 뛰어난 산수경석을 확대한 듯 윤곽선의 들고남이 깊고도 뚜렷한 저 산봉을 보고 그 정수리에 올라서 보고픈 마음이 들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일 것이다.

 

산기슭 당포1리 고주골 마을 개울가엔 두 아름도 넘는 느티나무 거목 서너 그루를 비롯해 수십 그루 활엽수가 우거진 작은 ‘당포1리 휴식공원’이 가꾸어져 있다. 산행을 마친 다음엔 꼭 이 숲속에 자리 깔고 앉아 쉬었다 가리라는 다짐을 저절로 하게 될 만큼 매력적인 공간이다.

문경시가 발행한 <문경지(聞慶誌)>에 따르면, 고주골 혹은 고줏골은 고주(高州) 부사(府使)가 있었던 곳이라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으며, 조선후기의 문신 옥소 (玉所) 권섭(權燮)이 여기서 살 때 마을 뒷산 성주봉이 마치 매화가 활짝 핀 것 같다 하여 고주골을 화지리로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장군봉 암벽면의 길이는 못되어도 150m 이상은 될 것 같다. 경사도 만만찮아 발 앞꿈치로만 디디며 올라야 했고, 때문에 종아리 근육이 심하게 긴장돼 얼마간 오르다가 쉬기를 반복해야 했다. 암벽면 여기저기엔 쉽사리 보기 힘든 식물 바위손이 뭉터기로 붙어 있기도 하다.

 

암벽면 맨 위의 굵은 소나무 밑둥에 로프가 고정돼 있는데, 그 주변의 돌 하나를 자칫 실수로 굴리자 저 아래로 무서운 속도로 굴러 떨어진다. 이 암벽면에서는 굴러 떨어질 위험보다는 낙석사고에 한결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 같다. 가능하면 앞뒤 사람 간격을 두지 말고 다같이 오르도록 한다.

정상 턱밑의 숲그늘에 앉아 가쁜 숨을 고른 다음 왼쪽으로 우회, 능선 날등을 타고 장군봉 정상에 섰다. 정상 나무의 ‘종지봉 609m’라 씌인 천조각을 이상만씨는 “북동쪽 갈평 주민들이 필봉이라 간혹 부를 망정 종지봉은 아무 근거 없는 지명”이라며 떼어낸다. 장군봉 정상 서쪽 끝 암부로 나서자 전설 속의 대붕(大鵬)인 듯 완벽하게 날아오르는 독수리 형상의 주흘산릉이 감탄스럽다.

 

706m봉 지나 20m 하강 절벽에는 아예 두 줄의 굵은 로프가 매어져 있다. 여기의 로프는 다소 오래 된 듯하나 걱정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문경산악구조대가 항상 상태를 보아 바로 교체한다고 한다. 아무 보조도 보수도 없지만 문경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늘 이런 수고를 감수한다고 하니 길손으로선 고마울 뿐이다.
 

 ▲넓은 대암벽을 이룬 장군봉 남사면과 당포1리 마을공원

 

고주곡 마을을 출발해 장군봉~성주봉~962m봉을 돌아 고주곡 마을로 되내려오기까지 가민(Garmin) GPS 기기로 측정한 수평 이동거리는 9.2km로, 이 산의 유달리 가파른 경사각을 감안하면 총 13km쯤 된다. 이 길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 데는 느긋이  6시간 정도 잡으면 된다. 조망처가 나올 때마다 주변 산세며 산 아래 마을 풍경들을 돌아보는 느긋한 산행일 때 그렇다. 오르내리는 경사가 매우 급하고 위험하여 빠른 속도로 걷는 것이 무리이기도 하다.

 

밧줄이 여러 곳에 설치돼 있으며, 문경산악구조대가 대개 새것으로 갈아두어 안심하고 매달려도 된다. 거듭 말하지만 산행 시작 직후 장군봉 대암벽을 오를 때 위에 먼저 오른 사람이 낙석을 굴리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한다. 중간에 초심자는 내려가기에 애를 먹을 까다로운 바위지대가 있으니 10m쯤 되는 보조로프를 가져가면 좋다.

 

962m봉에서 운달산정 너머 김룡사로 갈 수도 있으나 차를 둔 당포리로 되돌아오는 교통편이 너무 불편하다. 운달산 정상~남릉~조항령으로 하여 원점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다. 해가 짧은 늦가을에 이렇게 길게 돌고자 하면 아침 일찍 산행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월간산 457호 2007.11

 

 숙박 성주봉 기슭에는 숙박업소나 음식점이 없으므로 문경읍이나 새재계곡 일원의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새재 도립공원 입구에 문경관광호텔(054-571-8001), 문경새재유스호스텔(054-571-5533), 초원민박(054-571-1760), 새재모텔(054-571-1919), 목련가든(054-572-1940) 등이 있다. 또한 가까운 문경읍내에 최신 시설의 여러 숙박업소가 있다. 나이스모텔 054-571-2121, 알리앙스모텔 054-571-2346, 해바라기모텔 054-571-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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