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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남도

홍성 구황면-오봉리 백월산 석련사

by 구석구석 2008.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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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서북부에 자리한 홍성 고을의 진산 백월산

 

 산은낮지만 경관이 아름답고 산행하기에도 매우 좋은 산이다.원래 백월산은 황해도 구월산, 전남 영암의 월출산과 함께 우리나라 서부 지역의 세 월산(三 月山)의 하나로 꼽혀왔다.

 

백월산은 코끼리바위, 바위턱 조망대 등 산비탈 곳곳에 기암괴봉이 있고, 바위등성이도 있으며, 서어나무 등 숲이 울창하다. 또 절과 이름난 약수터가 있는 등 다른 산들과 비슷하면서도 백월산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색다른 점도 여러 가지 있다.

 

첫째 백월산은 거의 평정봉으로 길이가 300여m에 이른다. 그래서 산 머리 곳곳에 꽃밭과 정자, 제단, 사당, 순찰대 건물 등이 있다. 이 꽃밭과 나무들은 군내 각 단체가 나누어 심고 가꾸고 있어 더욱 뜻이 있다.5월에 백월산의 머리는 갖가지 색깔의 아름다운 꽃들로 꾸며져 화사하다. 백월산에는 정자(조망대)와 50m가 넘는 명물 하늘사다리, 절골의 바위 협곡을 건너는 구름다리 등 산행시설이 잘 되어 있다.

 

백월산은 충절의 산이다. 산머리 거대한 바위를 등지고 벼랑 위에 홍주 청난사중수비와 단간으로 된 청난사가 있다. 청난사는 임진왜란 중 이몽학의 난을 평정한 홍가신 등 다섯 충신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산 머리에 충신의 사당이 있는 곳은 여기 백월산뿐일 것이다. 경술국치(한일합방) 전후 많은 의병들이 이 산으로 들어와 장열한 최후를 마쳤다는 이야기도 있다. 백월산은 민속신앙이 두드러지게 성한 산이다. 여기 청난사도 민속신앙의 당집을 겸하고 있어 사시사철 제물이 차려져 있고 자주 굿판도 벌어진다. 또 백월산 곳곳에 민속신앙의 기도터가 많다. 무속신앙인들이 스스로 순찰 감독하는 산림환경단속순찰대 건물까지 마련되어 있다. 

 

백월산에서는 해마다 고천대제(제단까지 마련되어 있다)와 단군제가 열린다. 당집 앞의 큰 바위에는 지름 30cm, 깊이 20cm 정도 되는 확 모양의 둥근 구멍이 파여 있다. 군청의 임철용 공원녹지계장의 설명에 의하면 옛날에는 이 구멍에 소 피를 받아 단군제에 제물로 썼다 한다. 백월산이 무엇보다 좋은 것은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펼친 지사들 가운데 문무 각 대표라 할 수 있는 만해 한용운 선생과 백야 김좌진 장군의 생가가 백월산 서쪽 가까이에 있다는 점이다. 홍성8경 중 만해 생가는 제3경, 백야 장군 생가는 제7경으로 되어 있다. 산행 뒤 성역화된 두 분의 생가를 둘러보며 두 분의 높은 뜻을 되새기고 기려보는 것은 산행의 격을 한층 높이게 될 것이다.
 

산비탈에서 시작한 산길은 곧 등성이에 오르고 줄곧 숲속의 등성이만을 고집하며 이어졌다. 도중에 들린 산혜암도 용화사처럼 색색의 아름다운 꽃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산길에 들어서서 30분쯤 되어 큰 바위턱 조망대에 올라섰다. 여기에는 크나큰 바위덩이가 대여섯 개 널려 있다. 동쪽과 북쪽이 바위벼랑으로 되어 있어 시원하고 조망이 좋아 쉼터도 된다. 큰 바위턱 조망대에서 조금 오르면 좀 까다로운 바윗길이 나선다. 여기를 지나면 곧 나무로 된 하늘사다리가 시작된다. 50m가 훨씬 넘을 것 같은 계단이 하늘까지 뻗칠 듯 걸쳐 있다. 이 사다리를 오르면 곧 백월산 머리부분이다.

 

백월산 머리에 올라서면 첫머리에 꽤 넓은 꽃밭이 있고, 고천대제 제단과 높다란 정자(조망대)가 있다.이어 청난사(천제단터), 순찰대 건물, 코끼리바위를 지나 봉화대 모양의 돌탑과 표석이 있는 고스락에 이른다. 백월산에서는 북으로부터 삼준산 덕숭산 가야산 용봉산 봉수산 오서산이 조망된다.이 날은 날이 흐려 바다가 보이지 않아 서운했다.

 

절골은 위 부분이 좁은 바위 골짜기로 되어 있다.여기에 무속인들이 기도에 정화수로 쓰이는 용궁수가 있고, 골짜기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도 있다. 골짜기 아래 부분에 널찍한 광장이 있다. 여기에 ‘백월대’라 쓴 큼직한 자연석이 있다. 여기에 격식을 갖춘 또 다른 청난사가 있고 청난비가 있다. 여기서 산혜암으로 오르는 길도 있다. 여기서 골짜기를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월산파크모텔을 지나 5번 군도에 닿고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면 곧 산행을 시작했던 미력골 고개의 용화사 들머리가 된다. 산행시간은 2시간30분쯤 되었다.
 

산행 뒤에 가까운 남당리 등 바닷가로 나아가 바닷바람도 쐬고 뒤풀이 겸 생선회도 먹을 수 있으며, 산 아래 홍성읍에 있는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도성을 둘러보는 것도 백월산 산행의 크나큰 매력이다.

 김홍주 소산산행문화연구소 소장

 

 오봉리 182번지 석련사 041-632-7506

 

 

백월산의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석련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 7교수 본사 수덕사의 말사이다. 석련사는 멀리서도 잘 보이는 그런 곳이다. 가는 길은 포장이 잘 되어 있으며, 아름다운 산길은 백월산의 풍광이 한 눈에 각인되는 그런 곳이다. 낮으막하나 정겨워 드라이브 코스로 알맞다. 따스한 봄볕을 받고 있는 산길에는 아직 솔잎이 깔려 있어 폭신하다. 그러다 석련사에 도착하면 정갈한 경내 모습에 부처님을 향한 환희심이 넘쳐 난다.

높은 석축 위에 위치한 대웅전과 그 옆에 그림처럼 서 있는 아름드리 나무가 말 없이 석련사의 역사를 증명하고 있다. 시원한 바람이 귀를 간질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달하는 것을 느끼며, 그 나무에 기대서면 갑자기 두 눈이 동그래지면서 두 손을 합장하게 된다. 사찰 앞 백월산의 우거진 나무 때문에 드문드문 보이는 홍성의 활기찬 모습이 보이고,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면 시야를 탁 트이게 하는 환상적인 호수가 한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석련사에서 내려다 보는 도심과 자연의 풍광이 아름답다.

대웅전에서 조금 더 산 위로 오르다보면 근래에 마애불이 조성되어 있다. 이 마애불에서는 돌에 낀 이끼라든지 세월의 두께가 더께더께 붙은 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그곳에 그 부처님을 모신 사람들의 믿음을 느끼게 된다. 아울러 그곳에서 다시 한번 더 산 아래를 내려보면 가슴 속에 환하게 열리는 느낌이다. 이렇게 석련사에 오면 도심에서 멀지 않은 사찰이면서도 산사의 높이감과 믿음의 깊이감을 함께 만끽할 수 있어 좋다. 알맞은 곳에 딱 그만큼의 법당과 석물이 절집을 찾는 기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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