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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순천 해룡면-863번지방도-앵무산 와온해변

by 구석구석 2008.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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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량미 쌓아놓던 곡식창고이자 순천만과 광양만 조망대 '앵무산'

순천만과 광양만의 조망대인 앵무산(鶯鵡山·418.0m·일명 양미산)의 북쪽에 위치한 순천은 예부터 산천이 아름답고 물이 풍부하고 인심 좋은 고장으로 소강남(小江南)으로 불려왔다. 지리적으로 순천은 호남정맥의 조계산과 백운산 등이 동서로 길게 펼쳐진 곳에서 갈려나온 여순지맥이 순천만과 광양만을 사이로 남북으로 뻗어 내리며 순천과 여수를 품었고, 북쪽은 반달형태로 평야가 비옥하고 계곡이 수려한 곳이다.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생태계의 보고인 순천만의 갈대숲은 바람에 스치는 억새들의 속삭임과 철새들의 지저귐이 연인들의 밀어처럼 하모니를 이루고, 유유자적하는 흑두루미들과 S자로 흐르며, 저녁노을과 역광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바닷물의 철석거리는 소리가 발길을 잡는다.

▲ 1 신흥 마을 산행들머리. 2 용전고개 부근의 약수터. 3 곡고산에서 내다본 순천 시가지.

 

한국지명총람에는 앵무산이 일명 양미산으로 기록돼 있는데, 해룡면에서는 앵무산, 순천지역에서는 양미산으로 부르고 있다. 진인호 순천문화원 부원장(011-646-7763)에 의하면, 양미산(糧米山)은 고려시대에 순천에서 생산된 쌀을 백성들의 양식으로 삼기 위해 세금으로 거둬서 쌓아놓은 창고가 있던 해창(海倉)의 뒷산이라는 의미이며, 곡고산(穀庫山·343m)은 정유재란(1897년) 때 순천 외성에 진을 친 소서행장이 이끄는 왜적과 대적하기 위해 이순신과 권율 장군의 휘하 장병들이 먹을 군량미를 산 중턱에 쌓아놓아 곡식 곡(穀), 창고 고(庫)를 쓴다고 했다.

 

앵무산은 꾀꼬리의 고어(古語)인 곡고리를 한자화해서 꾀꼬리 앵(鶯)을 쓰는 앵무산으로 변했다고 유추했다. 지역주민들도 정유재란 때 이순신 장군이 앵무산 주변을 장롱 등을 쌓아 노적가리로 위장해서 왜적을 물리쳤다는 설화가 있다고 증언했다.

결국 양미산과 곡고산은 백성들이 먹을 양식이나 군량미를 쌓아 놓은 창고나 노적가리를 의미한 이름이고, 앵무산은 정처불명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산 전체를 지칭할 때는 양미산, 신흥 마을 뒷산은 천왕봉, 해창 뒷산은 곡고봉, 정상은 양미봉으로 고치는 게 좋을 성싶다. 그리고 고도계에 나타난 앵무산(양미산) 정상의 높이는 418m인데, 곡고산의 높이인 343m로 쓰인 정상석을 세웠고, 지형도에는 곡고산이 앵무산, 한자도 꾀꼬리 앵(鶯)이 앵무새 앵(鸚)으로 잘못돼 있으므로 행정기관과 산악인들이 협의하여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 앵무산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

곡고산과 앵무산 정상은 환상의 조망대로 북으로 백운산과 억불봉, 그 너머에는 지리산이 하늘금을 그리고, 서북쪽으로 오봉산, 고동산, 조계산이 다가오고 무등산이 아스라하다. 남쪽은 제암산, 일림산, 월출산, 두륜산이 고개를 내밀고, 동으로는 고흥 팔영산, 운암산, 광양만과 순천만이 눈을 가득 채운다. 월간산 459호 2008.1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상근부회장

 

해룡초교에서 863번 지방도를 타고가면 도로변에 신흥 마을표석이 반긴다. 이곳에서 동쪽 마을 안으로 들어서면 작은 정자나무 앞 산불조심 안내판이 있는 곳이 산행들머리다.

○제1코스  신흥~(1km)~천황산~(3.5km)~곡고산~(1.4km)~앵무산~솔깃재~(2.5km)~하사리 죽동 <8.4km, 4시간 소요. 점심시간 포함>
○죽동~(35분)~순천만 갈대숲 주차장~무진교~갈대밭~갑문~용산전망대~(2시간)~순천만 갈대숲 주차장 <2시간35분 소요>
○제2코스  용전~(0.5km)~용전고개~(1.5km)~곡고산~(1.4km)~앵무산~(2.3km)~해룡남초교 <5.7km, 3시간 소요>

 

맛집 팔마정(725-0746)은 한정식 전문점으로 1인분에 15,000원. 해물하우스(721-4009)는 해물탕과 아구찜이 전문이다. 전망대가든(742-9496)은 겨울철 장뚱어 전골이 일미.

 

꼬막·듬장 등 갯벌 체험에 적합한 와온해변

순천만 서쪽 해안에 와온이란 어촌이 있다. 행정구역 명칭은 해룡면 상내리. 여수시 상봉동의 두봉, 두랭이 마을과 마주 보는 곳이다. 와온 마을은 승주군이 순천시와 합병하면서 순천시 관할이 되었다. 순천만을 사이에 두고 건너다보이는 산과 마을은 별량면 화포·우명 마을이다.

 

와온해변/조찬현

와온 해변은 석양을 마주하고 돌아볼 때도 아름답지만, 일출 때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가장 구석에 위치한 갯벌에서부터 작은 산의 언저리를 끼고 도는 해안도로는 그 때 그 곳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값진 풍경들을 많이 보여준다.

 

밤에도 불을 밝히는 포구와 방파제, 선착장에서 출렁이는 소형 어선들은 문명에 떠밀려 잊혀져 가는 삶의 향기를 되살린다. 갯벌이 드러나는 썰물 때면 꼬막을 캐고, 밀물이 몰려들 무렵이면 발(대나무 막대를 둘러 꽂고 듬장 그물을 놓는 소형 어장)을 걷어 돌아오는 어선과 어부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수 경계부터에서 순천만 해수랜드(150m 깊이에서 끌어올린 천연 암반 해수를 이용한 목욕탕. 영업시간 06:00~20:00. 입장료 5,000원. 전화 1544-6788. 식당 있음)에 이르는 해안이 특히 아름답다. 가을철 썰물 때면 수로를 따라 퍼지고 있는 칠성초도 구경하고, 뻘밭으로 내려가 갯벌 체험을 할 수도 있다. 해수탕과 사우나를 즐기며 피로를 풀 수도 있고, 여수 돌산도가 가까우므로, 향일암 구경으로 연계할 수도 있다.


순천시내에서 여수로 통하는 17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해룡’ 표지판 따라 우회전해서 해안도로를 계속 따르면 된다. 순천역에서 시내버스가 다닌다. 해룡면 소재지에서 와온 마을까지 택시로 10분(7,000원), 순천역에서는 택시로 20분(12,000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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