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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강원도

태백 원동-앞산 삼봉산

by 구석구석 2008.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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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 산117번지 도기념물제58호 월둔동굴

 

월둔동굴은 원동의 월둔골로 들어가서 오른쪽 산등에 있으며 굴 입구가 안경처럼 생겨서 일명 안경굴이라 한다.

 

1986년 11월 19일 강원도 기념물 제 58호로 지정된 월둔동굴은 수직으로 형성된 석회동굴로 아직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태고의 신비 그대로 간직되어진 동굴이다. 동굴속에는 특이한 동굴 생물과 박쥐 등이 살며 동굴 바닥에는 호수가 있고 아직도 동굴형성이 진행중이며 장막형 석순과 백색 산데리아형의 석주는 국내 최대의 것이라 한다.

수직동굴이다 보니 동굴속에 동물의 뼈가 많은데 그것은 한 번 빠진 동물들이 나오지 못하고 죽어서 생긴 것으로 보인다.

 

태백오지의 앞산

금대봉(1,418.1m)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원류 대박산천(大朴山川·일명 골지천)이 서출동류한 후 백두대간을 따라 북으로 방향을 틀어 흘러가는 태백시 삼수동 상사미에 덕항산(1,072.5m)과 마주하고 솟은 산이 앞산(1,221.2m)이다.

조선시대 사미창이 있던 창말 앞에 있다 하여 앞산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는데, 난리 때 기근을 면하게 하여 면산(免山), 또는 멀리 보이는 산이라 먼산이라 부르는 이들도 있다. 정상에는 산불무인감시시스템이 설치되어 있건만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지형도에 산이름이 표기되어 있지 않고 확실한 등산로도 없다.

 

원동은 35번 국도가 지나는 상사미동의 미동초교와 원동파출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421번 지방도를 따라 약2km쯤 도로변에 능수버드나무가 서 있는 ‘원동길 142번’ 농가 앞이 실질적인 들머리다.

일정골 초입은 농촌구조개선책의 일환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산사면을 간벌 개간하여 더덕, 곰취 외 7종의 산채를 재배하는 산림복합경영단지를 지나자 여러 마리 개들이 악다구니로 짖어대는 태백화약상사 건물이 있는 여기까지가 길이다.

수해방지 사력댐을 넘어 오른편에 지계곡이 나타나도 그대로 직진한다. 정원석으로 탐낼 만한 돌들이 계곡바닥에 널려있다. 가시덤불과 돌들을 밟고 가느라 보행속도가 나지 않는다. 오미자나무가 감고 올라간 나무들은 모두 도채당했다. 나무를 모두 저렇게 베어버리고 오미자를 따면 내후년에는 다시 오미자를 채취하지 않겠다는 놀부의 심보인가. 욕이 안에서 부글부글 끓는다.

일정골을 따른 지 약 35분만에 일본이깔나무 군락이 보이는 계곡 너래바위에 앉아 덕지덕지 묻어있던 속세의 먼지를 털어버리고 계속 돌서덜로 간다. 계곡의 돌들을 줄창 밟고 가는 것이 지겨워 혹시 산비탈쪽이 조금 더 편한 길이 있나 싶어 올라보니 줄딸기에 발목이 걸려 계곡의 서덜길이 훨씬 더 좋다. 

 ▲ 화약고 이후의 일정골. 길이 제대로 나 있지 않다.

 

너래바위를 떠난 지 40여 분에 고지대 훈련 트레일로 사용되는 임도에 닿았다. 남쪽 일정골 끝으로 백두대간의 매봉산(1,303.1m)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풍정이 무척 이국적이다. 여기서 와폭으로 떨어지는 산삼 섞은 물을 수통에 채우고, 임도 오른편 절개지로 올라 키 작은 잡목들을 헤쳐 가며 오른편으로 가깝게 올려다 보이는 마루금을 향하여 10분쯤 올라서자 신갈나무,물박달나무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가덕산(1,078.2m)과 앞산을 잇는 능선에 올라섰다.

평탄한 능선에 온통 쓰레기 천지다. 산악인이 버린 쓰레기와 나물꾼들이 버린 쓰레기는 종류가 다르다. 이것은 산나물 채취자들이 버린 쓰레기가 확연하다.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5분쯤 더 진행하자 일정골과 고무실 안부에는 쓰레기들이 더욱 많고 오미자를 따느라 물푸레나무, 드릅나무, 딱총나무, 나도박달나무 등 수십 그루의 나무들을 베어 제쳤다.

앞산 정상은 고구마처럼 남북으로 길쭉하게 생긴 지형이다. 남쪽 봉우리에는 산불무인감시카메라가 설치된 철탑이 있고, 북쪽 끝에는 삼각점이 있다. 철탑 옆에는 드럼통, 페인트통, 철근, 전선, 포장지, 음료수병 등을 철탑공사하고 고스란히 버려놓았다. 5톤 트럭 한 대분은 넘을 양이다.

철탑에서 삼각점 있는 북봉까지 약 50m를 가는데도 산딸기나무, 줄딸기,  수리취 등 모두 가시달린 식물과 공사 때 잘라버린 나무들이 앞을 가로막아 진땀을 뺐다. 깃대가 쓰러져 있는 정상 삼각점(75.10 복구, 306)의 글씨가 풍화로 희미하여 판독이 잘 되지 않는다.

조망은 사방 거칠 것이 없다. 북으로 장병산, 숲뒤산, 찌걱산, 둥둥산 뒤로는 청옥산, 두타산에서 백두대간이 앞으로 다가오며 동으로 귀네미골의 큰재, 덕항산, 건의령은 속살을 드러내고 터널 공사 중이다. 남으로는 울진원자력발전소에서 신가평으로 가는 송전탑과 신태백변전소가 멋드러진 자연경관을 망쳐놓았다. 그 너머에는 매봉산, 대덕산, 백병산, 금대봉, 서쪽은 삿갓봉, 삼봉산이 코앞에 있고 백운산, 두위봉, 민둥산, 지억산, 노목산, 군의산, 고양산, 가리왕산까지 가늠된다.

하산은 북북동으로 뻗은 지릉선의 급비탈로 내려선다. 베어놓은 나무등걸 아래를 엎드려 기어나가자 이제는 삼천코가 넘는 그물 같은 미역줄나무의 포위망을 뚫으며 능선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독도에 신경쓰며 15분쯤 고행길을 벗어나자 시야가 탁 트이는 묘 1기가 나타난다. 백두대간을 건너에 바라보며 중식장소로 괜찮겠다.

묘를 뒤로하고 능선 따라 10분쯤에 숲에 쌓인 묘 1기가 다시 나타나는 곳에 대한광업진행공사에서 시멘트로 만든 사각형 준공표시석(1983년. 풍진83~2호 200m)이 있다. 여기서 10분 더 산행하자 제당골 안부(1,018.7m)다. 여기서도 오미자를 따느라고 수십 년 묵은 산뽕나무, 신갈나무 20그루를 잡아놓았다. 허긴 나라에서도 공사하고 폐자재를 마구 버려 놓았는데, 우둔한 백성을 어찌 탓하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어이가 없다.

제당골 안부에서 지금까지 따르던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제당골~절골로 방향을 튼다. 구불구불 내려가는 길이 힘도 들지 않고 제법 풍치도 있다. 안부를 떠난 지 30여 분이 지나자 제당골 합수점이다. 묵밭을 지나니 사람들이 산열매를 채취하느라 낫질해 놓은 흔적이 있는 길을 따라 20분쯤 후에 또 다른 합수점이다.


10분쯤에 계류를 건너자 제법 수량이 많아졌다. 징검다리를 세 번쯤 건넌 후 배추밭의 경운기 농로가 나오는 삼거리 절골이다. 석회암지대라 그 많던 물이 여기서 모두 땅속으로 스며들고 물 한 방울도 없다. 여기서 호시절 6가구가 살았으나 오른쪽 계곡에 폐가 1채, 왼편 언덕에 농막 1채만 보일 뿐이다.

농로를 따라 5분쯤 털레털레 내려서니 엄나무, 돌배나무, 전나무를 당목으로 한 성황당이다. 벽체는 판벽이고 맞배지붕에 슬레이트로 마감하였다. 신위는 없고 철마 1구가 제단 위에 놓여있다. 성황당 조금 지난 바위절벽 구멍에서 오줌 누듯 물이 쏟는다.

시멘트 다리를 건너 농사철에만 임시거처로 사용하는 양철지붕의 농가(상사미 절골길 38)를 뒤로한다. 절골에는 12가구가 살았으나 현재는 무인지경의 골짜구니로 변해버렸다. 백두대간을 바라보며 절골을 빠져나오니 동쪽 하늘에 낮달이 걸려있다. 월간산 김부래 태백 한마음산악회

 

원동 일정골 입구~(1시간 15분)~임도~(1시간)~정상~(35분)~제당골 안부~(30분)~절골 합수점~(1시간25분)~상사미 절골길 버스승강장(4시간45분 소요)

 

 

숙식 원동 버스종점에 하늘연못펜션(033-552-3457)이 있다. 태백시내에 도시락과 분식전문점 맛나분분식(033-552-2806), 배달도 가능한 일미아구찜(033-553-2959, 010-2832-0626), 붐비네해물탕(033-553-1632), 성류각(033-553-9020), 태백고원자연휴양림(033-550-2849), 동경장여관(033-552-6624) 등이 있다.

 

고랭지 배추에 한우 등으로 떵떵거리는 오지 삼봉산

하장에서 산다고 하면 유심히 쳐다본다. 거기에다 하장방태골에서 산다고 하면 깡촌놈 취급하며 업수이녀기기까지 하였다. 옛날이야기다. 지금은 고랭지 배추며 특용작물, 한우 등으로 떵떵거리며 사는 부촌이다.

지금 하사미도 태백시가 생기기 전에는 삼척에서 녹을 거둬 갔던 지역이다. 태백시 북서쪽 삼척시 경계에 솟은 삼봉산(1,234.2m)은 일대에서는 해발이 제일 높으며 첩첩산중에 위치하여 어프로치가 긴 편이다. 그 중에서 교통편이 제일 쉬운 태백과 하장을 잇는 35번 국도가 지나는 미동초등학교 하사미분교를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로 택했다.

 

시끌벅적해야 될 교정이 쥐 죽은 듯 조용하다. 학생이 있는지 없는지. 운동장 한 켠에는 독서하는 조각상과 사임당 동산, 배배 꼬인 그네가 졸고 있고, 교문 왼쪽에 일등수준점이 있다. 35번 국도에 가리골길(Garigol-gil) 이정표의 화살표 방향을 따라 교문 왼편의 수렛길로 들어 농가를 뒤로하니 어느 사이 깊은 산속에 든 기분을 느끼게 하는 협곡을 지나게 된다. 층층으로 쌓인 바위틈에 뿌리를 내린 당단풍나무, 나도박달나무, 생강나무들이 카로티노이드, 안토시안을 맘껏 노출시켜 펼쳐 보인다.

 

가리골이란 가늘고 긴 골짜기란 뜻이거나 옛날 삼(麻)을 많이 재배하여 껍질을 벗긴 저릅을 쌓아 놓은 가리가 있어 생긴 이름일 터이다.
지명유래를 생각하며 산모퉁이를 몇 구비 돌아들자 넓은 텃밭에 자리 잡은 농가 한 채가 나타난다. 옛날에는 이 모퉁이에 일곱 집이 있었으나 한 집은 폐가이고 다섯 집은 모두 집터만 남아있다. 가뭄인데 여기서부터 계곡에 물이 있다. 석축도 튼튼히 잘 쌓아 수해에 대비해 놓았다. 여름배추를 출하하고 잘린 뿌리에서 새로 싹이 튼 움돋이 배추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산천을 구경하며 설레설레 걷자 농가 2채가 나타난다. 그 중 한 집은 옛날 그대로의 모습이다. 댓돌 위에는 검푸른 장화가 아무렇게나 동댕이 쳐져있고, 툇마루에는 붉은 고추, 되꾸리 소주병도 비스듬히 기대섰다. 덕지덕지한 흙벽에는 ‘가리골길 166’이라는 새로운 주소가 붙어있다. 댓돌에 앉아 잠시 옛날로 돌아가 본다. 열아홉 집이 개천을 사이에 두고 굴뚝에 저녁연기, 오순도순 살던 마을, 이젠 단 두 집.

다시 발길을 이어간다. 왼편으로 앞산(1,221.2m)과 삿갓봉(1,177m)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가리골과 합수한다. 그 합수지점에 있는 바위가 층계를 이뤄 수많은 와폭들이 형성돼 있다. 주인 잃은 폐가 한 채가 산턱에 걸터앉아 산국을 키우고 있다. 들머리에서 시나브로 산천구경하며 1시간 걸렸다.

밭둑에 껑충 홀로 선 소나무 위에는 농구공만한 말벌집이 달렸다. 노오란 산국 향을 맡으며 소나무 아래를 지나 15분 거리에 능수버들이 춤을 추는 마지막 농가(가리골길 280)다. 멍멍이가 마구 짖어댄다. 벽면에는 지게와 농기구들이 가지런히 걸려있다.

지금까지 따르던 경운기 길이 가리골 마지막 농가 앞에서 계류를 건너 왼쪽 언덕 위로 올라가 버린다. 이제는 여기서 그대로 직진하다. 넓은 길은 끝나고 채마밭이다. 밭둑을 따라 옛 집터 흔적을 지나 계류를 건너니 컨테이너 농막이 있다. 배추밭을 따라 올라 밭이 끝나며 회양목이 지키고 있는 묘 1기가 있다. 여기서부터 숲으로 들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얼음 같은 짜릿한 가랑비가 내린다. 단풍도 절정이다. 촉촉이 비에 젖은 단풍색은 더욱 요염하다. 명지목이를 향해 왼편 지계곡으로 오른다. 낙엽이 쌓여 길이 있는지 없는지 분간하기 어렵다. 울긋불긋한 숲터널을 그냥 뚫고 오른다고 봐야겠다.

40여 분을 헐떡거리며 용연리 상촌으로 넘어가는 명지목이에 섰다. 1210m봉 턱밑에 이르자 온통 가시나무(산딸기나무)밭이다. 옷을 잡아 할퀴고 뜯어 옴짝달싹도 못하였다. 가시밭을 피해 사면으로 돌아 올라가자니 고역이다. 안개가 뽀얗게 서렸다. 신갈나무로 채워진 두루뭉실한 1210m봉에 올라 비와 땀으로 범벅된 얼굴을 닦는다.

능선이 두 갈래 치는 1210m봉에 풍력개발 타당성을 정밀조사하기 위해 계측기를 설치해 놓았다. 계측기에서 평탄한 왼쪽 능선 숲을 따라가자 안개 속에 임도가 불쑥 나타나는 지운령이다. 하장 배판골과 용연리 상촌과 연결되는 길이다.

지운령을 건너 다시 능선으로 들어서자 넓은 터에 자리 잡은 숙부인 진씨 묘다. 묘를 지나자 삼각점(2005 복구. 임계 318)과 국토지리정보원 안내문 푯말이 있는 삼봉산(경도 128°56′17″. 위도 37°18′24″ ) 정상이다. 지형도마다 정상 표고가 달리 표기되어있다. 1,234.2m. 1,231.9m. 1,232m. 1,232.9m가 그것이다.

비와 안개로 조망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은 풍력계측기가 있는 1210m 봉으로 되돌아간다. 오를 때는 15분 걸렸으나 내려갈 때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풍력계측기에서 북동쪽 능선으로 시 경계를 따라 1185m봉으로 간다. 태백시청산악회 표식기도 보인다. 활엽수들이 단풍터널을 이룬 환상적인 능선길이다.

1210m봉을 떠난 지 약 30분만에 1185m봉이다. 여기서 시 경계와 이별하고 동쪽 능선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선다. 길이 없다. 잠시 내려가다 남쪽 지능선으로 방향을 틀자 가리골로 내려가는 옛길을 만나 구불구불 35분쯤 걸려 숲터널을 빠져나오니 오전에 헤어졌던 묘 1기가 있는 가리골 마지막 배추밭이다.

1982년도 가리골에는 36호가 살았으나 모두 대처로 떠나고 현재에는 주인 잃은 폐가 3채, 그리고 4가구만 사람이 살고 있다. 실제거리 5km쯤 되는 가리골을 빠른 걸음으로 빠져나오니 가을 찬 비에 옷이 흠뻑 젖었다.
월간산 김부래 태백 한마음산악회

 

산행안내  미동초교 하사미분교~(1시간15분)~가리골 마지막 농가~(40분)~명지목이~(35분)~1210m봉~(15분)~정상~(10분)~1210m봉~(30분)~1185m봉~(35분)~가리골 마지막 농가~(1시간)~미동초교 하사미분교 <5시간 소요>

 

숙식 태백시내에 있는 맛나분식(033-552-2806, 016-348-5770). 일미아구찜(033-553-2959. 010-2832-0626), 분비내해물탕(033-552-1632), 성류각(033-552-9020), 태백고원 자연휴양림(033-552-2849), 동경장여관(033-552-6624) 등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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