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충청북도

제천 597번지방도 덕주골~월악삼봉

by 구석구석 2008. 1. 31.
728x90

 

월악삼봉이라, 월악산을 가끔 찾는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월악삼봉은 덕주골 입구에서 골짜기를 타지 않고 능선을 따라 960m 고지에 오르는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세 봉우리이다. 월악삼봉은 특히 암릉미가 탁월하고 산행의 난이도가 있어 최근에 산꾼들이 즐겨 찾는 코스이다.

 

이 월악삼봉을 지나 960m 고지에 오른 다음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가면 헬기장이 나오고 그 앞으로 우뚝한 1094m 월악산 영봉에 오를 수 있다. 통상 월악산 영봉에 오르는 길은 동서남북의 네 방향에서 잘 나 있다.

 

이 경우 동쪽의 신륵사, 서쪽의 동창교, 남쪽의 덕주사, 북쪽의 보덕암이 산행 출발점이다. 그러나 이 코스를 모두 섭렵한 사람이나 기존의 코스에 식상한 사람은 월악삼봉 코스를 한번 타보는 것도 괜찮다.

 

 

주차장에서 송계면 소재지 쪽으로 약 100m쯤 내려가면 오른쪽에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이곳에서 10분쯤 오르면 삼봉의 모습이 대충 보이기 시작한다. 또 송계계곡 건너편으로는 용마산과 수리봉의 줄기가 가까이 보인다. 여기서 다시 10분쯤 능선을 타고 계속 오르면 암릉 구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누가 월악산이 골산 아니랄까봐 벌써부터 바위들이다. 그러나 바위 사이에 자일을 묶어 놓아 오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이곳을 지나 다시 약 5분을 오르면 평평한 바위가 널찍한 공간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월악삼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위로 이루어진 세 개의 봉우리를 소나무들이 덮고 있는 형상이다.

 

 

 

 

30분정도 산행을 하면 암릉의 연속이다. 고인돌이나 주초석처럼 잘 다듬어진 바위들이 길을 이루고 있다. 이들을 지나 또 10분쯤 가니 거북바위가 나타난다. 거북이의 쭈글쭈글한 주름까지 표현되어 있다. 이 바위를 우회하니 일봉, 이봉, 삼봉이 나란히 서 있고, 그 첫 번째 봉우리까지 이어지는 능선이 분명하게 보인다.

 

거북바위/이상기

잠시 후에는 삼불바위가 나타난다. 바위가 세 분 부처님처럼 나란히 서 있다. 몸통 부분 위에 머리가 얹혀진 석불 형태이다. 이곳을 지나 바위를 여러 개 다시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한다. 보조 자일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또 바위에 눈이 조금 쌓여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다들 즐거운 표정이다. 그러나 바위 위의 공간이 꽤 넓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삼불바위/이상기

 

이곳 바위 위에서 왼쪽을 살펴보니 저 멀리 얼어붙은 월광폭포가 보인다. 월악산에는 월광이라는 이름이 두 개 있다. 그 하나가 월광폭포이고 다른 하나가 월광사이다. 월광사는 현재 폐사지로 남아있지만 신라시대 번창했던 절이다.

 

그곳에는 현재 축대, 탑재 부도재 등 절의 흔적만 남아있고, 그곳에 있던 원랑선사 대보선광탑비는 보물 제360호로 지정되어 국립 중앙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원랑선사(816-883)는 신라 하대의 유명한 스님으로 중국에 유학한 후 귀국하여 이 지역에 선종의 가르침을 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월광사지의 탑재와 부도재(좌), 복련도각이 아름답다/이상기

 

 

산행길에서 보는 고사목들

겨울에 보는 이색적인 풍경이다. 특히 고사목에 빗물이 흘러내리니 그 검은 색이 더 선명해 보인다. 한마디로 겨울 비오는 날의 등산화이다. 바위와 고사목, 그 아래 안개 사이로 어렴풋이 보이는 덕주골과 송계계곡, 오늘 같은 날에나 느낄 수 있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독일 낭만주의 화가들이 그려낸 신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다.

 

 

덕주산성 제4곽/이상기

이 성곽이 바로 네 겹으로 된 덕주산성의 가장 안쪽을 형성하는 제4곽인 것이다. 이것이 해발 700~800미터 고지에 있는 방어성이다. 덕주산성은 자연을 이용하여 방어선을 구축하고 취약한 지역에 석축을 쌓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축성이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요새로서의 가치는 더욱 클 수 있었던 것이다.

 

성터를 지나 약 20여분을 가니 이제 마지막 한 봉우리만 남은 것 같다. 

한 굽이를 넘으니 덕주사 마애불에서 960m로 오르는 자연경관로와 만난다. 오늘 우리의 목표는 960m 봉우리에 오른 다음 만수봉으로 이어지는 월악산 공룡능선을 타는 것인데 날씨가 좋지 않아 덕주사 쪽으로 하산하기로 목표를 수정한다.

상덕주사 극락보전/이상기

길에는 나무계단이 잘 만들어져 있어 내려가기가 편하게 되어있다. 약 20분쯤 내려가자 상덕주사의 극락보전과 마애불을 새긴 바위의 옆모습이 보인다. 

자료 - ⓒ 2008 OhmyNews 이상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