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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밀양 가산리 가산저수지 퇴로마을 밀양연극촌 위양지

by 구석구석 2011.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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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여름밤 공연예술축제 즐기고 연극 만들기 체험하는 밀양연극촌

 부북면 가산리 밀양연극촌은 중견 극단 연희단거리패의 연극제작장

 

축제기간이 아니라도 밀양연극촌에서는 주말마다 연극 제작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체험교실이 열린다. 2천 벌 이상의 무대의상이 보관된 의상제작실과 1천여 점의 소품·소도구가 보관된 자료실, 무대제작소, 의상실, 기획실, 녹음실, 연습실 등을 둘러보고, 배우들과 함께 먹고 자고 이야기하며 연극인의 삶에 대해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국내 최대, 최고의 예술창작촌으로 연극제작현장 한가운데에서 작업하고 생활하는 배우들과 함께 열기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밀양연극촌을 운영하는 연희단거리패는 부산의 가마골소극장도 함께 운영하며, 가마골소극장에서도 연극, 뮤지컬, 콘서트,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워크샵, 세미나, 시낭송, 연극체험 등 관객과의 열린 만남을 지속할 예정이다.

 

밀양연극촌에 오면 연극관람은 물론 배우들과 자연스런 만남의 장이 마련된다. 그리고 또 하나 밀양연극촌만의 특색인 실내외 공연장, 무대제작소, 의상실, 기획실, 연습실 등을 둘러보며 연극제작과정을 볼 수 있으며, 배우들과 함께 먹고, 자고, 보고, 이야기하면서 짧지만 새로운 문화와의 만남을 체험하게 된다.

 

공연관람료가 포함된 문화체험교실 참가비는 1박2일 기준으로 어른 4만3천원, 어린이 3만9천원. 숙박과 세 끼 식사, 한 번의 간식이 포함된다. 문의 055-355-2308 www.stt1986.com

 

 

■  밀양연극촌/고가 탐방로

 

때론 번잡한 유명 여행지보다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을 찾고 싶을때가 있다. 상쾌하게 다가오는 풀벌레소리를 듣고, 흙냄새, 풀냄새를 맡다보면 도시에서의 찌든 삶을 정화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때문일테다.

 

밀양연극·고가 탐방로는 이런 우리내 시골마을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 제주 올레길 처럼 유명하지 않아 탐방객들로 북적이진 않는다. 그러나 차분히 시골길을 걸으며, 사색을 즐길 수 있는 나름의 멋을 가진 코스이다.

 

약 7㎞의 길지 않은 이 코스는 주로 농업용 임도를 따라 걷는다. 가산저수지 둘레를 따라 걷는 3시간 이내의 비록 짧은 구간이지만, 연극촌, 밀양의 전통 고가(古家) 등 시골 아낙들의 넉넉한 인심처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기산저수지

출발은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밀양연극촌에서 시작한다. 다양한 야외공연장과 성벽무대 등 종합예술 현장을 간직한 밀양연극촌은 매년 여름 연극의 도시로 변한다. 이 변신을 위해 요즘 한창 준비 중인 밀양연극촌을 만나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된다.

 

연극촌 주변에는 또 다른 볼거리 연꽃단지가 조성돼 있다. 보통 7월 개화하는 연꽃을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자리 잡은 연잎과 드문드문 눈에 띄는 수련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연꽃단지를 지나 조금 걷다 보면, 야트막한 야산으로 들어서게 된다. 이는 가산저수지를 향하는 길목. 이곳 중턱 즈음 나타난 갈림길에서 오르막으로 향하면, 가산저수지 전망대에 오르게 된다. 전망대 치곤 꽤 넓게 만들어 놓은 데크에서 저수지를 내려다보면 멀리 넓게 펼쳐진 저수지와 멀리 퇴로마을, 그 뒤의 산등성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망대를 내려와 저수지길로 내려서면, 드넓은 저수지가 눈앞에 펼쳐지고, 저수지 둘레를 따라 만들어놓은 농로를 따라 걷게 된다. 약 10여 분 걸으니 시골의 논·밭을 마주하게 됐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저수지의 풍경과 논과 밭에서 풍기는 흙냄새를 동시에 만나게 된다. 흡사 여름방학 시골 할머니댁을 찾아가는 것처럼 작은 설렘이 느껴졌다. 여기에 ‘찌륵, 찌륵’ 우는 풀벌레 소리까지 더해지니 영락없는 한적한 시골 분위기가 풍겨난다.

 

서고정사

저수지를 따라 정겨운 시골길 분위기의 길을 약 10여 분 더 걸으면, 고가(古家)촌인 퇴로마을을 만날 수 있다. 탐방로에는 퇴로마을 안내표지판이 따로 없다. 그저 저수지길만을 따라 걷다 보면 자칫 퇴로마을을 지나칠 수도 있다.



저수지길을 따라 걷다 보면 저수지 위에 짓고 있는 나무데크 공사현장을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건너 보이는 마을이 퇴로마을이다.

 

여주이씨 종택

퇴로마을은 요즘 고가 체험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원래 여주이씨의 큰 고가가 있었던 곳인데,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으면서 이를 활용해 마을 전체가 고가 체험마을로 변모했다. 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게 고풍스러운 기와집과 이색적인 돌담길이다. 마을 주민들이 만들었다는 약 100m 길의의 황톳빛 돌담길은 ‘어찌 저렇게 일정하게 쌓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만큼 반듯하니 예쁘게 쌓여 있다.

 

삼은정

 

월산마을에서 연극촌까지 걷는 약 15분이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나름의 볼거리와 재미를 가져다 준다.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간직한 이 곳에는 깻잎, 고추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하는 비닐하우스가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 경남신문 2011. 5 이헌장기자

 

■ 이팝나무 꽃피는 5월에는 '위양지'

옛 문헌에 따르면 여러 가지 이름이있으나 위양지 혹은 위양못이라고 부른다. 위양은 양민(백성)을 위한다는 의마라고 한다. 백성들이 농사에 필요한 물을 공급하니 어쩌면 당연하다 싶기도 하다. 위양지가 있는 마을 이름도 위양이다. 위양지가 만들어진 것은 신라 말~고려 초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축조 연대는 알 수 없다. 임진왜란 때 무너진 것을 1634년(인조 12년)에 부사 이유달이 새로 지었다고 한다. 현재의 위양지는 애초보다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확인할 길이 없다. 밀양시 문화관광해설사 장창진 씨는 “위양지의 물은 밀양의 진산인 화악산 등줄기에서 흘러들었는데 수질도 뛰어나다”고 했다.

 

이팝나무는 나무 전체를 뒤덮은 하얀꽃이 마치 흰 쌀밥과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위양지 이팝나무는 밀양 8경 중 하나다. 이팝나무가 활짝 필 무렵에는 이 모습을 담기 위해 전국의 사진 작가가 모여들기도 한다고 했다. 사실 위양지는 이팝나무가 꽃이 없더라도, 언제 찾아도 나름의 매력을 갖춘 장소다. 위양지 둑길 주변 숲은 2017년 산림청으로부터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빠져나오니 바로 저수지 둑길과 연결됐다. 저수지 둑이 낮은 것도 위양지의 특징이다. 

수면과 눈높이 차이가 적어서 저수지 전체 모습이 시야에 더 잘 들어온다. 부드러운 흙길의 저수지 둑길을 시계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는데, 마치 울창한 숲에 들어온 듯했다. 유월의 따가운 햇별을 막아 그늘을 만들어주니 우선 시원해서 좋았다. 금세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팝나무와 버드나무, 소나무 등 하나같이 운치 있게 뻗은 숲의 행렬은 둑길 내내 이어진다. 

 

2022.4 위양지모습

울창한 숲 사이로 저수지를 향한 시야도 함께 트여 있어 내내 눈이 즐겁다. 역시 생각은 모두가 비슷한가 보다. 옆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도 저수지 풍경을 담던 중년의 일행들은 “이팝나무 필 때가 아름답다고 하던데 지금도 예쁜데…”라며 즐거워 했다. 군데군데 쉴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저수지 둑길 너머로 막 모내기를 끝낸 더넓은 들판도 보였다. 멀리서 봐도 논바닥에 물이 충분해 보였다. 위양지에서 흘러든 물이 틀림없어 보였다. ‘수질이 좋은 물을 먹고 자란 벼에서 나온 쌀은 밥맛도 좋겠지’. 혼자서 이런 생각도 해본다. 이번엔 못가에 비스듬히 누운 아름드리나무가 눈길을 끌었다. 

 

이곳에서 저수지 반대편을 바라보니 우거진 이팝나무 군락 사이로 조그만 정자가 있다. 이팝나무와 이 정자 형상이 수면 위에 비칠 때 모습은 위양지 풍경의 백미다. 관광객들이 인증샷을 남기는 포토존이다. 옆으로 비스듬히 누운 나무는 자연스레 벤치가 되어 관광객들에게 기꺼이 내어주고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여기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을까. 나무 표면이 반들반들 거렸다. 저수지 둑길 전체 길이는 1.2㎞에 불과하다. 쉬엄쉬엄 걸어도 20~30분이면 걷는다. 하지만 편안하면서도 예쁜 풍광 때문인지 실제로 느끼는 힐링의 정도로 치자면 꽤 먼 길을 지나온 듯하다.

 

출발했던 장소 근처로 돌아오니 저수지 안쪽 섬과 연결되는 돌다리가 보였다. 위양지 안에는 원래 다섯 개의 작은 섬이 있었다. 이 섬들은 임진왜란 이후 이곳에 정착한 안동 권씨 집안의 학산 권삼변이라는 사람이 조성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권삼변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모친을 직접 모시고 의병으로 나섰는데, 모친과 함께 일본군의 포로가 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지극한 효성에 감복한 일본군의 지휘관이 모친을 특별히 석방해주었다고 한다. 자신은 비록 일본으로까지 끌려갔으나 결국 무사히 돌아왔다. 권삼변이 조성한 다섯 개의 섬 가운데 두 개는 뭍으로 변해, 세 개의 섬만 남았다. 

 

이곳에 자리잡은 아담하고 소박한 모습의 건물은 완재정으로, 조금 전 건너편에서 봤던 정자다. 완재정은 권삼변의 후손이 1900년에 지었다. 완재정은 드라마 ‘달의 여인’이 촬영됐던 장소이기도 하다. 완재정을 비롯한 이 일대는 지금도 안동 권씨 가문에서 관리하고 있고, 입구에서는 권삼변을 기리는 비석도 있다. 완재정 마루에 걸터앉아 담 너머 저수지 풍광을 보고 있으면 더위도 저만치 물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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