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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마산합포 저도비치로드 용두산 구복마을 콰이광의다리

by 구석구석 2011.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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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지 않은 나만의 맛집을 발견했을 때 느끼는 기쁨과 뿌듯함이 있다. 아주 흔하디흔한 길에서도 비슷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우리 주변 가까이 있음에도 소홀했던 멋진 길을 만났을 때이다.

 

걷기 열풍이 불면서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멋진 길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마산 저도에 조성된 비치로드가 아닐까 싶다.

 

비치로드는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를 고루 갖춘 곳이다. 비치로드가 가진 천혜의 자연 풍경을 기대하고 찾은 사람들은 굴구이, 도다리회, 장어구이 등 계절마다 달라지는 저도 주변의 먹거리를 맛보는 재미를 얻을 수 있다. 덧붙여 구복예술촌 등의 주변 관광지도 다양한 놀거리와 재미를 제공한다.

 

저도 비치로드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 저도 하포마을 일원에 조성된 총연장 8.1㎞의 산책길이다. 아는 사람들만 알던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천혜의 휴양공간이 산책길로 변했다.

 

저도를 찾은 상춘객들이 비치로드를 따라 탁 트인 바다를 감상하며 걷고 있다. 경남신문 성민건기자

비치로드의 시작은 저도의 제일 안쪽에 자리 잡은 하포마을에서 시작한다. 시작부터 종착 지점까지 넉넉잡아 3시간이면 완주하는 그리 길지 않은 코스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세세한 배려들이 묻어났다. 곳곳에 마련된 쉼터와 전망대를 비롯, 체력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이들을 위해 1시간짜리 단축코스도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단축은 1코스, 전체구간은 2코스이다.


하포마을 끄트머리의 나무계단에서 출발을 했다. 계단을 따라 야트막한 언덕에 오르면 본격적인 비치로드를 걷게 된다.

‘걷기 좋다’ 비치로드를 디딘 첫 느낌이다. 산길이지만, 2~3명은 나란히 함께 걸을 수 있을 만큼 넓고, 잘 다져진 길은 신작로를 걷는 듯한 기분이다.

 

상춘객들이 목교를 통해 제2전망대로 내려가고 있다.

길을 걸으면 바다 내음에 자연스레 고개를 바다 쪽으로 돌리게 된다. 산길에서 내려다보이는 코발트빛 바다가 일렁인다. 출발부터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어 남은 여정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부담 없이 기분 좋은 걸음으로 20여 분 걸었을까. 제1전망대에 이르렀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맑고 상쾌했다. 왼쪽으로는 멀리 마산 구산면의 원전 바다가 눈에 들어왔고, 전망대 정면에는 거제 앞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오른쪽으론 손만 뻗으면 닿을 듯 고성군이 가까이 자리 잡고 있다.

 

마산, 거제, 고성을 눈앞에 둘 수 있는 저도의 천혜의 지리적 요건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전망대를 뒤로 하고, 다시 걸었다. “바다 냄새 좋~다. 바다 너무 이쁘지 않나?”라는 들뜬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여성 세 명이서 비치로드의 풍경을 바라보며, 연방 감탄사를 터뜨려댔다. 그중 한 명은 이미 수차례 비치로드를 다녀간 듯 일행에게 이것저것 비치로드에 대해 설명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그랬다. 비치로드에 펼쳐진 풍경은 봄을 맞은 여인네들의 감성을 자극하고도 남을 만했다.

 

제1전망대를 지나 약 10여 분 오르막을 거쳐야 한다. 그리 가파른 경사가 아니어서 크게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평탄한 길만을 걷느라 조금 심심함을 느끼려던 차에 산길을 걷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상춘객들이 목교를 통해 제2전망대로 내려가고 있다.

산을 오르느라 등줄기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쯤 제2전망대에 이른다. 사실 전망은 제1전망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제2 전망대가 바다와 가까이 닿아 있다는 점이다. 갯바위 경사를 따라 만들어놓은 계단을 내려가면, 제2전망대에 올라설 수 있다. 전망대와 파란 바다가 맞닿아 있어 이곳에 올라서면, 마치 바다 위에 올라선 기분을 느낀다.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저도 비치로드의 참맛을 볼 수 있는 순간이다.

 

제2전망대를 거쳐 산길을 조금 더 올라 20분가량 걸었다. 1, 2코스의 분기점이 나왔다. 오른쪽 오르막으로 오르면 단축 1코스, 왼쪽으로는 2코스로 이어진다.

 

풀코스인 2코스로 방향을 잡았다. 10분 정도 걸었다. 제1바다 구경길이 나왔다.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서 갯바위에 올랐다. 갯바위를 때리는 파도 소리가 듣는 이의 귀를 즐겁게 한다. 

 

또 10분쯤 걸어 제2바다구경길을 지났고, 5분 정도 걸으니 제3바다구경길이 나타났다. 조그만 자갈로 이뤄진 작은 해변이다. 길을 걷다 쉬고 싶은 이들은 넓은 바다를 바라보면서 편히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이날 비치로드를 찾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이곳에 모여 휴식도 취하고, 가져온 간단한 먹거리를 즐겼다.

 

제3바다구경길에서 여유로움을 느꼈다면, 이제 정상을 향해 가파른 산길을 올라야 한다. 제3바다구경길에서 정상까지는 약 35m. 그리 높거나 힘든 코스는 아니다.

 

적당히 숨이 찰 즈음 정상에 도착했다. 이제부터 산 능선을 따라 걷는 길이다. 소나무 숲이 만들어놓은 자연 터널을 걸으며 맞이하는 시원한 바람.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면 바라보이는 연륙교. 오른쪽으로 넓게 펼쳐진 푸른 바다. 어느 곳을 보더라도 그림이고, 어디를 지나도 기분 좋은 걸음, 걸음이 놓여진다.

 

빨리 걷는 게 아닌 걷기를 즐기는 게 목적이다. 천천히 주변의 풍경을 눈에 담으며 걷다 보니 거북이 발걸음이 된다. 천천히 40분가량을 걸었다. 코스 합류점이 나타났다. 코스 분기점에서 헤어진 1, 2코스가 다시 만나는 지점이다.

 

코스 합류지점은 비치로드의 마무리 단계다. 산 아래 내려다보이는 하포마을을 향해 10여 분 걸으면, 마지막 종착지점에 이르게 된다. 경남신문 2011.3 이헌장기자

 

섬으로 떠나는 가족 산행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저도에 있는 용두산(龍頭山·202.7m)

 

산행 거리는 7.8㎞. 3시간 50분 정도 걸렸다.



그렇다고 얕잡아 보다간 큰코다친다. 산행과 요즘 열풍인 둘레길을 걷는 두 배의 재미가 있다. 물때만 맞추면 홍합, 바지락 등의 해산물도 거저 얻을 수 있다. 다만 채취할 때 마을 주민에게 미안한 마음은 조금 갖자. 대신 당부한다. 절대 혼가 가지 말고 가족, 연인과 함께 가자. 가족애와 애정이 배가 될 것이다.

 

산행은 버스정류소에서 시작해 고기고횟집~용두산 정상~192봉~제1·2·3바다구경길~종합안내간판 고갯길~버스정류소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이다.

 

산행 초기 용두산 정상을 찍고, 지난해 조성한 '저도 비치로드' 둘레길을 걷다가 다시 용두산 능선을 넘는 코스다. 낮은 산 높이를 감안해 전체적으로 산행과 둘레길 걷는 시간을 적절하게 배합했다.

기점 부근 저도 연륙교와 나란히 있는 일명 '콰이강의 다리'는 '연인의 다리'라고도 부른다. 사랑도 두 사람의 마음을 잇는 대업이니 괜찮은 별칭 같다. 차는 못 다니고 세 사람 정도가 걸을 만한 너비이다. 평일이지만 가족과 연인들이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콰이강의 다리를 배경으로 10여 분 걸어 '고기고횟집'을 경유, 용두산 들머리로 진입했다. 들머리 입구에 대밭과 억새밭이 조화롭게 자랐다. 포토존으로 손색이 없겠다.

 

10분 정도 걸으니 전망이 좋은 능선으로 접어들었다. 바다에는 양식 오만둥이(일명 주름미더덕·흰멍게)를 수확하는 어선들이 듬성듬성 보였다. 300여m를 올라갔다. 쉴 만한 바위가 있었는데, 아직 쉴 정도는 아니라 그냥 지나쳤다.

▲정상에서 연륙교와 콰이강의 다리

산행 시작 후 40분 만에 용두산 정상에 올랐다. 용두산 정상에서 저도 연륙교를 바라봤다. 다리는 구복리와 저도를 연결하는데, 마치 철로 만든 무지개 같다. 구복리 앞바다에 낚싯배가 정체를 빚듯 빼곡했다. 굴 양식장의 부이가 초파일 연등처럼 달렸다.

 

연륙교 건너편에 옥녀봉(176m)도 보였다. 저도 주변에 나비섬, 곰섬, 닭섬, 자라섬, 고래머리, 징섬, 북섬, 장구섬 등 섬 모양에서 이름을 딴 섬들이 바다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뒤돌아 남해 쪽을 바라봤다. 거제도, 고성군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육지 산의 정상에서 보는 풍경과는 또 다른 맛이 있었다.

 

산행대장은 용두산에는 유독 까마귀가 많이 산다고 했다. 해안가 주변에 싱싱한 먹잇감이 많아서일까? 까마귀의 '까악까악' 울음을 들으며 하산이 아니라 가던 길을 재촉했다.

 

정상에서 15분 정도 내리막길(300m)을 걸었다. 길이 반들반들해서 보폭을 줄여야 했다. 잠시 뒤 '저도 비치로드 종합안내도' 간판이 나왔다. 이곳은 이번 산행에서 주요한 지점이다. 비치로드를 따라 걷고 나서 능선을 타고 잠시 뒤에 이 지점을 또다시 통과해야 한다. 눈여겨봐야 한다.

안내도 간판에서 169봉을 거쳐 192봉까지 20분 만에 도착했다. 비치로드 정비를 할 때 등산로 구간마다 이정표를 잘 설치해 크게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대신 갈림길이 자주 나와서 용두산 초행 산행 시에는 헷갈릴 우려가 있겠다. 192봉에서 컨테이너선, 원양어선이 떠 있는 바다를 봤다.

 

산행 초기 정상을 밟아 수월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내리막 오르막이 심심찮게 등장하면서 보폭을 제때 조절해야 했다. 192봉에서 평평한 능선을 따라 20분 정도 걸었다. 형체만 남은 앙상한 묘 1기가 보였다. 잠시 뒤 이정표가 나타났다. 왼쪽은 제1전망대, 오른쪽은 제2전망대로 가는 길의 폭이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본격적으로 비치로드로 접어들었다. 길은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다. 바다 냄새와 솔잎, 떡갈나무 잎의 향이 뒤섞여 푸근했다. 바닷물도 맑아 속이 훤히 비친다. 이런 길이 400여m 계속됐다.

 

제2전망대에서 300m 정도 다시 능선을 타니 사각정자가 나타났다. 20분 정도 만에 제1바다구경길 이정표가 나타났고, 연이어 10분 간격으로 제2, 제3바다구경길 이정표가 나타났다. 세 번째 바다구경길에서 해변으로 내려갔다. 등산객 몇이 바닷물 빠진 돌 틈에서 굴을 따고 있었다. 이곳은 음력 보름쯤에는 오후 3시 전후로 썰물이 시작돼 10여m 정도 물이 빠진다고 했다. 시간만 잘 맞추면 굴, 홍합, 바지락 등을 제법 딸 수도 있겠다. 육지 산행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재밋거리가 생겼다.

 

제3바다구경길에서 올라와 등산로를 다시 만났다. 여기부터 300m 정도 오르면 앞서 강조한 '비치로드 종합안내도' 간판을 만난다. 표고 10m에서 130m까지 오르기 때문에 오늘 산행에서 가장 가파른 코스가 아닌가 싶다. 길이 지그재그형으로 나 있어 그나마 수월했다. 대략 25분이 걸렸다.

 

안내도 간판을 보니 반가웠다. 이제부터 본격 하산이다. 10분 정도 날랜 보폭으로 걸었다. 집수정을 만나 억새밭을 통과했다. 들머리에 있던 고기고횟집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었다. 측백나무 숲을 20여m 걸었다. 숲 끝자락에서 1차로 아스팔트 도로를 만났다. 200m 정도 걸어서 종점인 버스정류소에 도착했다.

[문의: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홍성혁 산행대장 010-2242-6608.]

창원시의 ‘저도 콰이강의 다리’에서 매일 밤 예쁜 야경을 볼 수 있다. 이 다리는 창원의 새로운 핫플레이스인데, 예쁜 야경까지 즐길 수 있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보인다. 

콰이강의 다리 야간조명

동절기(11월∼2월)에는 매일 밤 6·7·8·9시 정각부터 매회 40분 동안 6개 주제의 미디어파사드 영상과 4개 주제의 경관 조명 쇼를 볼 수 있다. 저도 콰이강의 다리는 지난 1987년 과거 의창군 시절 구산면 육지부와 저도를 연결하기 위해 설치됐다. 본래 이름은 ‘저도연륙교’로, 길이 170m, 폭 3m 규모의 철제 교량이다. 

야간에는 LED 조명이 빛을 발하며 신비로운 은하수 길이 연출된다. 다리 이름은 데이비드 린 감독의 동명 영화 ‘콰이강의 다리(The Bridge on the River Kwai)’에서 따왔다. 

 

구복리 구복마을   어촌계 055-221-6057 

해양수산부 선정 아름다운 어촌

마산에서 통영쪽으로 난 산복도로를 타고 반동을 지나 서쪽 산기슭을 접어들면, 잔잔한 호수같은 구복마을이 나온다. 이곳에서 저도 연륙교를 건너면 절벽 위에 횟집들이 정겹게 늘어서 있다. 섬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나룻배 낚시터에서 낚시를 즐길 수도 있고, 밤엔 횃불을 밝혀 꽃게도 많이 잡는다. 가을엔 갯가가 석화밭으로 변해, 그 자리에서 굴을 따서 먹으면 향긋한 맛이 입안을 감친다.  

 

먹을만한 음식 - 미더덕찜, 복요리, 오동동아구찜, 마산곰탕, 대정마을 주물럭, 진동 민물장어구이, 가포 갯장어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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