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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인천광역시

인천 화수동 화수부두 한밭식당

by 구석구석 2008.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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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부두

30여 년전만 해도 만선의 깃발을 휘날리며 싱싱한 고기를 가득 실은 어선이 이곳에 배를 델 때면 사람

몇은 인파에 밀려 바다로 떨어질 판이었다. 지금은 북항 개발 등으로 인한 매립으로 뱃길이 점점 좁아지고 부두마당이 찌부러지고 있는 쇠락한 포구, 화수부두. 손가락 빨던 꼬맹이가 어른이 되었을 무렵 부두는 노쇠한 모습으로 추억에 잠겨 있다.

 blog.naver.com/novin

 

그곳이 6, 70년대 우리나라의 3대 어항이었다는 말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대우종합기계 뒤편에 있는 화수부두는 한때 연평도 조기잡이 배를 비롯해 옹진, 강화, 충청도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을 가득 실은 만선의 뱃고동이 울려 퍼지던 이름 난 포구였다. 수협공판장, 얼음공장, 어구상점, 식당 등이 즐비했고 부둣가에는 사람과 돈이 넘쳐나던 곳이었다.

 

 blog.naver.com/pomiere

 

지금은 소래포구에 그 명성을 빼앗겼지만 한동안 화수부두는 새우젓항으로도 이름을 날렸다. 새우젓 배들이 입항하면 큰길까지 비릿한 난장이 서곤했다. 아직도 그곳에 가면 새우젓을 담았던 드럼통들이 녹슨 채 나뒹굴고 있다. 포구로서의 여백이 얼마 남아있지 않지만 아직도 몇 척의 어선들이 이곳을 근거지로 갈매기를 벗 삼아 물때 맞춰 바다로 나서고 있어 포구로서의 정취는 잃지 않고 있다.

 

 인천 화수부두에 가면, 꼭 한번 들러보길 권하는 장소가 있다. 명패도 없이, 허술하니 매직으로 이름 석자를 적어 놓았는데.. 연탄화로를 이용한 테이블 겸, 조리대... / blog.naver.com/ptrevo

 

 

기운 해처럼 황혼길에 접어 든 화수부두 곳곳에는 인천인들의 추억이 비린내 만큼이나 강렬하게 스며있다. 북적이던 사람들이 총총 사라지면 부두와 배위에 아무렇게나 자리잡은 이들이 대나무 낚시대로 망둥이를 낚아올리던 풍경도 화수부두의 일상이었다. 90년대 말까지 망둥이 낚시 대회가 이 곳에서 열리기도 했다. / 자료 - cafe.naver.com/4959 

쌈싸 먹는 김치찌개 화수동 '한밭식당'

화수동의 한밭식당은 겉모습 보기엔 일반식당과 뭐 별다른 차이는 없다. 간판에 모범음식점이라고 떡 하니 마크 하나가 자리 잡고 있긴 하지만 흔한 게 모범음식점이고 시 지정 맛집 아닌가? 어쨌든, 평일 점심에 이 집에 들어가면 아니 웬 사람들이 이렇게 많아 하며 놀라게 된다. 다락방처럼 생긴 2층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자리를 쉽게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메뉴는 전부 김치찌개로 통일.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자리하나 차지하고서 김치찌개를 주문하면 몇가지 반찬이 나오는데, 반찬이야 뭐 다른 집들과 틀릴 것이 없고, 가격이 5천원이다.

김치찌개 치고는 그다지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반찬이 나온 후 조금 더 기다리면 분명히 찌개를 시켰는데 상추쌈과 파무침이 나온다. 찌개 먹는데 무슨 상추에 파무침이 나오지 라고 생각하는 순간 옆 좌석의 맛있게 먹는 모습들을 보면 금방 의문이 풀린다. 바로 밥과 상추, 그리고 파무침과 찌개에 들어있는 큼직한 돼지고기를 함께 싸먹는 것이다.

김치찌개를 먹는 방법이 특이하다. 보통 고기를 쌈에 싸서 먹을 때는 삼겹살처럼 불판에 구워서 고기만 먹거나 쌈밥처럼 여러 가지 쌈채소와 함께 쌈을 중심으로 고기를 조금 곁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집은 상추쌈에 파무침과 함께 찌개속의 고기를 건져서 상추쌈에 싸먹는다.

그렇다면 이렇게 먹는 방식이 특이한 찌개의 맛은? 이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식당안에 가득찬 손님들이 말해주지 않을까? 자고로 맛없고 손님 많은 집이 없으니 말이다. 찌개의 내용물은 무척이나 풍부하다. 전술한 바와 같이 큼직한 돼지고기가 들어있고 김치 또한 묵은지를 써서 깊은 맛이 있다. 두부 또한 충분한 양이 들어 있으며, 풍부한 양만큼 맛도 풍부하다.

이렇게 맛있게 먹고 나면 배가 부른데, 뭔가 빠진 점이 한가지 있다! 바로 라면사리! 사실 웬만한 대식가가 아니라면 한밭식당 쌈싸먹는 김치찌개에 밥 한공기 정도로 충분히 배부르지만 정말로 아쉬운 점이 남는다면, 라면사리를 하나 시켜서 마무리하는 것도 좋다. 찌게국물이 얼큰하니 라면사리 또한 칼칼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찾아 가는길 : 화수사거리 두산인프라 코어와 일진중공업 건너편에 있다. 이 집은 평일 점심에는 자리를 차지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 많다. 근처 두산인프라코어나 일진중공업 직원들이 많이 오기 때문이다. 편안하고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싶다면, 얼큰한 찌개백반에 소주 한잔하면서 정담을 나누고 싶다면 주말이나 휴일에 가는 것이 좋다. 평일에는 너무 바빠서 잘 몰랐던 식당 아주머니의 친철한 서비스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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