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마산
대한민국 마지막 남은 오지이자, 수림이 가장 빼어난 곳으로 일컬어지는 영양군 수비면에 위치한 '검마산'
영남일보 우태욱기자
검마산은 태백산의 지맥이 동쪽으로 내려와 백암산으로 뻗어가는 중간에 위치했다. 그 산세가 험준하고 정상부의 석골(石骨)이 마치 칼을 빼든 것 같은 형상이라 해'검마산'으로 불린다. 오랫동안 깊은 산골로 불려졌다. 그러나 이제는 모두 옛이야기다. 사람이 살기 힘든 산골이 아니라 아름다운 소나무 숲의 대명사로 바뀌었다. 봄의 푸르름, 여름의 짙은 녹음, 가을의 화려한 단풍, 겨울의 고요한 설경은 사시사철 여행객을 불러 모은다. 그 중에서도 검마산의 겨울 풍경은 한적하게 세상을 잊고 휴식을 취하러 오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
검마산 자연휴양림 현재혁 팀장은“우리 소나무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자신했다. 현 팀장 주장이 옳은지는 확인 못했지만, 이곳 소나무가 생기기는 참 잘생겼다. 미끈한 금강송이 빼곡하다. 입장료 어른 1000원(20인 이상 단체 800원), 청소년(만 13~19세) 600원(500원), 어린이(만 7~12세) 300원(200원).
휴양림에서 맞는 아침은 상쾌하다. 4인실 비수기 및 주중 3만2000원, 성수기및 주말 5만5000원. 3월부터 12월까지는 무료 숲해설을 해준다. 문의 (054)682-9009, www.huyang.go.kr
첩첩이 검고 푸르고 또 아찔하게 붉은빛을 자아내는 금강송 숲을 거닐면 비늘을 번뜩거리며 승천하는 용들의 기상을 느낄 수 있다. 머릿속까지 시원해지는 싱그러운 솔향과 눈의 잡티를 씻어내는 검푸른 솔잎은 도심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깊은 위안과 휴식을 선물한다.
대한민국에서 수림이 가장 빼어난 곳으로 일컬어지는 경북 영양군 수비면에 위치한 검마산(劍磨山·1014m)은 아름드리 금강송 숲이 일품이다. 산자락에 있는 국립 검마산자연휴양림은 한여름에도 더위를 모를 정도로 빽빽한 숲과 깨끗한 물이 잘 어우러져 있고, 작은 계곡을 따라 야영장도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휴양림 부근의 소나무 숲은 미림(美林)보존단지로 지정될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답사 등로는 검마산자연휴양림을 출발해 산림욕장~임도 고갯마루~갈미산 정상~검마산 정상~이정표 갈림길~휴양림 산책로를 거쳐 다시 기점인 휴양림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다. 총 산행거리 7.4㎞에 순수 이동식은 2시간 40분, 산림욕까지 포함하면 4시간 정도 걸린다.
가벼운 차림으로 가족들과 함께 산행을 나선다면 능선을 타지 않고 휴양림 내 임도를 따라 산허리를 휘감아 돈 뒤 산림욕장으로 내려오면 넉넉잡고 1시간 30분짜리 단축 코스가 완성된다.
기점은 매표소와 주차장이 있는 자연휴양림 입구다. 휴양림에 들어서자 마자 쭉쭉 뻗은 금강송 사이를 타고 불어오는 은은한 솔향에 코가 뻥 뚫린다. 아기자기한 반석 위로 투명한 물이 흐르는 소담한 계곡은 물놀이장으로 쓰고 있다.
성탄 트리처럼 주목들이 서 있는 임도를 따라 걸어가다 간이 운동장을 지나면 길은 비포장로로 바뀐다. 왼편으로 아름드리 금강송 사이로 오솔길 같은 산책로를 낸 산림욕장이 있다.
다시 임도를 따라 걷는다. 차량 출입 차단기를 지나면 임도 고갯마루다. 15분 소요. 갈림길 양편으로 리본이 어지럽게 붙어 있는데 이곳이 낙동정맥 분기점이다. 오른쪽은 대돈산, 주왕산과 영남 알프스 산군을 지나 부산 몰운대로 내려가는 길, 왼쪽은 태백으로 거슬러 오르는 길이다. 왼쪽 샛길로 치고 올라 정맥 능선을 탄다. 수령 60~70년은 됨직한 아름드리 금강송들이 빽빽하다. 솔숲에 있는 대부분의 아름드리 소나무 밑동에는 'V'자 모양으로 커다란 상처가 남아 있다. 태평양 전쟁 당시 기름 부족에 시달리던 일본군이 전쟁물자로 쓰려고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칼집을 낸 흔적이라고 한다. 그나마도 잘생긴 소나무들은 죄다 베어 갔다고 하니 한국인과 생사고락을 함께 한 소나무의 운명에 가슴이 쓰려진다.
소나무 아래로는 톱니바퀴 모양을 한 삽주나물과 하트 무늬를 한 수리취 등 야생초가 무성하다. 그간 낙동정맥 종주 산꾼들의 발길이 뜸했던지 길이 흐릿하다. 허리까지 차오를 만큼 풀숲이 웃자라서 자칫하다간 엉뚱한 길로 빠져버릴 수 있으니 주의한다.
검마산 정상까지 2.5㎞라고 표기된 이정표를 지나 임도와 불과 2m까지 근접한 곳을 지나면 본격적인 능선 구간이다. 8분 소요.
한 차례 숲을 지나니 더 깊은 숲이다. 금강송이 뜸해지는가 싶더니 참나무와 단풍나무 군락이 펼쳐진다. 산행 전날 내린 비로 숲이 안개에 자욱하게 잠겼다. 꿈길을 걷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에 젖어 능선을 이어 오르다보니 어느 순간 숲을 뚫고 나오면서 하늘이 열린다. 목재 이정표 아래로 빛바랜 헬기장 표지가 그려져 있는 이곳이 갈미산 정상(918m)이다. 45분 소요.
이곳에서 가던 방향 그대로 직진하면 등산로가 끊긴다. 이정표상 검마산 정상 방면으로 'ㄷ'자를 그리며 꺾어 내려간다.
이번에는 단풍취 밭이다. 등산로를 사이에 두고 우측은 신갈나무, 좌측은 금강송 군락이 호위하듯 늘어서 있다. 12분 뒤 임도로 내려서면 일단 왼쪽으로 30m쯤 걸어 삼거리에 다다른 후 오른쪽 상죽파 방면으로 꺾는다. 50m쯤 더 가면 이정표 좌측으로 검마산 가는 능선길이 열린다. 오르막 능선을 따라 대들보로 씀직한 늠름한 금강송과 신갈나무, 참나무 군락이 계속된다. 25분 뒤 10여 평 되는 봉우리에 녹슨 철제 안내판이 있는 곳이 등산 안내도상 검마산 정상(1014m)이다. 삼각점이 있는 주봉(1019m)은 이곳에서 북동쪽으로 1.5㎞ 가량 더 가야 나온다. 휴양림이 중점인 만큼 주봉까지 오르지 않고 가던 방향 그대로 직진해 하산한다. 가슴까지 차오르는 무수한 수풀이 길을 덮고 있는 원시림 구간이다. 몸으로 밀면서 '숲 러셀'을 해야 한다.
15분 뒤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닿는다. 직진하면 헬기장을 지나 낙동정맥을 타고 내려가는 길이다. 정맥을 버리고 왼쪽 휴양림으로 내려간다. 무성한 수풀을 뚫고 나오면 다시 쭉쭉 뻗은 금강송의 바다가 펼쳐진다. 솔향에 취해 50분가량 걸으면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를 그대로 가로지르면 휴양림 산책로에 들어선다. 길은 한결 순탄해지고, 몸과 마음도 가벼워진다. 느긋하게 벤치에 앉아 있자니 싱그러운 솔향기와 시원한 솔바람, 또르르 또르르 솔숲 사이를 날아다니는 방울새 소리에 그만 선잠이 들 뻔했다.
15분 뒤 간이 쉼터가 있는 산책로 네거리에 이른다. 우측은 휴양림 외곽을 도는 길이고, 왼쪽 길은 약수터를 따라 임도로 연결된다. 직진해서 휴양림 시설로 내려선다.
산행 문의:부산일보 라이프레저부 051-461-4164. 전준배 산행대장 010-8803-8848. 박태우 기자
죽파리 검마산에 있는 자작나무숲이 2021. 8월 추천 국유림 명품 숲으로 선정됐다. 산림청은 1993년도 이곳에 자작나무를 심기 시작해 현재 축구장 40여 개의 크기인 30ha 규모의 자작나무가 순백의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 자작나무의 평균 크기는 가슴높이 지름이 14cm, 나무의 키 높이는 9m로, 나무의 굵기와 크기가 아직은 미숙한 청년목이지만, 그 싱그러움과 순백의 우아함은 어느 곳에 뒤지지 않는다. 자작나무는 활엽수중 피톤치드를 많이 내뿜는 수종으로 산림욕 효과가 크고, 살균효과도 좋아 아토피 치유에도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죽파리 자작나무 숲은 첩첩산중의 골짜기 깊은 곳에 있어 그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다가, 인근 검마산 자연휴양림을 찾는 이들을 통해 숨은 명소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자작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길은 그리 녹록지 않다. 죽파리 마을에서 차를 대고, 잘 다듬어진 임도(林道)를 따라 약 3.2km를 걸어야 한다.
지루할 것 같은 산길은 우거진 숲의 그늘이 햇살을 가려주고 길과 나란히 흐르는 계곡의 청아한 물소리는 더위를 씻기에 충분하다. 오지의 자연에 젖어 들 무렵 녹음으로 가득한 청정 숲에서 불현듯 순백의 자작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하얀 숲이 내뿜는 청량함과 신비함은 이 여름에도 좋다. [출처 트래블레저플러스2021.8 ]
수하계곡 초입의 수하반딧불이휴게소(054-683-4871)에서 구수한 다슬기 된장국을 비롯해 토종닭과 메기매운탕 등으로 요기를 하기에 좋다. 닭백숙을 내는 양항약수식당(054-682-4456), 잉어찜을 파는 폭포가든(054-682-6600)도 근방에서 이름난 맛집이다.
휴양 시설 이용이 어렵다면 휴양림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백암온천에서 숙박을 하는 것도 좋겠다. 콘도와 리조트, 여관, 식당들이 밀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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