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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제주시

제주의 新영주10경

by 구석구석 2008. 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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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제주는 마음 속 안식처 같은 섬이다. 제주의 비경, 신영주 10경을 찾아 나선다.

제주 사람들은 한라산을 ‘신선이 사는 영험한 산’이라 하여 영주산(靈州山)이라 불렀다. 그래서 영주 10경이란 곧 제주 10경을 말한다. 제주의 수많은 절경 중에서도 더욱 빼어난 10곳을 선정한 것이 바로 영주 10경이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영주 10경은

성산일출

사봉낙조

영구춘화

귤림추색

정방하폭

녹담만설

영실기암

고수목마

산방굴사

산포조어

 

옛것도 좋지만, 최근 제주 사람들 사이에서는 ‘신영주 10경’이 입에 오르내린다.
신영주 10경이란

제1경 가을 억새꽃

제2경 유채꽃 들판

제3경 산방산 원경

제4경 주상절리(지삿개)

제5경 중산간 오름

제6경 차귀도 낙조

제7경 한라산 노루

제8경 섭지코지

제9경 밤낚시 야경

제10경 절물휴양림

 

제주는 누구에게나 친근한 한국의 대표할 만한 관광 섬이지만 아직도 숨겨진 곳, 잘 몰랐던 이야기가 넘쳐난다. 제주가 8개의 유인도와 54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또 어떤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우도와 마라도 역시 제주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제3경 산방산
울뚝불뚝 솟은 절벽은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감히 인간이 정복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영산.

동굴에서 떨어지는 물(산방덕이의 눈물)을 마시면 한 방울에 수명이 3년씩 연장되지만 네 방울째부터는 수명이 3년씩 줄어든다는 산방굴사 동굴의 건강수에 얽힌 전설이 재미있지만은 않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욕심을 경계하는 듯하다.

산방산을 오르는 것은 다음 여행으로 미뤄두고 중문관광단지를 지나 망부석의 전설이 깃든 외돌개로 향했다. 10경에 속하지는 않지만 빼놓기는 서운한 곳이다. 할아방의 고기잡이 배를 기다리며 먼 바다를 바라보고 선 ‘할망 바위’와 시신이 되어 돌아와 바다에 누운 ‘할아방 바위’의 애절한 풍경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서귀포 바닷길 70리를 도는 유람선과 잠수함도 탈 수 있다. 각각 한 시간 정도의 코스로 정방폭포와 12동굴 등을 둘러볼 수 있는 유람선은 1만6,500원, 잠수함은 2만3,000원이다.

 

제6경 차귀도

바다에 나가 돌아오지 않는 남편이나 아들이 살고 있다고 믿어지는 전설 속의 섬 이어도. 영화 <이어도>를 찍었다는 섬 차귀도를 보기 위해 차귀도 전망대에 올랐다. 신영주 10경 중 6경이 바로 차귀도 낙조다.

일정상 낮에 도착해 낙조는 볼 수 없었지만 안개에 싸여 보일 듯 말 듯한 차귀도의 모습은 과연 환상의 섬 이어도처럼 느껴질 정도로 신비롭다.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잘 다스리라는 가이드의 안내가 혼미한 정신을 깨운다. 제주의 가장 큰 무인도인 차귀도는 지실이섬과 죽도, 와도 세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외롭지만은 않다.

 

제8경 섭지코지

제주의 바람을 제대로 맞기 위해 찾아간 섭지코지. 신영주 10경 중 제 8경이다.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곳. 태풍으로 날아갔던 세트를 다시 세웠을 만큼 인기 있다. 등대까지의 산책로는 바다를 끼고 있어 흐린 날 더 운치 있다.

섭지코지에서 5분 거리의 성산일출봉은 99개의 바위가 뾰족뾰족 성곽 같은 모습이라 하여성산이 됐다. 여기서 수중동굴을 관람할 수 있는 잠수함을 탈 수 있다.

 

제10경 절물휴양림
“놀믄놀믄 옵서”
줄곧 “재기재기 옵서(빨리빨리 오세요)를 외쳐 대던 가이드도 휴양림에서는 “놀믄놀믄 옵서(천천히 오세요)”를 연발한다. 제주시에서 20분 거리에 절물오름(697m)을 끼고 들어선 제주절물휴양림이 있다. 절 옆 물(약수)의 효능 덕에 절물휴양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입구에는 키가 커서 쑥대낭이라고도 불리는 삼나무가 울창하게 늘어섰고, 지압돌이 깔려 있어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뻗어 있다. 여기까지 왔다면 절물약수터의 물맛은 꼭 보고 갈 일이다. 다른 유명 약수터처럼 신경통과 위장병에 좋다는 자랑일랑은 쉬이 믿지 못한다 해도 산책 중 마시는 한 사발의 물은 약이 될 것임에 분명하다.

풀냄새, 나무 냄새 가득한 청량한 자연의 공기를 호흡하는 한여름 숲 산책. 제주에 오면 대부분 바다가 보이는 호텔이나 펜션에 머물 궁리를 할 테지만 숲의 푸른 숨소리를 들으며 휴양림 방갈로에 머무는 것도 꽤 낭만적이다(방갈로 5~20평 3만~11만원, 064-721-7421).

휴양림에서 나와 검은 털이 숭숭 박힌 제주 흑돼지고기로 점심을 먹었다. 보통 흑돼지바비큐는 1인분에 8,000~1만원 선. 제주는 꼭 봐야 하는 비경뿐 아니라 꼭 먹어봐야 할 것 천지다. 흑돼지바비큐로 시작해 말 육회 같은 육고기와 옥돔 정식, 전복뚝배기 등 해산물요리도  풍부하고 싱싱하다.

 

  editor 이송이, photographer 신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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