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너릿재터널을 지나 화순읍까지 (국도 22. 29호선) 온 후 벌교, 고흥 방면으로 국도 제 22호선을 따라 동면 구암삼거리까지 간 후 구암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국도 제15호 선을 따라 남면을 거쳐 벌교. 고흥방면으로 간다. 남계리 유마사입구 도로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하여 곧장 가면 남계리 삼거마을, 유마마을을 거쳐 유마사가 있다.
주암호를 지나 유마사 이정표를 보고도 한참을 들어간다. 요즘은 쉽게 만나기 힘든 산골 풍경이 펼쳐진다. 주차장은 전에 논이었던 곳에 자갈을 깔아 만들었다. 그러다 보니 주차장은 풍경의 일부분이 되었다.
유마사로 들어가는 길에 통돌로 만든 보안교를 본다. 작은 개울에도 다리를 만들어 절을 찾는 신도들을 배려해 주었을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일주문은 새로 만들었는지 단청도 없고 현판도 없다. 주변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고 썰렁한 기분이 든다.
절에 가기까지는 몇 기의 부도탑을 만난다. 보물로 지정된 혜련부도는 웅장함이 있으나 아름다움이나 큰 감동은 밀려오지 않는다. 옛날의 영화가 아쉬운 듯 조금 몸을 기울고 있다.
종모양의 사리탑은 균형미가 잡히고 기단석에는 동물 문양으로 장식을 하여 기품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사리탑은 제 짝을 잃어버린 옥개석 2개를 머리에 이고 있다.
해련부도(보물 제1116호). 고려 초기 부도의 전형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중석 받침의 복련은 각각의 모서리마다 귀꽃을 조각하여 장식하고 있다./사진 전용호
유마사는 6·25전쟁 때 불타 없어졌다가 근래에 다시 지어졌다. 새로 지은 깨끗한 절집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주인을 잃은 듯한 옛 절집이 눈에 들어온다. 맞은편에 서 있는 대웅전은 주변에 더 큰 건물들이 들어서서인지 얌전하게 앉아 있는 듯하다. 절집 한켠에 있는 감나무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주렁주렁 달려 있다.
유마사풍경/전용호
유마사 / 한국관광공사
산행 시작은 절집 맞은편으로 올라서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용문재로 가는 길은 군에서 생태숲을 만든다고 산길을 넓혀 놓고 바닥에 나무 조각들을 깔아 놓았다. 푹신푹신하다. 등산로 주변으로 간벌을 해서인지 시원하게 보이지만 생태숲으로는 보이지 않고 보여주기 위한 숲을 만든 것 같다. 용문재에 다가설 즈음 하늘로 쭉쭉 뻗은 푸르른 잣나무 숲길을 만난다. 메마른 겨울 산 속에서 촉촉하게 감싸는 포근한 분위기는 애들도 힘이 나는지 즐거워한다.
잣나무숲길/전용호
한 시간 정도 숲길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올라서니 용문재다. 바람이 세차게 몰아친다. 다시 정상으로 이어진 길을 걸어간다. 날이 추워서인지 등산객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이 큰 산에 우리만 있는 게 아닌지 궁금하기도 하다. 가끔씩 만나는 조릿대 숲길을 빼면 온통 은빛으로 빛나는 겨울나무들과 이야기하면서 올라가야 한다. 눈 덮인 산이 아니라도 겨울산을 충분히 느끼고도 남는다.
그렇게 50분 정도 더 가니 정상표지석이 보인다. 모후산(母后山, 918m)은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이곳까지 왔다가 산이 어머니 품속과 같다고 하여 모후산이라고 하였다고도 한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시원하다. 사방으로 거칠 것 없이 펼쳐진 풍경과 함께 멀리 눈 덮인 무등산이 보이고, 가깝게는 백아산이 보인다. 그리고 발 아래로 조계산을 사이에 두고 주암호가 흐르고 있다.
주암호와 뒤로 보이는 조계산/전용호
추위에 떨면서 점심을 해결하고 중봉 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내려섰다. 주차장에서 안내하는 분들이 집게봉으로 내려오라고 했는데, 중봉에서 집게봉까지는 1킬로미터를 더 가야 한다. 계산상으로는 중봉에서 내려오는 게 편할 것 같아 내려섰는데, 길이 아래로 내리 달린다. 안내하시는 분들의 말을 들을 걸 그랬다는 후회와 함께 급경사지대를 30여분 힘들게 내려오니 계곡과 만난다. 계곡은 화려한 가을의 흔적들을 남긴 채 아쉬운 듯 물줄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 길을 따라 내려오니 용문재 올라가는 길과 만난다.
자료 -오마이뉴스 전용호
모후산은 주암댐의 담수에 의해 삼면이 푸른 물줄기로 둘러져 있다. 유마사와 용문재를 거쳐 모후산`중봉을 돌아 원점회귀하는 데 총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 30분에서 4시간 정도. 산을 오른다는 것이, 꼭 좋은 산, 아름다운 산을 추구하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전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든다는 아름다운 숲길이 있는 웰빙 산행지 모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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