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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경상남도

합천 1089번지방도-역평리 고가식당 악견산 의룡산

by 구석구석 2008.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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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손님들을 대접하던...옛집의 멋을 느끼며 식사하는 곳 은진송씨 고가 <고가식당>055-933-7225


▲ 은진송씨 고가에 차린 고가식당.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세련된 분위기와 고전적인 분위기. 그림으로 말하자면 온갖 물감으로 그린 서양화와 검정색 한 가지만으로 그린 한국화의 분위기. 노란 개나리와 하얀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호숫가의 서양화 분위기에 검정색 한 가지만으로 그려놓은 한 폭의 한국화 그대로의 송씨 고가가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합천군 대병면 역평리, 황매산 자락에서 흘러내리는 버들내(柳田川)를 지나 산모퉁이를 돌아들면 사의정(四宜亭)이라는 현판이 걸린 객사와 은진 송씨 고가가 나온다. 이 고가 앞마당에서는 오른쪽으로 황매산 정상이 바라다보이고, 마당 앞 합천호 물 건너편으로는 또 다른 한 폭의 산수화가 펼쳐진다. 대병3산인 악견산 금성산 허굴산이다.

 

천하절경 명당 중의 명당터에 송씨 고가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 고가에서는 은진송씨 유계공파 6대 종부 윤광주(尹光珠) 할머니가 송주를 빚고 있다. ‘합천 고가송주’(古家松酒)라는 이름으로 시판되고 택배로도 받아 마실 수 있는 술이다.

 

봄에는 동쪽으로 뻗은 참솔가지를 따고, 가을에는 서쪽으로 뻗은 솔가지의 솔잎을 딴다. 이 솔잎과 찹쌀을 반반씩 섞고 고두밥을 쪄서 식힌 다음 쑥을 넣어서 띄운 누룩과 엿기름을 함께 버무려 옹기에 담는다. 그러고는 백일 이상 삭힌 술이 고가송주다. 그래서 이 술에서는 솔향과 쑥향이 나고 숙취가 전혀 없다.


왕명을 받들어 내려온 벼슬아치가 된 기분으로 객사에서 다담상(茶啖床)을받았다. 어찌 된 일일까. 다담상에는 술 한 병, 목기에 담긴 메밀묵, 막두부와 양념간장, 한과와 엿이 전부다. 메밀묵은 객에게 요기를 하라는 것일 게고, 막두부와 양념간장은 술안주를 하라는 말이겠다. 그런데 한과와 엿은 또 무엇인고. ‘엿 먹고 입 다물라’는 뜻이라도 담겨 있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겠지.

 

어쨌거나 채워진 술잔을 비우기로 했다. 혀끝을 통해 입안을 적시는 아! 이 술맛! 코끝에서 온몸을 적시는 은은한 솔향이 나그네의 영혼을 술독 속으로 빠져 들게 했다. 그런데 나그네의 흰 머리털을 본 주인장이 한 마디 건넨다. “이 술을 계속 마시면 더 이상 흰 머리털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눈이 번쩍 뜨이는 반가운 말이었다.

 

송씨고가는 손님들에게 객사를 무료로 개방해 놓고 있다. 돈 내지 않고 그냥 주무시고 가면 된다는 말이다. 100명까지도 함께 수용할 수 있는 크기다. 한 가지 당부의 말씀. 객사 보전을 위해 버너는 켜지 말아 달라는 당부였다. 객사를 찾는 수많은 손님들께 모두 다담상을 차려 대접하고픈 것이 주인의 도리이자 심정이지만, 한계를 느껴 식당업 허가(고가식당 055-933-8880)를 받았다는 것이 7대 종손 송건영(宋乾永·46)씨의 설명이다.

제포두부(4,000원), 메밀묵채(2,000원), 안주용 메밀묵(4,000원), 지짐(3,000원)을 고가송주(1병 375ml 6,000원)나 동동주(5,000원)의 안주 삼아 주문하면 된다. 정식(5,000원)에 닭백숙이나 닭얼근탕(각 25,000원)을 요리로 먹을 수 있다. 시외버스로 합천이나 거창에 오시는 손님이 도착시각을 알려 주면 차량으로 교통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성리 악견산

88고속도로 해인사IC - 1084 지방도 - 4.8km - 덕암리에서 우회전 - 26번 국도 - 6.5km - 묘산에서 좌회전 - 24번 국도 - 13.2km - 합천 - 남정교 건너 1026번 지방도로 우회전 - 15.7km - 합천댐 - 악견산

 

합천읍 서쪽, 합천호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악견산(634m)은 기암괴석이 멋진 산이다. 인근의 금성산(592m), 허굴산(681.8m)과 더불어 삼산이 합천호 맑은 물에 잠긴 모습은 한 폭의 산수화이다. 특히, 이곳 정상에는 임진왜란 때 왜적과 싸우다 장렬히 산화한 의병들의 민족혼이 살아 숨쉬는 악견산성이 있으며, 왜적이 장기전을 기하자, 금정산 바위에 구멍을 뚫어, 악견산과 줄을 매어 붉은 옷을 입힌 허수아비를 띄워 달밤에 줄을 당기니, 흡사 신상이 하늘에서 내려와 다니는 것 같아, 이것을 본 왜적은 곽재우장군이 왜적을 전멸시킬 것이라며, 겁에 질려 도망쳤다는 유래와 전설이 풍미한 곳이기도 하다.  

 

 

 

임진왜란 당시 적의 흉탄을 막기 위해 여자의 초경을 모아 칠한 갑옷(홍의)을 입고 왜적을 물리쳤다는 홍의장군 곽재우. 그가 악견산을 무대로 악견산과 금성산을 밧줄로 연결하고 붉은 옷을 입힌 허수아비를 매달아 적들을 혼비백산케 했다는 전설만으로도 왠지 오르고 싶어질 정도다.

산행은 합천댐 휴게소~전망바위~고인돌바위~산성터~악견산 정상~갈림길~안부~의룡산~암릉구간~용문정 코스로 이뤄진다. 위성항법장치(GPS)의 도상 거리는 6.4㎞. 거리는 비교적 짧은 편이나 암릉을 타고 가야 하는 구간이 많기 때문에 산행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걸린다. 휴식 포함 약 5시간가량 걸린다.

먹거리

합천댐 근처의 황강호식당(055-933-7018)에서 합천의 명물인 토종흑돼지 숯불구이를 즐길 수 있다. 숯향이 배어 들어 질 좋은 고기 맛이 더욱 맛깔스럽다. 1인분 6천원. 한겨울에는 합천호 일대에서 빙어요리를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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