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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제주시

제주 삼양동-삼양해수욕장 신촌리 원당봉

by 구석구석 2011.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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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문화·천혜자연 한데 어우러진 올레

 

삼양3동 환해장성~삼양3동 포구~검은모래해변~샛도리물~삼양1동 포구~원당봉~불탑사 5층석탑~삼양선사유적지(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416호)코스.
삼양주민과 삼양동주민센터가 지난해 9월 7km 구간의 올레길 걷기코스를 만들었다. 전국적으로 올레길 걷기가 열풍이다. 지난해 첫 정비를 마치고 주민과 다문화가정 가족들이 탐방에 나섰다.

험하지 않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게 올레길의 장점이다. 역사와 문화,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곳으로 학습체험장으로도 그만이다.

 

고유지명을 알고 올레길을 걷는 것도 좋다. 삼양1동은 호미모양을 하고 있다는 의미로 '서흘포'(鋤屹浦)나 '설개'라 부른다. 단물이 솟아나는 용천수와 남녀 야외 목욕탕도 여름이면 인기가 절정에 이른다.

삼양2동은 단물이 많이 난다고 해서 '감물개' '가물개' '감흘개'(甘水村)다. 삼양3동은 바다에 접해 파도소리가 파도를 가르는 듯하다고 하여 '벌랑'(伐浪), 일명 '버렁', '사근여'라 한다. 도련1동은 예로부터 오곡이 풍성하고 평온해 인근 주민들이 '도련드르'라고 불렀다. 도련2동은 마을 모양이 매화와 같다고 해서 '매촌'(梅村)이나 '맨촌'이라 했다. '도련'(道連)은 도로가 사통팔달로 이어진 교통요지라는 의미도 있다.

 

▲삼양3동 포구에서 바라본 원당봉 전경. 마치 한마리 거북이 바다로 들어가는 형상이다. /한라일보 강희만기자

 

제주 무신궁

과거에 제주도엔 '당 오백, 절 오백'이라 하여 무수한 당집이 있었지만, 일제 강점기와 4·3 사건, 새마을운동을 거치면서 상당수가 불에 타거나 사라졌다. 그 과정에서 당집에 모신 당신상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일제에 의해 섬 밖으로 유출된 것도 있다.

 

그래서 제주도에는 당신상을 볼 수 있는 곳이 얼마 남아 있지 않다. 현재 남아 있는 것 중 대표할 만한 곳이 143기의 당신상을 모신 일도1동에 있는 제주민속박물관 내의 제주 무신궁이다. 더 이상 당신상이 피해를 입거나 섬 밖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박물관장인 진성기 씨(68)가 제주 전역에 흩어진 당신상을 이곳에 모아놓은 것이다.

 

단언하건대, 당신상은 제주 돌문화의 으뜸이다. 잘 알려진 돌하르방이 열이면 열 모두 왕방울 눈에 커다란 주먹코, 벙거지 모자를 쓴 모습이라면, 당신상은 백이면 백 그 모양과 크기와 표정이 다르다.

어떤 것은 금실 좋은 부부의 모습인 듯하고, 어떤 것은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형상이다. 또 어떤 것은 해학으로 가득한 달마의 모습이며, 도깨비처럼 순진해 보이는 신상과 눈을 부릅뜬 외눈박이 신상도 있다.

        

현재 제주에는 섬 전체에 150기가 넘는 당신상이 있는데, 그중 143기가 무신궁에 있고, 화북동 윤동지 영감당에 1기, 회천동 화천사 뒤란에 5기, 대정읍 인성리에 2기, 그 외 몇몇 당집과 제주민속촌 등에 남아 있다.

 

윤동지 영감당에 있는 당신상은 보기 드물게 창호지로 옷을 해 입은 모습이고, 인성리에 있는 당신상은 방사탑 위에 모셔진 석상이며, 화천사 뒤란에는 푸른 이끼 옷을 해 입은 운치 있는 모습이다.

제주에 당신상이 생겨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250여 년 전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돌하르방보다 훨씬 전부터 당신상은 제주를 대표하는 석상이었던 셈이다. 당신상은 일부러 기교를 부리지 않고도 신상의 모습을 매력 있게 표현했다. 돌에 윤곽선만 새겨 얼굴을 그려냈고, 얼굴을 제외한 몸뚱이는 현무암의 거친 질감을 그대로 살려 자연미를 드러냈다. 이것은 돌하르방처럼 과장되지도, 장승처럼 무서운 모습도 아니다. 그저 옆집 할머니의 인자한 모습이요, 뒷집 아이의 천진한 얼굴이다. 숭배와 경외의 대상이기에 앞서 친근하고 천진하며 해학으로 가득해서 누구나 편하게 다가가 이야기를 털어놓아도 좋을 듯한 얼굴이다. 

이용한(시인,여행작가)

 

검은 모래 유명한 삼양해수욕장...열대야 식히는 담수욕장

검은 모래로 유명한 삼양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담수욕장도 열대야를 식히려는 마을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삼양동은 제주시의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는 마을로서 북제주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제주시민의 30%가 삼양동 해안 용천수를 상수원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물이 깨끗한 지역이다.

 

삼양수원지가 들어서면서 애초에 있던 ‘가물개물’은 사라지고 수원지 인근에 새로 생겼다. 가물개물은 단물(甘水)이 많이 흘러나와 감물개 또는 가물개, 감흘개라 불리웠던 해안가 용천수다. 현재 2개의 담수욕장이 운영중인데 한전 발전소 쪽에 위치한 담수욕장은 돌로 만든 외관도 그럴듯하고 안에 들어가면 1인용 샤워기와 거울, 탕까지 갖춰져 있다. 둘 다 지붕이 없어 노천에서 목욕하는 기분이다.

 

제주에서 체험할 수 있는 손쉬운 이열치열의 방법으로 모래찜질이 있다. 제주는 해안선을 따라 어느 곳을 가든지 금빛모래 반짝이는 아름다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다. 유명한 백사장에선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화기애애하게, 유명하지 않은 백사장에선 가족들 또는 연인끼리 조용하고 오붓하게 여유있는 모래찜질을 할 수 있어 좋다.


어느 곳을 여행하고 있든 근처에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이 있기 때문에 일정짜기도 수월하다. 모래찜질은 사욕(砂浴)이라고도 한다. 온천지대의 해변에서 온천열을 이용하는 일종의 한증요법(汗蒸療法)으로, 모래에 의한 자극 뿐만 아니라 대기(大氣)요법, 정신요법, 전지(轉地)요법 등의 효과도 동시에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이용하는 오래된 건강유지법이다.

 

찜질시간은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는데 경험자의 충고에 의하면 20분 정도 누워있되 3회 이상 반복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그 시간을 견디지 못해 중간에 포기하고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20분을 꼭 채울 필요는 없지만 가능하면 10분 정도는 누워있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 반복할 것을 권했다.

 

제주시 삼양동에 위치한 삼양해수욕장은 철분이 함유된 검은 모래로 유명한 곳이다. 제주시내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 여행코스를 동쪽으로 잡았다면 이곳을 기점으로 제주도 관광을 시작해도 무리가 없을 듯. 삼양의 검은모래는 제주의 여타 해수욕장 모래와 비교해 확 차이가 난다.


대부분 금빛에 가까운 화려한 색깔을 띄고 있는데 반해 이곳의 모래는 정말 검다. 물에 젖으면 검은기가 더욱 심하다. 그렇다고 거친 느낌을 주진 않는다. 직접 만져보니 생각보다 모래가 가늘고 매우 부드럽다.


검은모래 덕분에 삼양해수욕장은 모래찜질을 즐기려는 단골 및 웰빙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삼양의 잘고 검은 모래로 찜질하면 신경통·관절염·비만증·피부염·감기예방·무좀 등에 효과가 있다 하여 7월 중순부터 9월 하순까지 모래찜질을 하려는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이다.


모래찜질을 즐기는 웰빙족들을 위해 삼양해수욕장에선 저렴한 비용(1만원)으로 모래찜질을 보조하는 서비스가 있다. 3대째 모래찜질 보조일을 하는 지역주민이 있는데 이들은 정식 휴가기간이 닥치기전 양질의 모래를 미리 마련하는 것부터 준비를 서두른다.


장마가 끝나면 이들은 정해진 구간의 해수욕장에서 모래말리기 작업을 시작한다. 몇 번에 걸쳐 모래를 뒤집으며 건조작업을 반복하는데 뜨겁게 덥혀진 모래가 찜질효과를 극대화 시킨다고 한다. 그러고 나면 사람이 들어가 누울 수 있는 구덩이를 파놓는다. 날씨가 더워지자 벌써부터 모래찜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이 구역외에선 비용지불 없이 스스로 모래를 파고 덮으며 찜질을 즐길 수 있다.

 

모래찜질을 즐기는 단골들은 주로 일본 재일교포, 서울, 대구 등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데 최소 1주일에서 열흘 정도 민박을 하고 돌아간다고 한다. 제대로 효과를 보려면 최소 1주일은 꾸준히 해야된다는 것이다.

 

햇빛을 피할 모자나 우산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찜질손님에게는 무상대여도 해주고 여행중인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예약도 가능하다고 한다. 성수기 여름 휴가철 이곳 삼양해수욕장에서는 스쿠버다이빙, 윈드서핑 등 다양한 해양 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도 열리고 주변이 모두 바다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라 해수욕과 함께 낚시도 즐기면 그만이다. 문의 :064-721-0286  

 

원당봉·향사·큰물·남생이못 등 볼거리 풍성

 푸른 바다와 원당봉, 남생이못, 큰물, 대섬 등 신촌에는 볼거리가 풍족하다. 모두가 옛 것들이다. 선인들이 예던(걸었던) 길을 거슬러 오르는 발길은 사뭇 진지해 진다. 이름이 알려진 관광지는 그리 많지 않지만 조천의 신촌은 매력적이다. 제주시내와 가깝게 있으면서도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신촌을 한번쯤 찾았던 사람이라면 미로에 빠진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돌담으로 만들어진 미로 때문이다. 그 속에 신촌 사람들이 산다.

 

 

▲신촌에는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8호인 신촌향사 /한라일보 강희만기자

동회선 일주도로(1112번 지방도)에서 걸어서 대략 5분 거리에 신촌향사가 있다.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8호로 1975년에 지정됐다. 설치 연대는 불분명하지만 1805년(순조 5)에 지금의 위치로 이전됐단다. 1977년까지 이사무소로 활용됐고 일제강점기 개조해 원형을 많이 잃었다. 매년 음력 설이 지난 시점에서 마을제와 풍어제 등을 이 곳에서 함께 지낸다 했다.

 

'열녀(烈女)의 고장' 신촌의 첫 관문인 '진드르'. '길다'와 '들'이라는 의미로 '기다란 들'이다.
진드르는 역사의 아픔과 풍요로운 농촌의 전경을 함께 품은 곳이다. 일제강점기 비행장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제주사람들이 피와 땀, 그리고 아까운 목숨이 희생됐다. 최근 몇년전까지만 하더라도 전쟁을 대비, 비행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발을 제한했던 곳이기도 하다.

진드르 길은 삼양파출소에서 신촌 마을 입구인 열녀문까지로 대략 2.5km이다. 천천히 걸어 한시간이면 족하다.

 

6월이면 진드르는 수박과 참외, 토마토와 복분자, 키위밭과 화훼단지 등이 함께 어우러진다. 본격적인 피서철이 되면 밭에서 직판되는 수박과 참외가 쏟아진다. 맛도 일품인데다 주변 함덕이나 김녕해수욕장을 오가며 먹는 시원한 냉수박은 여름철에만 맛볼 수 있는 '천하일미'다.

 

봉우리 일곱 개, 사찰 세 곳, 굼부리안에 자리한 연못, 보물 1187로 지정된 불탑사 5층 석탑 등 원당사는 요모저모 볼거리가 참 많다. 소풍 삼아 나들이 삼아 가족이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이다. 

 

제주시 삼양1동의 일주도로에서 해안에 걸쳐 남북으로 길게 누워 있는 원당봉(표고 170.7m, 비고 120m ). 오름 동쪽 사면이 조천읍 신촌리에 걸쳐져 있다. 삼양동에 위치해 삼양봉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원당봉은 원나라때 이 산허리에 원나라의 원당이 세워져‘원당봉’이란 이름으로 더욱 유명하다. 하지만 이 오름은 모두 7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각각의 봉우리마다 이름을 따로 갖고 있기도 하다.

 

원당봉과 함께 앞오름, 망오름, 펜안오름, 도산오름, 동나부기, 서나부기라는 개별 호칭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3첩7봉(三疊七峰:산봉우리 7개가 북두칠성처럼 벌려 있는 산), 이 오름이 원당칠봉이라 불리우는 이유일 게다. 원당봉은 고려시대 원 황실을 배경으로 엄청난 권력을 휘둘렀던 기철의 여동생 ‘기황후’ 얘기가 구전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오름 곳곳에 요모조모 볼거리가 참 많다. 조계종, 천태종, 태고종 등 서로 다른 종파의 세 사찰과 굼부리(분화구) 안에 자리한 연못, 고려시대 5층석탑 등등.


볼거리도 많고 마을과 가까워서 인지 이곳은 건강 또는 산책, 공부삼아 찾는 이들이 많다. 오름의 주봉 분화구까지 도로가 나 있는 것은 기본이고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 시설도 잘 정비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봄 소풍 나들이 장소로 괜찮을 듯 싶다.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12번 도로를 따라 가다 삼양파출소 입구에서 북제주화력발전소 진입로로 들어선다. 눈앞으로 오름 형체가 바로 들어오고 길목마다 표지판이 세워져 있기 때문에 헷갈릴 염려는 없으니 길 따라 쭉 올라가자.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문강사(천태종)와 원당사(태고종), 원당불탑사(조계종)로 가는 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원당불탑사와 원당사는 시멘트 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원당불탑사 경내에는 보물 1187호로 지정된 불탑사 5층석탑이 있다. 표지판을 따라 계속 올라가면 오름 주봉인 분화구 안에 있는 절 문강사에 이르게 된다. 오름 하나에 사찰 세 곳이 몰려 있는 것을 보면 이곳 터가 꽤 좋긴 좋은 모양이다.

 

오름의 주봉 분화구 안에는 문강사라는 절이 위치해 있으며 절 앞에는 커다란 원형의 연못이 조성돼 있다. 절이 있기 전부터 이곳에는 자연 연못이 있어 논으로 이용됐다고 한다...직접 올라보면 느낄테지만 이곳은 산은 산이로되 산같지 않은 분위기와 분화구 안에 연못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신비스런 기운이 느껴진다.
수련이 가득 떠 있는 이 연못은 큰 가뭄에도 마르지 않아 예부터 기우처로 사용됐다고 한다. 입구의 제터가 그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것이리라.


 시멘트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자리한 두 절, 원당불탑사와 원당사 중 소박한 분위기의 원당불탑사 경내는 보물1187호로 지정된 5층석탑이 있다.


지금은 불탑사로 이름이 바뀌었으나 구전에 의하면 이곳은 기황후의 명령으로 지어진 원당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역사기록이 없다. 따라서 사찰이나 석탑의 설립연대에 대해 아직까지 애매한 부분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곳의 5층석탑 만큼은 제주에서는 유일한 고려시대 석탑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 탑은 땅속에 파묻혀 있는 것을 파내어 복원시킨 것으로 석재는 제주 특유의 검은 색 현무암이 사용됐다.
이처럼 원당봉 여기저기를 돌다보면 봄날의 어느 하루가 제주의 고려사를 공부하는 의미하는 시간으로 기억될 수 있겠다.

보보스제주 /강은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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