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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제주시

서귀포 대정- 신도리 일과리

by 구석구석 2011.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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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정읍 신도리에 위치한 옛 신도초등교는 도자기 체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계룡산 도예촌에서 작품활동을 해왔던 도예작가 김경우·문선예씨 부부가 이곳을 도자기 전시·판매·작업장인 산경도예 ‘흙으로 만나는 사람들’로 학교를 완전히 바꾸었다.
이곳엔 기존 교실을 개·보수해 각종 생활도자기와 작품들이 전시 판매하고 있는 전시실 2실, 교육장 2실, 작업실 2실, 휴게실과 자기를 구워내는 전통가마시설이 갖춰졌다.
산경도예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교육도 열린다. 매주 월-토요일 유치원, 초·중·고등학생, 시민 등을 대상으로 도자기 체험학습시간을 마련한다. 일요일에는 오후 1시부터 가족들이 와서 도자기를 만들고 작품감상을 할 수 있는 가족교실을 연다.
작은 생활도자기며 도벽(벽에 붙이는 도자기) 등 찻잔에서부터 대형작품 까지 없는게 없는 전시실에선 작품감상 뿐만 아니라 구매도 할 수 있다. 맘에 드는 찻잔이나 하나 골라볼까.
차도 마시고 자유롭게 이야기도 주고받는 휴게공간에선 구경하느라 아픈 다리도 잠시 쉬게 하자.
산경도예에서는 주로 가족단위의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유치부에서는 가족얼굴 테라코타, 손바닥 찍기, 인형만들기 등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코일링(흙으로 말아 쌓아올림)과 도자기에 그림, 글씨를 새겨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문의 064-792-5882

 

노을해안로 제주 해안길중 경치가 으뜸으로 꼽혀
길 곳곳 정자·전망대 설치 지친 나그네 오아시스
노을빛 파도… 어머니의 한숨 서린 숨비소리 들려

'아름다운 해안의 멋과 맛을 모두 누리면서 걸을 수 있는 길'. 해안누리길이 숲길과 올레길에 이어 걷기 열풍을 이어간다. 숲길은 숲이 주는 자연의 선물이고 올레길은 제주의 사람과 자연이 주는 특혜다. 해안누리길은 제주를 상징하는 제주바다의 참 멋을 즐길 수 있는 사색의 길이다.

길은 사색을 위한 '시간적 공간'이다. 바다로 난 길은 혼자 사색하기에 적격이다. 서귀포시 대정읍 서쪽 끝의 노을해안로는 '파도가 부서지는 갯바위 해안길'로 불린다. 일과리에서 신도1리를 잇는 11.6km의 4시간30분 코스. 서림연대와 서림물, 수월봉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정경이 그만이다. 길 곳곳에서 정자나 전망대를 만날 수 있어 쉬엄쉬엄 거닐 수 있어 좋다. 날씨가 허락하면 국토 최남단 마라도를 보는 덤도 얻을 수 있다.

 

 

국토해양부가 선정한 제주 해안누리길 가운데 으뜸인 서귀포시 대정읍 노을해안로는 제주바다의 참 멋을 느낄 수 있기에 충분하다. 서림연대에서 내려다본 해안도로가 이방인의 발길을 재촉한다. /사진=백금탁기자

 

서림연대 주변의 환해장성의 모습은 사라져 아쉽다. 해안가 용천수로 멱감던 남탕도 없어졌다. 세월속에서 사람들은 기억을 지우듯 옛것을 하나씩 지워가고 있어 아쉽다.

노을해안로는 제주 해안길중 경치가 으뜸이다. 마지막 2km 구간은 제주의 넓은 들판을 만날 수 있다. 일주도로(1132번 지방도)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해안도로가 바로 노을해안로다. 걷다가 힘들면 일주도로로 나가면 되고, 버스에서 내리면 바다로 난 길로 가장 가깝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서림연대 지척에 있는 서림물. 제주 천혜의 시원한 담수가 쏟아진다. 조약돌이 물 밑에서 반짝인다. 물도 얕아 아이들이 놀기에도 제격이다. 시원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정자도 여럿 있다. 그 곳에서 바라보는 저녁놀은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인간애가 느껴진다.

 

해안길을 따라 돋아난 파릇한 갈대도 인상 깊다. 바닷가에서 갈대를 볼 수 있는 곳은 제주에서 그리 많지 않다. 해안선을 따라 들쭉날쭉한 현무암의 자태도 저녁하늘을 배경으로 위엄있다.

하얗게 부서지는 적당한 파도의 파열음은 여름 늦은 오후, 더위를 식혀주는 한모금 청량음료와도 같다. 길을 걷다 만난 푸른빛과 황금빛을 머금은 오묘한 하늘은 인상파 화가 모네의 그림 '인상'을 연상케한다. 때론 변시지 화백의 황톳빛 모습을 화폭에 담아내곤 한다.

바다는 8월의 하늘을 그대로 투영한다. 오직 수평선만이 하늘과 바다를 경계한다. 그 뒤로 해가 넘는다. 해안도로에서 바라보는 노을빛이 물든 파도는 지척에 있는 수월봉에서의 녹고와 수월이 오누이의 슬픈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뒤로 우리네 늙으신 할머니의 한숨 서린 숨비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마을 곳곳에는 파종을 위해 마늘쪽을 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들판엔 밭벼(일명 산디)가 키작은 모습으로 수줍고, 참깨도 수확을 앞둬 알차게 영글었다. 바다로 던지는 낚시꾼들의 희망도 노을을 배경으로 서있다.

해가 진다. 함지박 너머로 해가 진다. 어둠이 내려 앉고 입가에서 예전 부르던 유행가 '바위섬'의 한소절이 맴돈다. 바다로 향한 북두칠성이 낯선 이방인을 도시로 내몬다. 밤이다. 이방인이 지난 길엔 다시금 조용한 시간의 조각들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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