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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제주시

서귀포 보목동-제지기오름 보목포구

by 구석구석 2011.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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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항은 동쪽으로는 외돌개와 북쪽으로 천지연폭포 그리고 남쪽으로 새섬과 마주대하는 천혜의 자연경관으로 둘러싸여 있다. 서귀포항에서 시작하여 동쪽으로 향하는 해안도로는 오른쪽에 바다를 끼고 있는데, 그 바다 위에 떠 있는 새섬, 문섬, 숲섬이 한편의 풍경화와 같은 이미지로 다가온다. 멀지 않은 곳에서 자태를 자랑하는 섬들을 감상하면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면 정방폭포와 소정방폭포에 이른다. 두 폭포 입구를 지나면 파라다이스호텔과 칼호텔의 진입로에 서게 된다.

 

보목마을은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보목마을 내 속칭 고막곶이라고 불리우는 곳에 백씨와 조씨가 설촌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금도 고막곶에는 오래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흔적들이 발견된다. 당시 고막곶에 살았다는 조씨와 백씨 후손들은 보목마을 내에 남아있지 않다. 그러나 지금도 남아 있는 '백밭', '백개달래', '조개달래', '조개우녕'이라는 지명은 땅을 소유하였던 자들의 성씨(백씨와 조씨)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목마을입구와 제지기오름 / 장태욱

보목마을을 '볼래낭개'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볼래낭개는 과거에 정수내의 동쪽을 부르는 지명이었다. 정수내의 동쪽 해안에는 보목포구가 있고, 그 북동쪽 가까운 거리에 제지기오름이 있다.

 

언제나 포근한 누이 같은 '보목포구'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동네에 자리한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포구. 바람 많기로 이름난 제주이지만 유독 보목포구만큼은 바람이 쉬어간다. 바닷가 안쪽에 폭 파묻힌 이곳에 가면 언제나 포근함이 느껴진다.

포구 앞 정경도 독특하다. 푸른 물이 넘실대는 바닷가를 따라 통나무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어 이국적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또 아담한 포구에 맞게 등대도 앙증맞다.

 

포구 앞에는 작은 섬, 삼도가 떠 있다. 일명 ‘섶섬’이라 불리는 무인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파초일엽(천연기념물 제18호) 자생 군락지다. 포구 앞바다에서 가끔씩 물질하는 해녀도 있어 바로 그 자리에서 싱싱한 해산물도 맛볼 수 있다.

 

바닷가를 따라 오밀조밀 모여 있는 낮은 지붕의 집들과 제주 특유의 좁은 돌담길이 펼쳐져 있는 포구 안쪽 마을은 정겹다. 낮에는 마을을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 한적하다. 인적이 드문 조용한 이곳에서 듣는 파도 소리 또한 별나다. 거칠게 철썩대는 동해안 파도와 달리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 소리는 눈을 감고 들으면 영락없는 소낙비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마을길을 따라 걷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마을 중간에 야자수가 가득한 정원이 딸린 집이 있는데 이곳은 고(故) 이주일 씨 별장이었다고 한다.

 

 

 별장 옆으로는 마을 뒷산 제지기오름으로 오르는 운치 있는 산책로가 나 있다. 제지기오름은 화산활동으로 분출한 용암이 넓게 흐르지 못하고 특정 지역에 몰려 굳어지면서 생긴 용암 언덕이다. 오래전에 이곳에 절이 있었고 한 수도승이 언덕 중턱에 있는 바위굴에서 절을 지켰다 하여 ‘절지기오름’이라 불리다 제주도 방언인 ‘제지기오름’이라 굳어졌다.

 

군데군데 경사가 가파른 곳도 있지만 산책로 전역에 굄목을 놓아 오르기 쉽다. 굄목 사이사이로 이름 모를 풀들이 곱게 피어 있다. 솔숲 사이사이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눈을 기쁘게 하고 그윽한 솔향기가 코를 즐겁게 한다. 파도 소리와 어우러진 풀벌레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고, 오염되지 않은 상큼한 공기가 입 안으로 빨려드는, 그야말로 오감이 즐거워지는 산책길이다.

 

정상에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 정상에 오르면 아담한 잔디 언덕에 아이들 장난감처럼 알록달록 색을 입힌 운동기구들이 있다. 언덕 끝에는 앙증맞은 나무 벤치가 놓인 그림 같은 전망대도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보목포구는 물론 서귀포 칠십리 해안절경과 범섬, 섶섬, 문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른 아침, 부지런을 떨면 제주의 아름다운 해돋이 풍광도 볼 수 있다.

 

오름 남쪽에 굴이 있는데 옛날 이 곳에 절이 있었다 하여 절오름이라 불리던 것이 후에 한자 표기에 의해 사악(寺岳), 또한 이 절에는 절지기(절을 지키는 사람)가 있었다 하여 처음에는 절지기오름이라 불리던 것이 차차 와전되어 제지기오름이라 일컬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오름의 정상부의 안내문에는 오름의 유래를 포함해 ‘통일재단에서 지역 주민의 정신 건강과 체력 증진을 위하여 무상으로 임대하여 정비를 해 놓았다.’라는 기록과 함께 침목을 이용하여 만든 산책로는 2곳, 길이는 650m, 계단은 1,115개라고 알리고 있다.

 

오름 중턱에는 바위굴이 있으며 그 위쪽에는 삼각점도 세워져 있다. 남동쪽 기슭은 낭떠러지를 이루면서 곧장 바다로 이어지고 있음이 장관을 이룬다. 정상부는 오름 모양새와는 달리 꽤 넓은 공간이 있고 간이전망대(체력단련 기구들도 설치되어 있음)와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산책로가 개설되어 있다. 산책로를 따라 노송(老松) 사이의 검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지귀도와 서귀포시가지와 앞바다를 조망하는 것도 색다른 감을 자아낸다.

 

 

서귀포시 보목동 제주대학교 연수원 옆으로 새로 난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겨울바다의 정취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구두미포구’가 눈앞에 펼쳐진다. 서귀포시민들 사이에서도 이름이 낯선 이 자그마한 포구는 비교적 규모가 큰 보목포구와 인접한 곳에 수줍게 숨어 있는 작고 예쁜 포구다.

 

그곳에서는 ‘섶섬’을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보이고 서귀포항 앞 바다를 지키고 선 ‘문섬’과 저멀리 법환포구 앞바다의 ‘범섬’까지, 서귀포 ‘섬 삼형제’를 한눈에 다 들어온다.  여느 어촌마을의 포구와는 달리 ‘구두미포구’에 정박한 배는 고작 서너 척. 복잡하지 않은 한적함이 오히려 더 정감있게 느껴진다.

 

‘구두미포구’는 보목동 ‘섬도코지’ 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도’는 입구라는 제주어로, 마을에서 섶섬 방향으로 길게 뻗은 ‘코지(곶)’가 있는데 섶섬과 육지와의 최단거리는 대략 100여m로서 이곳을 이용하면 어떠한 조류에도 구애됨이 없이 수영을 하여 섶섬까지 갈 수 있다 하여 ‘섶섬코지’ 또는 ‘섬도코지’라고 한다. 지금은 양식장이 들어서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구두미’는 포구 서쪽의 전경초소에서 바라보면 마치 거북이 머리를 닮았다 하여 ‘구두모(龜豆山)’라고 부르던 것이 ‘구두미’가 됐다는 것이 마을주민들의 설명이다.

구두미 포구 옆에는  마을주민들이 말하는 푸들바위가 있다. 모양이 꼭 푸들강아지를 닮아서 지은 이름이다. 

‘쇠소깍~구두미~거문여~소정방폭포’까지 이어지는 걷기 코스는 겨울바다를 온몸으로 품으며 걷을 수 있는 최고의 코스다. 최근에는 보목하수처리장~구두미포구까지 도시계획도로가 완공되면서 이곳을 찾는 발걸음이 한결 수월해졌다.

서귀포신문 강승남기자

 

 

쇠소깍 / 여행미디어 박은경 기자  

 

 

이국적 분위기를 풍기는 유로펜션클럽.

야자수와 유럽풍 건물들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유로펜션클럽은 편안하고 여유로운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이다. 잘 꾸며진 잔디밭에는 예쁜 벤치들이 곳곳에 놓여 있고 작은 정원에 마련된 미니 풀장 옆에는 앙증맞은 그네 의자도 있어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펜션 입구 왼편엔 산악 산책로가, 맞은편엔 해변 산책로가 있다.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숲 옆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돌담 사이로 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밀감 밭이 펼쳐져 있다. 싱그러운 아침에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도 비치되어 있어 자전거를 타고 해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보목포구에서 정방폭포 방향으로 3km 가면 유로펜션클럽. 064-763-1003 www. epclub.co.kr 

 

 

보목동 제주하늘정원펜션은 이국적인 정원이 펼쳐져 마치 별장을 찾은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CF 촬영장소로 섭외되는가 하면 최근 모일간지에서 발표하는 2009년 하반기 유망브랜드 대상 펜션분야에 선정되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다. 걸어서 5분 거리에는 바다산책로, 10분 거리에는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의 촬영장소가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끈다. 

 

 

객실은 모두 4개로 커플을 위한 29.7522㎡규모의 호텔형 객실과 가족 및 친구들을 위한 42.9754㎡·49.587㎡·79.3392㎡ 규모의 콘도형 객실을 갖추고 있어, 숙박 인원수에 구애를 받지 않고 다양한 객실을 선택할 수 있다. 계절에 따라 할인행사를 하고 있다.

보목포구에서 가장 유명한 먹을거리는 오도독 씹히는 맛이 일품인 자리돔이다. 한림, 모슬포, 성산포에 비해 보목은 앞바다 물길이 잔잔해 자리돔이 많이 잡힌다. 배가 들어올 때마다 경매가 열린다. 제주에서 그날 잡은 자리돔을 그날 먹을 수 있는 곳은 보목포구뿐이라고 한다.
뼈째로 먹을 수 있는 자리돔은 물회나 구이로도 먹을 수 있는 별미 중 별미다. 특히 밥을 넣고 식초를 약간 뿌린 뒤 먹는 자리물회는 입맛을 돋우는 데 그만이다. 작지만 야무진 맛을 내는 자리돔은 여름이 제철이지만 요즘도 충분히 그 맛을 볼 수 있다. 포구 안에 자리물회 원조 집인 어진이네 횟집(064-732-7442)을 비롯해 보목해녀횟집(064-732-3959), 돌하르방식당(064-733-9288) 등이 있다. 어느 집이나 가격은 비슷하다. 자리물회 6000원, 자리회 2만원, 고등어·옥돔구이 각각 1만원, 갈치조림 2만~3만원선.

 

고향으로 돌아온 인심 좋은 부부 손맛 넘쳐나는 돌하르방식당

해마다 자리돔축제를 여는 서귀포시 보목마을은 자리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만큼 최고의 자리돔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맛집이 적지않다.그 중에서 된장맛을 잘 살린 전통 '자리물회' 맛을 지켜오는 곳이 섶섬이 한눈에 마주보이는 포구에 있다.
서귀포시내에서 횟집을 운영하던 이 마을 출신 한동실(51)·정미숙(49)부부가 7년전 고향으로 돌아와 고향마을 자리물회 맛을 잇고 있는 돌하르방식당이 그곳이다.

 

 

▲자리돔으로 만든 요리들.

이들 부부가 한상 차려놓은 자리돔 요리는 그야말로 황제의 상차림이 부럽지 않다.
그중 대표적 요리인 '자리물회'는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여름철 별미다. 자리의 비늘을 긁어내고 지느러미와 내장을 제거한 후 머리쪽은 곱게 다지고 몸쪽은 등쪽으로 길게 어슷썰기하면 가슴의 작은 뼈가 잘게 잘라진다. 썰어놓은 자리에 식초를 약간 뿌려두고 오이는 채썰고 잔파·깻잎·미나리·부추·고추 등의 야채는 잘게 썬다. 그리고 나서 된장, 마늘, 생강, 고춧가루, 깨소금 등 갖은 양념을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 후 양념된 물을 부으면 향긋하면서도 구수한 자리물회가 완성된다.

 

자리물회에 향긋한 '재피'를 넉넉히 넣고 식초를 적당히 넣어 한숟가락 떠먹으니 첫맛이 구수하다. 구수한 맛과 새콤한 맛의 어울림이 환상이다. 여기에 탱탱한 살의 촉감이 전해지는 쫄깃한 자리돔의 식감은 매일아침 보목포구로 들어오는 배에서 자리돔을 공수해오는 부부의 정성이 느껴진다. 보목자리돔의 특성인 뼈가 연한 자리돔에 손맛이 보태졌다고 할까.

 

강회는 깻잎을 깔고 가늘게 썰어낸 무채를 깔고 그 위에 현란한 칼질로 빚어낸 조각같은 자리돔이 올려진다. 큼직한 것은 구이용으로 따로 놓아둔다. 석쇠에 보기좋게 눕히고 굵은 천일염을 '착착'뿌려 오븐에 올리는 자리돔 자체에서 나오는 노란빛 기름이 지글지글 올라오는 것이 한눈에도 보인다.

 

최근에는 된장을 풀어넣은 자리물회에 익숙하지 않은 관광객들을 위해 고추장을 풀어넣는 곳도 많지만 한씨는 어린시절 된장으로 맛을 내고 '재피'잎을 뿌려 먹었던 그맛을 지켜가고 있다. 그래서 관광객보다는 옛 자리물회를 그리워하는 손님들이 더 많이 찾는다. 양푼에 푸짐하게 내놓는 물회는 8000원. 굵은 자리돔을 구워 내놓는 자리구이(1만5000원)와 회를 썰어 막장과 함께 내놓는 자리강회(2만원)도 있다. 한라일보 2011.4 이현숙기자

 

보목동 연대기

 

'간세다리'의 도보여행, 제주올레 여행이 인기를 얻으면서 서귀포시 보목마을을 지나는 나그네들도 부쩍 늘었다.

바다와 마을의 경계를 이루는 해안도로변을 따라 섶섬을 조망하고 헉헉 거리기는 하되 숨이 막힐 정도는 아닌, 간단한 도보여행의 재미를 덧붙여주는 제지기오름을 오르면 보목 해안변 구경을 끝내노라고 말하는 사람도 여럿이다. 분명 '연대기'를 알면 내뱉지 못할 말들이다.

 

보목동 해안가 '엉캐물' 동산 부근에 위치한 '연대기'는 1510년(중종5년) 부산포(釜山浦) , 내이포(乃而浦), 염포(鹽浦) 등 삼포(三浦)에서 거주하고 있던 왜인들이 대마도의 지원을 받아 일으킨 삼포왜란 때 돌로 연대를 높이 쌓아 올리고 '섶섬'에 배치된 '동군좌지'와 봉화와 연기를 피워 신호하던 곳으로 알려지고 있는 곳이다.

보목 1펌프장에서 서쪽으로 100m 지나면 바다방향으로 폭 1m도 채 안 되는 좁은 길이 나온다. 이 길을 따라 들어가면 희귀모양의 기암과 주변으로 소나무가 울창한 코지가 나오는 곳, 그곳이 '연대기'다.

 

오랜 세월을 감지하게 하는 키 큰 소나무들 사이로 걸어가면 '볼래낭(보리수나무의 제주어)'이 많은데서 보목마을의 이름이 연유했다는 것을 말해주듯 보리수나무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눈 앞으로 섶섬이 바짝 다가와 금방이라도 손을 내밀면 금방이라도 닿을듯 하다.

특히 이곳에 서면 보목방파제 등 이후 생겨난 시설들이 시야를 가리지만 이전에는 동서로 훤하게 시야가 트여 연대로서의 최적지였음을 짐작케한다.

'제주삼읍봉수연대급장종총록'에 보면 '보목연대'는 동쪽으로 위미연대와 서쪽으로는 수모루 아래에 있는 연동연대와 교신을 했다고 기록돼 있다.

 

'연대기'에서 몇 걸음 내려가면 기이하게 생긴 큰 바위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가끔 이곳에서 마을 아낙들이 가정과 마을의 안녕을 위해 치성을 들인다고 하더니 멀리서 보면 사람모형으로 자칫 오해할 수도 있을 듯한 바위는 만약 신이 있다면 마을을 보호하기 빚어놓았을 법하다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당신의 소망과 자연환경의 보존은 똑같이 중요한 일입니다.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가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당신의 소원성취를 바라지만 때로는 원망하며 이곳을 청소해야 하는 사람'이 썼다는 환경보호 경고문은 혼자 웃음을 웃게 하면서 때론 정막한 이곳을 사람냄새 나는 '정겨운 곳'으로 금새 바꾸어놓는다.

서귀포신문 2009.4 한애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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