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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강원도

고한 고한역 만항재 정암사 함백산 운탄고도

by 구석구석 2022.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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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414번지방도로

 

석탄수송에서 레포츠의 관문으로 '고한역' 033-591-7788

길이 103.8km의 태백선은 우리나라의 대표 산업철도이다. 중앙선 제천역에서 갈라져 나와 영월, 함백, 고한, 태백 등을 거쳐 백산역에서 영동선에 합류된다. 오늘날 중앙선, 영동선과 연결된 태백선은 고리 모양의 환상선을 이루지만, 처음 개통된 1955년 12월 31일에는 제천에서 영월까지 38.1km에 이르는 영월선만 완공되었다. 그 이후 1957년 3월에는 영월에서 함백까지의 22.6km, 1966년 1월에는 예미에서 고한까지의 30km, 1973년 10월에는 고한에서 태백까지의 15km, 그리고 1975년 12월에 태백에서 백산까지 9.3 km 구간이 완공됨에 따라 제천에서 백산까지 태백선의 전구간이 개통되었다.

 태백선의 19개 역 중 하나인 고한역은 해발 705m의 고지대에 위치한다. 우리나라의 기차역 가운데 추전역(해발 855m) 다음으로 높은 곳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고한역과 추전역 사이에는 백두대간의 굵은 산줄기를 가로지르는 정암터널이 뚫려 있다. 길이 4505m의 이 터널은 경부고속철도의 황학터널(9970m)과 전라선의 슬치터널(6128m)이 개통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철도터널로 유명했다.

 

이처럼 해발고도가 높고 평지도 거의 없는 강원도 내륙의 첩첩산중에 태백선 기찻길을 부설한 것은 오로지 무연탄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서였다. 고한읍 일대의 자연부락인 고토일, 물한, 소두문동, 두문동, 만항, 갈래 등의 마을에는 탄광개발 직전인 1950년대 중반까지도 총 780여 가구의 화전민들만 살던 오지였다.

고한역 주변의 초저녁 풍경<출처:여행작가 양영훈>

 그러다 태백선의 개통과 함께 본격적으로 탄광촌이 조성되자 외부로부터 유입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마침내 사북읍으로부터 분리되었던 1985년 당시의 고한읍 인구는 무려 3만2800여 명으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석탄산업합리화정책으로 인해 대부분의 탄광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부터 고한읍의 인구와 고한역의 석탄수송량도 급격히 감소했다. 그리고 고한역에서는 2001년 12월 이후로 더 이상 석탄수송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고한역 자체는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당길 만한 구석이 별로 없다. 하지만 강원도 첩첩산중을 헤치며 달리는 태백선 열차에 몸을 싣고 고한역을 오가는 길에 만나는 창 밖 풍광은 꿈결처럼 아름답다. 아찔할 정도로 깊은 골짜기와 하늘에 닿을 듯 높은 산자락이 연이어 나타난다. 이처럼 하늘과 가까운 고지대의 철로를 달리는 태백선 열차는 ‘하늘열차’라고도 불린다.

 

고한역 앞에는 ‘가정의 행복까지 배팅하진 마십시오’라는 경구가 적힌 시계탑이 서 있다. 역에서 자동차로 약 10분 거리에 국내 유일의 내국인 전용카지노가 자리 잡고 있음을 상기시켜주는 경구이다. 이곳 고한역은 폐광 이후 썰렁하거나 황량해진 태백선의 많은 역들과는 달리, 제법 활기가 느껴진다. 2001년에 개축했다는 역사 건물도 깔끔한데다가 하루에 상·하행선 각각 7~8회씩 정차하는 열차 이용객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는 덕택이다.

 

고한역 근처에는 하이원리조트, 만항재와 함백산, 정암사 등 오래도록 기억될 만한 여행명소가 많다. 그 중 하이원리조트는 폐광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강원랜드에서 조성했다는 대규모 종합리조트이다. 내국인 전용카지노뿐만 아니라 해발 1000m대에 위치한 골프장, 해발 1426m의 백운산 정상에서 하강하는 스키장,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는 음악분수, 360도로 회전하는 레스토랑 등의 다양한 레저, 위락시설을 갖추었다. 또한 옛 탄광지대에 들어선 하이원리조트 주변에는 총길이 84km의 운탄길(석탄운반도로)이 사통팔달로 연결돼 있다. 울창한 숲을 지나고 전망 좋은 산등성이를 가로지르는 이 길은 MTB 하이킹, 트레킹, 산악마라톤, ATV(4륜오토바이) 등의 산악레포츠를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또한 해발1100m대의 하이원호텔에서 백운산 정상(1426m)까지는 1시간 30분(편도) 가량 소요되는 등산코스도 개설돼 있다.

고한역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거리에 위치한 만항재(1330m)는 함백산(1573m)에서 태백산(1567m)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우람한 등줄기를 타고 넘는 고개이다. 하이원리조트 골프장에서 운탄길을 타고 동쪽으로 40여 분쯤 달려도 만항재 정상에 당도하게 된다. 하지만 이 운탄길은 전구간이 비포장 흙길인데다 오금이 저릴 만큼 아찔한 벼랑 구간도 있으므로 지프형 승용차가 아니면 진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포장도로가 놓인 고개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이다. 고개 정상은 동쪽으로 고한, 서쪽으로 영월군 상동, 북쪽으로 태백시 등 3개 시군이 맞닿은 지점이기도 하다.  

 

1,300고지인 만큼 이곳은 여름이 없다.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위에도 여기의 수온주는 23도를 넘지 않는다. 만항재 부근에는 긴 산꼬리풀·동자꽃·곰취 등 형형색색의 꽃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1300고지라고 해서 겁먹을 필요는 없다. 해발 700m인 고한에서 출발하면 승용차로 10여 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 길은 구불구불 이어지지만 포장이 잘돼 있어 어렵지 않다. 과거 탄광촌이 이어져 석탄가루 날리는 검은색 일색이었으나 지금은 그 자리를 풀과 나무가 조용히, 그러면서도 빠른 속도로 옛 모습을 되찾아 주고 있다.

 

오르는 길 양 옆은 우거진 수목이 빛을 가려 햇살의 따가움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고갯길 아래 부분에서는 잎이 넓은 활엽수가 사열하는 듯하더니 산을 오를수록 깔끔한 자태를 뽐내는 낙엽송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해가 중천에 떠오른 한낮인데도 창문으로 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럽기까지 하다.

 

정상 부근에 이르면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으로는 함백산, 오른쪽으로 한 굽이만 돌면 만항재다. 함백산 정상으로 가는 길 어귀에는 한국 스포츠의 요람인 태릉선수촌 태백 분촌이 있다. 함백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시멘트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이용해 승용차로도 오를 수 있지만 웬만해선 40분 정도 투자해 걸어서 오르는 것이 좋다. 정상에 서면 태백산을 비롯해 백두대간의 능선이 장엄한 모습을 연출한다.

 

산책이 끝나는 지점인 만항재 정상에서는 사방에서 불어오는 "천연 에어컨" 바람이 시원하다. 한여름인데도 그늘에서는 두터운 옷이 아쉬울 지경이다.

 

만항재에서 내려가는 길에는 고찰 정암사를 둘러보는 것이 좋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석가세존의 사리를 갖고와 세운 절로 알려져 있다.  정암사는 무척이나 고즈넉하고 산사의 적막함과 아름다움을 전부 지니고 있다. 크지 않은 규모와 번잡하지 않은 주변 경관이 더욱 산사의 평온함을 돋보이게 한다.

 

계곡길을 따라 10여분을 들어가면 정암사가 왼편에 나타난다. 일주문에 연이어 키 큰 전나무가 몇 그루 서 있고 안쪽으로 요사채와 관음전이 내다 보인다. 넓은 마당에는 돌담이 빙둘러 쳐져 있고 마당 끝자락에는 종루각이 서 있다. 종루각을 지나고 계곡에 걸린 극락교를 건너면 적멸보궁이 있다. 뒤편 산자락에 사리탑이 있고 앞쪽에 적멸궁이 있다. 이곳역시 법당안에는 부처가 모셔져 있지 않다. 사찰 내에서는 국가지정 문화재 보물 제410호인 수마노탑과 강원도 지정문화재 자료 32호인 적멸보궁이 있고, 범종각, 육화정사, 요사채, 삼성각, 자장각 등의 사찰건물이 남아있다. 또한 사찰 옆의 계곡이 천연기념물 제 73호 열목어 시식지로 지정되어 있다.  

 

정암사의 본전으로 수마노탑 아래 들어선 적멸궁은 낡을 대로 낡은 현판과 흔적만 남은 단청이 오랜 세월을 알린다. 하지만 최근 얹은 듯 푸른빛이 감도는 기와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어서 조금은 아쉽다. 적멸궁 옆 주목은 약 5m 높이로 죽어 있는 고사목 사이로 새로운 줄기와 가지가 자라 신비로움을 더한다.

 

마노석으로 만든탑 ‘수마노탑’ (보물 제410호) 

수마노탑은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가지고 온 마노석으로 만든 탑이라고 해서 마노탑이라고 한다. '마노' 앞의 '수(水)'자는 마노석이 물길로 반입되어 ‘물을 따라온 돌’이라 하여 덧붙여졌다. 당나라에서 무사히 물길을 건너온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표시한 신라인들의 소박한 인품을 엿볼 수 있다.



탑은 적멸보궁 뒤 쪽 산기슭에 있다. 높이는 9m, 지대석 너비는 3.04m, 상륜의 높이는 1.7m에 이른다. 1층은 마노석을 15단으로 쌓아 높이 103㎝, 한 변이 178㎝가 되게 만들었다. 탑전체가 길이 30∼40㎝, 두께 5∼7㎝ 크기의 회색 마노석으로 정교하게 쌓여있다. 

 

언뜻보면 벽돌을 쌓아올린 듯하다. 층수가 한 단계 높아질수록 그 크기는 줄어 들고 있다. 탑의 1층 남쪽면 중앙에는 1매의 관석으로 짜여진 문비가 있으며, 문비에는 철제 문고리로 장식돼 있다. 지붕은 낙수면에 층단이 있는 전탑의 양식을 따랐으며 추녀 폭은 전탑임에도 불구하고 넓은 편이다. 지붕돌 층급받침은 1층에서 7단으로 되어 있으나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한단씩 줄어 7층에서는 3단이 되었다.

상륜부는 화강암으로 조성된 노반위에 갖가지 청동제 장식이 완전하게 얹혀 있다. 윗부분에는 네 가닥으로 돌출된 끝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과 어우러진 예쁜 풍경을 볼 수 있다. 탑이 전체적으로 거대한 편에 속하지는 않지만 형태가 간결하고 문양이 정교하다. 탑 앞에 배례석이 놓여 있는데, 여기에 새겨진 연화무늬나 안상무늬는 고려 시대의 특징을 나타내 정암사가 자장율사에 의해 건립되었다고는 하나 탑의 양식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탑으로 추정되고 있다.

1972년 탑 해체당시 탑지석(塔誌石)과 사리 장엄구가 발견되기도 했다.

본래는 지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구해온 석가의 신물(信物, 사리 치아 염주 불장주 패엽경 등)을 '세 줄기의 칡이 서린 곳'에 나누어 각각 금탑, 은탑, 수마노탑을 모셨다고 하는데 후세 중생들의 탐욕을 우려한 지장율사가 불심이 없는 중생들은 금탑과 은탑을 육안으로 볼 수 없도록 숨겨버렸다는 아름다운 전설이 스며있는 수마노탑. 정암사 북쪽 어딘가에 있을 금탑과 은탑을 찾아 봄 산책을 즐겨보자.

 

절 집을 가로지르는 정암사 계곡은 열목어 서식지로 천연기념물 73호이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 도화동 계곡(천연기념물 74호)과 함께 세계 최남단 열목어 서식지이기도 하다. 서식지 보호를 위해 쌓아 둔 담 옆에 마련된 약수를 떠 마시며 고개를 빼 담 너머 열목어를 찾아보지만 유감스럽게도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절 집 밖 계곡물은 서식지를 바로 벗어난 까닭에 접근이 가능하다. 열목어 서식지와 만항재 정상에서 내려오는 계곡이 만나 수량이 풍부할 뿐 아니라 오염도 제로의 수질로 발목만 담가도 목까지 서늘할 지경이다.  / 강원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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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함백산 야생화축제 

백두대간 함백산 야생화 축제가 7~8월경에 국내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인 함백산 일원에서 열린다. "테마가 있는 여름꽃 여행"이란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만항재와 정암사 부근 폐광 지역인 (구)삼척탄좌 정암광업소 본관 등에서 펼쳐진다.
 

프로그램은 상설 행사·주말 이벤트·공연 행사 등으로 꾸며진다. 상설 행사로는 야생화 축제 주제전·야생화 누르미(압화)전·야생화 사진전·야생화 수석 분경 외에 야생화 석부작, 야생화 화분 만들기, 갱구 이용 사진 찍기, 만항재 산상의 화원 야생화 탐방 등이 있다. 또 정암광업소 한켠에 예전 목재 갱도를 재현, 광부들이 즐기던 화덕을 이용한 연탄 구이 체험도 가능하도록 했다.

 
 
주말에는 야생화 산길 걷기 대회, 야생화 부채·나무 목걸이 만들기, 등반 대회 등을 통해 더위 사냥에 나설 수도 있다. 이밖에 공연으로는 난타·판소리·음악회 등이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가 있는 '함백산' 

산자락에 걸리는 구름은 사계절 볼 수 있지만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의 모습이 으뜸이다. 강원 정선과 태백을 가르는 함백산은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운해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 산이다. 도로가 잘 만들어져 승용차로도 정상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발 1573m로 평창의 계방산(1577m)에 이어 남한에서 일곱번째로 높은 봉우리인데다 남쪽의 태백산(1568m) 등 주변에 비슷한 높이의 산들이 고원을 이룬 까닭에 새벽녘 끝없이 이어지는 연봉의 실루엣은 장엄미까지 갖췄다. 

사전을 찾아보면 구름바다라고도 불리는 운해는 "구름 위에 솟아오른 산봉우리가 마치 섬처럼 보일 때의 구름 상태"라고 설명한다. 붉은 해가 동쪽에서 못습을 드러내자 사전의 설명이 부족한 듯했다. 이렇게 밀려든 구름이 북쪽으로 두문동재를 넘어 매봉산(1303m)·대덕산(1307m) 등을 작은 섬으로 만들었고, 남쪽으로 "민족의 영산" 태백산을 하얗게 뒤덮고 있었다. 아직 여명 속이었던 까닭에 검은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지만 입이 쩍 벌어질 만큼 장관을 이뤄 사전에도 운해의 특별한 아름다움을 표현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함백산일출 / 김재호

함백산 정상은 천혜의 전망대다. 이곳에 올라서면 영월, 정선, 태백 일대의 고산준령들이 파노라마처럼 시야를 가득 채운다. 운이 좋으면 장엄한 해돋이와 화려한 일몰까지 감상할 수 있다. 민족의 영산인 태백산조차도 빤히 건너다보일 정도로 조망이 시원스럽다. 서쪽에는 고한역과 고한읍내, 하이원리조트가 또렷하고 북쪽에는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세워진 매봉산(1303m) 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한반도의 근간을 이루는 백두대간은 설악산에서 한번 용트림을 한 후 남쪽으로 내달리다 청옥산·두타산을 지나 강원도 남부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그리고는 두 갈래로 길을 달리한다. 하나는 남쪽으로 달리다 지리산에서 마침표를 찍고, 다른 하나는 서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소백산·월악산·속리산을 내놓는다.

 

그 갈림길에 있는 봉우리가 함백산이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여러 갈래 있으나 방법은 두 가지다. 직접 걸어 오르거나 승용차를 이용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내 발로 걸어오르는 수고가 있은 후에야 정상에서 맛보는 감동이 더할 듯 싶다. 게다가 정상 부근은 차량을 세워둘 공간이 마땅치 않아 자칫 차량이 밀릴 경우 오도가도 못하는 낭패를 당하기 쉽다. 

승용차를 이용하건 걸어가건 만항재에서 출발하면 편하다. 2월부터 11월 초까지 갖가지 야생화가 만발하면서 최근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는 만항재의 높이는 해발 1330m. 함백산 정상과의 차이는 243m에 불과하다. 태릉선수촌 태백분촌 가는 길에서 시작되는 등산로를 이용해도 한 시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다. 해 뜨기 직전 뺨을 스치는 차가운 공기는 싱그러움마저 느껴질 정도로 정겹다.

한국의 명목-함백산 주목

함백산 최정상에는 많은 야생화와 키작은 나무들만 자라고 있어 주목은 다른 나무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라고 있다. 주목이 밀집한 곳은 해발 1,300m 이상 되는 곳으로, 70ha에 679본이 자생하고 있다. 수령은 30년 어린나무부터 710년 된 노거수들도 있다. 산림청에서는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1996년 5월 2일 지정고시해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

함백산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주목으로 아름다움 면에서는 단연 으뜸이다. 기백은 좀 모자라지만 다소곳하게 잘 생긴 미인(美人)이다. 한 가지만 겨우 살아 연명하고 있다. 많은 가지들은 죽어서도 수백년을 버티어 왔다. 겨울철에 죽은 가지에 상고대가 하얗게 두루 감기면 천하의 절세 미인이 된다.

/ 차세환 한국사협회원·사광회 회원

 

수령 710년된 가장 오래된 주목은 둘레 4m 높이 15m 되는 거목이다. 가지의 반은 도태되어 죽었으며 다른 가지들은 아직 활기차다. 주위에는 가지각색의 기화요초들이 계절 따라 피고 지고 하지만 710년이란 오랜 세월을 변하지 않고 온갖 풍상을 견디며 지조와 절개를 지키며 늘 푸르게 지내왔다. 새벽 여명에는 백두대간의 장중한 첩첩능선을 배경으로 대장군의 기백을 보여준다.

 

가는 길 정선군 고한읍을 지나 정암사 방면의 414번 지방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과거 싸리재터널이 뚫리기 전 태백시로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약 10분 정도 오르면 만항재 입구에 이른다. 여기서 다시 좌회전, 약 500m쯤 가면 간이화장실이 있는 작은 삼거리가 나온다. 직진하면 태릉선수촌 태백분촌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 이어지는 좁은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함백산으로 이어진다. 이 삼거리가 산행 출발점이다.

 

한국의 차마고도 ‘운탄고도’ / 눈길 트래킹의 성지

강원도 정선 운탄고도(運炭高道)는 1980년대까지 석탄을 실어 나르던 트럭들이 다니던 길이다. 해발 1,200m가 넘는 산비탈에 낸 흙길이다. 우리나라에서 차량이 넘나드는 고개 중 제일 높은 해발 1,330m의 만항재부터 40㎞ 떨어진 함백역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석탄 가루를 휘날리며 석탄을 실어 나르던 길이다. 고도가 높아서 아래로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지는 장관이 때때로 연출된다. 그래서 아름다운 하늘길이다. 마치 히말라야를 넘나드는 중국의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닮았다 해 ‘운탄고도(雲坦高道)’로도 불린다.

사시사철 백패킹과 트레킹, 산악자전거의 명소이자 힐링 길로 꼽힌다. 특히 겨울에 눈꽃과 상고대를 직접 보면서 트레킹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눈이 많이 내렸다는 기상예보라도 뜨면 이곳 설경이 SNS에 도배가 된다. 

국내 유일 고원 눈길 트레킹 코스

여행산악회 버스를 타고 4시간여를 달려 눈길 트레킹이 시작되는 만항재에 도착했다. 만항재 주변은 매년 6~7월 야생화 축제로 유명하다. 겨울에는 함백산 설경과 주목에 핀 눈꽃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자동차에서 내려 등산을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쭉쭉 뻗은 낙엽송 가지에 화려하게 핀 눈꽃이 반겨준다. 좀 따뜻한 날씨인데도 1,330m 고지의 만항재에 내린 눈은 그대로 쌓여 있다. 시베리아 벌판 같은 설국 분위기에 흥분된 마음을 진정하고 눈길 트레킹을 시작한다.

동료들과 눈 덮인 운탄고도를 걷기 시작하는데 플라스틱 눈썰매를 짊어진 일행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내리막이 시작되자 앞뒤에서 괴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썰매에 배낭과 몸을 싣고 신나게 언덕을 내려오는 모습이 더없이 즐겁게 보였다.

4㎞ 가량을 걸어 내려오자 혜선사로 갈라지는 길에서 차량 운행을 금지하는 바리케이트가 나왔다. 여기부터는 계속 오르막이다. 배낭을 썰매에 싣고 끌고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설원에서 생짜 자연을 맛보기 위해서 자진해 고난의 행군을 하는 것이리라. 나도 모르게 파이팅을 외쳐줬다. 

꽤 경사진 길을 1㎞가량 올라가자 비교적 평탄한 길이 나온다. 길 중간중간 갖고 온 간식을 펼쳐 놓고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도 좀 더 걷다가 바람이 안 부는 곳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눈밭에서 어묵에 라면까지 점심을 즐기다 보니 시간을 많이 소비했다.

서둘러 짐을 챙겨 다시 걷기 시작했다. 걷는 길 좌측 아래로 깎아지른 듯한 산들이 계곡을 사이에 두고 눈에 들어왔다. 모두 1,000m가 훨씬 넘는 산 같다. 구름이 길 아래로 양탄자처럼 내려앉을 때가 많다고 하니 구름 ‘운(雲)’자 ‘운탄고도’라는 이름이 어울릴 것 같다.

넘실대는 산들을 바라보며 걷는 길은 전국을 통틀어 이곳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더욱 마음을 정화하는 힐링 길이 되는 것 같다. 내린 곳의 반대편에 와서 오후 2시 반쯤 우리를 태우고 갈 버스가 기다리는 곳에 거의 도착했다.

만항재 야생화 축제장

하이원cc 삼거리 갈림길에서 백운산 마천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하이원 팰리스호텔로 갈라지는 길에서 일행들의 의견이 갈라졌다. 이곳까지 왔는데 정상 마천봉까지 올랐다가 가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냐는 의지를 나타내는 분이 계셨다.

시각을 보니 전체 트레킹 시간에서 점심 먹는 시간을 너무 소비했다. 한 시간 넘게 더 걸려서 마천봉까지 갔다가 주차장까지 오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아쉽지만 마천봉에 오르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버스를 타고 음식점들이 있는 태백산 당골 종합상가로 이동한다. 맛집으로 알려진 선비촌식당(033-553-6527)에서 김치찌개와 막걸리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기분 좋게 귀경길에 올랐다.

백패킹과 차박의 명소 운탄고도

몇 년 전부터 캠핑과 차박을 즐기는 사람들이 엄청 많이 생겼다. 운탄고도 길옆 제법 넓은 곳에서 차박을 하는 SUV 차들과 캠핑카들이 여기저기 진을 치고 있었다.

석탄을 날랐던 길이라 운탄고도 도로는 넓은 편이다. 차를 갖고 오기에 좋은 데다, 도착하면 길옆 공터에 차를 세우고 바로 텐트를 치거나 차박을 즐기기에 아주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중간중간 나무가 우거진 숲에는 백패킹을 즐기는 울긋불긋한 텐트들이 많다. 고산준령에서 차박과 백패킹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지 않을까. 

/ 한국아파트신문 윤석구

 

○ 문의전화
- 정선군청 관광문화과 033)560-2365
- 고한역 033)591-7788
- 고한읍사무소 033)592-3001
- 강원랜드(하이원리조트) 1588-7789
- 정암사 033)591-2469
- 고한버스터미널 033)591-2860

 

○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정선군청 관광문화포탈 http://jstour.jeongseon.go.kr
- 함백산야생화 http://gogohan.go.kr
- 하이원리조트 www.high1.co.kr

 

○ 숙박정보
- 강원랜드호텔 : 사북읍 사북리, 033)590-7700, www.kangwonland.com

- 하이원호텔 : 고한읍 고한리, 033)590-7700, www.high1.co.kr
- 스타호텔 : 사북읍 사북리, 033)592-2500, istarhotel.co.kr
- 강원관광펜션 : 고한읍 고한리, 033)592-5912, www.gwvillage.net
- 테마파크모텔 : 고한읍 고한리, 033)591-0804
- 스카이모텔 : 사북읍 사북리, 033)592-1900
- 백가지나무이야기 : 사북읍 사북리, 033)592-2046, www.100trees.co.kr
- 장산콘도 : 만항재 남쪽 도로변, 033)378-5550, www.jangsancondo.co.kr

 

○ 식당정보
- 낙원식당 : 고한읍 고한리, 한우구이, 033)591-2510
- 함백산토종닭집 : 고한읍 만항마을, 토종닭 요리, 033)591-5364
- 산골닭집 : 고한읍 만항마을, 토종닭 요리, 033)591-5007
- 고모네식당 : 고한읍 고한리, 오삼불고기, 033)591-2069
- 월드퓨전 : 강원랜드호텔 내, 뷔페 전문, 033)590-7511
- 석탄회관 : 사북읍 사북리, 한우구이(실비집), 033)592-8233
- 하늘목 : 만항재 남쪽 도로변, 경양식, 033)378-5557

 

/ 일간스포츠2007. 11  박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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