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평야의 중심 전라남도는 따뜻한 기후와 기름진 들녘을 바탕으로 예로부터 농경문화가 꽃피던 고장이다.
약 3천5백년 전 벼꽃 화분이 출토되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벼농사가 전래된 곳이라는 추정을 낳고 있는 전남 영암은, 지난 87년 전라남도가 영산강 하구둑 건설과 함께, 영산호 국민관광단지 문화시설의 하나로 착공한 이래, 60억 원의 시설비를 투입 6년만인 93년 9월에 박물관으로 개관한 이래 오늘에 이르고 있다.
대규모로 이뤄놓은 농경문화의 발자취
농업의 모든 것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국내 최대규모의 농업 전문박물관인 전라남도 '영산호관광농업박물관'은 보관 유물만도 3천여 점에 이르고, 원시 영농기구로부터 현대 영농기구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고 이색적인 농업유물이 한자리에 전시돼 있는 곳으로 가장 특색 있는 박물관 중의 하나로 손꼽힌다.
전남 영암군 삼호면 나불리 307에 자리잡고 있는 박물관은 9천 평의 부지에 연건평 1천2백50평의 규모로 본관 농업관 그리고 야외전시장으로 꾸며져 있다. 글·사진 / 한지호(자동차여행가)
전남농업박물관
은 ‘허수아비 만들기 무료 체험행사’를 하며 우리 전통의 풍습과 문화를 되살려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우리 것에 대한 애착심을 길러주고 어른들에겐 고향에 대한 향수를 안겨주자는 취지다. 농업박물관에서 허수아비를 만드는데 필요한 짚과 나무, 새끼줄 등 기본용품을 준비해 놓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허수아비에 입힐 옷가지나 장식물만 챙겨오면 된다.
허수아비만들기 체험행사 / 이돈삼
전남농업박물관은 전라남도가 점차 사라져 가는 전통 농경문화의 유산을 보존해서 우리 삶의 옛 모습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지난 1993년 세운 곳이다. 우리 삶의 옛 모습을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으며 자녀들이 쉽게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것들이 많아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한 체험학습 공간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물관내부 / 이돈삼
전통 농경문화의 유산을 볼 수 있는 전시실이 있고 앞뜰과 뒤뜰은 정겨운 집들과 농사기구로 꾸며져 있다. 박물관 뜰에 들어서면 목장승, 허수아비, 솟대, 돌탑, 원두막, 물레방아, 디딜방아, 뒤주, 장독, 절구, 맷돌 등이 배치돼 있어 마치 30∼40년 전 고향집처럼 정겨운 느낌을 준다.
오마이뉴스 2007 이돈삼
제1전시실에는
농경문화의 자취를 살펴볼 수 있도록 선사시대의 농경, 역사시대의 농경, 남도문화의 형성과정, 그리고 농사의 사계 등으로 나누어 일목요연하게 전시하고 있다.
봄 농사 코너를 보면 논 갈고, 쟁기질하고, 써레질하고, 못자리 판을 만들고, 모내기하는 장면들을 볼 수 있고, 여름농사코너에서는 김매기, 물대기, 보리타작 등의 모습을 모형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 사용하는 살포, 도롱이, 삿갓 등과 고된 농사일에서 오는 피로를 덜기 위한 장고, 북, 꽹가리, 날나리, 상모, 고갈 등이 전시되고 있어 일 잘하는 사람이 놀기도 잘 한다는 말을 실감케 한다.
제2전시실로 가보면
가을농사와 겨우살이 및 전남의 특산물이자 남해안지방에서 만 나는 황칠로 가공한 은랍·목기·경상·책장·부채·삿갓 등이 선보이고 있다. 가을농사 코너에서는 설명 패널과 함께 보리 파종장면이 대형사진으로 게시되고 있으며, 개상질, 홀테질, 벼 베기, 벼 말리기 하는 장면이 모형으로 전시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겨우살이 코너에서는 지붕 잇기, 나무하기, 장작패기, 떡치기 등의 겨울 농촌 정경이 모형세트로 전시되어 있고 씨앗 갈무리로써 호박, 고추, 조, 귀리 등도 볼 수 있다. 한편 사랑방에는 마네킹을 이용한 가마니 짜기, 짚신 짜기, 새끼 꼬기 등의 장면도 연출되고 있다.
제3전시실은
'영산강의 새 역사'라는 주제 아래 영산강유역의 옛 모습에서부터 개발과정, 개발후의 영산강의 모습을 도형과 도표·사진을 통해 전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상습적으로 한해와 수해를 입었던 개발전 영산강유역의 옛 모습을 비롯하여 영산강 5단계 개발사업, 완성된 영산강 개발 모형도, 개발후의 영산강유역 모습, 영산강 하구언공사 모형도, 담양·장성·광주·나주호 댐 공사, 물대기 및 수문의 발전 모형도 등이 전시돼 있다.
이밖에 생활용품실에는 의·식·주와 어로, 공예관련 품과 다듬이, 홍두깨, 꿩덫, 조새, 함, 요강, 찬장 등의 생활용품 250점을 전시해 놓았고, 별관인 현대농업관에는 세계의 농업, 각종 농기구들, 전남의 농업, 벼농사, 각종 특수작물과 특히 경쟁력 있는 품목들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8천여 평의 야외광장은
실내 전시장의 한계를 극복해 농촌생활의 실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돌탑·원두막·물레방앗간·나무장승·통방앗간·디딜방앗간·모정·뒤주·장독대·등구미 등이 설치되어 있어 옛 농촌의 정취를 물씬 풍긴다.
전라남도 농업박물관에서는 좀더 자세한 생활문화 및 관련유물들을 소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전시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다양한 주제를 선정하여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들을 모아 주제별 특별전시도 하고 있다.
지난 1994년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우리의 전통음식인 장아찌 50여종을 한데 모아 마련한 '장아찌 특별전'을 비롯하여 2003년 현재까지 한국의 야생초와 약용식물, 전남의 옛 지도, 결혼사진, 갈이도구, 도지정 동산문화재, 농약복식 및 기구, 중국 하모도 고대농경유물, 운반용구, 저장용구 특별전 등 다양한 주제로 10여 차례에 걸쳐 특별전을 진행해 왔다. 따라서 이곳은 보기만 하는 박물관을 떠나 관람객이 농촌의 정서를 느끼며 직접 참여해 볼 수도 있도록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글·사진 / 한지호(자동차여행가)
메주만들기 체험
옛 말에 '된장찌개 한 사발은 30리의 힘이고, 된장국은 아침의 해독제'라는 말이 있다. 밤사이 몸 안에 고인 여러 가지 불순물과 독소를 씻어내고 뱃속을 편안하게, 피를 맑게 해주는데 된장만한 것이 없다는 말이다. 이 된장을 만드는데 쓰이는 메주를 만들어보는 전라남도농업박물관이 마련하는 전통메주 만들기 체험행사.
박물관 측이 메주를 만드는데 필요한 각종 재료를 준비하고 메주 만들기 기능 보유자 3명을 초청, 현장에서 시연을 하고 참여자들이 직접 메주를 만들어 보는 이색 체험이다. 참여자들은 먼저 가마솥에 불을 지펴 콩을 삶고, 삶아진 콩을 꺼내어 절구에 넣어 찧은 다음 메주를 만들어 보는 일련의 과정을 체험하게 된다.
또 박물관 측이 이해를 돕기 위해 기존에 만들어진 메주를 초가 시렁에 걸어 두고, 소금물 항아리에 넣어 간장, 된장 만드는 과정 등을 재현할 계획이어서 간장이나 된장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간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문의:학예연구실(☎ 061-462-2796)
자료 - 오마이뉴스 2007 이돈삼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목포 나들목을 나와 '대불산단' 표지판을 따라 2번 국도 강진 방향으로 영산호 하구둑을 건너면 좌측 1km 지점에 자리잡고 있다.(목포 IC 15분 거리) 호남고속도로 서광주 IC를 나와 1번 국도 나주, 무안을 거쳐 목포까지 가도 됨. 버스 편은 목포역·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105·300번 시내버스 또는 영암 행 군내버스를 이용해도 됨.
■ 3성급의 한옥호텔 영산재
영암군 삼호읍 나불외도로 126-17 (나불리292) 061 464 4600
일반형의 11평은 방1개로 2인실이며 2인까지 추가 예약을 받는데 1명추가당 5,000원이며 한옥전체가 취사는 일절금지로 오후2시부터 입실이 가능하다.
누마루 13평/4인실 방1개/2인까지 추가
별채단층형 15평/2인실 방2개/2인까지 추가
별채누마루형 18평/2인실 방2개/2인까지 추가
별채형복층형 31평/2인실 방3개/4인까지 추가
최대110명을 수용하며 조식은 15,000원(식사할때 현금)
전남 영암 무화과 달콤하고 비타민·미네랄 풍부
무화과는 우리에게 낯선 과일이다. 그러나 그 역사는 성경의 창세기 이전부터 시작된다.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가 벗은 몸을 가린 것이 바로 무화과 잎이다.
이토록 오랜 세월 서양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무화과지만 동양에 그 맛을 뵌지는 얼마되지 않는다. 일본에는 1600년대, 우리나라에는 일본을 통해 1930년대 초 목포의 갓바위에서 최초의 재배가 시작되었다. 무화과는 세계적으로 600여 종이나 되지만 국내는 열매가 종처럼 생긴 도후인 품종이 대부분이다.
무화과(無花果)는 꽃이 피지 않는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꽃이 피는 것이 당연하건만 무화과 나무는 꽃이 보이지 않는다. 사실 봄부터 여름에 걸쳐 꽃받침 속에 숨어 작은 꽃이 핀다. 다만 외부에 그 모습이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무화과는 영양학적으로 이상적인 과일이다. 동의보감에는 ‘체내 독 제거와 위장질환·빈혈·치질 등에 좋고 소화 촉진과 숙취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한방에서는 소화기를 튼튼하게 하고 장을 편하게 하는 과일로 친다. 비타민과 미네랄을 비롯해 단백질 분해 효소인 피신(ficin)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화불량, 식욕부진, 장염, 변비환자에게 생과를 하루 한두개 먹거나 달인 물을 복용하라고 권장할 정도로 약용 효과도 높다.
활성산소 제거 능력이 탁월해 노화 방지에 좋아 ‘장수무화’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더욱이 각종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하다. 우유보다 많은 천연 칼슘과 바나나보다 많은 칼륨 등 무기질 함량이 높아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의 산성화된 체질을 중화시키는데 좋은 알카리성 식품이기도 하다. 병충해에 강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으니 임산부나 아이가 먹어도 문제없는 그야말로 ‘웰빙 과일’이다.
무화과는 온난한 전남·경남·제주에서 재배가 이뤄지고 있다. 그 중 전남의 영암, 그것도 삼호읍에서만 국내 무화과 생산량의 80% 이상을 담당한다. 초대 농협 조합장인 고 박부길 씨의 주도하에 재배단지를 조성하면서 삼호읍이 무화과의 주산지로 자리잡게 됐다.
수확은 8월부터 11월 초순까지 이뤄지지만 10월 무화과를 최고로 친다. 당도가 17°Bx에 이르기도 한다. 날씨에 민감해 값이 들쭉날쭉하지만 요즘 현지 소매 가격은 ㎏당 8000원 정도. 삼호농협은 아이스 팩을 넣은 4㎏짜리 상자를 3만5000원(택배비용 포함)에 보내 준다. 문의 011-441-2091, 061-464-6010.
무화과는 껍질이 얇고 과육이 연해 저장성이 떨어진다. 딴 지 하루가 지나면 부패한다. 때문에 해가 뜨기 전인 새벽에 수확해 당일 배송을 기본으로 한다. 냉장시설과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는 수확 후 소비자 손에 가 보지도 못한 채 썩어 버리기 일쑤였다. 최근에야 저장 기술이 발달하고 운송이 빨라져 수요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 나라에서는 주로 생과 수요가 많다. 먹는 법은 바나나와 비슷하다. 꼭지를 위로 향하게 한 후 꺽어 버린후 껍질을 아래 방향으로 벗겨 먹으면 된다. 살이 물러 껍질을 벗기거나 먹기가 수월치 않아 칼로 살살 도려내는 법도 있다. 샤베트처럼 얼려 ‘아이스 무화과’를 즐기기도 한다. 오랜 시간 두고 무화과의 생과육을 즐기고 싶을 때 좋다. 평소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가 먹기 전 상온에 내놔 살짝 녹았을 때 수저로 떠먹으면 된다. 국내 유일의 무화과 가공 공장이 있는 삼호농협에서는 쨈, 식초, 쥬스, 통조림, 건과, 연육제 등으로 가공 이용되고 있다.
삼호읍을 무화과의 주산지로 만든 사람은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고향에서 농사를 짓다 1971년 삼호농협 설립과 함께 조합장을 맡은 고 박부길(1941~73)씨다. 박준영 전남지사의 형이기도 한 그는 무화과가 건강에 좋아 전망이 밝다는 점을 알고 농민들에게 재배 방법을 교육하고 꺾꽂이를 해 많이 심게 했다.
집 뜰이나 울타리에 한두 그루씩 있던 무화과를 야산 등에 집단으로 심어 소득 작목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그러나 박씨는 73년 8월 첫 수확을 눈앞에 두고 교통사고로 32세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박씨의 부인 최금자(65)씨는 “무화과가 많은 소득을 안겨 주자 주민들이 공적비를 세워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무화과는 상온에서는 딴 지 하루가 지나면 변하기 시작한다. 냉장시설과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는 소비자 손에 가 보지도 못한 채 썩어 버리는 것이 적지 않았다. 저장 기술이 발달하고 웰빙 바람이 불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가격은 수확 시기의 날씨에 따라 들쭉날쭉하지만, 요즘 현지 소매 가격은 ㎏당 8000원 정도. 삼호농협은 아이스 팩을 넣은 4㎏짜리 상자를 3만5000원(택배비용 포함)에 보내 준다. 문의 011-441-2091, 061-464-6010.
일간스포츠 2008.9.16 백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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