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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구례 865번지방도-내동리 연곡사 피아골

by 구석구석 2007.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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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단풍은 웅장한 산세로 인해 남성적이다는 평가다. 가장 유명세를 타는 단풍지는 누가 뭐래도 피아골과 뱀사골. 지리10경에 들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가을이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주말에는 붐비는 정도가 아니라 혼잡하다는 표현이 맞다.

피아골 단풍은 흔히 3홍에 비유한다. 산에 붙은 붉은 산이 산홍(山紅)이라면 소와 담에 비친 수홍(水紅), 산에 안긴 사람들의 모습이 이른바 인홍(人紅).
누군가 산 꾼이 뱀사골단풍이 피아골 단풍보다 색깔이 연하다고 했지만 이는 오해 일 수도 있다. 같은 지리산이라도 계곡마다 단풍 드는 시기가 약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오는 착시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단풍축제의 흥이 있는 곳, 지리산 피아골

 

뱀사골과 쌍벽을 이루는 피아골은 핏빛단풍으로 지리산 10경의 하나로 꼽힌다. 노고단과 반야봉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피아골의 계곡물은 수림사이를 흐르며 연주담, 삼홍소 등 심연을 만들어 내고, 더불어 집채만한 바위들이 단풍과 어울리면서 절경을 자아낸다.
가을이면 삼홍소란 이름에 걸맞게 온 골짜기를 붉게 물들인 단풍과 붉은빛이 비친 계곡물이 장관을 이룬다. 특히 직전부락 일대에서부터 삼홍소까지 1시간여 거리구간의 단풍이 빼어나다.

 

구례군은 토지면 외곡리 기촌솔밭 일대에서는 단풍축제를 연다. 단풍노래자랑, 중국 기예공연, 구례좌도농악공연, 민속극 공연 등 볼거리가 준비된다. 표고막터에서 피아골산장까지의 ‘단풍길 걷기행사’, 연곡사에서 임걸령을 지나는 ‘지리산 등반체험하기’ 행사도 열린다. 이밖에도 단풍 기념품 만들기, 구례 전통쑥떡 만들기, 섬진강 민물낚시 대회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마련되어 있다. 지리산의 아름다운 가을을 한껏 감상하고, 가족 친구 연인 동료간의 즐거운 시간도 함께 할 수 있는 곳으로 적합하다.

 

마치 색의 축제를 화려하게 벌이고 있는 듯한 피아골. 온통 울긋불긋한 단풍

피아골 입구에 자리한 연곡사(구례군 토지면 내동리)를 지나 직전마을에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산도, 물도, 사람도 붉게 물든다는 피아골. 옛날 이 일대에 피밭(稷田)이 많아서 '피밭골'이라는 이름이 생겼고 이것이 피아골로 변했다고 한다. 정유재란, 한말(韓末) 격동기, 한국 전쟁 등 우리 역사의 슬픔이 아직도 뼈아프게 서려 있는 듯한 피아골에는 오색 단풍이 불타고 있었다. 화엄사를 창건한 연기조사(緣起祖師)에 의해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연곡사로 올라가는 길에서부터 나는 이미 핏빛 단풍의 아름다운 자태에 환호성을 질러댔다.

 

피아골대피소

 

단풍이 물든 연곡사는 눈물 나도록 아름다웠다. 소소리바람 불던 올 봄에 찾아갔을 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었다.

 

정유재란 때 불탄 기록이 남아 있는 연곡사는 명성황후가 시해된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의병을 일으킨 고광순 의병장이 그곳을 본영으로 삼고 일본군과 싸웠던 1907년에도 불타 버렸다 한다. 그 후 한국전쟁 때 다시 폐사가 되어 대적광전을 비롯하여 절의 역사(役事) 대부분이 최근에 이루어졌다.

 

 

피아골과 연곡사

 

대적광전을 둘러보고 곧장 동부도와 동부도비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곳에도 가을이 곱게 내려앉았다. 화순 쌍봉사(전남 화순군 이양면 증리)의 철감선사탑(국보 제57호)에 못지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연곡사 동부도(東浮屠, 국보 제53호). 통일신라 후기를 대표할 만한 걸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어느 스님의 부도인지 모른다.

                     

국보제53호인 동부도와 연곡사풍경

 

부도의 환상적인 세계가 펼쳐져 있는 곳

 

 

우리나라 부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부도 조각 중 하나로 손꼽히는 부도가 이곳에 있다. 조금 법당을 돌아 가면 동부도(浮屠)가 있다. 통일신라 말기의 승탑으로 추정되며, 국보 제53호인 이 부도는 기단부 · 탑신부 · 상륜부 모두 있으며 8각원당형 부도로 도선국사의 묘탑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대석 아랫부분에는 운룡을 새기고 윗부분에는 사자가 조각되어 있다. 중대석각 면에는 안상 안에 팔부신중상이 조각되어 있다.

 

상대석에는 각 모서리에 둥근 마디 기둥을 세우고 그 안에는 가릉빈가(극락조)를 조각했다. 탑신의 각 면에는 문비가 새겨져 있고 사천왕상이 얕게 조각되어 있다. 지붕돌에는 목조 건축의 서까래와 기왓골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고, 추녀의 끝부분이 약간 위로 올라가 경쾌한 느낌을 준다. 상륜부는 봉황 · 앙화 · 보륜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조각들이 사실적으로 새겨져 있어 조각 솜씨만 보아도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 부도 앞에는 보물 제153호 동부도비가 있는데 비 몸돌은 없어지고 받침돌과 머릿돌만이 현재 남아 있다. 네 다리를 사방으로 쭉 뻗고 엎드린 용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등에 새겨진 새의 날개 모양은 이채롭다. 등 중앙에 비좌에는 구름무늬와 연꽃무늬가 장식되어 있다. 머릿돌은 구름 무늬가 새겨져 있고, 꼭대기에는 보주가 조각되어 있다. 조각 솜씨로 보아 다소 작품성이 떨어진 고려시대의 비로 추정된다.

 

 국보 제54호 북부도는 산 중턱쯤에 올라가면 있는데,  동부도를 보고 다소 모방하여 건립한 것으로 보인다. 아래 받침돌 아래에는 구름무늬가, 위에는 연꽃무늬가 각각 새겨져 있다. 윗받침돌은 연꽃과 돌난간을 아래위로 꾸몄다. 윗단에는 가릉빈가가 돋을새김 되어 있다. 몸돌에는 각 면에 향로와 사천왕상이 새겨져 있고 지붕돌에는 서까래와 기와의 골을 새겼다. 윗 부분에는 날개를 활짝 편 봉황과 연꽃무늬를 새긴 돌이 있다.

 

이제 조금 방향을 바꿔서 내려가면 보물 제154호 서부도가 있으나 사람들은 그다지 잘 찾지 않는 곳이다. 소요대사 사리를 모신 사리탑으로 탑신에 새겨진 기록을 통해 조선 효종 원년(1650)에 세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탑신 몸돌 한 면에만 문짝 모양을 새기고, 다른 곳에는 팔부신중상을 돋을새김하였다. 지붕돌은 귀퉁이마다 꽃 장식을 얹어두었으며, 꼭대기 부분도 비교적 완전하게 잘 남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앞에서 본 동부도와 북부도 보다 조각 솜씨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있다. 주변에는 석종형 모양의 부도 3기도 있다.

 

이 곳에서 내려오면 담양 출신 의병장 고광순의 비가 있는데, 고광순은 1907년 8월26일 이곳 연곡사에 근거지를 마련하고 의병활동을 전개 하였으나 기습을 받아 패전하고 순절하였다고 한다.

 

보물 제152호 현각선사탑비가 이제 보인다. 귀부는 마치 색이 다른 곳에서 보는 돌이 아닌 불탄 돌과 비슷하다. 비신은 없어졌으나 머리돌인 이수 표현은 정말 볼만하다.

 

 

 현각선사탑비와 이수부분/김환대

 

크기면에서도 압도하며  부리 부리한 두 눈과 크게 표현된 입이 이채롭다. 코 구멍도 엄청 크게 되어 있어 주목된다. 등 중앙에 비를 꽂아두는 비좌에는 안상과 꽃 조각이 새겨져 있다. 머릿돌에는 여러 마리의 용이 서로 물고 있는데 한 마리는 마치 만화 속의 주인공인 공룡아기공룡 둘리와 같이 혀를 내밀며 표현되어 있어 웃음이 나온다. 앞면의 가운데에 이름이 새겨져 있어 현각선사의 탑비임을 알 수 있다. 

 

 ▲ 노고단에서 피아골로 내려가는 길/서종규

 

피아골의 단풍은 지리산 10경 중 하나다. 전남 구례군 토지면 연곡사에서 반야봉(1751m)아래 삼도봉에서 황장산으로 뻗어나간 불무장등 능선과 노고단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왕시루봉 능선 사이 남쪽으로 펼쳐진 계곡이 피아골이다.  

 

조선시대 꼿꼿한 선비의 길을 걸었던 남명 조식 선생이 '산이 붉게 타니 산홍(山紅)이요, 단풍이 비친 맑은 소(沼)가 붉으니 수홍(水紅)이요, 골짝에 들어선 사람들도 단풍에 취하니 인홍(人紅)'이라 노래했다는 삼홍소에는 맑은 물보다 물위에 떠 있는 단풍잎들이 더 많았다.  자료-오마이뉴스 2007 김연옥

 

 피아골산장 가는 길 / 조찬현

 섬진강 줄배

 

 

먼 산 너머에서 시작한 섬진강 물길이 이제 막 산을 벗어난 물과 만나 바다로 가는 피아골 외곡리 강가. 할 일 없는 겨울 아침에 섬진강 안개를 볼 마음에 강에 내려왔다. 그러나 안개는 없고 강을 가로지르는 ‘줄배’를 만났다. 강 이쪽과 저쪽에 줄을 묶고, 고리를 걸어 배를 매달고 줄을 당겨 강을 건너는 배다. 중앙일보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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