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읍 사거리에서 오지리라는 안내판을 따라 좌회전하여 3km 정도 들어가면 웅도 분교 이정표가 보이고 이것을 따라 좌회전해 약 4km 더 가면 웅도로 이어지는 시멘트 바닷길이 나온다. 섬으로 들어가려면 사전에 물때를 알아야 하는데 썰물에는 이 길이 나타나고 물이 들어오면 막혀버리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다녀오려면 먼 곳보다는 가까운 곳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차치하고라도 황금산은 여행지 자체로서의 매력이 충분하다. 황금산은 태안반도의 커다란 두 개의 만 중 하나인 가로림만 끝에 있는 산이다. 낮은 능선을 따라가다가 매주 이곳을 찾는다는 사람을 만난 그는 잊을 수 없는 절경을 보게 된다. 이처럼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쏠쏠한 정보를 얻는 건 여행방법 중 하나다.
“정상 너머 반대편 바다로 내려가면 코끼리바위 등 기암이 즐비한 곳이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깎아지른 절벽이 둘러싼 해안을 만났는데, 흔히 봐왔던 서해가 아니더라고요. 마치 저 멀리 여수나 울릉도에 가야 만날 수 있는 파랗고 맑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멀리 가지 않고도 그런 바다를 접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도 매력적이었죠.”
이곳만 보는 게 영 아쉽다면 등산로 입구에 가리비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가리비촌’에서 조개구이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황금산은 바다에 인접한 데다 해발 156m에 불과해 바다와 산 경치를 모두 감상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솔숲 길을 걸어 정상에 오른 뒤 다시 가파른 해안 절벽을 따라 내려가면 코끼리 형상을 한 '코끼리 바위'와 주상절리 등 기암괴석을 만날 수 있고 몽돌로 된 해변을 따라 걸을 수 있어 등반객들이 즐겨 찾는다.
황금산 진입로는 29번 국도의 독곳리 방향 포장 구간 종점 인근에서 우회전해서 들어간다. 폭이 2.9m에 불과한 농로로 , 경운기 등 농사에 필요한 농기계가 다닐 수 있게 조성됐다.
서산의 최북단 지역에 자리한 웅도는 해안선이 5km 정도 되는 섬이다. 외딴 곳에 자리한 이 섬은 바다가 길을 막아 오염되지 않은 자연을 간직하고 있으며 아직도 집집마다 겨울이면 장작을 떼고 달구지 등 옛 물건을 실생활에 사용하고 있다.
모습이 웅크린 곰을 닮았다는 '웅도' 앞바다 갯벌은 예로부터 가로림만 최고 어장 중 하나로 통하고 있다. 겨울 굴을 필두로 봄이면 바지락, 여름엔 낙지, 가을이면 망둥어 손맛을 보려는 꾼들이 밀물처럼 몰려드는 곳이다. 또 툭 트인 뻘에는 패류 양식장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그곳은 주민 생활의 터전이어서, 아무데나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다. 어촌계의 허가를 얻은 뒤 제한된 지역에서만 뻘밭에 나설 수 있다.
갯벌이 좋은 웅도의 특산품은 낙지. 바로 서산의 명물 밀국낙지다. 밀이 다 익어 탈곡한 밀로 국(수제비)을 끓여 먹는 6~7월에 잡는 낙지가 가장 맛있다고 해서 밀국낙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끓이면 갓 잡았을 때보다 크기가 더 커지고 통통해지는 것이 밀국낙지의 특징이다. 질기지 않고 쫄깃한 낙지 살이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원기를 북돋워준다.
여름철이 밀국낙지 잡이의 적기지만 처음 낙지잡기에 나선 체험자들에게는 낙지가 호락호락하게 몸을 내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낙지를 잡지 못한다는 것이 안내자의 설명. 그래도 한 마리 잡아보려고 눈까지 벌게진 체험자들에게 안내자가 뜬금없이 질문을 던진다.
이곳은 갯벌이 유난히 깊어 경운기나 차량 이용이 불가능해 아직도 옛날 방법 그대로 소달구지를 타고 다닌다. 웅도의 갯벌에는 이 외에도 능쟁이(칠게), 바지락, 소라 등 바다생물이 넘쳐난다.
그러나 웅도의 바다는 주민들의 생활 터전이기 때문에 안내자 없이 바다에 들어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어민들의 원성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어랑식품체험장에 1인당 5천원을 내면 1kg까지 바지락이나 굴 등을 잡아 가져갈 수 있으며 체험에 필요한 호미와 장화, 바구니 등도 빌려준다.
사라져 가는 추억의 풍광 하나 '웅도 갯벌 소달구지'
예로부터 웅도의 대표적 풍광은 '갯벌 소달구지'였다. 바지락을 가득 실은 소달구지가 갯벌을 가로질러 마을로 귀환하는 행렬이 장관을 이뤘다. 하지만 요즘 소달구지의 모습은 흔치 않다. 어획고의 감소 뿐만아니라 경운기 등 대체 수단이 등장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아직도 운수 좋은 날엔 우마차의 귀환 모습을 접할 수 있는데, 여느 갯마을에서는 볼 수 없는 귀한 풍경이다. 우마차는 마을 1km앞까지 나가 채취한 바지락을 운반해오곤 했는데, 질퍽한 뻘밭을 오가는 운반수단으로는 최고였다.
섬 끝에 자리한 어랑식품체험장은 섬을 돌아 다시 바다로 내려가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사철 삭히지 않은 싱싱한 생굴로 어리굴젓을 무쳐낸다. 때문에 굴 특유의 향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것이 특징. 찬바람이 가시고 나면 굴 따는 시기가 지나는데 어떻게 신선한 굴젓을 무쳐낼까. 그 답은 급속냉동고. 한겨울 싱싱한 굴을 캐내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 급속 냉동시킨 후 필요할 때마다 적당량을 꺼내 냉장실에서 3일간 녹인다. 이렇게 해동시킨 굴에 각종 양념을 하면 굴의 신선함이 고스란히 되살아나는 것. 때문에 한여름이라도 굴젓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쉽게 상하기 때문에 아무 때나 담그지는 않는다. 체험을 원하면 미리 문의해 담그는 날을 확인할 것.
굴젓은 1통에 1만5천원 선이면 구입할 수 있다. 어리굴젓 담기 외에 바닷물에 배추를 절여 김치를 담그는 해수김치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료는 김치 값으로 대신한다. 가격은 1kg에 3천원 선. 문의 및 예약 017-420-8898
웅도에 들어갈 때 주의할 점은 미리 연락해 물때에 맞춰야 한다는 것. 당일 체험하고 돌아올 예정이라면 육지로 나가는 길이 물에 다시 잠기는 시간을 정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물이 조금이라도 들어온다 싶으면 절대 길에 들어서지 말라는 것이 웅도 주민들의 당부. 차를 끌고 가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서 건너다가 물살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경우도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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