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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남도

아산 39번국도-당림미술관 외암민속마을 외암마을장승제 용담사 봉곡사

by 구석구석 2007.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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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고속도로 서평택IC~두번째 4거리에서 아산, 평택항 방면 좌회전~대명금속 사거리의 다음 4거리에서 39번 국도 당진 아산 방면으로 좌회전~7.7km가서 우경삼거리에서 좌회전~250m 가서 아산방조제 방면으로 우회전~ 방조제 지나 온양온천을 지나 39번 도로로 따라간다.

 

 

 

 

 

아산시가지에서 외암민속마을 방향으로 39번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길 왼쪽으로 ‘당림미술관-어린이 미술학교’라고 쓰인 작은 이정표가 보인다.

97년 6월에 문을 연 당림미술관은 문화관광부가 지정한 충남 1호 미술관. 이경렬 관장이 아버지 당림 이종무 화백과 함께 고향으로 내려가며 지은 화실이 모태가 되었다. 선산 기슭에 작업실을 지으며 완만한 경사를 이용해 잔디언덕을 만들고 자연적으로 솟아오르는 샘을 이용해 3개의 연못을 꾸몄다. 연못은 둑에 서서 오리들과 놀기도 하고 수생식물을 관찰하는 재미가 있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2년 전 이종무 화백이 세상을 뜬 후에는 그가 작업하고 생활하던 공간까지 미술관으로 개조해 일반인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 화백의 유족들이 그의 작품 1백 점을 고려대에 기증해 지금은 예전만큼 많은 작품을 볼 수 없지만 대신 중견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당림미술관을 찾는 진짜 이유는 작품 감상이 아니다. 바로 살아 있는 미술관 ‘어린이 미술학교’를 만나기 위해서다.

 

미술관 마당으로 들어서서 오른쪽을 보면 하늘을 향해 날개를 벌린 건물이 있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생김새를 지닌 이 건물은 이경렬 관장이 직접 주위환경과 어우러지도록 구상해서 지었다고 한다. 처음 미술학교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잠시 멈칫거리게 된다. ‘이곳이 정말 미술관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넓은 공간에 어지럽게 놓인 책상과 의자들, 한쪽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칠판, 그 앞에 모여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아이들…. 무질서한 장면에 순간 멈칫하게 되지만 곧 이곳이 열린 미술학교라는 사실을 알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넓은 공간에 말 그대로 ‘한가득’ 널려 있는 것은 아이들이 만들어낸 창작물들. 아이들은 그 사이에 자리를 잡고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으며 부모들은 교실 가운데 놓여 있는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어린이 미술학교에서는 즐겁게 뛰어놀면서 마음껏 미술체험을 할 수 있다. 이경렬 관장에 의하면 이곳에서는 절대 아이들의 작업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한다. 어렵다고 어른이 문제를 해결해주면 아이의 발전을 가로막기 때문. 대신 시간을 주어 아이들이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유도한다.

 

 

이곳에서는 주변의 모든 것이 미술재료로 사용된다. 산길을 산책하다 발견한 나뭇가지, 비가 온 뒤 쑥 자라난 대나무, 빈 음료수병…. 미술학교 안에 가득한 아이들의 작품들이 모두 이런 재료들로 만들어졌다. 입구의 벽화도 아이들이 직접 그린 것이라고 한다.

 

놀이를 하는 가운데 전문적인 미술교육도 이루어진다. 이 관장이 관람객들에게 직접 전시된 작품들에 대한 해설을 들려주는데 그림의 주제에 관련된 동작을 곁들여 따라하도록 유도하면 아이들도 금세 작품 감상에 빠져든다고.

 

미술관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연중무휴다. 관람을 원할 때는 미리 전화를 해야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어린이 미술학교 체험 역시 예약을 해야 한다. 올해부터 어린이 1인당 미술학교 참가비 1만원을 받고 있다. 부모는 무료로 동반 참가 가능. 문의 041-543-6969 

 

설화산

설화산은 좌부동과 송악면 그리고 배방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서 서쪽 산기슭에 외암민속마을, 동쪽 산기슭에 맹씨행단을 품고 있는 해발 441m가 되는 높지않은 산이다. 이 산에는 붓끝 같은 봉우리가 솟아 있어 문필봉이라고도 하며 그 기세가 매우 독특하여 문필가 등 많은 인물이 배출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또 이곳에는 칠승팔장지지의 명당이 있어 예로부터 투장이 성행하여 가뭄이 들면 투장한 곳을 찾아 파헤치고 기우제를 지내는 관습이 내려오고 있다. 또 이곳에는 이른 가을철부터 늦은 봄철까지 눈이 덮여 장관을 이룬다해서 설화산이라고 한다.

 

조선시대로의 회귀, 외암민속마을

 

 

외암리민속마을 내의 연자방아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주간동아

 

 

당림미술관에서 나와 좌회전해 약 5분 거리에 있는 외암민속마을은 중요민속자료 236호로 지정된 전통 민속마을로 5백년 전 마을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처음 강씨와 목씨 등이 정착해 집성촌을 이루면서 생겨난 마을이라고 전해지고 있지만 문서로 확인된 것은 없다. 지금은 예안 이씨가 마을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예안 이씨 집성촌이다.

 

마을 입구에 있는 방문객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냇물 건너로 잘 지어진 한옥과 초가들이 보이는데 이곳이 민속마을전시관이다.

마을에 있는 한옥들은 그 내부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대신 꾸며놓은 공간으로 안채와 사랑채, 정원, 부엌, 곳간과 김장독 등을 보면서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이해할 수 있다. 전시관에 놓여 있는 문갑, 갓을 넣어두는 갓집, 편지를 보관하는 간찰통, 관복함, 이층 농, 앉은뱅이 책상인 서안, 네모 반듯한 사방탁자 등의 생활용품은 모두 사대부 집안에서 실제 사용되던 것이다.

 

아산시는 외암민속마을 민속관에 생활주변에서 쓸모없이 방치된 옛날 농기구나 농경과 관련된 저장용품, 생활용품 등 개인이나 단체가 소장하고 있는 농경유물을 대상으로 기증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증된 유물은 영구적으로 보존·관리하고 아울러 여러 사람이 감상할 수 있도록 외암민속관에 전시하는 등 교육자료로 소중하게 활용할 계획이다.

전시관과 마을이 이어지는 입구에는 홍보관이 있다. 드라마 ‘옥이이모’ ‘임꺽정’ ‘덕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취화선’ ‘클래식’ 등 외암마을에서 촬영된 영화와 드라마 등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홍보관을 둘러보고 마을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돌담이 눈길을 끄는데 총길이가 5.3㎞에 이른다. 기와집, 초가집 구별할 것 없이 이곳의 집들은 모두 담장이 돌로 되어 있는데 돌담의 높이가 초가와 양반가를 구별하는 포인트.

 

초가는 돌담 너머로 집안 풍경이 얼핏 보일 만큼 돌담이 낮지만 양반가는 안을 볼 수 없을 만큼 높은 것이 특징이다. 외암민속마을의 집들은 저마다 주인의 관직이나 출신 지역의 이름을 딴 별칭을 가지고 있다.

 

참판댁, 병사댁, 감찰댁, 참봉댁, 종손댁, 송화댁, 영암댁(건재고택), 신창댁 등이 그것이다. 정원이 아름다운 집, 음식솜씨가 뛰어난 집 등 집집마다 그 내력이 있으나 지금은 방문객이 너무 많아 훼손 정도가 심각해지면서 집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집집마다 그 집의 역사를 소개하는 표지판이 주인 대신 관광객을 맞이한다.

 

국가지정 민속자료 제195호인 ‘참판댁’만 유일하게 문이 열려 있는데 이 집은 출입구가 세 개인 전형적인 양반가. 세 개의 출입구 가운데 하나는 남자들만 출입하는 대문, 또 하나는 여자들만 다니는 중문, 마지막 하나는 행랑채에 사는 일꾼들이 출입하는 작은 문이다. 집의 구조만으로도 과거 우리나라의 신분제도를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또한 이 집은 가주로 내려오는 연엽주(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11호)를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참판댁 주인인 이득선씨의 5대조 할아버지 때부터 전해온 연엽주는 누룩, 쌀, 찹쌀, 솔잎, 연잎, 감초, 대추 등을 넣어 만든다. 집안의 맏며느리에게만 그 제조법이 전해져온 이 술은 원래 임금에게 진상되던 약술로 지금도 건강을 위해 옹기 항아리에 술을 빚어 옹기로 만든 용기에 담아 판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만드는 전통 방식을 고수하는데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야 제맛이 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엽주 문의 041-543-3967

 

 조선일보생활미디어 / 이보영

돌담을 따라 마을을 돌아보는 데는 약 2시간이 걸린다. 전화로 예약해놓으면 문화유산 해설사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구경할 수 있다.

 

  외암리민속마을 / 스포츠조선 김형우기자

외암민속마을에서는 팜스테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전통 구들장이 놓인 방에서 잠을 자고 아기솟대 만들기, 연 만들기, 부채 만들기, 인절미 만들기, 두부 만들기 등의 전통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체험 한 가지당 5천원 선의 참가비를 내야 한다. 외암민속마을에서 민박할 계획이라면 여행을 떠나기 전 예약해야 한다. 외암민속마을에는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없는데, 민박 예약 시 식사 여부를 알려주면 시골밥상을 받아볼 수 있는 민박집을 관리처에서 배정해준다. 문의 및 예약 041-541-0848, www.oeammaul.co.kr

 

조선일보생활미디어 / 이보영 

 

장승 앞에서 달맞이  아산 외암마을 장승제

아산 외암마을에 가면 장승제를 볼 수 있다. 장승제는 마을의 액운을 막고 전염병을 물리치기 위한 동제다. 오후 1시경, 외암민속관 근처의 장승 앞에서 제례준비를 마치면 풍물패가 마을을 돌며 분위기를 잡는다. 관광객이라도 눈치 볼 것 없다. 함께 어울리면 된다. 제례는 30분 정도면 끝이 난다.

그 다음부터 누구든 나서서 장승 앞에 향을 피우고 절을 하며 한 해의 소원을 빌 수 있다. 마을부녀회 회원들은 이 때 느티나무 아래에서 느티나무제를 따로 올린다. 오후 3시경, 풍물패가 다시 마을을 돌면 본격적 대보름행사가 시작된다. 부럼깨기, 떡만들기, 쥐불놀이, 달집태우기 등의 행사가 이어진다.  
●외암마을 관리소 041-544-8290   

 

외암민속마을 짚풀문화제

 

 

10월경에 개최되는 문화제 기간 동안 천혜의 자연경관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마을 풍경 자체만으로도 푸근함을 안겨주는 외암민속마을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초가와 기와지붕 사이사이 빨갛게 익어가는 감나무, 긴 돌담 굽이마다 담쟁이 잎의 단풍드는 모습은 깊어가는 가을 정취를 더욱 절절이 느끼게 한다. 

 

농경사회 짚과 풀의 생활문화 재현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그대로 담겨있는 짚풀을 이용한 각종 생활도구들은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추수를 마친 농부들은 짚풀을 이용해 지붕을 보수하고, 새끼를 꼬고, 삼태기, 멍석, 바구니, 가마니 등 다음해 사용할 농사도구와 생활용품을 만들었다.

 

 

생활용품 제작에 이용할 수 없는 짚풀은 가축의 먹이나 땔감으로 이용된다. 물에 젖어 썩은 지푸라기도 농작물 보온덮개로 이용되거나 땅 속에 묻혀 무공해 비료가 돼서 이듬해 풍년농사를 거들었다.삭막한 도시인들에게 전통적인 농경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된 행사가 ‘짚풀문화제’다. 충남시사신문 이정구기자

 

 외암마을 / 한국관광공사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천안 IC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나 만나는 T자로에서 왼쪽 길로 접어든다. 천안시내 방면으로 달리다가 온양 방면 21번 국도 안내판을 따라간다. 천안 톨게이트에서 약 18㎞, 천안시내 집합주유소 앞 4거리에서 약 15㎞ 지점에 39번 국도가 갈라지는 4거리에서 `유구' 방면 39번 국도로 좌회전, 5.8㎞쯤 남하하면 왼쪽으로 나타나는 송남초교 담을 끼고 좌회전해 들어가면, 마을입구다.

 

송악면 평촌리 산 2-11 용담사 041-543-4103 

천 년의 비밀을 간직한 석조약사불이 서 있는 사찰, 용담사. 꽃 피는 봄에 찾은 용담사는 작은 꽃밭이다. 야트막한 들녘에 위치한 사찰에는 봄을 맞아 꽃내음이 온 사방에 진동하고 있다. 산의 이곳저곳에는 진달래가 불 붙듯이 피어있고, 소나무 숲 사이로 청설모가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더욱이 사찰 주위 곳곳에 자라고 있는 대나무가 숲을 이루어 살랑이는 바람에도 사각사각 댓잎 부딪치는 소리로 고요한 산사의 정적을 깬다. 용담사에는 보물 제536호로 지정된 석조 약사여래가 서 있다. 갸름하고 단아한 얼굴, 맵시 있는 이목구비, 잔잔한 미소, 얼굴이나 옷주름의 조각솜씨가 뛰어난 고려시대 불상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보물제536호 석조약사여래입상/한국관광공사


특히 선이 구불거리는가 하면 기하학적인 좌우대칭성을 잘 지키고 있고, 힘없이 늘어지다가도 상당히 유려하고 섬세한 필선 및 동심원을 강조한 옷주름선의 특징 있는 표현은 얼굴의 단아한 형태미와 함께 고려시대 석불상을 대표하는 우수한 작품임을 단적으로 알려 주고 있다. 규모가 매우 작은 사찰임에도 작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불상 때문이다.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약합을 받쳐든 의왕(醫王)인 약사여래의 모습에서 중생들이 앓고 있는 온갖 병마를 없애줄 것같이 여겨져 이곳을 찾는 참배객들에게 환희심을 일으키게 해 주고 있다.

 

 

솔숲길이 아름다운 봉곡사  

외암리민속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봉수산 기슭에는 천년고찰 봉곡사가 자리잡고 있다. 신라시대인 887년 도선국사가 창건했으니 역사가 오래된 고찰이지만 외지 사람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사실 절집 자체보다도 입구의 솔숲길이 더 마음을 잡아끈다. 경사가 완만한 진입로 양쪽으로 너비 150~200m 솔숲이 절집의 바로 아래까지 700m가량 이어진다.  

 

 솔숲 바닥에는 키 작은 잡목과 덩굴식물이 뒤섞여 있어 자연 그대로의 멋을 느끼게 한다. 솔숲 한쪽에는 실낱같은 계곡물이 청량한 물소리를 내며 쉼 없이 흘러내린다. 운치 좋은 솔숲과 깨끗한 청류(淸流), 그리고 아담하고 소박한 절집이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맑게 해준다.

 

서해안 고속도로 서평택IC~39번 국도~온양온천~39번 국도~송남휴게소~봉곡사 입구 
여성동아 한은희 가족여행전문가 / 주간동아

 

아산·천안 최고의 전망대…겨울 가족산행지로 최적 '광덕산'

 

 

▲ 철마봉과 광덕산의 안부로 내려서는 산길. 광덕산 등산로는 이렇듯 안전하게 잘 정비되어 있다.
금북정맥의 갈재고개에서 북으로 갈라져 나온 지맥은 광덕산(698.4m)을 빚고 두 갈래로 가지를 치는데, 한 줄기는 서북으로 뻗어 외암마을의 주산인 설화산(448m)을 세우고, 다른 한줄기는 동북으로 뻗어 망경산(600.9m)과 태화산(455.3m)을 세운다. 금북정맥 마루금에서 비록 조금 벗어나 있지만, 좌우로 뻗은 산줄기의 품이 제법 넉넉하고 숲도 짙어 산 이름도 ‘넓고 크다’는 뜻의 광덕산(廣德山)이다. 특히 외암마을 상류인 강당골쪽에서 보면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을 띄고 있다. 그래서 이 코스는 노약자가 있는 가족 단위 등산객들에게 인기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이 그렇듯이 광덕산 역시 눈이 가장 많은 달이 음력 정월이다. 특히 대보름날을 전후해서는 광덕산에 눈이 쌓여있는 날이 많다는 게 외암마을 주민의 귀띔이었다. 산이 높지 않고 산길도 그리 험하지는 않지만, 겨울엔 가끔 조난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정상 가는 길에 지나는 철마봉의 조망은 좋지 않았다.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자 얼마 후 횡으로 뚫린 임도가 나왔다. 제법 널찍해 산악자전거 코스로도 애용된다. 오른쪽 숲속엔 나무로 지은 정자가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임도를 가로질러 산길로 들어섰다. 산길은 계속 널찍했다. 아산시와 천안시의 경계에 있고, 양쪽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기 때문인지 등산로의 이정표는 대체적으로 잘 나있는 편이다.

▲ 광덕산 정상 직전의 오르막길. 산길은 부드럽지만 가파른 편이다.
이전까지는 크게 힘들지 않은 경사였으나 정상을 15분 정도 남겨 놓고는 제법 가팔라졌다. 산길 양쪽으로 밧줄도 매어져 있었다. 그러나 아이젠만 신었다면 밧줄을 잡지 않아도 크게 위험하지 않은 경사다. 하산하는 등산객 중 아이젠을 신지 않은 사람들은 대부분 조심조심 내려서고 있었다. 산은 낮고 부드러워도 겨울에 아이젠을 챙기지 않으면 특히 하산길에 고생할 것 같았다.

 

 

사방팔방으로 빼어난 조망 펼쳐져

 

 

땀을 제법 뺀 뒤 정상에 도착했다. 강당골 주차장을 출발한 지 2시간만이었다. 눈 구경하며 쉬엄쉬엄 걸었으니 준족이라면 보통 1시간30분 이내에 정상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정상 조망은 정말로 빼어났다. 동서남북으로 막힘이 전혀 없었다. 700m도 안 되는 육산의 정상 조망이 이렇게 좋을 줄이야.

 

20~30평쯤 되는 펑퍼짐한 정상엔 휴일을 맞아 광덕산을 찾은 등산객들로 붐볐다. 한쪽엔 옥수수막걸리를 파는 간이매점도 있다. 안주는 새끼손가락 크기의 멸치 몇 마리가 전부였으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막걸리 잔을 한두 잔씩 기울이고 있었다. 침이 꿀꺽 넘어갔지만 보온병을 꺼내 따뜻한 보리차 한 모금 마시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 광덕산 정상. 수 백 명의 등산객이 동시에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다.

 


싸온 도시락을 먹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오늘은 바람이 그다지 불지 않았으나, 만약 차가운 북서풍이 심하게 불면 사방으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5~10m 정도 내려가면 충분히 바람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정상에서 강당골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여러 갈래가 있다. 동남쪽 능선은 광덕사가 있는 천안 광덕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아산 외암마을 정월대보름 행사에 참여하기 전후에 보고 산행을 한 것이라면 강당골에 주차를 해놓았을 텐데, 그렇다면 회귀산행이 편리할 것이다. 그러나 대중교통편을 이용했다면 볼 것 많은 광덕사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낫다.

 

▲ 광덕산 동쪽 기슭에 자리 잡은 광덕사. 오래된 호두나무가 눈길을 끈다.

 

광덕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637년) 자장율사가 창건한 절집인데, 임진왜란 전까지는 호서지역에서 가장 큰 절로 꼽힐 정도로 사세가 컸다고 한다. 그러나 임진왜란 때 거의 불타 옛 영화는 찾을 수 없다. 경내 보화루 앞에는 수백 년 묵은 아름드리 호두나무가 자라고 있다. 절 입구에 세워진 호도전래사적비에 의하면 1290년(고려 충렬왕 16)에 류청신 선생이 원나라에서 왕가를 모시고 올 때 호두 열매와 묘목을 가져와 묘목은 광덕사 경내에 심고 열매는 광덕사에서 6km 정도 떨어진 매당리의 고향집 마당에 심은 것이 우리나라 호두의 시초라 한다. 절 위쪽엔 조선조 영조대에서 순조대까지 명기로 이름났으며 운초시집과 오강루문집을 남긴 부용 김운초의 묘도 있다. 

 

바람 피하고 쉬어가기 좋은 이마당샘터

 

▲ 등산로 역할도 하는 광덕산 임도.

 

12시 정각에 하산을 시작했다. 가장 짧은 회귀산행 코스인 이마당샘터를 경유해 멱시를 거쳐 강당골로 내려가는 코스다. 정상에서 동북방향으로 주능선을 타고 250m(10분) 가량 걸으미 ‘장군바위 1km, 정상 300m, 이마당약수터 300m, 강당골주차장 3.6km' 안내판이 있는 ‘이마당 갈림길’이다. 여기서 왼쪽 길로 내려서자 이내 이마당이 나타났다. 깊은 산속에 이렇게 운동장처럼 넓은 터가 있나 싶게 널찍했다.

평평해서인지 눈싸움을 하는 가족도 보였다. 이마당 아래쪽엔 약수터가 있다. 물맛 좋은 샘터 옆의 잘 지은 나무 정자에선 등산객들이 간식 등을 먹으며 쉬고 있었다. 안내판에는 ‘산 높고 골이 깊어 난리 때마다 2만여 명이 피신했고 그 때마다 모두 무사하여 이마당이라 했다’고 써있다.

여기서부터 산길은 매우 가팔랐다. 임도를 만나기 전까지 20여 분간의 산길은 계속 밧줄이 매어져 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두 딸을 데리고 온 가족은 구성원 중 누구도 아이젠이 없어 애를 먹으며 내려가고 있었지만, 누군가 엉덩방아를 찔 때마다 즐거운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 강당골 상류의 멱시마을. 이곳까지 승용차 통행이 가능하다.

이마당약수터에서 20여 분 내려서니 임도가 나타났다. 아까 오전에 정상으로 올라갈 때 지났던 그 임도와 횡으로 연결되어 있다. 임도를 가로질러 잠깐 가파른 길을 지나 20분쯤 내려서서 작은 계류를 건너자 왼쪽으로 농막 한 채가 보였다. 마리골 마지막 민가다. 이 집부터 길은 승용차도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고 완만하게 바뀌었다. 휘파람 불며 10분만에 멱시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 산행중 쉬어가기 좋은 이마당 약수터.
광덕산 동북쪽의 장고개에서 흘러내리는 어둔골과 마리골 계류가 만나는 합수머리에 솔뫼산장이라는 음식점도 있다. 여기서 강당골 계류를 끼고 20여 분 정도 내려가면서 강당사를 지나자 산행을 시작했던 주차장이 보였다. 시간은 오후 1시. 아산·천안 일대의 멋진 조망과 충청도 산의 부드러움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었던 3시간30분의 멋진 겨울 산행이었다. 글·사진 민병준 프로라이터

 

 

산행길잡이

광덕산은 산세가 부드러운 육산이다. 외암마을에서 시작하는 강당골 주차장~철마봉~정상~이마당약수~멱시~강당골 회귀코스가 걷는 데만 3시간 정도 걸리니 쉬는 시간까지 합하면 3시간30분~4시간쯤 소요된다. 이마당약수 코스가 아니라 장군바위를 거쳐 멱시로 하산하면 30분 더 걸린다.


강당골에서 광덕사로 넘어가는 강당골~철마봉~정상~장군바위~광덕사 코스도 걷는 데만 3시간 소요. 산길은 부드럽지만 겨울엔 워킹용 아이젠을 준비하는 게 좋다.


온양→강당골 온양역 부근 정류장에서 강당골행 시내버스가 매일 8회(08:10, 10:10, 12:10, 13:10, 15:10, 16:10, 17:30, 19:30) 운행, 종점에서 하차. 40분 소요, 요금 850원. 아산여객 전화 041-545-3263.

천안→광덕사 천안역 앞에서 광덕사행 610번 버스가 매일 20여 회(06:05~20:30) 운행. 1시간 소요, 요금 780원.


외암마을이 있는 강당골에 숙박할 수 있는 집이 있다. 버스종점에 있는 강당골가든(041-544-1695)은 소머리국밥을, 좀더 상류의 출렁다리 앞에 있는 강당골휴게소(041-543-4407)는 청국장, 잔치국수, 토끼탕 등을 차린다. 강당골에 산새들펜션(041-543-3887 www.sansedul.com), 엘림랜드(041-544-4114 www.elrim.co.kr) 등이 있다. 여기서 묵는 게 마땅치 않다면 온양관광호텔(041-545-2141), 그랜드파크(041-543-9711) 등 온천을 겸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 많은 온양온천 주변으로 가면 된다.

광덕산 동쪽의 광덕사 입구 버스종점 주변에 광덕쉼터민박(041-567-5544), 산촌식당(041-567-5336), 좋은날에(041-567-0705) 등 식당이 많다. 산채비빔밥·청국장·빈대떡·도토리묵 등을 판다.


인주 장어촌
산행 후 서해안고속도로가 있는 아산만쪽으로 가게 된다면 인주 장어촌을 들러 보자. 삽교방조제 동쪽의 인주면 일대는 오래 전부터 장어구이촌으로 유명하다. 간장소스와 고추장을 발라 맛깔스럽게 구워낸 장어구이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각각 비법에 따라 소스를 만들기 때문에 식당마다 맛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10여 개 식당이 줄지어 있는데, 옛날돌집(041-533-2241), 꽃동네원조장어(041-533-2561) 등이 잘 알려져 있다.  1kg(40,000원)이면 성인 2~3인이 충분히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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