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평창 노규엽기자]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이 가장 행복하다는 평균 해발 고도 700m의 평창은 멋드러진 산세와 풍부한 강줄기를 모두 지녀 풍경이 넉넉한 곳이다.
평창군의 가장 동남쪽에 자리한 미탄면은 영월, 정선과의 접경 지역이면서 동강을 공유하고 있다. 동강 하면 바로 연상되는 여름 래프팅과 수려한 자연환경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어름치마을로 떠나본다.
어름치마을은 평창군 미탄면 마하리에 소재한 마을이다. 청정한 자연환경을 지닌 마하생태관광지에 속해 레저관광지로 운영되고 있는 어름치마을에서 동강 래프팅부터 백룡동굴 탐사 등 다양한 자연을 한 번에 모두 체험해볼 수 있다.
동강의 속살을 고스란히 즐기는 액티비티
“양현 앞으로~”
“하나~ 둘! 하나~ 둘!”
래프팅 보트에 올라탄 체험객들이 구호와 함께 각자의 패들을 앞뒤로 젓는다. 여럿이 힘을 모으니 생각보다 쉽게 보트가 전진하고, 흐르는 강물과 주변 산세에 감싸인 풍경을 훑을 여유도 생긴다.
가이드로 탑승한 수상안전요원은 보트가 나아갈 물길과 속도 조절 등을 일러주면서, 동시에 주변 환경과 체험객들의 컨디션에 맞춰 이벤트도 벌인다. 보트를 양옆으로 흔드는 롤링을 하기도 하고 패들로 물 장구를 치며 옆 보트와 물싸움을 벌이거나 물살이 잔잔한 곳에서는 잠시 수영을 즐기게도 한다.
입수 전에는 긴장된 표정이었던 사람들도 래프팅을 즐기는 사이 입가에 함박웃음이 걸리고 즐거운 비명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온다.
어름치마을에서의 래프팅은 물놀이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수상안전요원들이 자연환경해설사 자격증을 갖추고 있어서 중간중간 동강의 생태에 관한 설명이나 지질환경에 대한 지식을 언급해준다. 여건에 따라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는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동안 동강과 자연환경에 대해 알게 되는 즐겁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래프팅 외에도 동강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먼저 물살과 스릴을 더 느낄 수 있는 카약이다. 전문 카약은 긴 시간 훈련을 거친 사람들이 탈 수 있지만, 초심자들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는 인플래터블 카약이 준비되어 있다.
학교 수학여행이나 단체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흥미가 생긴다. 초음파 그래프를 기계로 확인하며 여러 종의 박쥐들을 찾아보는 탐사 프로그램은 박쥐들이 먹이로 삼는 수서곤충에 대해서도 같이 공부를 하게 되어 환경 사이클을 알게 되는 생태체험이다. 플라이낚시도 인기라고 한다.
다른 계절에는 봄과 가을에 즐기기 좋은 슬로우보트를 추천한다. 너무 덥지 않고 풍경이 좋은 시기에 동강 위를 유유히 헤쳐나가는 체험으로 도로가 없어 접근이 어려운 동강 상류에서 원시자연을 탐사하는 프로그램이다. 겨울에는 움직임이 느려진 민물고기와 주변 야생동물들을 탐사해볼 수 있는 ‘동강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도 준비되어있다.
INFO 어름치마을
주소 강원 평창군 미탄면 마하길 41-5 동강레포츠
문의 033-333-6600
수상에 이어 땅 밑과 하늘 경계까지 즐긴다
어름치마을의 체험 프로그램은 수상에서 끝나지 않는다. 강원고생대국가지질공원이자 천연기념물 제260호로 지정된 백룡동굴에 들어가서 지하 탐사도 해볼 수 있다. 2010년부터 일반인에게도 제한적으로 개방이 된 백룡동굴은 탐방로가 설치되어 있는 일반적인 동굴과 달리 탐험형 동굴이라서 더욱 귀중한 체험이다.
백룡동굴에 들어가려면 먼저 방문자센터를 거쳐 탐사복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장화와 헬멧까지 챙긴 후 배를 타고 동굴 입구로 향하게 되고, 동굴 내부로 들어가면 출입자가 지닌 랜턴 외에는 빛이 전혀 없다.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며 허리를 숙이거나 무릎을 굽혀 가며 통로를 따라가고, 때로는 엎드려 기면서 좁은 구멍을 지나야 하는 등 고생도 하게 된다. 그렇게 들어선 동굴 안쪽에서 종유석과 석순, 석주 등 천연석회동굴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보면 고생이라는 생각이 싹 사라진다. 악마의 아가리, 베이컨 시트 등 재미나게 이름 붙인 여러 동굴 생성물을 보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어름치마을에서는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백룡동굴과 래프팅을 묶어서 조금 싸게 패키지로 운영하고 있다. 패키지를 이용하면 백룡동굴을 먼저 탐사한 후 래프팅을 즐기게 된다. 한편, 백룡동굴은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개인적인 촬영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스마트폰도 잠시 넣어두고 눈으로만 담아와야 한다.
길면서도 짧았던 백룡동굴 탐사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방문자센터 뒤편 등산로를 통해 갈 수 있는 백운산 칠족령도 올라보면 좋다. 정선군에서 평창군으로 흘러오는 동강 중상류의 모습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산길을 따라 전망대까지 오르면 깎아지른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옆으로 동강이 물길을 구부리며 흘러가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편도 길이 약 1.7km, 왕복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소요된다(단, 취재 당시 7월 19일까지 칠족령 전망대 보수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칠족령에서 백운산 정상까지 다녀오면 더 빼어난 조망을 즐기고 돌아올 수 있다.
어름치마을 김정하 운영위원장은 “어름치마을은 자연 속에서 레저를 즐기고 쉬어갈 수 있는 문화를 마련해 놓았다.”라며, “이곳에 와야만 볼 수 있는 동강만의 희귀 동식물과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한껏 즐기고 가시면 좋겠다.”고 말한다.
무지개송어로 미식까지 마무리
평창에 와서 송어를 먹고 가지 않는다면 후회할 일이다. 연어목 연어과의 민물고기인 송어는 산란기에 붉은색의 무지개빛을 띄어 무지개송어라고도 부른다. 국내에서 평창 송어를 원조로 일컫는데 실제 국내 최초로 송어 양식을 시작한 곳이기 때문이다.
1965년 박경원 전 강원도지사가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한 시책사업으로 송어 발안란을 수입했고, 시험 양식이 평창에서 성공하면서 대한민국 송어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래서 평창에는 2대 또는 3대까지 이어오며 양어장을 직접 운영하는 전문 송어 횟집들이 많다.
사실 민물고기인 송어는 흙냄새로 통칭되는 잡내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는 식재료다. 끓여서 먹는 민물매운탕도 싫다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회로 먹으라니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평창 송어가 유명한 이유는 그 흙냄새가 전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 비밀은 용천수. 동강의 물이 백룡동굴과 같은 동공으로 흘러들었다가 공간이 부족해지면 지표로 솟아오르는 게 용천수다.
전문 송어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평창 동강에는 용천수가 많이 솟아나고 용존산소량(물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도 풍부하다.”며, “그래서 송어가 활발하게 움직이니 잡내도 없고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해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세계 7대 슈퍼푸드 중 하나인 연어가 지닌 영양가를 송어도 가지고 있으니 신선하게 먹을 수 있는 국산 송어를 많이 드셔주시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편, 겨울철에 평창군 진부면에서 개최되는 평창송어축제에도 동강 줄기의 송어들이 제공되니 겨울 여행은 축제장을 찾아가 송어를 즐겨봐도 좋겠다.
출처 : 여행스케치(http://www.ktske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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