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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안보/무기 장비

신궁 - 새로운 활

by 구석구석 2023.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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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국산 IT 무기”…외국산 쓰던 방공망, 이 미사일이 바꿨다

세계일보 2023 [박수찬의 軍]

한국형 휴대용 대공 유도무기(KPSAM·Korean Portable Surface to Air Missile) 신궁(新弓)

제트기의 등장으로 열린 초음속 전투기 시대는 영공 방어 분야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수백발의 포탄을 쏘는 대공포 대신 유도 기능을 갖춘 지대공미사일이 방공작전을 주도하게 됐다.

특히 저고도로 비행하는 전투기나 헬기를 겨냥한 휴대용 지대공미사일(PSAM)은 세계 각지의 무력충돌 현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 전투기와 헬기를 스팅어, 이글라, 스타스트릭, 피오룬 등의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이 격추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올라오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신형 미사일을 제작사에 주문하는 모양새다.

신궁 미사일을 운용하는 육군 장병들이 트럭에 탑승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한국군도 북한 AN-2 수송기와 MI-8 헬기의 저공 침투 위협에 대비해 1980년대부터 프랑스산 미스트랄, 러시아산 이글라 미사일 등을 도입했다. 하지만 일선에서 수요가 많은 무기를 오랜 기간 수입에 의존하는 것은 유지보수 등의 측면에서 비효율적이었다.

이에 따라 등장한 것이 신궁 미사일이다. 2005년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개발돼 총 6차례 양산을 거쳐 지난해 12월 전력화가 완료됐다. 한국군의 저고도 방공작전 능력을 한 차원 높인 무기로 평가된다.

휴대용지대공유도무기 신궁을 활용해 모의로 지정한 비행물체 추적훈련을 하고 있는 육군1방공여단 명중대대 장병들.

◆기존 미사일 장점 종합…한국군 스타일 반영

‘새로운 활’이란 뜻을 지닌 신궁은 1980년대 이후 한국군이 운용했던 재블린, 미스트랄, 레드아이, 이글라 등 외국산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의 장점을 모은 신무기다. 

영국산 재블린이나 미국산 스팅어는 사수가 운반하고 발사 시 어깨에 얹어서 쏘는 방식이다. 

한 명이 빠르게 운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사수가 오랜 시간 대공 경계임무를 수행할 때 피로를 증가시키는 단점이 있었다. 주요 거점에 방공진지를 만들고 대공 감시 및 작전을 수행하는 한국군으로서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공군 장병들이 미스트랄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반면 신궁은 미스트랄처럼 지상에 거치대를 전개하고 미사일을 설치한 뒤 사수가 앉아서 운용한다. 

삼각대 모양의 거치대에는 미사일 1발이 들어가는 발사관과 조준경, 발사기 및 피아식별기가 장착된다. 사수의 피로도를 낮춰 미사일 명중률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평가다. 

방공진지에서 경계 및 방공작전을 펼치는 경우가 많은 한국군의 운용개념에도 적합하다. 유사시 소형 트럭의 짐칸에 거치대를 설치, 이동식 방공진지 역할도 가능하다. 

개발 당시 신궁은 적 항공기에서 쏘는 기만체(섬광탄)에 대응하는 핵심 장비인 탐색기를 러시아 기술로 확보했다. 

피아식별기 안테나 피아식별기는 조준된 항공기의 피아를 식별해 적 항공기일 경우에만 유도탄을 발사한다.

휴대용 지대공미사일은 항공기가 내뿜는 엔진의 열을 추적한다. 항공기는 이를 피하고자 엔진 열보다 훨씬 뜨거운 적외선 신호를 방출하는 기만체를 투하한다. 

미사일이 항공기 엔진 열과 기만체를 구분하려면 탐색기 성능과 적용 기술이 우수해야 한다. 하지만 연구개발 시점에서는 이같은 기술을 단기간 내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러시아 기술을 활용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4년간 LIG넥스원 주관으로 한국형 적외선 탐색기를 개발, 국산화에 성공했다. 신궁의 국산화율을 95% 이상으로 높였다.

신궁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목받았던 스팅어보다 늦게 등장한 무기다. 그만큼 새로운 기술이 상당수 적용됐다.

비례항법기술을 적용해 미사일이 항공기를 뒤쫓는 대신 비행경로를 예측, 명중이 예상되는 지점으로 곧바로 이동한다. 이를 통해 높은 수준의 명중률과 파괴력을 확보했다. 

2.5㎏의 텅스텐 파편 탄두는 목표물에 가까워지면 근접신관이 작동, 720개의 파편을 만들어낸다. 스팅어보다 파괴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이같은 기술을 구현하는 것은 상당한 난도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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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나 헬기는 지상에서의 공격에 대비해 방호력을 갖추고 있다. 천궁이나 패트리엇(PAC-3)처럼 위력이 강한 지대공미사일이라면 단번에 추락시킬 수 있지만, 탄두가 작은 휴대용 지대공미사일 1발로는 요격이 어렵다.  

표적에 접근한 미사일의 신관이 표적을 감지하고 탄두를 폭발시킬 때,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부분과 타이밍을 정밀하게 포착해서 공격해야 한다.

신궁 미사일의 신관에는 이같은 공격을 가능하게 하는 비밀이 숨어있다. 표적을 찾고 확인하는 표적확인장치가 그것이다. 

미사일이 표적에 가까워지면 표적확인장치가 적외선 레이저를 표적에 쏜다. 

반사되는 신호 크기는 신관에 있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알고리즘 등에 의해 실시간 분석, 표적이 맞는지를 확인한다. 이는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이나 안개를 표적으로 오인해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성능개량 및 차세대 미사일 개발 필요성도

일각에서는 신궁의 성능을 높이는 개량작업이나 차세대 미사일 개발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궁이 항공기나 헬기를 포착하고 공격하는 능력은 우수하지만, 지난해 12월 서울 상공을 침범했던 북한 소형무인기를 요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LIG넥스원이 제작하는 신궁 미사일과 발사대. 세계일보 자료사진

당시 출현했던 북한 소형무인기는 크기가 2~3m 수준이었고 3㎞ 상공을 비행했다. 높은 고도로 날아가는 소형무인기는 엔진에서 방출되는 열이 적었고, 거리도 멀어서 신궁의 탐색기가 포착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성능개량에 대한 소요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1978년 미군에 처음 실전배치된 스팅어는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통해 위력을 높였다. 초기에는 적외선 추적방식만 사용할 수 있었으나, 나중에는 광학·자외선 추적 기능이 추가됐다. 

이후에는 무인기와 드론 공격이 가능한 버전도 등장했다. 이를 통해 무인기, 드론, 헬기, 순항미사일에 대한 요격능력을 확보했다.

이같은 성능개량 덕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스팅어는 러시아군 전투기와 헬기를 다수 격추했고, 동유럽 국가로부터 신규 주문을 대량으로 받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1980년대 등장했던 러시아산 이글라도 전자전 대응 능력과 표적 인식능력을 강화한 개량형을 지속적으로 개발했다. 그 결과 최신형은 서방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의 전자장비를 갖출 수 있었다.

미군의 야전방공체계인 M1097 어벤저가 도로를 이동하고 있다. 미 육군 제공

스팅어처럼 발사 플랫폼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군은 험비 전술차량에 스팅어 미사일 8발과 M2 중기관총 1정을 장착한 M1097 어벤저 지상방공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적 항공기나 헬기의 접근을 저지하고, 무인기를 요격하는 능력을 확보했다.

한국군도 소형전술차량이나 차륜형장갑차에 신궁을 다수 장착하면 기동성과 파괴력을 갖춘 야전방공체계를 저렴하게 갖출 수 있다. 북한 소형무인기 침투에 맞설 대안으로도 유용하다는 평가다.

무인기 수백대를 보유한 북한이 유사한 형태의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고, 전 세계적으로 무인기의 불법적 사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신궁도 무인기 요격을 시도할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군 당국의 정책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 세계일보 2023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제원

직경: 80mm
전장: 1.63m
중량: 15kg(탄두 중량 2.5kg)
최대 사거리: 7km
유효 사거리: 회전익 항공기(4km), 정면에서 접근하는 고정익 항공기(3.5km)
최고 속도: 마하 2.1
작전 고도: 최대 3.5km
단발 살상률: 90%
탄두 형태: 파편형 탄두(약 720발 파편 생성 가능)
목표 추적 가능 시간: 45초
저장 수명: 기본 10년, 연장 개량 시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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