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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드라이브 뚜벅이

경기옛길 의주길

by 구석구석 2022.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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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태의 역사문화탐방로인 경기옛길이 선보였다. 경기문화재단이 역사적 고증을 토대로 길의 원형을 밝혀 조성한 길이다. 조선시대의 문화유산을 도보로 연결한 옛길은 총 6개 길이다. 의주길, 영남길, 평해길, 경흥길, 삼남길 등 5개의 길이 현재 열려있다. 강화길은 2022년 9월에 오픈 예정이다. 

경기옛길에는 각 지역의 문화유산과 민담, 설화, 지명유래 등 스토리텔링이 곳곳에 녹아 있다. 여유롭게 걸으면서 과거와 현재, 미래 등 각각의 역사를 이해하고 유추해 볼 수 있다.

그중 의주길은 조선시대 의주대로를 기반으로 만든 길이다. 과거에는 한양 돈의문을 출발해 중국 연경(북경)까지 연결돼 한반도와 세계를 연결한 문명의 길이었다. 현재 총 56.5㎞로 5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의주길 구간도
경기옛길 전구간도

 

제1길 벽제관길(8.7km) 삼송역~덕명교비~벽제천~벽제관지

‘제1길 벽제관길’은 지하철 3호선 삼송역 8번 출구 앞에서 일행들과 만나 오전 10시반부터 걷기 시작했다. 도로 표지판에 의주길을 안내하는 노랑과 고동색의 표식 띠가 펄럭이고 있었다. 8번 출구 앞 좌측 길로 들어서서 벽화마을로 들어섰다. 100m쯤 되는 길 좌우로 옛날 중국으로 떠나던 사신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고, 그 외 특별한 주제 없이 그려진 그림들로 채워져 있었다. 벽화마을이라는 타이틀이 좀 무색했다. 

1코스 공릉천

골목을 벗어나자 군부대가 나왔다. 좌측으로 부대 앞을 지나 좀 걸으니 삼송대로와 만났다.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고가도로로 연결된 데크 계단을 올랐다. 흙으로 덮인 고가도로를 내려서자 고양시와 파주시를 관통하는 공릉천으로 연결됐다. 천변 걷기 길이 잘 정비돼 있어 편히 걸을 수 있었다. 덕명교비에서 인증스탬프를 찍고 다시 걸었다. 

공릉천을 가로지르는 돌 징검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건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서울외곽순환도로 공릉천교로 급히 걸었다. 다리 밑에 도착하자마자 소낙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폭우로 변한 엄청난 빗물이 발걸음을 붙잡았다. 30여 분 시원한 다리 밑에서 간식을 꺼내 먹으면서 쉬는 시간을 가졌다. 

비가 그쳐 20여 분 걷자 다시 빗방울이 굵어졌다. 우산과 우비를 쓰고 계속 걸었다. 통일로가 지나는 다리를 건너고 천변을 따라 걷다가 다시 돌 징검다리를 건넜다. 일행 중 두 명이 그만 걷겠다고 해서 귀가시키고 빗속을 걸었다. 다리를 왔다 갔다 건너며 천변으로 쭉 뻗은 길을 2㎞ 가까이 걸었다. 고양동 시장에 도착했다. 종료 지점 벽제관지까지는 300m 정도 됐다. 

벽제관지는 보호 시설물이 뺑 둘러친 안에 200여 평 정도 되는 공터였다. 개망초가 잔뜩 피어있고 주춧돌만이 듬성듬성 널브러져 있었다. 벽제관길은 천변으로 이어지는 걷기 길로 누구나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최고의 트레킹 코스였다.

 

제2길 고양관청길(7.3km) 벽제관지~고양향교~연산군 금표비~관청령~용미3리

‘제2길 고양관청길’도 삼송역 8번 출구부터 시작했다. 삼송역사거리 버스 정류장에서 774번 시외버스로 오전 10시반쯤 출발했다. 고양동시장 버스정류장까지 20분이 채 안 걸렸다. 벽제관지를 11시10분부터 걷기 시작했다. 

 

고향향교

벽제관지에서 중남미문화원과 고양향교까지는 500m 정도 됐다. 중남미문화원은 관람 하지 않고 고양향교로 들어가 해설사의 해설을 들었다. 고양향교 뒷산으로 난 길로 올라갔다. 나무숲을 헤치고 걸을 만큼 좁은 오솔길과 아기자기한 흙길이어서 걷기에 아주 좋았다. 상쾌한 숲 향기 가득한 느낌을 선사하는 길이 1.5㎞ 이어졌다. 

숲속 산길을 내려오자 침상이 있는 쉼터가 나왔다. 각자 배낭에서 꺼낸 삶은 감자, 더덕구이무침, 오이장아찌, 쌀밥 등으로 푸짐한 점심을 먹었다. 숲길에서 나와 중부대학 캠퍼스 정문 앞을 지나 얼마간 차도 옆으로 걸었다. 오른쪽의 연산군시대금표비 이정표를 지났다. 왕의 사냥터에 일반 국민의 접근을 금한다는 비석이라고 했다. 

산 안쪽으로 들어앉은 고읍마을이 나왔다. 집들은 몇 채 안 됐지만 집들이 다 깨끗하고 예뻐 보였다. 전원마을로 사랑받는 마을 같았다. 마을 뒤로 관청령이라는 표지판이 보였다. 그리 높지 않은 고개지만 꼭대기 150m 구간은 꽤 경사가 심해 숨을 헐떡댔다. 

고개를 넘자 왼쪽 길옆으로 묘지들이 수없이 나타나는 내리막길이 이어졌다. 많이 들어봤던 용미리 묘역이 있는 곳이었다. 사람이 간신히 지나갈 정도의 길에 사람 키를 넘기는 숲이 1.5㎞ 이어졌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게 만드는 최고의 걷기 길이었다. 

걷기 길이 종료되는 곳에 콩세유갤러리가 있었다. 1층에 있는 카페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로 더위를 식히고 2층 전시실로 올라갔다. 쉽게 볼 수 없었던 고려시대 불화를 모사한 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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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길 쌍미륵길(14km) 용미3리~용암사 마애이불입상~윤관장군묘~광탄삼거리

‘제3길 쌍미륵길’ 출발도 삼송역 버스정류장이다. 774번 버스를 오전 10시반에 탔다. 용미리묘지 입구에서 내렸다. 50분 정도 걸렸다. 콩세유미술관부터 출발했다. 개천 오른쪽으로 쭉 뻗은 길을 700m 걷다 경기옛길 표식 띠가 안 보여 앱을 확인하니 다리를 건너지 않고 직진했었다. 뒤돌아 걸어 용미3교 다리에 와보니 표식 띠가 다리 양 끝으로 펄럭이고 있었다. 

경기옛길을 걸으면서 삼거리나 교차로가 나올 때는 꼭 표식 띠 유무를 확인하는 게 아주 중요하다. 그래야 걷기 알바를 안 한다. 다리를 건너고 78번 국도를 가로질러 용미3리 마을로 들어섰다. 이 길은 전형적인 시골 마을로 고향길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공장과 물류창고 등이 혼재한 마을을 이리저리 걷다가 고산천 옥미교를 건넜다. 



마을 길을 걸어 78번 국도와 다시 만나서 조금 걸으니 1㎞ 정도 전방 장지산 기슭에 길손들이 이정표로 삼았다는 거대한 쌍미륵이 눈에 들어왔다. 소나무 숲길을 200m 정도 걸어 용암사와 쌍미륵 주차장에 닿았다. 의주길 제3길 인증스탬프를 찍고서 계단을 올랐다. 

일주문 앞에서 휴식 겸 간식을 먹고 경내로 들어섰다. 쌍미륵으로 오르는 돌계단에는 부처님 돌조각상이 계단마다 자리하고 있었다. 위를 쳐다보니 바위산에 직접 조각된 거대한 쌍미륵이 시선을 압도했다. 둥근 갓은 남 불상, 모난 갓은 여 불상이란다. 11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추측되는 고려 시대 불상으로 불상 양식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보물 제93호다. 

감로수를 마시고 사찰을 나와 걸음을 재촉했다. 용미1리 마을을 지나 골프장 옆으로 난 고산천 옆길을 걸었다. 장곡교를 지나 이어지는 광탄면 수레길 옆으로 멋있는 전원주택과 회사 건물들이 즐비했다. 매봉산 자락을 넘는 고갯길은 숲이 우거져 딴 세상을 걷는 듯한 착각이 들게 했다. 

계곡을 다 내려와 분수2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걸어 파평윤씨 선조인 문수공 윤관 장군 묘역에 도착했다. 파평윤씨 35대손으로 67세가 돼서야 윤관 장군 묘역을 참배하게 돼서 감개무량했다. 고려 중기 문신인 윤관 장군은 문무를 겸비한 공신으로 1104년(숙종 9년)에 여진족 정벌을 위해 별무반을 편성하고 1107년(예종 2년)에 여진을 정벌한 후 9성을 쌓아 고려의 국방을 튼튼히 했다.

 

제4길 파주고을길(12.7km) 신산5리~광탄천~파주향교~봉서산~중에교

‘제4길 파주고을길’ 출발도 삼송역 버스정류장이다. 774번 버스를 오전 10시에 탔다. 신산5리 버스정류장에 11시쯤 도착해 걷기 시작했다. 정류장에 도착하니 비가 제법 많이 쏟아지고 있었다. 정류장 옆에 광탄어린이집 담 옆으로 시작되는 쭉 뻗은 농로는 몹시 질척댔다. 

걷기 길은 문산천 지류 분수천 옆 둑길로 이어졌다. 길옆으로 자란 나무들이 만든 숲 터널에 화려하게 활짝 핀 꽃에는 나비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후덥지근한 날씨로 땀은 뚝뚝 떨어졌지만 짙은 녹색으로 물든 논과 밭, 산야가 마음을 평화롭게 해줬다. 도내리 들판에 고개를 숙이는 벼와 무성한 콩밭을 지났다. 노란 호박도 눈에 띄었다. 

문산천 위를 건너는 부곡교를 건너 부곡3리 마을로 들어섰다. 주택과 공장, 물류창고가 혼재한 마을 길을 걸었다. 만개한 해바라기꽃과 키가 엄청 큰 옥수수가 눈길을 끌었다. 마을 뒤 숲이 우거진 언덕길에 보기 드문 자주색 칡꽃이 피고 있었다. 

고개를 넘으니 부곡 2리가 나왔다. 아주 큰 규모의 교보문고 물류창고가 자리하고 있었다. 편의점 벤치에서 휴식 후 공장 시설과 물류창고가 수없이 나타나는 도로를 걸었다. 오봉골길을 계속 걸어 갈곡천을 넘는 오봉교를 넘어 파주문화체육센터, 파주읍 행정복지센터, 솔이홀 작은도서관 등이 있는 파주읍 내에 도착했다. 

복지센터 옆을 지나 옛날 모습이 남아있는 시장거리길을 걸어 파주 읍내 메인 도로인 우계로를 만났다. 파주우체국과 파주파출소를 지났다. 파주초등학교 옆으로 봉서산 언덕길을 올라 1398년(태조 7년)에 처음 지었다는 파주 향교를 답사했다. 

파주향교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이 행주대첩 이후 주둔했던 봉서산성이 남아 있는 봉서산 길을 걸었다. 전망대와 약수터와 쉼터 등이 있고 주민들의 산책로로 활용되는 숲길이 잘 조성돼 있었다. 우거진 숲길은 어느 걷기 길에 견주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명품 힐링 걷기 길이었다. 

마을 농로를 걸어 중애교에 닿았다. 다리 건너 우측으로 문산천 독서둑길로 이어지는 파주 고을 길의 조금 남은 걷기 길은 패스하고 문산역으로 걸었다. 문산역까지 약 2㎞가 조금 넘었다. 문산역에서 오후 5시 5분에 출발하는 경의중앙선 전철을 타고 귀경했다.

 

제5길 임진나루길(13.8km) 선유삼거리~화석정~임진나루터앞~임진각

‘제5길 임진나루길’은 경의중앙선 문산역에 오전 11시 1분에 도착해 시작한다. 역 맞은편 문산읍 행복복지센터에서 콜택시를 불러 선유삼거리로 갔다. 전곡, 적성 방향 도로 옆 마을 길로 들어서서 걷기 시작했다. 언덕길을 넘어 삼거리에서 이정표를 확인하고 좌측 화석정로로 접어들었다. 

좌우에 대형음식점들이 있는 도로를 걷다가 오른쪽 마을 길로 들어섰다. 음식점과 펜션 등이 어우러진 마을로 들어갔다. 화석정으로 오르는 계단 좌우에는 수백 년은 됨직한 버드나무 두 그루가 방문객을 압도했다. 

굽이쳐 흐르는 임진강을 배경으로 자리한 화석정의 아름다운 모습은 명당 중의 명당, 명소 중의 명소임을 느끼게 했다. 현판은 박정희 대통령이 쓴 휘호로 아주 힘이 넘쳐나는 명필이었다. 관리소 매점 앞에서 준비해 온 골뱅이무침 안주에 마신 막걸리는 정말 꿀맛이었다.

자유로 밑으로 난 길로 나와 다시 한번 임진강의 수려한 풍광을 눈에 가득 담았다. 데크 길을 걸으니 옛 임진나루터가 있던 곳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나왔다. 임진리 나루터 마을은 언덕길을 사이에 두고 매운탕 집들이 밀집해 있었다. 임진강에서 잡은 황복 등을 맛볼 수 있는 민물매운탕 전문음식점 마을인 것 같았다. 썰렁한 모습인 걸 보니 코로나19로 타격이 커 보이는 것 같았다. 

마을을 지나 오르막 비포장길을 땀을 빼며 올라 언덕 옆에 있는 장산전망대로 갔다. 임진강의 탁 트인 전경과 멀리 개성과 송악산까지 관찰할 수 있는 임진강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고 하는데, 운무에 가려서 제대로 볼 수가 없어 아쉬웠다. 포장길을 내려와 장산1리 마을 회관 앞에서 휴식을 갖고 다시 걸었다. 

임진나루

데크길이 이어지다가 좌우로 나무숲이 가득한 아스팔트 길을 걸었다. 다시 장산2리를 지났다. 고개를 넘어와 마정초등학교를 지났다. 마정리 마을은 어떤 읍내처럼 마을 규모가 컸다. 

마정리를 빠져나오자 쭉 뻗은 농로 사이를 걸어 임진강역에 도착했다. 다시 임진각까지 걸었다. 경기옛길 의주길의 마지막 코스인 임진나루길의 마지막 스탬프함이 여기에 있다. 스탬프를 찍고 인증샷도 찍었다. 

임진각

의주길 전체 5코스를 완주한 기쁨이 가슴에 가득 차올랐다. 임진강역으로 다시 와서 오후 5시 5분에 출발하는 임진강역~문산역 간 4량 전철을 탔다. 문산역에 정차했다가 서울역까지 간다고 했다. 요즘은 하루에 2번 운행하고 있단다.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 2022.9 윤석구



 

파주 통일로-평화누리길 장산전망대 초평도

평화마라토너 강명구 선생과 함께하는 DMZ평화순례길 3차 행진 ㆍ일시: 2.16(토) 10:00 ㆍ장소: 파주 임진강역 광장 . 코스:평화누리길 8구간중 임진강역 -> 마정리 -> 장산리 -> 장산전망대 . 노현기

choogal.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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