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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남 섬

신안 비금도 서산사 선왕산 원평해수욕장 하트해변

by 구석구석 2022.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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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3 수정

 

비금도는 전남 목포에서 54km 떨어진 섬으로 쾌속선으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도초도와 연도교인 서남문대교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천일염을 생산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2007년도에 염전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비금도는 여름이면 더욱 하얗게 반짝인다. 소금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하늘에 뭉게구름이 감돌면 꼭 남태평양의 한 섬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특히 하누넘 해변은 최근 TV드라마 '봄의 왈츠'에 등장해 전국에 꽤 알려졌다. 마을 쪽에서 바라보면 '하늘 너머'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하누넘, 해변 모양이 하트처럼 생겨 '하트해변'이라고도 불리는데, 그 모습 때문에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해변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시멘트포장도로조차 주변 풍경과 멋지게 어우러진다.  

화장실 겸 샤워실 외에는 부대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해수욕장을 이용하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포장도로는 마주오는 차량과 교행이 안 될 정도로 비좁고, 주차장 시설도 없다. 대중교통이 이곳까지 닿질 않아 차를 타고가는 게 편리하다.

비금도 하누넘해수욕장의 하트 해변. 13년 전 TV드라마 봄의 왈츠에 등장해 이름을 알린 곳이다. 두 개의 백사장이 뉘어진 하트의 모습으로 보인다. 문화일보

하트해변 윗편에 자리한 공기돌바위와 하트해변, 하누넘해수욕장은 길이 500m, 폭 60m의 아담한 해수욕장으로 산과 섬으로 둘러싸여 더없이 아늑하다. 해변 앞에는 피아노 모형이 놓여 있어 또다른 분위기로 다가온다. 빨간색으로 그림이 그려진 피아노 앞에는 원목을 깎아 만든 의자도 2개가 놓여 있어 기념 촬영장소로 인기가 높다/김정수

이국적인 모습을 자랑하는 하트해변의 원두막은 천연대나무와 열대 갈대 지붕 등 친환경소재로 구성되어 기존의 몽골텐트를 대체 하는 웰빙모델로써, 내·외부에는 모기장 및 전기시설과 피크닉테이블이 구비되어 이용객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했다.

비금도에서 소금 모르면 간첩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염전이 있던 곳이기 때문이다. 소금값이 지금보다 몇 배는 비쌌던 시절 '섬에 돈이 날아다녔다' 해서 이름이 '비금도(飛金島)'가 됐다. 비금도는'바람의 섬'이기도 하다. 골짜기를 휘두르는 해풍을 감당할 길이 없어 사람들은 바람막이 돌담인 '우실'을 쌓았다. 우실은 다도해의 생활문화 특징 중의 하나로 섬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안온하게 감싸준 울타리이자 동반자였다.

여행 출발은 해당화가 아름다운 명사십리해수욕장. 원래 원평해수욕장이 1.2㎞, 명사십리해수욕장이 2.8㎞, 둘이 합쳐 4㎞(십리)가 된다고 해서 '명사십리'란 이름을 얻게 됐다. 요즘 가족과 배를 타고 인근의 신비한 무인도를 찾아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매년 늘고 있다.
특히 선왕산(255m) 정상에서 바라본 하누넘 해수욕장과 석양 한 폭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형제섬인 도초도에 들러 시목 해수욕장의 고즈넉하고 목가적인 풍경에 빠져봐도 좋다. 1천850가구가 거주하는 큰 섬인 만큼 민박집 14군데, 모텔 4군데가 있다.

신안군 비금면 신원리 원평마을 '비금원평해수욕장(명사십리)'

비금도의 북쪽 구림리와 지당리 뒤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이곳 백사장은 폭 50m(간조시 50m),길이 4.3Km에 달하며, 모래질이 좋고 뒤쪽에 저수지(1천평)가 있으며, 아카시아숲이 울창하다. 특히 이 부근은 어디나 황금 낚시터이며 바다 지평선 너머로 지는 석양의 낙조는 너무나 아름다워서 지는 해를 보고 바다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황홀감에 묻혀 버린다. 비금과 도초간의 연도교가 '96년 9월에 개통되어 도초 시목 해수욕장과 연계된다.

비금도에는 이름 모를,이름 없는 은밀한 해변이 수십 군데나 된다. 다른 섬에 비해 아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만큼 한적하여 무인도에 온 듯한 느낌을 받으며 편안히 쉴 수 있다. 비금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알려진 원평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해넘이는 무척 아름답다. 사랑하는 이와 시뻘건 태양을 바라보고 있자면 마치 바다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황홀함이 느껴진다.

섬 산행은 보통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조망’을 첫손으로 꼽는데, 그림산과 선왕산의 매력은 다른 섬의 산과는 좀 다르다. 그림산과 선왕산의 능선에 펼쳐지는 다도해 풍경도 빼어나지만, 못지않은 게 암릉과 암봉으로 이뤄진 산 자체가 가진 산세다. 지도에 표시된 산의 규모나 숫자로 잰 해발고도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웅장한 경관도 있고, 기이한 바위들이 늘어선 풍경도 있다. 산행 내내 탁 트인 시야와 쪽빛 바다가 따라오는 건 물론이다. 한마디로 산에 올라 ‘산의 바깥’뿐만 아니라 ‘산의 안’의 아름다움까지 느낄 수 있는 산행의 명소란 얘기다.

선왕산 산행 / 다도해 조망 뛰어난 바위 전망대

비금도 산행은 눈을 즐겁게 하는 재미가 있다. 주요 봉우리인 그림산이나 선왕산 정상은 물론 주능선 어디서나 멋진 조망을 기대해도 좋다. 산행기점은 면소재지에서 조금 떨어진 상암 마을. 차로 10분 거리의 이 마을에 최근 주차장을 조성하고 산행안내판 등을 세워두었다.

상암 마을부터 숲길을 따라 15분쯤 오르면 첫 번째 봉우리에 닿는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조망이 좋아진다. 여기서 5분쯤 더 가면 이정표가 나오고 계단길과 우회로를 통해 그림산 정상까지 오른다. 바위지대의 연속이지만 곳곳에 철계단이 놓여 있어 위험하지 않다.
역시 바위지대인 정상은 오르면 주변 경관을 좀더 자세히 내려다볼 수 있다. 북동쪽으로 다도해의 절경이 모습을 드러내고, 비금도의 염전지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선왕산 정상으로 이어진 능선의 아기자기한 모습도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선왕산 정상에서 뒤돌아본 그림산의 모습. 그림산과 선왕산은 얼핏 비슷해보이지만 그림산은 바위로 이뤄진 산 정상부가, 선왕산은 곳곳에 조각작품처럼 서 있는 기암들이 독특하다. 문화일보

정상에서 다시 가파른 바위지대를 내려선다. 이곳에 이제 철계단이 설치되어 크게 어려운 구간은 없다. 이후 로프와 시설물이 곳곳에 설치된 바위 봉우리 하나를 넘어서면 대나무가 숲을 이룬 작은 안부에 닿는다. 여기서 다시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어 내려서면 죽치우실에 닿는다. 섬 문화의 특색 가운데 하나인 우실은 주민들이 쌓아 올린 돌담을 말하는데, 해풍 등의 자연재해와 액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죽치를 지나 봉우리를 오르면 본격적인 주능선 바위지대를 지나게 된다. 아찔한 절벽을 끼고 남서쪽으로 펼쳐진 절경의 해안지대를 조망하며 전진한다. 곳곳이 전망대 역할을 하는 능선이다. 철탑이 보이는 선왕산 정상은 사방으로 막힘없이 터져나간 널찍한 바위지대다. 정상에서 동쪽 능선을 타고 덕대 마을로 내려서는 등산로가 뚜렷하다. 교통이 편해 이 코스가 하산길로 많이 이용된다.

정상에서 내촌 마을 갈림길까지 20분이면 충분히 내려설 수 있다. 다시 주능선을 타고 15분쯤 가면 오른쪽 서산사로 내려서는 갈림길에 닿는다. 산이 낮아지며 왼쪽으로 하누넘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인다. 계속해 주능선을 타고 갈 수도 있으나 보통 해수욕장으로 내려선 뒤 산행을 끝내게 된다. 임도를 타고 걸어서 내촌 마을까지 걸어가거나 택시를 이용할 수 있다.

산행기점인 상암 마을에서 출발해 그림산∼죽치∼선왕산∼하누넘 해수욕장까지 산행시간만 3시간 가량 소요된다.

비금도의 그림산 정상을 넘어가면 만나는 전망 봉우리. 주 등산로에서 살짝 옆으로 벗어난 바위봉우리에다 나무 덱을 놓고 길을 이었다. 문화일보

# 한국 바둑의 전설과 만나다

비금도의 명사십리 해변 근처에는 폐교를 다듬어 세운 이세돌 바둑기념관이 있다. 지난 19일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내고 24년 4개월 만에 반상을 떠난 한국 바둑의 전설 이세돌의 고향이 여기 비금도다. 기념관 앞에는 대국 중인 바둑판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그 유명한 이세돌과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와의 4번 대국이다. 이 대국은 알파고와의 공식 바둑대국에서 인간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승리를 거둔 기념비적인 한 판이다. 바둑판에는 알파고와의 대국을 승리로 이끌어 화제를 모은 이세돌의 ‘78수’가 놓여있다. ‘신의 한 수’라는 이 착점을 놓고 바둑계 안팎에서 말들이 많았다. 그러나 은퇴 후 인터뷰에서 그는 이 수를 “한마디로 꼼수”라고 했다. 말이 안 되는 수지만 꼼수에 대한 학습이 덜 된 알파고에 버그가 생겨 ‘행운의 1승’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담박한 솔직함과 겸손함이야말로 그의 매력이다.

영웅의 자취는 전설이 되는 법. 이세돌 바둑기념관은, 그의 은퇴로 더욱 각별한 곳이 됐다. 기념관은 이세돌을 배출한 신안군이 10년 전 창단해 바둑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신안천일염팀 기념관과 이세돌 전시관, 그리고 대국실이 있다. 교실 두 칸쯤을 헐어내 만든 이세돌 전시관에는 그가 바둑을 두게 되는 과정과 현역시절의 화려한 전적 등이 소개돼 있다. 전시품이나 전시방식은 소박하지만, 섬에서 나서 바둑의 전설이 된 자긍심이 묻어났다.

바둑기념관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이세돌 전시관 옆의 대국실에서 바둑을 두고 있던 주민들이었다. 대국실로 꾸며진 폐교 교실에서는 두 판의 바둑이 두어지고 있었다. 마을 주민 넷이 서로 마주 앉아 거의 무아지경으로 바둑을 두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비금도 남자들은 대부분 바둑이 취미였다. 그러니 기념관은 마을 주민들에게는 훌륭한 기원인 셈이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일행과 바둑 한 수를 놓고 갈 수도 있겠고, 대국실의 주민과 치수를 맞춰 한 판 바둑을 두며 ‘수담(手談)’을 나눠볼 수도 있겠다.

고서리 산45 전통사찰제77호(91.4.2) 서산사

서산사는 고려후기인 우왕 1년(1375) 미타신앙(彌陀信仰)을 기원으로 비금면 내원리 선왕사(仙王山) 뒷산에 사찰을 창건하였다는 선조들의 이야기가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억불정책으로 선왕산 중턱인 하누넘으로 옮겨 선교를 방편삼아 교화를 폈다.1989년 이후 교세를 확장 고서리 절골산에 사찰을 신축하였으나 도장의 위치가 너무 험하여 1920년 200m 아래인 현재의 위치에 중건하였다.

섬 일주도로 드라이브

서남쪽의 해안일주도로는 일몰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포인트다. 30분이면 일주도로를 완주할 수 있어 해 질 녘 넉넉하게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산허리를 감싸고 도는 하누넘일주도로에선 바다와 해안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특히 우실(바람막이 돌담)과 녹음 짙은 숲길이 인상 깊다.

트레킹

섬 동쪽 광대리에 솟은 성치산(220m)은 원평·명사십리 해수욕장에서 차로 20분이면 닿는다. 자동차로 산 중턱에 올라 바위동굴(용혈)을 둘러볼 수 있고, 정상 부근의 용혈까지 트레킹하는 길도 어렵지 않다. 30분이면 충분하다. 

갯벌 체험

비금도와 연륙교로 연결된 도초도 남동쪽 이곡리 마을 앞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갯벌이 형성돼 있다. 간단한 갯벌 체험과 함께 산낙지를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  2~3일 전에 예약(061-261-7047) 해두면 싱싱한 뻘낙지를 잡아다 준다.

숙박

피서철에는 비금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쪽에 민박집들이 문을 연다. 읍동에 있는 ‘빨간 모텔’(275-4900)은 샤워시설 잘 돼 있고 깔끔하지만 아래층 노래방 소리가 너무 생생하다. 
 
읍동리 소재 - 중앙여인숙 이정임 061-275-5148 객실수 7 / 서울여인숙 박수자 061-275-5175 객실수 4 / 백제여인숙 조혜란 061-275-4711 객실수 5

송치리 소재 - 신흥여인숙 박명순 061-279-3079 객실수 5

평림리 소재 - 하와이민박 조대운 061-275-8179 객실수 30 / 바닷가민박 황상권 061-261-0001 객실수 15 / 오란다민박 김재현 061-275-4620 객실수 25 / 민철민박 이민철 061-275-5307 객실수 4 / 종원민박 김종원 061-275-4790 객실수 3 / 영배민박 천영배 061-275-5396 객실수 3 / 연복민박 김연복 061-275-5321 객실수 3 / 신원민박 조강석 061-275-4823 객실수 4

자료 - 전남문화관광 홈페이지 / 프라이데이 editor 김영주, writer 고수린(대학생 인턴 기자)

비금도-도초도 먹거리

초여름으로 들어서야 병어·민어가 제철을 맞는다. 지금은 꽃게철도 아니고, 강달어도 아직 없다. 비금도에서는 요즘 ‘미니 홍어’로 불리는 간재미 무침을 권한다. 도초 쪽 쾌속 선 타는 ‘화도 선착장’에 식당이 줄지어 서 있다. 그 중 ‘보광식당’(275-2136) 간재미 회·간재미 무침이 각각 2만원. 주인 아저씨가 뻘에 사는 화랑게 무침을 내왔다. 딱딱한 껍질을 씹는 순간, 짭쪼롬한 내장이 찍 터져 나온다. 식당 가서 특별한 반찬 먹는 법? ‘뭐 좀 특별한 거 없냐’고 공손히 물으면 ‘장어 창젓’ 같은 별미가 나올지 모른다.

비금도 읍동 ‘창해식당’(275-4617)에서는 회 뜨고 난 우럭으로 맑은 탕을 끓여준다. 겨자를 푼 국물이 녹색이다. 현지 주민들이 자주 찾는 ‘한우리 식육식당’(275-5758)은 청국장이 별미다. 초대형 뚝배기에 팔팔 끓여 나오는데 멸치보다 몸집이 5~6배는 큰 ‘디포리’가 특별한 찌개 맛을 낸다.

▶ 교통

목포 북항에서 비금도까지는 쾌속선으로 1시간, 일반 카페리호로는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천사대교를 건너 암태도의 남강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비금도까지 40분이면 도착한다. 목포 북항에서 쾌속선 2편, 카페리호 3편 등 하루 5편을 운항하는 반면, 암태도 남강선착장에서는 하루 15편을 운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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