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편이 불편한 것이 흠이다. 자가 승용차나 관광버스를 이용할 경우 각 지역에서 영덕을 기점으로 동해안 7번 국도를 이용해야 한다. 7번 국도 영해를 거쳐 병곡면을 지나면 금곡휴게소(칠보산웨딩홀·휴게소)에서 400m 후 금곡교가 나타난다. 다리를 건너지 말고 왼편 마을길로 접어든다(초입에 유금사, 칠보산청소년수련원을 알리는 대형 간판 있음).
골목길 같은 마을길을 벗어나서 포장된 도로를 따라 약 4km 진행하면 유금사(직진)와 자연휴양림 갈림길(좌회전)이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자연휴양림(도보 45분 소요)을 거쳐 산행을 시작한 후 유금사를 돌아온다.
경북 영덕군 병곡면의 칠보산(七寶山·810.2m)은 영덕군과 울진군 경계를 이루고 있다. 또 낙동정맥이 백암산을 거쳐 남쪽으로 뻗어 내리다가 정맥에서 비켜 동쪽 해안가에 솟구치게 한 산이다. 가까운 남쪽에는 등운산(767.4m)이 같은 능선에 잇닿아 있고, 산록에는 자연휴양림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산은 원래 등운산(騰雲山)이라 불렀으나 일곱 가지 보배가 있다 하여 칠보산으로 바꿔 부르게 됐다고 한다.
고려 중기 때 병곡면 금곡리를 지나던 중국 사람이 샘물을 마셔보고는 “샘물 맛이 여느 물과 다르니 이 산과 이어져 있는 산에는 일곱 가지 귀한 물건이 있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이에 주민들이 찾아본 결과 돌옷, 더덕, 산삼, 황기, 멧돼지, 구리, 철 등 동식물과 지하자원 일곱 가지가 발견됐다고 한다. 병곡면 금곡리 뒷산 아래에는 지금도 그 샘이 있다고 한다.
산행은 일반적인 단조로운 코스가 아닌 주변 조망을 즐기며 능선을 잇는 원점회귀 산행이다. 자연휴양림과 유금사 갈림길에서 시작해 휴양림~등운산~칠보산~713m봉~아치곡~유금사~출발지로 돌아오는 7시간 코스.
갈림길 초입에서 자연휴양림까지 4km는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깔끔하다. 다소 지루하지만 45분이면 휴양림 산막에 도착된다. 각종 편의시설과 휴양림을 갖춘 이 자연휴양림은 1994년 완공되어 여름철에는 피서객들로 각광받고 있다. 울창한 소나무숲과 맑은 계곡이 어우러져 삼림욕과 인근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고, 동해안 일출을 볼 수 있다. 특히 새해에는 해맞이 휴양객이 많이 찾는다.
칠보산자연휴양림 안내소 넓은 앞마당에 차를 주차하고 내리면, 바로 고래불이 눈앞에 엎드려 있다. 칠보산휴양림에서만 맛보는 풍경이리라!
울창한 소나무 숲속에 자리하여 동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이곳은 아침이면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광경이 연출된다. 고래불해수욕장과 대진해수욕장을 잇는 20리 동해 바닷가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모처럼 낭만과 여유를 즐길 수 있으며, 휴양림 전망대에 올라 생생한 일출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이곳의 장점. 소나무, 전나무를 비롯한 갖가지 수목이 울창해 삼림욕을 즐기기에도 좋다.
전망을 바라보고 여장을 푸는 숙소 이름도 어여쁘다. 양지꽃·제비꽃은 5평, 금계국·범부채·옥잠화는 10평, 달맞이·해돋이는 12평, 원추리는 15평, 참나리는 20평 규모다. 중턱에는 산림휴양관이 있어 객실 10동 모두가 연중 빌 틈이 없다.
가벼운 차림으로 산책로를 거닐다 보면 청솔모와 다람쥐가 먼저 반긴다. 쉬엄쉬엄 목교, 정자, 해돋이전망대, 야외무대를 돌아오는 길에 온 몸에 솔향기가 진하게 베이고, 눈과 코가 시원해짐을 느낀다. 휴양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유유자적이란 이런 것. 좀 덥다 싶으면 아이들이랑 물놀이장에서 물장난도 치고, 경사를 이루어 조성된 잔디밭에서 온몸을 데굴데굴 굴리며 아이들과 까르륵 맘껏 웃어 보기도 하고 말이다.
산행에 앞서 식수를 여기서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능선 상에서는 물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리사무소에서 입장료 1,000원을 받는다. 휴양림에서 등운산 산행 시작지점은 크게 세 곳이다. 휴양림 입구 오른편 전망대 능선과 휴양림 시설물과 산막이 있는 산책로를 따라 안부로 연결되는 코스가 있다. 등운산 정상까지 곧장 직등하는 남쪽 능선길을 택했다.
관리사무소와 주차장 사이로 내려가면 오물소각장이 있고, 도로가 꺾어지는 지점에서 오른편 해돋이전망대 누각이 있는 능선으로 향한다. 등산로 주변은 잘 가꿔진 아름드리 소나무가 빽빽하다. 짙은 숲속으로 이어지는 산길은 매우 가파르다. 이른 시간이라 사람을 만날 수는 없지만 싱그러운 소나무에서 뿜어대는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킬 수 있어 좋다. 산새들의 지저귐 소리도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오른편 골짜기의 휴양림 시설물도 간간이 눈에 들어오고, 전망 좋은 바위에 걸터앉아 동해바다를 감상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도 있다.
30분 정도 오르면 무덤을 만나면서 된비알 등산로는 다소 완만해진다. 무덤 하나를 더 지나 다시 경주최씨 묘를 만난다. 상석까지 놓인 무덤은 이렇게 높은 곳에 있으면서도 잘 관리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10여 분 오르면 주능선 갈림길. 오른편 능선을 따라 5분이면 등운산 표지판과 이정표(휴양림 1.8km, 칠보산 3.5km) 등이 서있다. 등운산 정상은 표지판에서 무덤을 지나 20m 가량 떨어진 곳이다. 삼각점만이 산정을 지키고 있으나 동해 조망은 한눈에 쏙 들어온다.
등운산에서 이제 북쪽으로 연결되는 능선으로 방향을 잡고 20m 정도 진행하면 잘 단장된 헬기장을 지난다. 능선 곳곳에는 잔설로 보행에 불편이 많다. 응달의 잔설은 얼어서 미끄럽고, 햇볕이 드는 비탈길의 잔설은 녹으면서 질퍽거린다. 얼마 못가서 안부에는 갈래길 표지판이 있다. 휴양림으로 갈라지는 지점이다.
등운산에서 칠보산까지 능선길은 전체적으로 올라가는 길이지만, 오르내림이 그다지 심하지 않아 완만하고 부드러운 편이다. 때로 능선을 따라 잎을 떨군 키 큰 참나무가 열병하듯 서 있고 주변 전망도 가끔 볼 수 있다. 칠보산은 나무와 숲이 잘 보존돼 있기도 하지만 야생화도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 다시 휴양림 갈림길에 이른다. 삼거리 같지만 자세히 보면 사거리 갈림길이다(휴양림 주차장 1.2km, 휴양림 전망대 2km, 등운산 1.2km, 칠보산 2.3km). 이 지점은 철판 이정표 2개가 있고, 750m봉이라 표시되어 있다.
잔설이 녹아내리는 숲길을 빠져나오면 시야가 트이면서 오르막이다. 야트막한 봉우리에 작은 표지판(칠보산 1.3km, 분기점 1km)이 있다. 750m봉 사거리에서 1km를 20분에 온 셈이다. 여기서는 칠보산 정상과 유금치 능선이 눈앞에 보인다. 잠시 내려섰다가 올라서면 유금치(有金峙)다.
‘유금’이란 지명 유래는 금을 손으로 주울 정도로 많다 하여 불린 이름이며, 지금도 폐쇄된 금광굴이 마을 주변에 남아 있다. 그런데 유금치는 안부나 고개가 아닌 봉우리다. 나무 이정표(유금사 1.2km, 칠보산 0.6km, 휴양림 3km)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오른편 유금사 하산길은 철조망으로 막혀 있다. 통행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유금치에서 5분 정도면 헬기장이고 칠보산까지는 20분이면 넉넉하게 닿는다. 정상에는 영해 산사랑산악회가 설치한 오석의 정상표석과 케언(돌탑)이 있고, 소나무 한 그루가 싱싱한 생명력을 자랑하며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동해쪽 조망은 막힘이 없다. 눈앞에 고래불 해수욕장이 있고, 쪽빛 바다의 수평선은 하늘과 맞닿아 어디까지가 바다고 어디까지가 하늘인지 구분이 없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는 금방이라도 산기슭까지 밀려올 만큼 바다가 가까워 보인다.
하산은 정상표석 오른편 비탈에서 왼쪽으로 에돌아 능선쪽으로 붙는다. 급경사에 잔설까지 쌓여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사람이 많이 찾지 않는 듯한 묵은 길이지만 흔적은 뚜렷하다. 또 리본이 촘촘하게 달려 있어 확인만 잘 한다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급경사를 내려서면 다복솔과 잡목숲이 배낭을 당긴다. 산허리를 가로질러 나아가면 왼편으로 멀리 백암산을 비롯한 낙동정맥의 산들이 하얀 눈을 뒤집어쓰고 솟아 있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숲길을 향하다가 713m봉을 약간 비켜가면서 산길은 오른편으로 꺾어진다. 얼마간 진행하면 제법 뚜렷한 길이 나오는데, 15분 가량 쏟아지는 내리막길은 곧장 안부를 만난다. 이곳에서 오른편 계곡으로 내려가면 유금 마을로 하산할 수 있다. 오르막 능선으로 발길을 옮기면 ‘山’ 자 표석이 있다.
능선으로 곧장 오르면 길은 오른편 산허리를 돌게 된다. 등운산~칠보산 능선이 때때로 조망되고, 그 아래로 유금 마을이 희미하게 보인다. 능선을 돌아 넘으면 내리막이 시작되고, 5분 뒤 네 갈래 길에선 직진한다. 곧이어 무덤이 나오고, 100m쯤 더 나아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잡는다.
멋진 전망대 바위가 있다. 올라서니 왼편으로 동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수평선만 있을 뿐 하늘과 바다는 같은 색깔이다. 바다에 접한 후포항도 선명하게 드러난다. 등운산~칠보산 산릉이 또렷하고, 오른편 지나온 산허리에 무너진 광산터도 보인다.
길은 다시 산사면으로 급하게 떨어지다가 왼쪽으로 산허리를 돌아 나가면 무덤이 있다. 길은 다시 능선 반대편으로 돌아나가다가 5분이면 다시 능선을 바꾸어 타고서는 30m 전방에서 오른쪽으로 떨어진다.
마을이 보이고 산길을 벗어날 때쯤 울진장씨 묘를 만나고, 산신각을 지나 10분이면 아치곡 도로에 내려선다. 도로에서 오른편 마을길(일부 비포장길)로 걷다 보면 ‘주민과 함께 하는 협동사업’ 빗돌이 도로변에 있다. 여기서 유금 마을의 유금사까지는 20분.
유금사는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했다. 조선 중기 이전까지만 해도 대웅전, 종각, 장화부인 신령각 등을 갖춘 제법 큰 규모의 절이었다. 어느 날 주지가 불국사에서 법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도중 절 앞 용소에서 두 마리 용이 교미하는 것을 보고 고약하게 여겼는데, 스님이 절에 도착하기도 전에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로 절이 무너졌다고 한다.
현재 이곳에는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보물 제674호인 3층석탑이 대웅전 뒤편에 있다. 한말 중수 때 이 석탑 기단부에서 발견된 금동불상은 지금 경주국립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영덕에서 출토됐다는 표찰이 붙어 있다고 한다. 경내에는 대웅전, 향로전, 산왕각 등의 건물이 있다.
이 절에 전해지는 설화가 있다. 신라 말 경순왕의 첫째 아들 김일(마의태자)을 사랑했던 장화라는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은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들어가자 이곳에서 신령각을 짓고 마의태자를 위해 밤낮으로 축원하다 죽자 보살들이 장사를 지내고 묘폐를 세웠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묘폐를 세운 석축이 남아 있다. 또한 신라시대 이 마을의 구장자가 금척을 발견, 왕에게 진상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유금사를 둘러보고 도로를 따라 차를 세워둔 곳까지는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30분이면 넉넉하게 도착할 수 있다.
/ 월간산 황계복 부산시산악연맹 부회장
산행안내
○휴양림·유금사 갈림길~휴양림~등운산~칠보산~713m봉~아치곡~유금사~휴양림·유금사 갈림길 <7시간 소요>
○휴양림·유금사 갈림길~유금사~유금치~헬기장~칠보산~등운산~휴양림~휴양림·유금사 갈림길 <5시간 소요>
○휴양림 입구~해돋이전망대~갈림길~등운산~휴양림 <3시간 소요>
○유금사~유금치~헬기장~칠보산~713m봉~아치곡~유금사 <4시간30분 소요>
칠보산자연휴양림 휴양관, 방갈로
국유림관리사무소에서 운영하고 인터넷예약정보시스템(www.huyang.go.kr
☏054-732-1607)으로 이용가능하다. 사용기간은 2박3일. 그동안 매월1일 선착순 접수하던 것을 최근 신청 폭주로 인하여 8월 사용분은 6. 28~7. 5 오전까지 접수를 받고 7월 5일 오후에 추첨을 통해 본인에게 e-mail 또는 문자메세지로 통보한다함. 예약 잔여분은 선착순으로 신청가능.
칠보산자연휴양림 매표소~등운산 정상~휴양림/6㎞ 구간으로 휴식시간 포함해 3시간 20분
매표소가 있는 지점의 해발 고도가 234m에 불과하다. 등운산이 비록 1,000m 이상 되는 높은 산은 아니지만 들머리와 정상의 표고차가 533m에 달한다. 이 정도면 어지간한 1,000m급 고봉을 타는 것 못지않게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 자료 : 부산일보 라이프레져부 박진국기자
하루는 산에 오르고, 그 다음날은 바다로 출발!
송림이 길게 울타리하고 굵고 몸에 붙지 않은 은모래가 자랑인 명사20리, 고래불해수욕장이다. 고래불해수욕장은 영리와 대진해수욕장과 이어져 동해의 가장 긴 해수욕장으로 이름나 있다. 특히, 최근 동해에서 잡힌 밍크고래가 수천만 원을 호가한다하여 세간에 화재가 되기도 하니, 고래가 노니는 갯벌이라는 유례를 갖고 있는 고래불해수욕장 어디쯤에 혹시나~하는 호기심도 든다.
또한, 이 해수욕장에서는 직접 물속에 들어가 백합조개를 잡는 즐거움도 있어 더욱 신이 난다. 직접 잡은 백합을 적쇠 위에 올려놓고 따닥따닥 벌어지는 조개를 한입에 넣고 음미하는 짭짤한 맛이란......
고래불리조트
고래불 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휴양펜션, 3,200평에 호텔식(커플룸 7실, 가족룸 3실)․통나무집(12평 4동, 8평 6동) 펜션. 카페와 레스토랑, 편의점, 야외공연장, 운동시설, 동물농장 등 부대시설 갖춤. (www.ppension.com, ☏054-734-0773)
대게로 유명한 영덕이다. 대게 맛을 보려면 승용차나 버스로 강구항까지 가야 한다. 강구는 동해안의 물산이 모이는 곳이라 어느 식당에 들어가더라도 맛나겠지만, 강구재래시장(3일, 8일장) 입구 건너편에 있는 '강구항대게식당'(054-733-5158)을 추천한다. 대게 가격은 공급량과 게의 크기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데 한 마리에 5만원 이상으로 비싸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물가자미 물회(7천원)도 괜찮다. 냉장고에서 숙성시킨 물가자미와 미나리, 양파, 어슷 썬 고추를 집에서 만든 재래 초고추장으로 버무려 맛이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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