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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강원도

평창 동산리 선재길 상원사

by 구석구석 2022.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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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1211-14 / 상원사

오대산 선재길(월정사~상원사) 약 10km, 3시간

오대산(五臺山, 1563m) 선재길은 상원사(上院寺)부터 월정사(月精寺)까지 약 10km를 걷는 트레킹 코스로 대부분이 평지로 되어있어 안전하고 편안한 숲길이다. 전 구간이 나무로 덮여있어 삼림욕을 즐기며 걷기에 좋다. 가을이면 계곡을 따라 물드는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선재길은 60년대 말 도로가 나기 전부터 스님과 불교 신도들이 다니던 길이다.

오대산 섶다리 / 오대산국립공원

오대산은 문수보살의 성지로서 문수보살은 지혜와 깨달음을 상징하는 불교의 대표적인 보살이다. 이러한 문수의 지혜를 시작하는 깨달음이라는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분이 화엄경의 ‘선재(동자)’이다.

매달 한 번씩 전국의 산을 찾아가는 노원산악회(회장 김정식)를 따라나섰다. 아침 일찍 버스에 올라 영동고속도로를 달려 평창군에 들어서자 풍경이 달라지면서 공기가 신선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름에는 비교적 냉량한 기후로 고랭지 작물 재배가 이루어진다. ‘HAPPY 700 평창’은 평창군의 브랜드로, 해발 700m 지점이 가장 행복한 고도라는 의미이다.

월정사를 지나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려 상원사 주차장에 당도하였다. 300m를 오르니 해발 약 950m의 깊은 산중에 상원사가 나타났다. 조선 세조가 이곳에서 문수동자를 만나 질병을 치료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국보인 문수동자상은 예배의 대상으로서 국내 유일의 동자상이다. 사찰 한편에는 국보인 상원사 동종(銅鐘)이 있는데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종이다. 종의 표면에 구름 위에서 무릎을 꿇고 하늘을 날며 악기를 연주하는 비천상(飛天像)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상원사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선재길 트레킹에 도전하였다. 출입구에 ‘깨달음, 치유의 천년 옛길’의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선재길은 오대천을 따라 좁은 숲길이 계속 길게 이어졌다. 시원하고 맑은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숲길을 걸으니 절로 힐링이 되었다. 가도 가도 똑같은 숲길과 하천이 나타났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다. 예전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는 ‘오대산 화전민 터’가 눈에 띄었다.

오대천에 놓인 출렁다리를 건너 반대편에서 걷기도 하였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하천의 폭은 넓어지고 유량이 많아졌다. 6km를 내려가니 평소에 보기 힘든 섶다리가 나타났다. 섶다리는 나룻배를 띄울 수 없는 낮은 강에 나무로 만든 임시 다리이다. 여름이 되어 홍수가 나면 떠내려가므로 ‘이별다리’라고도 한다. 그 모습이 참 정겹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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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내려가니 용어가 생소한 ‘오대산 보메기’ 안내판이 보였다. 오대산 보메기는 보를 막고 계곡물을 모아 물 위에 목재를 쌓아 둔 후 여름철 우기에 보를 터트려 목재를 이동시키는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명상을 하며 천천히 내려가다가 회사 거리를 만났다. 깊은 산골에 회사라는 말이 의아했는데 일제강점기에 오대산에서 베어낸 나무를 가공하던 일본인 회사가 있었다고 한다.

곧이어 오대산 무장애 탐방로가 이어졌다. 전체거리는 약 2km이고 코스 전체가 경사가 완만해 휠체어를 이용하여 혼자서도 이동이 가능한 구간이다.

드디어 최종 목적지인 월정사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유명한 사찰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이 붐볐다. 고려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석탑이며 국보로 지정된 ‘팔각구층석탑’이 있다. 그런데 보수 중이라 가림막을 설치해 너무 안타까웠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먹거리 마을까지 계속 걸었다. 월정사 금강교에서 일주문까지 약 1km는 전나무숲길이다. 아름드리 전나무 1700여 그루가 늘어서 있어 압도적인 울창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2016년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졌다. 쓰러져있는 커다란 전나무가 보였는데 수령 약 600년 된 나무였다고 한다.

입구에 걸려있는 안내문에 ‘걸음마다 온전히 즐길 수 있다. 걸음마다 안정된 느낌을 만끽하며 걸으라’라는 글이 가슴에 와 닿았다.

노원신문 2022.10 김재창 편집위원 

 

상원사가는 길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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