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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광양 동곡계곡 백운산 고로쇠 상백운암

by 구석구석 2022.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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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진주 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광양 IC로 빠져나온다. 광양읍 방향으로 300m 정도 진행하면 사거리, 여기서 우회전하여 옥룡면·백운산 방면으로 15분 정도 가면 휴양림에 도착한다. 대전에서부터 3시간반 소요. 도로 곳곳에 백운산과 휴양림 안내표지판이 잘 정비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시 광양읍에서 옥룡 추산리 완행버스를 타면 된다.

 

 지리산과 섬진강 조망의 최고 명당 

봄이 되면 유난히 끌리는 곳이 있다. 바로 남녘의 섬진강이다. 3월 초순에는 고로쇠, 중순에는 매화, 하순에는 산수유…. 물론 벚꽃 화사하게 피어나는 4월에도 그 인기가 식지 않는다. 이 계절에 섬진강의 별미인 벚굴을 맛보고 오를 수 있는 산으로는 광양 백운산이 가장 적당하다. 무엇보다 산불조심 강조기간에도 심각한 건조주의보가 아니라면 진틀마을 코스와 백운사 코스가 개방된다.

백운산 등산로는 대부분 교통 접근이 수월한 옥룡면 동곡리, 즉 동곡계곡을 중심으로 나 있다. 이 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백운사~상백운암~백운산 왕복코스(3시간)다. 이는 산행 시작 지점인 백운사가 해발 800m 정도에 위치해 가장 짧은 시간에 정상까지 다녀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인 듯하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산행의 묘미는 좀 떨어진다.

요즘에는 진틀마을에서 오르는 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진틀마을~병암계곡~진틀삼거리~신선대~정상~약수~진틀삼거리~병암계곡~진틀마을 원점회귀코스(4시간)를 많이 이용한다. 만약 차량이 지원된다면 진틀마을에서 정상에 올랐다가 백운사로 하산하는 진틀마을~병암계곡~진틀삼거리~신선대~정상~상백운암~백운사 코스(4시간)를 밟아도 괜찮다.

동곡계곡 진틀마을 입구. 슈퍼마켓인 진틀휴게소 맞은편 공용주차장(무료)에 차를 대고 큰길을 따라 50m 정도 올라가면 병암계곡에 걸린 다리 논실1교가 보인다. 이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편으로 이어지는 콘크리트 포장길이 진틀마을 코스 들머리다.

뾰족하게 솟은 정상을 바라보며 콘크리트 포장길을 500m 정도 오르면 계곡 직전의 갈림길. 계곡을 따르는 왼편은 병암폭포를 거쳐 신선대로 곧장 이어지고, 계곡을 건너는 오른편 길은 병암마을의 병암산장 민박집을 거쳐 신선대나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진틀마을 코스로 오르는 등산인들은 대부분 오른쪽 길을 택한다.

이렇게 콘크리트 다리를 건넌 뒤 산길을 한 굽이 돌아 오르면 이내 마지막 민가인 병암산장 민박집이 눈에 띈다. 이곳까지 차량으로 올라올 수는 있지만 민박집 앞마당에는 ‘손님 외 절대 주차금지’라는 경고 팻말이 붙어 있다. 그렇다 해도 마당이 제법 넓은 편이라 차량 통행이 적은 평일이라면 이곳에 승용차를 주차해도 크게 눈치 보이지 않을 듯하다.

민박집을 왼쪽에 끼고 아름드리 산수유나무 사이로 오르면 고로쇠나무를 잔뜩 심어 놓은 비탈밭이다. 이어 길가에 그늘을 드리운 멋들어진 아름드리 소나무 한 그루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된다.

도선국사가 마셨다는 백운산 고로쇠물

길은 너덜지대라 울퉁불퉁하지만 호젓하고 좋다. 고로쇠물로 유명한 산답게 고로쇠나무가 눈에 많이 띈다. 인공적으로 심은 게 아니라 자생하는 나무들이다. 필자가 찾았을 때는 마침 고로쇠물이 나오는 철. 그 탓에 고로쇠나무들은 대부분 자신의 몸피에 따라 한 개에서 서너 개까지 채취 구멍을 안고 있었다. 여기에서 나온 고로쇠물은 가늘고 긴 호스를 타고 바로 집앞까지 흘러간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고로쇠나무 하나 하나에서 고로쇠물을 받았고 그걸 모아 지게로 지고 내려왔는데, 그때에 비하면 고로쇠물 채취 작업이 무척 수월하다.

우리나라는 남해의 거제도부터 강원도 인제까지 전국 웬만한 곳에서 고로쇠물이 채취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지만, 이곳 백운산 고로쇠물의 역사는 유래가 아주 깊다.

백운산 고로쇠물에는 통일신라 말기의 고승인 도선국사와 관련된 전설이 전해온다. 어느 날 도선국사가 이곳 백운산에서 수개월 동안 가부좌를 틀고 도를 닦은 후 일어서려고 하는데 무릎이 잘 펴지지 않았다. 도선국사는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붙들었다. 그러나 나뭇가지가 부러졌고, 나무의 상처 부분에서 물이 흘러나왔다. 도선국사는 그 물을 받아 마셨다. 그러자 그때까지만 해도 굳어 있던 관절이 부드럽게 풀리면서 무릎을 펼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로 사람들은 그 나무를 ‘뼈에 이로운 물’이라 하여 ‘골리수(骨利水)’로 불렀는데, 나중에 고로쇠가 되었다는 것이다.

고로쇠나무뿐만이 아니다. 산길에는 고욤나무·때죽나무·산딸나무·다릅나무·서어나무·비목나무·노각나무 등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자라고 있는데, 광양시청에서 매달아놓은 이름표를 보며 공부도 덤으로 할 수 있어 좋다.

사실 백운산은 자연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생태계의 보고다. 산속에는 백운란·백운쇠물푸레·백운배·백운기름나무·나도승마·털노박덩굴 등 희귀식물도 여러 종이 분포하고 있다. 백운산은 이렇듯 한라산은 물론이요, 지리산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식생이 다양하고 보존도 잘 되어 있다.

(좌)백운산 정상의 바위지대를 올라오고 있는 등산인들. (우)백운산은 고로쇠 수액으로 유명한 산답게 고로쇠나무가 눈에 많이 띄었다.

산길은 계속 계곡을 오른편으로 끼고 이어진다.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쯤 뒤 계곡가의 진틀삼거리에 도착한다. 이정표에는 ‘←신선대 1.1km, →정상 1.3km’라고 적혀 있다. 이 계곡에서 수통에 물을 채우는 게 좋다. 오른편 지능선 중간쯤에 샘터가 하나 있지만 평소에는 수량이 적고 관리가 잘 되지 않은 탓인지 식수로는 조금 꺼려진다. 왼편 지능선보다 오른편 지능선 산길이 정상까지 조금 더 가깝다. 그래서인지 오른편 지능선으로 오르는 등산인이 조금 더 많다. 필자는 신선대를 먼저 들르는 왼편 지능선을 따랐다.

잠깐 가파른 구간을 지나 능선 마루로 올라서면 백운산 주릉과 왼편으로 도솔봉(또아리봉·1,127m), 등주리봉(1,123m)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마루금이 쪽동백나무 가지 너머로 힘차다.

산길에는 층층나무·비목나무·때죽나무·신갈나무·철쭉·생강나무가 봄볕을 받고 있고, 발치에는 조릿대가 푸르다. 갈라진 바위를 지나 구상나무를 구경하면 곧 눈앞에 집채만한 바윗덩이가 길을 막는다. 신선대다. 드디어 호남정맥 주능선에 올라선 것이다. 신선대 삼거리에서 왼편 길은 한재, 오른편 길은 백운산 정상으로 이어진다. 신선대에서 오른편 남동쪽으로 보니 백운산 정상인 상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운 거리에서 미소 짓는다. 주능선 산길 양편에는 철쭉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정상은 바위지대다. 백운산은 호남정맥의 맹주인 광주의 무등산(1,187m)보다 조금 더 높은 호남정맥 최고봉이다. 명성에 어울리게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최고다. 저 멀리 서쪽으로는 장수 땅에서부터 힘차게 달려온 호남정맥 마루금이 산첩첩이고, 발밑에는 동곡계곡이 깊다. 고개를 북쪽으로 돌리면 백두대간의 정기를 갈무리한 지리산 줄기의 장엄한 산 물결. 호남정맥의 끄트머리에서 백두대간의 끄트머리를 감상하는 맛은 참으로 뿌듯하다. 그래서 정상에 올라온 등산인들은 하나같이 한참 동안 눈을 떼지 못한다.

그 지리산과 백운산 사이 남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호남정맥의 꼬리가 남해로 잦아들고, 그 바다에 몸을 섞는 섬진강의 뒷모습이 아련하게 다가온다. 낙동강·금강 등 이 땅의 수많은 강이 모두 제각각의 하구를 갖고 있지만, 섬진강의 마지막 모습만큼 아름다운 강도 많지 않을 듯하다. 그리고 섬진강의 아름다운 마지막 뒷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산이 바로 백운산이다.

이름으로 따진다면 백운산·백운봉·백운대 등 우리나라에 ‘백운(白雲)’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어림잡아 수십 개가 넘는다. 이 근사한 이름을 가진 산 중에서 광양의 백운산이 으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까닭을 정상에 올라와 보면 알 수 있다. 그 누구라도 황홀한 지리산과 섬진강 풍광에 하산하기 싫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따라서 단 일 분이라도 백운산 정상에 더 머물고 싶다면 당연히 이곳에서 간식이나 식사 시간을 갖도록 산행일정을 짜는 게 좋다.

아쉬운 하산길. 정상에서 주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200~300m 만에 만난 갈림길 삼거리. 여기서 진틀마을로 가려면 오른편 길로 내려가야 한다. 철쭉나무 군락이 배웅하는 산길은 조금 가파르지만 마음은 참 넉넉하다. 산행 후 기다리고 있을 망덕포구의 벚굴 때문만은 아니다. 그건 아마도 정상에서 조망했던 지리산과 섬진강의 아름다운 풍광이 가슴 깊이 남아있기 때문이리라.

그리고 산행 후 백운산자연휴양림 근처에 있는 옥룡사지 구경도 빼놓지 말자. 휴양림 입구 2km 전에 있는 옥룡사지는 도선국사가 창건한 절집. 현재 불에 타 절터만 남았으나 도선국사가 땅의 기운을 북돋우려고 심었다는 동백나무 7,000여 그루가 7ha 면적에 울창한 동백숲을 이루고 있다.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이면서도 많이 알려지지 않아 보전이 잘 돼 있다. 4월이 되면 떨어진 동백꽃이 옥룡사지 주변의 땅을 온통 붉게 물들여 장관을 이룬다. 

/ 월간산 2009.4 민병준르뽀라이터

 

구름 넘나드는 암자…광양 동곡리 상백운암

상백운암은 전남 광양 백운산에 있다. 호남정맥의 최고봉인 백운산(1222m)은 높기도 하거니와 품도 크다. 광양시가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에서는 독보적인 명산으로 대접을 받는다. 백운산 깊은 산중의 해발 1000m 바위벽 아래 상백운암이 있다. 백운(白雲)이란 구름을 두르고 있다는 뜻. 과연 이름처럼 상백운암에 오른 날엔 백운산 산정에도, 암자에도 수시로 흰 구름이 넘나들었다.

백운산이 명산으로 인정받는 데는 산에 깃든 도선국사의 자취도 한몫한다. 남도 땅을 여행하다 보면 도선국사의 이름과 자주 마주친다. 도선은 비기(秘記)와 음양풍수설로 이름을 날렸다. 풍수지리가 가진 예언과 주술의 성격 때문인지 그는, 전설 속에서 신화적 존재로 자주 출몰한다. 영암 구림마을에 전해지는 탄생 설화도 그렇고,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서다 부러진 가지에서 흘러나온 고로쇠 수액으로 좌선하느라 얻은 무릎 병을 치료했다는, 광양의 고로쇠 물 전설도 그렇다.

상백운암은 도선국사가 창건한 암자다. 상백운암이 있으니, 그 아래 중백운암과 하백운암도 있었다. 지금은 승격해 ‘백운사’로 현판을 바꿔 단 하백운암에 머물면서 3년 기도를 하던 도선국사는 바위가 감싸고 있는 상백운암 터를 발견하고는, 기쁨에 겨워 장삼을 차려입고 7일 동안 춤을 췄다고 전한다. 도선이 기쁨을 감추지 못했을 만큼 상백운암 자리가 명당이었다는 얘기다. 지금도 상백운암 터는 풍수가들 사이에서 ‘봉황 둥지 형상의 천하 길지’로 통한다. 도선국사는 상백운암에서 종이학을 날려 그 학이 내려앉은 자리에 옥룡사를 지어 머물며 35년 동안 산문 밖을 나가지 않고 후학을 가르치다 입적했다고 전한다.

상백운암 준공식 / 적광포교사

상백운암은 백운사에서 40분 이상 가파른 산길을 가야 당도할 수 있었는데, 지난해 가을쯤 번듯한 시멘트 찻길이 났다. 광양시가 임도를 개설한다며 온 산을 다 파헤치다시피 해 상백운암 턱밑까지 시멘트 포장도로를 놓은 것. 어마어마한 규모의 산림 훼손을, 광양시가 시 예산으로 했다. 길을 낸다고 해도 말렸어야 할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 산을 파헤쳐 암자까지 가는 길을 내준 셈이다. 광양시에 물었더니 돌아온 답이 공적인 목적의 ‘임도’라는 것. 그런데 백운사는 ‘제 땅’이라며 바리케이드를 용접해 길을 잠가놓고 열쇠를 관리한다.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이다.

찻길을 낸 것만큼 더 아쉬웠던 건 오래된 상백운암 법당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건물을 새로 지은 것이었다. 여순사건 당시 숨어든 반란군들이 불을 질러 폐사된 뒤에 지었다는 옛 법당 건물은, 낡긴 했으되 형형한 수도의 정신이 배어 나오는 듯했다. 그걸 단번에 허물어버린 게 아쉽고도 아쉬웠다. 깊은 산중의 수도처가 속세와 가까워지는 걸 어찌 막을 수 있을까. 멀고 깊은 산중에 있어서 훨씬 더 돋보였던 상백운암은 아쉽게도 이제 없지만, 상백운암 자리가 주는 감동은 아직 남아 있다.

현판식 / 적광포교사

상백운암에 가려거든 차로 오르는 대신, 걸어 오를 것을 권한다. 차를 타고 가고 싶다고 해도 사찰 측에서 열쇠를 내줄 리 만무하지만 말이다. 백운사를 지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오르다가 길을 버리고 상백운암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가서 40분 정도만 걸으면 상백운암이다. 힘들여 오른 암자 입구에 스님들이 단번에 타고 올라온 승용차 몇 대가 서 있겠지만, 포장도로는 절에서나 쓰라고 두자.

/ 문화일보 2021 김경일전임기자

산행 코스
광양 백운산의 대표적인 코스는 모두 4개다. △제1코스(동동마을~백운산수련장~억불봉~정상~진틀마을)는 16km, 6시간30분 소요. △제2코스(선동마을~백운사~상백운암~정상~진틀마을)는 12km, 5시간 소요. △제3코스(진틀마을~삼거리~정상~신선대~삼거리~진틀마을)는 10km, 4시간 소요. △제4코스(논실마을~한재~정상~삼거리~진틀마을)는 11km, 4시간30분 소요.

 

한국관광공사선정 봄나들이 겸 가볼만한 곳

광양시 옥룡면 상산길 31 / 도선국사마을 다도체험 (061-762-3353 010-9947-5158 ) dosun.go2vil.org  

입춘이 지나고 계절의 변화가 성큼 다가온 남녘의 첫 느낌은 푸근함과 따사로움이다. 광양읍에서 백운산자연휴양림 가는 길목에 있는 도선국사마을은 우리네 시골 풍경의 모습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농촌전통테마마을이다.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따듯한 봄바람이 관광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우선 오래된 약수터인 사또약수터에서 시원하게 약수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먼 길을 오느라 허기진 관광객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전통순두부집이 바로 옆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는 큼지막하게 담겨져 나온 순부두와 도토리묵을 동동주 한사발과 함께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면 산내음을 물씬 맛볼 차례다. 건너편 백운산 자락이 한 눈에 들어오는 도선국사마을은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민박집들이 곳곳에 들어서 있고 마을 곳곳에는 오래된 우물터와 옛집 담장 등 옛 정취가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다.

사또약수터

시골의 정취를 느끼면서 농촌체험의 시작을 해보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우선 계곡의 맑은 물과 풍부한 일조량으로 맛과 향이 뛰어난 백운산 야생녹차(도선선차) 만들기 및 다도체험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통일신라 말의 뛰어난 고승이자 한국풍수지리의 대가인 선각국사 도선이 마을 건너편 자락인 백계산 옥룡사에서 35년간 머무르면서 동백꽃과 더불어 야생차를 심었다고 한다. 그 이후 명맥을 이어온 야생녹차를 이용해서 일반인들에게 다도체험의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고 있다.

관광객들에게는 야생 녹차 밭에서 찻잎을 따고, 체험장에서 수제 차를 만들어 다도를 배우는 체험을 통해 심신을 충전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이밖에도 도자기 만들기, 전통 손두부 만들기, 고로쇠 된장 만들기 체험 등 가족끼리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외에도 인근의 백운산 자연휴양림에 찾아가면 맑은 공기를 마시고 맨발로 황톳길을 걸으며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자연과 하나가 되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특히 봄철에는 인근의 옥룡사지 동백림을 찾아가서 만개한 동백꽃을 감상하면서 사랑을 속삭여 보길 적극 추천한다. 광양지역 문화유산해설사로 활동하시는 나종년님의 안내를 받으면서 옥룡사지 역사 소개와 더불어 구경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구경 후 배가 고프다면 광양의 대표적 향토전통음식인 광양숯불구이를 추천한다. 참나무 숯을 이용하여 구워내어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별미인 광양 대표 음식이다.

/ 한국관광공사

 

추산리 백계산 동백림

백운산 남쪽 7km 지점의 옥룡사지 주변에 있다. 옥룡사는 통일신라 말의 뛰어난 고승 이자 한국풍수지리의 대가인 선각국사 도선이 35년간 머무르면서 수백명의 제자를 가르치다 입적하신 곳으로, 우리나라 불교역사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천 년의 불교성지이다. 현재 옥룡사지는 옥룡면 추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옥룡"이라는 지명은 도선의 도호인 "옥룡자"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온다. 옥룡사지를 싸안고 있는 백계산(505.8m)은 주산인 백운산(1,218M)에서 뻗어내린 지맥으로, 형성된 아담한 산으로 백운산의 중앙 부에 위치한다.

옥룡사는 신라 말에 조그만 암자였던 것을 도선국사가 864년에 중수하여 거쳐하였으며, 수백명의 사문들이 그의 법문을 듣고자 몰려들어 "옥룡사파"란 지파가 형성되자 몰려드는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인근에 운암사라는 사찰을 추가로 건립한 것으로 전 해진다. 

옥룡사는 몇차례의 화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사세를 이어 오다가 1878년 화 재로 소실된 후 폐찰되었으며 현재 서 있는 대웅전은 1969년에 건립되었다. 옥룡사지에는 도선국사와 수제자인 통진대사의 비와 탑이 세워져있었으나 1920년경에 모두 없어져 버리고 비문만이 탁본되어 "동문선" 등에 전해온다.

옥룡사지 주변에는 도선국사가 땅의 기운을 보강하기위해 심었다는 것으로 전해오는 동백나무 7천여본이 7ha에 거쳐 울창한 동백 숲을 이루고 있다. 험난한 역사에 휘말려 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이 동백들만이 그 뿌리를 견고히 내려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 동백림은 도지정 문화재 제 12호로 지정되어 있다.

 

호젓한 산길을 맨발로 걷는 즐거움 '백운산자연휴양림'

 어디를 가나 매끈한 포장도로와 시멘트·아스팔트 길이 지천인 요즘.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흙길 보기가 힘들다. 호젓한 산길을 맨발로 걷는 즐거움을 아이들에게 선사해보자. 

전남 광양시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백운산 자연휴양림. 인공림과 천연림이 조화된 아름드리 수목이 융단처럼 펼쳐져 있어 방문하는 이들마다 감탄을 자아내는 곳이다. 

휴양림이 위치하고 있는 백운산은 한반도의 남단 중앙부에 우뚝 솟은 해발 1,218m의 영산이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나와 호남벌을 힘차게 뻗어 내리는 호남정맥이 완성되는 곳이며, 섬진강 5백50리 물길이 바다와 만나는 곳이다.

 또 백운산은 1천여 종의 식물상이 보고될 정도로 희귀 동식물이 다량 분포하고 있는 우리나라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또한 도선국사가 심었다는 옥룡사지 주변의 야생 녹차밭은 직접 차를 만들어 맛볼 수 있는 자연환경 교육장이다. 거기에 아름다운 자연 풍광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늘씬한 키에 한치의 굽어짐 없이 하늘로 곧게 치솟은 소나무 길은 길을 걸어가는 내내 마치 위엄 있는 근위병들이 도열해 호위해주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경치만으로도 좋은 백운산 자연휴양림에 이색적인 코스로 입소문난 곳이 있다. 바로 맨발 체험 황톳길. 잠시나마 신발을 벗어버리고 맨발로 산길을 활보할 수 있다니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가. 게다가 그냥 흙길도 아니고 황톳길이다.

 

지압 효과 만점으로 만병통치 코스

백운산 자연휴양림의 황톳길은 지난 99년에 조성됐다. 1.2km 길이에 폭은 3m 정도. 두 사람이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나란히 걷기에 딱 알맞은 길이다. 맨발로 걷는 길이니만큼 아무래도 길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게 마련. 광양시청에서 해마다 겨울이 끝날 무렵부터 흙을 다져놓고 또 수시로 길을 쓸어준다.

신발을 양손에 들고 맨발로 걷는 황톳길은 발 지압 효과가 커서 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 발 지압은 부위마다 각기 효과가 다른데 발가락 부위는 머리에 해당해 건망증·치매·중풍 예방에 도움이 되고, 발바닥은 어깨결림, 발뒤꿈치는 생리불순·생리통 해소에 도움을 준다.

 황톳길 산책은 앞만 보고 걸으면 대략 20분, 옆사람과 얘기를 나누며 슬슬 걸으면 30분 정도 걸린다. 산책 중 간간이 놓여 있는 통나무 테이블에 앉아 숲 속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느껴볼 만하다. 황톳길을 한 바퀴 돌아 나오면 길 입구에 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황톳길 곳곳에 빨간 열매를 매달고 있는 나무는 ‘덜꿩나무’다. 초록이 주를 이루는 숲에서 새의 눈에 쉽게 띄기 위해서 많은 열매들은 빨간색으로 치장하고 있다. 열매 속 씨앗들은 예쁜 색으로 단장하고 맛있는 과육까지 만들어 새에게 먹히고 싶어 안달이다. 겨울이 올 때까지 그대로 달려 있다가는 싹 한번 틔워보지 못하고 얼어 죽고 말 테니깐.

예쁜 열매를 만드는데 소질이 없는 단풍나무는 새 대신 바람에게 도움을 구한다. 씨앗에 비행기 날개 같은 얇은 막 두 개를 붙여서 가을 바람을 타고 여기저기 날아간다. 새가 먹고 배설해 옮기는 것보다는 이동 반경이 짧고 숲 속 깊이도 못 들어 간다. 그래서 아기 단풍나무는 보통 ‘엄마 나무’ 주변, 숲 언저리에서 발견된다. 

솔방울은 소나무의 열매다. 같은 종의 소나무인데다 바로 옆에 사는데도 어떤 나무는 솔방울을 주렁주렁 매달고 있고 어떤 나무는 솔방울이 하나도 없다. 솔방울을 많이 매단 소나무 주변을 살펴보자. 십중팔구 그 나무를 위협하는 다른 나무가 보인다.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소나무는 다른 나무의 등쌀이 심한 곳에서는 잘 살지 못한다. 소나무는 자라는 속도가 느려서 참나무, 굴참나무 등 다른 나무들이 옆에 자리를 잡으면 키에서 밀려버리기 때문이다. 위기에 처한 소나무는 “나는 위험에 처해 있으니 자손을 많이 번식해야겠다”라는 결단을 내린 다음 솔방울을 잔뜩 만들어낸다. 

백운산을 오르다 보면 예쁜 가을 야생화를 많이 만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약초로 쓰이는 구절초. 나물로도 먹는 쑥부쟁이는 가난한 대장간 집 맏딸이 쑥 뜯으러 갔다가 떨어져 죽은 자리에 동생들 배고프지 말라고 폈다 하고, 쌀알 같은 꽃술을 두 개 달고 있는 며느리밥풀꽃은 제사상에 오를 쌀밥이 뜸이 들었나 보려다가 밥 훔쳐먹었다는 오해를 산 가난한집 며느리의 무덤가에 피어났다고 하는 등 ‘사연’을 알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 조선일보 2007.10 김신영 기자

 

백운산 자연휴양림 기본정보

백운산 자연휴양림에는 황톳길 기본정보 비롯해 삼림욕장, 숲 속의 쉼터, 물놀이장, 오토 캠프장이 있고 운동장과 놀이터, 야생화 단지도 있다. 숙박시설은 화장실, 샤워실, 침대, 옷장, 싱크대, 가스레인지, 침구류가 갖추어진 산막과 황토방 등이 있다. 통나무 산막은 7·8평으로 6동이 있으며 이용가격은 3만원. 황토방은 7·9평으로 3·4만원이며, 종합숙박동은 9평이 4만원, 19평이 7만원이다. 개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

문의 061-763-8615, 홈페이지 hyuyang.gwangyang.go.kr 

 

 백운산 고로쇠약수 축제 

옥룡면 동곡리 약수제단에서 백운산 고로쇠 약수제가 열린다. 백운산 약수제는 광양 고로쇠의 명성을 널리 알리고 풍성한 채취를 기원하는 행사로 제례만 치렀던 것을 23회때부터 지역민이 참여하는 축제 행사로 승화시켜 치르고 있다. 

약수제는 풍물놀이패를 앞세운 약수의식 행렬 입장, 고로쇠 유래를 알리는 도선국사 단막극, 약수제례, 소설 ‘도선’ 작가와의 만남, 풍물 한마당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매년 경칩을 전후해 본격 채취되는 백운산 고로쇠는 백운산 기슭 봉강, 옥룡, 진상, 다압 등 4개면 8개마을 주변 360여㏊에서 채취되며 백운산 인근에는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광양시 옥룡면 옥룡사에서 수행 득도 중 무릎이 펴지지 않자 옆에 있던 나뭇가지를 잡고 일어서다 나뭇가지가 부러졌는데 그 나무에서 나온 수액을 먹고 무릎이 펴졌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 연합뉴스 

 

산행 시작 지점인 진틀마을에 병암산방민박(061-762-6781), 차도리하우스(061-762-3065), 백운령가든(061-762-4366) 등의 숙박시설이 있다. 이 외에도 동곡리 일원에는 민속가든(061-762-7678), 청송민박식당(061-762-0922), 캐빈하우스민박(061-762―7133), 다우리펜션(061-762-6012), 해뜨는집(061-763-5827) 등 민박집에서부터 세련된 펜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숙박업소가 있다. 민박집은 대부분 토종닭·흑염소 요리를 겸하는 음식점이 많다.

- 산삼 캐는 집 : 추산리, (061)762-3353 / 손두부랑 친한 집 : 추산리, (061)762-6716 / 고로쇠된장집 : 추산리, (061)762-3937 / 용천손두부 : 추산리 양산마을, (061)762-6716 / 三代 광양불고기집 : 칠성리, (061)762-9250 / 조선옥 숯불갈비 : 광양동, (061)792-8559 / 영성가든 : 광양동, (061)793-0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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