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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인천·섬

인천 승봉도 사승봉도

by 구석구석 2022.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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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천시

승봉도는 생각보다 멀었다. 안산 대부도 방아다리 선착장에서 1시간 20분이나 걸려 도착한 돌무더기 섬이었다. 역시나 갈매기가 기를 쓰고 따라온다.

서해의 섬에는 유난히 돌이 많다. 승봉도도 예외는 아니다. 외연도에서도 바위를 넘고 넘어 전진하려다 너무 힘들어 그냥 돌아왔는데 승봉도도 그에 못지않다. 가을 바람에 갈대가 너울거리고 손바닥만한 들녘에는 벼가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는데 바다는 그냥 거기에서 해안 가득한 돌들을 애무하며 넘실거리고 있었다.

승봉도 선착장

제일 먼저 눈길을 붙잡은 것은 이일레 해수욕장. 여느 해변 못지않게 쫙 펼쳐진 모래사장이 서해안 같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서해안 하면 갯벌인데 여기서는 갯벌은 눈 씻고 찾아 볼래도 없었다. 백사장의 수심이 낮으니 아이들과 함께 찾아도 안전사고 걱정 없이 마음 놓고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일레해수욕장

해수욕장 앞으로 길이 연결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그곳은 막힌 길. 다시 돌아와 촛대바위라고 쓴 이정표를 따라간다. 동네에서 볼 때는 가파르고 좁아 보였는데 막상 따라가 보니 길이 잘 닦여 있다. 길은 산을 가르고 나 있다. 소나무는 가을에 더 푸르른 것인지 진한 녹색으로 주위를 환기시킨다. 산을 가르고 내려가자 목섬과 촛대바위로 갈라지는 두 갈래 길이다.

 목섬 가는 길은 돌과 모래사장이 반반씩 나누어져 있다. 그러나 해안을 따라 돌아가 보니 거긴 완전히 돌이다. 몽돌도 있고, 자갈돌도 있고. 물이 들어와 목섬은 저만치에 떠 있고 바로 앞바다에는 커다란 낚싯배가 유유히 떠 있다.

 촛대바위 가는 길로 들어섰다. 여기도 들판이 있다. 황금 물결이 일렁이는 가을 들판이다. 섬에서 느끼는 가을은 특별했다. 온통 무채색뿐인 섬에 황금 물결을 추가하니 섬이 총천연색으로 살아난다. 촛대바위 해변은 온통 돌투성이다. 호미로 무른 땅, 갯벌을 파내 조개를 채취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도구는 같은 호미지만 호미로 돌을 들어내고 또 들어내야 조개가 나온다. 갯벌보다 몇 배는 힘들어 보인다. 바다라고 다 같은 바다는 아닌 것이다.

삼형제바위. 춧대바위 가는 길의 바위 군상들/ 오마이뉴스 이현숙

우리나라 해변에는 촛대바위가 무수히 많다. 동해안에도 있고 서해안에도 있고. 촛대 바위뿐 아니라 조금 형상이 묘하다고 여겨지는 바위에는 모조리 비슷한 이름을 갖다 붙였다. 여기도 예외는 아니어서 촛대 바위 가기 전의 바위 무더기가 더 신기했다. 

남대문 바위는 그 이름을 능가하고도 남을 만큼 훌륭했다. 해변에 있는 남대문 바위라니? 더구나 이 섬은 남쪽이 아니고 서쪽인데. 아마도 이 바위에 이름을 붙여준 사람이 남대문이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여겨 이름을 그렇게 붙인 건 아닐까? 이 바위에는 전설도 있다. 서로 헤어지게 된 연인이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함께 문을 넘어 사랑을 이루었다나. 그 후로는 연인이 함께 이 문을 넘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남대문바위 / 오마이뉴스 이현숙

부채바위는 물이 들어왔을때 그 모습을 볼수가 있으며 물이 빠졌을 때는 볼품이 없다.

이 바위에는 전설이 있다. 옛날, 유배생활이 지루해 이곳에서 마음을 달래며 시를 쓰던 선조들이 유배가 풀린 후 시험장에서 다시 그 글을 쓰니 장원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그래서 이곳은 수험생이나 고시생한테 영험이 있다고 전해져 온단다.

/ 오마이뉴스 이현숙 / 옹진군청 

 

부채같지 않은 부채바위 / 오마이뉴스 이현숙

사승봉도를 향해 배가 떠났다. 이 섬에는 선착장이 없다. 그래서 일반 배는 접근이 어렵다. 그러나 용주2호는 배 밑이 편평한 카페리여서 모래밭에 댈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상륙한 사승봉도. 말로만 들었던 4km 해변은 예상보다 광대했다. 해변은 조류에 쓸려와 쌓인 모래에다가 바람에 실려와 쌓인 고운 모래로 형성된 사구가 뒤섞인 형국. 그래서 풍경 또한 특이하다. 사구해변을 뒤덮은 풀밭이 그 핵심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해변의 모래밭은 점점 더 넓어졌다. 썰물 덕분인데 동시에 해변 앞의 풀치도 모습을 드러냈다. 풀치란 사승봉도 해변과 연결된 거대한 모래톱. 밀물 때 잠겼다가 썰물 때면 나타나는 고운 모래의 사주(沙柱)다. 물이 완전히 빠지면 해변에서 걸어들어 갈 수도 있다지만 아쉽게도 배 귀항시간 때문에 그 기막힌 체험은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 동아닷컴 조성하 여행전문 기자 

 

잠자는 곳

선착장 옆에 20평형의 객실 150개와 식당, 슈퍼, 커피숍, 당구장, 노래방 등 부대시설을 갖춘 동양콘도미니엄(032-832-1818)이 있다. 마을에는 바다풍경(831-0305), 승봉민박(832-3678), 우리집민박(831-3659), 선창휴게소(831-3983), 고개마루쉼터(831-3581), 파라다이스(832-1034), 할매민박 (832-5449) 등 시설 좋은 민박집이 많다.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자월

ㅇ파라다이스호 / 정원(차량): 375 / 소요시간: 40분 / 운항횟수: 1일2회왕복 / 선박회사: 우리고속훼리(주) 032-887-2891~5

경유: 승봉도,소이작도,대이작도

ㅇ신광훼리호 / 정원(차량): 200 / 소요시간: 90분 / 운항횟수: 1일1회왕복 / 선박횟수: 진도운수(주) 032-888-0417

경유: 자월도,이작도,승봉도

 

대부(방아머리선착장)-> 자월

대부고속페리2호 / 정원(차량): 322(58) / 소요시간: 60분 / 운항횟수: 1일1~2회왕복 / 선박회사: 032-886-7813 경유: 덕적도

요금 : 승용차 36000원(운전기사 포함), 어른 8000원 / 배편은 비수기와 성수기, 그리고 휴일에는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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