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기 건축양식 볼 수 있는 한옥 '수애당'
수애당은 수애 류진걸이 1939년 지은 민가로 조선 말기의 건축양식을 볼 수 있는 한옥이다. 일자(-)형의 평면구조로 된 살림채와 고방, 솟을대문 등 총 3동 29칸 규모. 최고의 목재인 춘양목으로 뼈대를 만들었고, 문살 모양이 독특하다. 임하댐 건설로 수몰위기에 놓이자 87년 지금의 자리에 옮겨 지었는데, 안동 시내와 가까우면서도 조용한 것이 장점. 으리으리하지는 않지만 마루에 올라서면 임하호가 펼쳐져 있어 경관이 좋다. 시부모가 지키던 이곳을 며느리가 이어받아서 재래식 부엌, 화장실, 세면장을 외부형태의 변경 없이 현대식으로 개조하고, 방과 대청마루를 황토와 천연도료로 마감하여 전통문화체험장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했다.
이곳에선 아궁이에 직접 군불을 지피고 고구마와 감자 등을 구워 먹을 수 있으며 투호놀이, 널뛰기, 굴렁쇠놀이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매일 저녁 8시엔 한지공예접시 만들기 체험교실이 열린다. 참가비는 1인당 5천원. 온돌방은 11개로 4명이 머물 수 있는 사랑방은 9만원, 중간방은 6만~7만원. 2인이 머물 수 있는 작은 방은 4만원이다. 숙식 시 타월과 칫솔을 준비해야 하며 아침 차림상은 어른 5천원, 미취학아동 3천원. 문의 : 054-822-6661, www.suaedang.co.kr
신기하게도 수애당을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든다고 했다. 조용한 분위기로 한 주를 나면 다음 주에는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그룹으로 예약한 것같이 왁자지껄한 손님들만 모인다는 얘기다. 인연의 끈이란 게 정말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할 정도라고. 아이들은 솟대 만들기나 한지 공예 등 체험 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아이들이 그러고 노는 사이 어른들은 삼삼오오 툇마루에 걸터앉아 정보 교류도 하고 사는 얘기도 주거니 받거니 하게 된다. 수애당에서 가장 활기찬 때는 아침 식사 시간인데, 대청마루 위에 잔칫날처럼 편 교자상을 가족별로 하나씩 꿰차고 앉아 있으면 감정이 무장 해제되기 때문이리라. 아침상에는 안동의 특산물인 간고등어를 비롯해 텃밭에서 뽑은 푸성귀로 무친 겉절이며 제철 나물들이 7~8가지씩 올라온다. 또 아침엔 생일을 맞아 가족 여행을 떠나온 손님들이 많기에 일부러 미역국을 끓이는 경우가 많은데 타지에서 우연찮게 생일상을 받고 감격하기도 한다. 앞뒤 문을 활짝 열어 놓으면 온 방의 공기가 순환되는 한옥의 구조처럼 넓지만 부대낄 수 있는 곳, 기계 소리 대신 사람 소리 들리는 곳, 절절 끓는 구들방에 피로에 지친 몸을 지지고 갈 수 있는 곳…. 한옥을 찾는 사람들은 자연과, 사람과 소통하는 소중함이 어떤 것인지 잘 아는 사람들이다.
조선 숙종 때 지어진 의성 김씨 종택 '지례예술촌' 054-822-2590, www.chirye.com
경북 안동에서 영덕 방향으로 30분 정도 이동한 뒤 수곡교를 건너 구불구불 산길을 30분쯤 더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임동면 지례예술촌은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 ‘깡촌’이다. 그러나 새벽이면 임하호 가득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밤에는 별빛이 쏟아지는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한옥숙박의 원조이기도 한 이곳은 1664년 조선 숙종 때 지어진 의성 김씨 지촌 김방걸 종택으로 행랑채, 별채, 서당과 제청 등 10여 동 1백25칸 규모. 지촌의 13대 종손인 안동대 교수 출신의 김원길씨가 80년대 후반 임하댐 건설로 인한 수몰을 피해 당시 3년에 걸쳐 현재의 위치로 건물을 옮겨왔다.
애초에는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으로 계획돼 시인 구상, 소설가 이문열, 수필가 유안진 등 문인과 예술인들이 머물렀지만 요즘엔 일반 손님이 더 많다. 저녁식사 이후, 안동 토박이인 주인이 손님들과 함께 차 한 잔을 마시며 예술촌의 유래와 유교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례예술촌에서는 설과 추석을 제외하고도 1년에 10차례의 제사를 지내는데 이왕이면 이때 방문하는 것이 좋다. 제례의식과 음식, 복식, 사당 등 유교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안동지역의 전통제례를 볼 수 있도록 일반인들의 제사 참관을 허용하고 있는 것. 해지기 전에 도착해 제사를 준비하는 과정과 제사 지내는 것을 보고 제사상에 올린 음식을 함께 들면서 전통제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밤이면 별떨기가 유난히 커 보이고 반딧불이 날아 다니는 곳. 들리는 것이라곤 풀벌레와 바람소리뿐 아침이면 물안개 피는 호수가 태고의 신비를 느끼게 해 준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계절이나 색다른 감흥을 안겨준다. 나물하기, 고기잡기, 과일따기, 버섯따기를 해 볼 수도 있고, 안동지방의 전통 음식을 맛 볼 수 있다. 삼백오십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목조 고건물의 온돌방에서 고향과 한국을 만나게 된다.
옛날부터 약초인 지초(芝草)가 많고, 물이 맑아 지례(芝澧)라 부르다가, 1900년 경에 禮文을 잘 알고 행한다 하여 知禮라고 부른다는 유래가 있다. 마을 뒤쪽엔 靈芝山이 있고 앞에는 맑은 물이 흘러 芝澧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형이 지례처럼 생겨서 지례라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관광객들이 묵을 수 있는 온돌방 20개 정도를 갖추고 있다. 모두 한국전통적인 가옥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동시 수용 가능한 인원은 약 40~50명 가량이다. 식사는 원칙적으로 한국식 식단을 제공하지만 외국인을 위해서 빵을 별도로 준비해 놓고 있다. 여행사 단체도 이용이 가능하며 사전에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예약을 해야 한다.
1985년 8월5일 경상북도 문화재 자료 제44호로 지정된 지촌종택은 조선시대의 선비정신이 올곧게 남아 있는 고택이다. 숙종 때 대사간을 지낸 芝村 金邦杰(지촌 김방걸) 선생의 종택으로서 34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건물은 행랑채·사랑채·별당·안채·서원·사당 등 10채이며, 건물의 배치는 조선시대의 전형적인 宗家(종가) 양식을 보여 주고 있다. 본채는 홑처마에 ㅁ자형 팔작 기와집으로 정면 5칸, 측면 5칸의 구조로 되어 있다.
안동 시내에서 34번 국도를 타고 영덕 방향으로 30㎞ 달리다 LG 주유소를 지나 수곡교에서 우회전. 박곡마을을 지나 지례예술촌 이정표를 보고 고개를 넘으면 종갓집에 닿는다.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서안동 IC에서 나와 34번 국도를 타고 안동 시내를 지나 영덕 방면으로 달리다 안동대학 지나 ‘진보 16km’ 이정표에서 우회전 후 수곡교 지나 다시 우회전, 박곡과 지례를 지나면 나타난다. 안동 시내에서 예술촌에 전화하면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지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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