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방방곡곡/경상북도

봉화 낙동강비경길 분천역 승부역

by 구석구석 2022. 8. 31.
728x90

경상북도 봉화군 석포면 승부역

태백에서 봉화로 이어지는 영동선은 철암천을 거쳐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가며 이어져, 낙동강 기행을 겸한 기차여행코스로 으뜸이다. 특히 태백의 철암역에서 봉화의 임기역까지 구간이 낙동강 물줄기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며 낭만을 함께 흘려보낸다. 이 구간은 열차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매력과 낭만을 여행객들에게 듬뿍 안겨준다.

승부인도교

 

승부역강변의 용관바위

간이역에 서면 하늘도, 꽃밭도 세 평밖에 안될 만큼 아주 자그마한 공간이 발아래 펼쳐져 있다. 세상에는 땅 세 평만 있어도 마냥 행복만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땅에 대해 유난히 욕심을 부린다. 승부역에 간다면 욕심은 집에다 내려놓아야 자유롭다. 세 평짜리 간이역에 서면 마음이 한결 여유로워진다.

승부역은 영동선의 간이역으로 열차가 하루에 겨우 6번 정차하는 곳이다. 오지에 자리한 역으로 승객이 거의 없는 한산한 역이지만 겨울이면 1998년부터 시작된 환상선 눈꽃열차로 인해 조용하던 역 주변은 축제장으로 변한다.

낙동강 상류와 눈으로 뒤덮인 주변경관이 어우러져 탄성을 자아내기에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드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승부역은 겨울이 아니더라고 볼거리는 많다. 역 앞에는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인도교인 70m 길이의 승부 현수교가 놓여 있다. 강 위로 놓인 빨간 다리는 사진촬영장소로 인기가 높다. 승부역 아래쪽 언덕에는 영주에서 철암으로 이어지는 '영암선 개통기념비'가 세워져 있는데,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필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 기념비에 올라서면 주변 경관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전망이 좋다. 아래쪽으로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철교가 지나고 터널이 이어진다.

철교와 터널 사이로 기차가 지나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기차를 타고 멀리 떠나고 싶은 충동이 가슴을 친다. 낙동강과 터널, 기차가 어우러지는 풍경이 나그네의 발길을 잡아끈다. 그 위쪽에는 용관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이 바위를 보고 소원을 빌면 한가지는 꼭 이루게 된다고 한다. 

역내에는 수정게이지 수정대, 열차 정비시 사용하는 핸들카 등이 전시되어 있다. 역 아래의 낙동강변은 물놀이나 낚시를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인근에는 투구봉 약수와 청 정계곡수도 있어 갈증해소에 좋다. 기차로는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승부역이지만 자동차로는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봉화에서 35번 국도를 타고 태백방면으로 향하다 청옥산자연휴양림을 지나 육송정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석포역을 지난다. 계속 직진하다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철교 아래를 통과하면 '승부 가는 길 12km'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낙동강 위로 가로놓인 다리를 6번 정도 건너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비포장길을 따라가다 승부 현수교 앞에 차를 세우고 현수교를 건너면 승부역이다. 12km 거리지만 30~40분을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제법 지리한 길이다. 낙동강을 끼고 달리는 길이라 주변풍경은 좋지만, 도로상태가 안 좋아 쉽게 지쳐버린다. 중간에 차를 세우고 강변의 바위에 올라 낚싯대를 드리우며 강태공이 되어보는 것도 좋다.

오마이뉴스 김정수

이곳에 가려면 승용차보다는 4륜구동인 지프가 한결 낫다. 하지만 겨울철에 폭설이 내리면 4륜구동이라도 접근이 쉽지 않다. 겨울에는 반드시 체인을 구비하고 길을 나서야하며, 미리 역에 연락해 도로상태를 확인해 두는 게 좋다.

가을에는 빼어난 단풍이 관광객을 유혹하고, 여름철 피서지로도 손색없는 구간이 승부역 일대의 낙동강변이다. 이곳은 열차로 다녀와야 낙동강과 승부역의 진면목을 100% 제대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평소에는 열차 운행이 자주 없어 길을 나서기가 쉽지 않다.

승부역에 간다면 충분한 먹을거리를 준비해가야 여행길이 부담 없다. 이곳은 눈꽃열차 행사 기간을 제외하면 식당은커녕 간이매점조차 없어 장시간 머물기에는 불편하다. 하지만 한번 발을 들이면 다음에 다시 와야지 하는 마음을 품고 발길을 돌리게 된다.

/ 오마이뉴스 김정수

 

낙동강비경길 5.6km 승부역~양원역 / 보통코스

철길 옆 낙동강 물길을 따라 낭떠러지길도 지나고, 강도 건너는 정적인 풍경을 따라가는 역동적인 코스다.

- 역이 없던 마을에 마을 사람들이 뜻을 모아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 역사 양원역.
- 오지중의 오지에 들어서 있는 양원역 일대의 풍경.
- 산길과 산길을 이어주는 출렁다리.
-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 깊은 산속 승부역

- 분천역 주변에서 행동식을 준비

- 이정표가 별로없으나 외길이라 헷갈리지 않는다. 

 

# 승부에서 양원까지 깊은 오지를 걷다

태백산 자락 아래 봉화 일대에서 첫 손으로 꼽히는 오지가 바로 영동선의 승부역 일대다. 지금은 그나마 교행이 불가능한, 굽이굽이 멀미가 나는 실낱같은 좁은 길이라도 이어져 있지만, 과거 승부역은 차로 갈 수 있는 길 자체가 없었다. 기차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곳. 승부역이 오지이면서도 낭만적인 정서가 스며있었던 것도, 승부역에서의 짧은 정차가 겨울이면 운행했던 ‘눈꽃열차’의 하이라이트였던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영동선 철로가 지나가는 경북 봉화의 양원역과 승부역 사이를 잇는 양원~승부 비경길을 걷는 이들이 다리쉼을 하고 있다. 영동선 철로가를 걷는 길은 줄곧 낙동강 상류의 물길을 끼고 간다. 문화일보

승부역은 1955년에 완공된 경북 영주의 영주역∼태백 철암역을 연결하는 ‘영암선’ 철도 노선의 역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영암선 전체의 공사가 다 어려웠지만 그중에서 가장 난공사였던 건 험준한 오지의 산악 지형인 승부역 일대였다. 영암선 개통 기념비가 영암선 출발역이나 종착역이 아닌 이곳 승부역에 세워진 연유다. 개통 기념비의 글씨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친필이다. 자연석을 투박하게 다듬어 세운 비석의 초대 대통령 글씨에서는 우리 손으로 처음 놓은 철도건설의 감격이 느껴진다. 영암선은 개통 8년 뒤에 동해북부선과 통합돼 영동선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최고의 오지에 있는 역이 영동선의 승부역이라면, 영동선 열차가 달리는 최고의 오지 구간은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의 5.6㎞ 구간이다. 이 구간에는 낙동강 상류의 물길이 흐르는 계곡과 숲, 그리고 물길에 나란히 놓인 철로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거기에 걷는 길이 있다. 이 길을 두고 ‘양원∼승부 비경길’이라고 하기도 하고, 승부역에서 분천역까지 이어지는 ‘낙동강 세평 하늘길’ 1코스라고도 부른다.

승부역에서 출발해 낙동강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이 길은 시멘트 포장길에서 숲 속 오솔길로, 강변 자갈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협곡 구간에서는 험준한 지형에 기찻길을 놓기 위해 다져놓은 시멘트 위를 걷기도 한다. 강변의 기찻길을 줄곧 따라가지만, 철로가 터널로 들어 가버리는 구간에서는 강변 가까이 난 길로 에둘러 간다. 길의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오는 낙동강의 물소리에다 앞산의 뻐꾸기 소리와 함께 걷는다. 어쩌다 한 번씩 지나가는 화물 기차 소리에 깜짝 놀라는 건 이 길을 걷는 재미다.

양원~승부 비경길을 내려다본 모습. 아래가 승부역 쪽이고, 저 멀리 물길 끝의 마을이 양원역이 있는 양원마을이다. 아래 사진은 양원역 인근을 영동선 열차가 지나는 모습.문화일보

트레킹 코스는 분천역까지 이어지지만,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만 걸어도 오지 트레킹의 즐거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트레킹 코스를 걷는다면 백두대간 협곡열차를 이용하는 게 편하지만, 코로나19로 협곡열차가 다니지 않고 있어 승용차를 이용해야 하는데, 차로 승부역까지 갔다면 양원역까지 왕복구간을 걸어야 하니 더 걷는 건 무리다.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 걷는 길은, 사실 트레킹 코스가 놓이기 전부터 걷는 이들이 있었다. 양원역이 있는 양원마을에는 본래 역이 없었다. 양원마을까지는 승부역이나 분천역에서 내려 걸어 들어가야 했다. 마을에 역이 없으니 기차로 제집 앞을 그냥 지나쳐 다음 역에서 내린 뒤에 고스란히 그 길을 되돌아와야 하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봉화에서 장을 본 뒤 기차를 타고 양원마을에 간다면 마을을 지나쳐 승부까지 가서 내린 뒤에 기차가 지나온 길을 고스란히 되짚어 돌아가야 하는 셈이었다. 그러니 기차가 양원마을을 지날 때쯤 무거운 짐을 휙 차 밖으로 던져놓고는, 승부역에서 내려 맨몸으로 걸어 돌아오면서 짐을 찾아갔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다가 1988년 양원역이 기차가 정차하는 임시 승강장으로 결정됐을 때 마을 사람들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저마다 벽돌을 들고나와서 지금의 대합실을 지었다고 했다. 대합실이라 해봐야 손바닥만 하고 초라한 간이 건물 수준이지만, 이래 봬도 양원역은 민간인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민자역사인 셈이다.

/ 문화일보 2020 박경일 전임기자 

 

봉화 낙동강 세평하늘길 외씨버선길8코스 (tistory.com)

 

봉화 낙동강 세평하늘길 외씨버선길8코스

낙동강 세평하늘길은 외씨버선길 8코스인 보부상길과 겹치기도 한다. 승부역-잠수교-출렁다리-양원역-원곡교-잠수교-용골쉼터-비동역-잠수교-비동1교-분천역(안내도 기준 12.1km) 0 낙동강비경길

choogal.tistory.com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