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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서울 한강

구로구 매봉산 지양산 숲길

by 구석구석 2022.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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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산과 지양산 숲길 & 서서울호수공원 / 7.1km / 3시간

낮은 산에도 육산(肉山·주로 흙으로 이루어진 산)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다면 서울에선 지양산에 가장 먼저 그 호칭을 부여하고 싶다. 최고점은 해발 100m를 살짝 넘긴 것에 불과하지만 부챗살처럼 넓게 퍼진 각 능선마다 아늑한 숲길을 품고 있다. 매우 다양한 숲길 코스를 거느린 지양산은 본 코너를 통해 다른 길도 소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지양산의 진가는 걷는 이들보다 산악자전거 마니아들이 먼저 알아봤다. 서울 남부의 산악자전거 메카라 칭해도 될 정도다. 지금이야 걷는 사람들이 월등하게 많지만 그래도 심심찮게 두 바퀴로 산을 오르내리는 스릴 넘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자전거가 다닐 정도니 걷는 것은 또 얼마나 편하겠는가. 지양산의 진입로 역할을 하는 매봉산은 개봉중학교 앞에서 출발하는 숲 해설 프로그램이 진행될 만큼 식생이 풍부하다. 이 길의 마무리는 2009년에 모던한 느낌으로 새 단장을 한 서서울호수공원이다.

오류동역~매봉산 숲길 50분/2.2km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 3번 출입구를 나오면 광장이다.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서 출발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 큰길까지 나간다. 큰길 건널목을 건너 오른쪽으로 100m쯤 가다 왼쪽 오류시장 골목으로 꺾는다. 이 골목 입구에 ‘명광전기’라는 전파사가 있다. 시장골목을 다 지났을 무렵 오른쪽으로 꺾은 후 곧바로 궁동상회가 있는 왼쪽 골목으로 간다. 100m 정도 가다 백운빌라 앞에서 왼쪽, 다시 그만큼 가다 ‘푸르뫼 하이퍼’ 수퍼 앞에서 왼쪽으로 틀어 찻길까지 올라간다.
 
  복잡한 골목길을 거쳤지만 제대로 왔다면 길 건너편으로 ‘동부골든아파트 210동’이 우뚝 서 있을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길을 잘못 든 것이다. ‘동부골든아파트’를 찾은 뒤 210동을 물어 간다. 그 아파트 210동 바로 옆에서 매봉산 숲길이 시작된다.
 
  매봉산 숲길은 어느 방향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약간 거칠기도 하고 때론 부드럽기도 하다. 동부골든아파트 쪽에서 가는 길은 2차원 등고선 지도만 보아도 비단결처럼 고울 것이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숲길로 접어든 지 10분 만에 조망명소가 있는 공터에 다다른다. 딱히 조망이랄 것도 없는 곳이어서 이곳에 박힌 조망명소 안내판이 민망하다. 엉뚱하게 박힌 안내판의 민망함은 그곳에 놓아두고 오른쪽 능선길로 간다.
 
  이정표가 나오면 온수연립 방향으로만 가면 된다. 10분 못 미쳐 가다 나오는 푯말에서도 온수연립 방향으로 가자. 그리고 큰길만 따라가면 10분 만에 매봉산과 지양산의 분기점이 되는 궁동터널 위의 생태이동로에 닿는다. 우거진 숲으로 인해 시각적으론 이곳이 터널 위라는 것을 알 수 없지만 또렷하게 들려오는 자동차 소리가 현재 위치를 알려준다. 이렇게 가끔은 청각도 위치 판별에 큰 도움이 된다.

리기다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매봉산 산책로.

궁동터널 위 생태이동로를 지나 지양산 숲길로 올라서면 이후로는 편안한 숲길이 이어진다. 지양산도 매봉산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소나무를 상당히 많이 심었던 산이다. 하지만 소나무 군락이 많이 남은 매봉산과 달리 지양산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식물 군락의 종이 변하는 천이(遷移)가 진행되었다. 숲 스스로가 변화하며 자연스럽게 소나무를 퇴화시키고 참나무가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양산 숲길은 매봉산에 비해 한결 자연스런 맛이 살아 있다.

산악자전거길로 큰 명성을 얻었던 지양산 숲길 구간. 걷기에도 더없이 좋다.

지양산에 접어든 지 10분 정도 됐을 무렵 나무계단 밑으로 사거리를 만난다. 맞은편 계단으로 일단 올라간 후 그다음엔 나무계단 오른쪽으로 살짝 뚫린 작은 오솔길을 택한다. 이 오솔길로 가야 봉우리를 거치는 오르막 숲길을 피할 수 있다. 주말농장까지 이어지는 이 작은 숲길은 지양산을 꽤 잘 안다는 지역주민들도 잘 모르는 길이다. 주로 산악자전거들이 주말에 자주 지난다. 자전거가 달려온다고 그리 놀랄 필요는 없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적잖이 있는 터라 자전거 역시 이에 대비해서 조심조심 굴러오기 때문이다. 누리장나무가 특히 많아 초여름에는 달콤한 향에 코를 벌름거리게 되는 길이기도 하다.
 
  마주 오는 사람이 있다면 어깨를 비비며 지나야 할 정도로 좁은 이 오솔길을 10분 남짓 걸으면 T자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간 후 시야가 넓게 트인 주말농장 옆길로 간다. 주말농장 시작하는 곳에 간이화장실이 있으니 해결할 것이 있으면 들렀다 가자. 주말농장 옆으로는 아까시나무가 큰 군락을 이뤄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주말농장이 끝나갈 무렵 갈림길이 나오므로 오른쪽으로 간다. 곧 이정표가 서 있는 사거리다. ‘안산체육회’ 방면인 오른쪽 능선을 탄다.

숲 속의 헬스클럽을 방불케 하는 안산체육회. 지양산 능선에 자리한다.

지양산 주능선이라고 할 수 있는 길답게 이 능선길은 꽤 폭이 넓다. 하지만 양옆 숲이 촘촘해 한여름에도 직사광선을 머리에 쐴 일은 거의 없다. 능선을 10분 못 미쳐 걷다 나무계단 밑으로 사거리가 나오면 역시 맞은편으로 직진한다. 다시 10분을 휘적휘적 걸으면 온갖 운동기구가 모인 ‘안산체육회’다. 천막 안에 다양한 운동기구를 갖춘 숲 속의 헬스클럽인 셈이다.

지양산 숲길~서서울호수공원 1시간10분/2.7km

안산체육회를 지나 5분 정도 가다 가로등이 왼쪽에 있는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간다. 그리고 곧 150m 앞 언덕 위 정자에서 ‘지양마을’ 이정표를 따라 왼쪽으로 가자. 역삼각형의 가로등 전선을 따라 3분 정도 가다 Y자 갈림길이 나오면 가로등 전선길을 버리고 왼쪽 길을 택한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계단이 왼쪽으로 꺾어지는 곳에서 반대편인 오른쪽 샛길로 내려간다. 곧 숲길이 끝나고 골목길이 나온다.
 
  내려오던 방향 그대로 골목을 걸어 나오면 제과점과 식당 등이 즐비한 큰길 사거리다. 왼쪽으로 길을 잡아가면 곧 길 건너편으로 시내버스 차고지가 보인다. 건널목을 건너 중부운수 버스 차고지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차고지 입구 오른쪽에 있는 버스가스충전소 바로 옆에 있는 샛길로 우회전하면 작은 공원을 지나 경인고속도로를 건너는 육교까지 편안하게 갈 수 있다.
 
  이 육교를 건너면 이제부터 서서울호수공원(4)의 영역으로 들어선 것이다. 서서울호수공원의 가장 깊숙한 곳인 몬드리안정원부터 보기 위해 육교를 건넌 후에는 곧바로 왼쪽으로 돌아간다. 황토로 포장된 길을 100m쯤 걷다 몬드리안정원 이정표를 따라 오른쪽 길을 따른다.

이 길의 피날레는 서서울호수공원의 소리분수가 맡는다. 항공기 엔진 소음에 분수가 반응하도록 설계되었다.

곧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추상화가인 피트 몬드리안의 화풍을 따른 물의 정원이 열린다. 이 정원은 질서와 비율과 균형의 미를 표방하는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는 듯 네모 반듯하다. 기존의 신월정수장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한 것도 이채롭다. 1층으로 내려가면 수생식물들을 볼 수 있어 아이들의 자연학습 관찰장소로도 좋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서서울호수공원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소리분수가 나온다. 분수 노즐이 물줄기로 호수 위를 지나는 이들을 호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항공기 엔진 소음에 반응하는 이 소리분수는 김포공항의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이 호수 상공을 비행하면 여지없이 물을 뿜어 올린다. 불편하기만 하던 비행기 소음을 퍼포먼스로 승화시킨 역발상의 산물이다.
 
  서서울호수공원에서는 자유롭게 가고 싶은 곳을 돌아보자. 공원과 붙어 있는 작은 산으로는 30분 정도 걸을 수 있는 숲길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코스를 더 늘릴 수도 있다. 돌아갈 때는 공원 정문 3분 거리에 있는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면 된다. 즐거운 여름날의 숲길여행이 되길 바란다.

/ 월간조선 윤문기  (사)한국의길과문화 사무총장ㆍ도보여행전문가 

 

구로 오류동 구로올레길 개웅산근린공원 (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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