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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충청북도

괴산 태성리 각연사

by 구석구석 2022.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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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성리 각연사 

각연사는 칠성면 태정리, 칠보산과 보개산 사이 계곡에 끼어 있는 작은 산사(山寺)다. 큰길 옆에 있는 태성마을에서 약 4㎞ 그러니까 십리가량 들어간다.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는 노랫말에서 보듯, 옛날 사람들에게 십리는 휘파람 휙휙 불면서 걷는 거리였다. 하지만 자동차에 익숙한 요즘 사람들에게 십리면 엄두도 내지 못할 먼 길일 수 있다.

 

십리쯤 시골 마을길과 산사 가는 숲길을 즐기고 싶다면 태성마을에 차를 세운다. 마을 뒤쪽 산 쪽으로 길이 딱 하나니 헷갈릴 게 없다. 차 한 대 지날 좁은 길이지만 시멘트 포장이 잘돼 있어서 한편 편리하고 한편 섭섭하다.

 

십리가 엄두도 내지 못할 먼 길 같다면 계속 차를 달린다. 마을 뒷길을 따라 차를 타고 가다가 도로공사가 한창인 지점에서 우회전,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 쭉 따라 운전한다.

 

2㎞ 좀 넘게 가면 허술한 집 서너 채가 보인다. 마을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작은 가옥 군락이다. 각연사와 태성마을 중간에 있다 하여 '중말'이라 부른다. 예전에는 화전민들이 꽤 많이 모여 살았다 한다. 여기 차를 세운다. 차 세울 공간이 매우 협소하니 웬만하면 태성마을에 주차하고 걷기를 권한다.

 

'미륵사'라는 표지판을 지나면 '각연사 전방 1.9㎞'라고 적힌 갈색 표지판이 보인다. 억새가 가을바람에 하들하들 몸을 떤다. 시멘트 다리를 건넌다. 여기서부터 산사 올라가는 길다운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다. 시멘트 포장이지만 호젓하다. 절까지 계곡을 따라 외길이다. 계곡 곳곳에 화강암의 일종인 청석이 보인다. 그래서 옛날부터 청석골이라 불렀다.
 

 보배산(709m), 칠보산(778m), 덕가산(858m)에 둘러싸인 조그마한 분지에 자리잡은 각연사는 신라 법흥왕 때(515년) 유일화상이 창건했고 현재 법주사의 말사로 되어있다. 깨달을 "각" 자에 연못 "연" 자를 쓴 연유로 보아 이에 마땅한 전설이 없을리 없다. 창건설화에 따르면 유일이 절을 짓고자 지금의 칠성면 쌍곡리 사동(절골)근처에 자리를 잡고 공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까마귀떼(또는 까치)가 날아들어 자꾸 대패밥과 나무 부스러기를 물고 어디론가 날아가더라는 것이다. 기이하게 여겨 까마귀들을 따라가보니 현재의 각연사 자리 연못에 대패밥 등이 떨어져 있어 연못속을 들여다보니 연못 안에 석불이 하나 있고 그로부터 광채가 퍼져나왔다. 이에 유일이 깨달은 바가 있어 연못을 메우고 그 자리에 절을 세우니 이 절이 각연사라는 이야기이다. 주지스님 얘기로는 지금의 바로전 자리가 바로 그 연못자리이고 그 돌부처가 바로 비로전 안에 모셔진 부처님이 라고 한다.

 

정남향의 대웅전을 중심으로 동쪽에는 비로전이 있다.

비로전 안의 석조 비로자나불좌 상(보물 제433호)은 신라 하대인 9세기에 조성된 것으로 세련된 기교는 나타나 있지 않 지만 단정한 아름다움을 지닌 석불이다. 비로전 앞마당에는 키 큰 보리수 한그루가 서 있다. 절 옆으로 난 숲길을 따라 15분 정도 산 속으로 들어가면 통일대사탑비(충북 유형 문화재 제2호)가 나온다.

 

통일대사는 고려 태조 때의 승려로, 속성은 김씨이고 신라말기 에 당나라에 유학, 귀국한 후 각연사에 머물렀다 한다. 각연사 주변은 산세가 수려하여 특히 봄철 야생화와 가을의 황엽, 홍엽이 절경을 연출한다. 각연사 들머리인 중리마을에서 보개산(709m) 등산로가 시작되는데, 낙엽송 숲터널을 지나고 산새소리도 들으면서 정상에 오르면 동쪽으로 청석골의 각연사 전경이, 서쪽으로 는 괴산의 진산 군자산(948m)이 우뚝 솟은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맛집

괴강에서 잡히는 민물고기로 만든 매운탕과 조림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괴강을 따라 여럿 있다.

이 중 '괴강매운탕'이 역사가 깊다. '민물생선의 왕'이라고 할 쏘가리를 강력 추천한다. 여유가 있다면 조림을 권한다.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짭짤하고 달착지근하고 구수한 국물이 쏘가리의 탄탄하고 감칠맛 넘치는 고기맛을 제대로 살려준다. 어쩌면 조림 국물 담뿍 밴 시래기와 수제비가 더 맛있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쏘가리 조림·매운탕 5만·6만5000·8만원, 빠가사리 매운탕 3만·4만·5만원, 잡고기 매운탕 2만5000·3만5000·4만5000원. 충북 괴산군 괴산읍 대덕리93 (043)832-2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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