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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대구광역시

대구 방천시장 배방동 김광석길

by 구석구석 2016.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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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노래가 흐르는 방천시장 탐방기

 

대구에 가면 김광석길이 있다.

가수 김광석, 그는 이곳 대봉동에서 나고 자랐다.

5살 꼬마 김광석이 이 거리 어디쯤에선가 뛰어놀았을 상상을 해본다.

그에게 이 공간은 어떻게 기억되었을까.

 

꼬마 기타, 살짝 배우면 근사한 연주가 가능한 우크렐라 소리가 들려오는 방천시장

 

 

처음 그를 만난 것은 2002년이었다.

작업실 한쪽에서는 늘상 술판이 벌어지곤 했는데 술자리 곁에서 어떤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술보다 더 취할 것 같던 그 노래들. 시간이 흘러 ‘나이 더 들면 이 노래 찾을 날이 올 게다’는 주당들의 말을 이해하게 된 어느날,

 그의 흔적을 찾아 나섰다.


 

 

김광석 관련 벽화로 채워진 김광석길

 

 

때로는 잔술의 안주로 또 때로는 터진 가슴에 기꺼이 위로가 되어주기도 했던 그가 살던 골목이라니.

 언젠가 한번쯤 기회가 된다면 꼭 살펴보고 싶었다.

 

그와 같은 공간에 숨 쉬고 있을 때에는 그를 알지 못했고 그가 떠난 후에야 그를 알게 된 팬의 입장에서는 응당 그럴 만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단순한 팬심 하나로 여행지를 소개할 수는 없는 법. 다행히도 김광석길은 대구 방천시장과 닿아있다. 이 둘을 함께 살펴보기로 했다.

 

 

김광석길 풍경

 

 

2009년, 11팀의 작가들이 뭉쳤다.

가수라는 말보다 ‘음유시인’이 더 잘 어울리는 김광석을 기리는 김광석길을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골목의 벽마다 김광석이 그리고 그의 노래들이 읊어졌다.

시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을 그의 노래 가사들이 적힌 벽들은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감성 여행을 선사했다.

여기에 그의 노래까지 더해지니. 이곳에 서면 수시로 한잔이 간절해진다.

길 하나를 따라 김광석길이 이어진다.

포장마차에서 국수 말아주는 김광석,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김광석 살아생전보다 더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하는 그가 반갑다.

찬찬히 여유있게 걸어보자. 오른편으로는 방천시장이 펼쳐진다.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과 닿은 방천시장 막걸리 가게에 자리를 잡으면 김광석 노래를 안주삼아 한잔 걸칠 수도 있다. 아쉽지만 그와의 짧은 조우를 마치고 방천시장으로 들어서보자.

 

방천시장 골목 풍경

 

 

방천시장은 수성교 옆에 자리한 재래시장이다.

수성교 벽면이 김광석길의 메인이니 바로 옆이라고 할 수 있다.

1945년 해방 후 일본과 만주에서 온 사람들이 장사를 시작하며 생성됐다.

포항의 죽도시장, 부산의 자갈치시장처럼 여기 방천시장도 해방과 6·25전후를 기점으로 만들어지고 성장했다.

당시 방천시장은 남도자락에서 올라온 곡물들을 판매했다.

매우 활발한 시장이었음을 알 수 있다.

좋은 시절의 얘기다.

한때는 대구 서문시장, 칠성시장과 더불어 대구를 대표하는 시장을 손꼽혔지만 지금은 쇠락한 모습을 감출 수 없다.

시끌벅적한 장터의 모습은 흐려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숨소리는 들려온다.
2009년 김광석길과 더불어 문화예술가들이 시장으로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일상에서도 가장 치열한 일상 시장으로 몰려온 예술은 불필요한 겉옷을 벗고 생기를 불어넣었다.

예술이 스러져가는 시장에 새숨을 전한 것.

 

3000원짜리 특제 팥빙수

 

시장 구석구석은 예쁜 색색의 벽화로 덧칠되기 시작했고 예술가들이 하나 둘 시장에 터를 잡기 시작했다.

그들이 뿜어내는 활기는 방천시장으로 전해졌고, 이 생기는 다시금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부처의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문전성시’ 사업도 한몫 더했다.

간신히 살아나긴 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조용한 편이다.

곳곳에 자리잡은 갤러리들이 눈길을 끈다.

어디든 좋으니 마음에 드는 곳에 들어가 구경해도 좋겠다.

특히 데이트로 이곳을 찾았다면 시장통에 자리한 예쁜 카페에서 시원한 음료 한잔 하는 것도 잊지 말자.

혼자라면 구석에 자리한 떡집에서 3000원이라는 가격에 황홀한 팥빙수를 맛보는 것도 좋겠다.

오래된 벽과 가게 간판은 간신히 시간의 끝에 매달려 있는 것 같다.

위태위태하지만 그래도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풋풋한 옛 모습 간직한 방천시장 메인거리

 

김광석길과 방천시장만으로는 부족하다 느낀다면 이들을 포함한 골목투어를 이어 걸어보는 것도 좋다.

대구 중구 골목투어 제4코스인 삼덕봉산문화길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삼덕동문화거리~김광석길(방천시장)~봉산문화거리~대구향교~건들바위로 이어진다.

다만 땡볕에 걷는 것은 절대 하지 않기를. 총 4.95km로 3시간 정도면 둘러볼 수 있지만 대구의 태양은 생각보다 강렬하다.

이른 아침 움직이거나 해가 진 후에 움직이도록 하자.

이 외에도 1코스 경상감영달성길(3.25km, 2시간30분 소요),   2코스 근대문화골목(1.64km, 2시간 소요),

  3코스 패션한방길(2.65km, 2시간50분 소요),   5코스 남산100년향수길(2.12km, 1시간40분 소요) 등의 다양한 골목투어가 있으니

  취향에 맞게 더하면 되겠다.

골목투어는 매주 토요일 2회(10:00, 14:00) 진행된다.

목요일은 맛투어(10:00), 금요일은 야경투어(19:00~21:00)가 진행된다.

10명 이상의 단체일 경우 사전예약하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로운 코스탐방이 가능하다.

골목투어 신청은 대구광역시 중구청(gu.jung.daegu.kr/alley)로 하면 된다.

전화문의는 대구광역시 문화관광과(053-661-2194)에서 가능하다.

방천시장을 한 바퀴 돌고 다시 김광석길로 돌아왔다.

그가 말아주는 국수 한 그릇 먹고 싶어 벽화 앞에 앉으니 귓가에 그의 음성 들려온다.

 

글, 사진 : 한국관광공사 국내스마트관광팀 이소원 취재기자(msomm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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