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에 가면 '사랑공원' 있다
이름이 예뻤다. 사랑공원이라. 정확히 쓰면 '서택사랑테마공원'이다. 개장한 지 1년 5개월밖에 되지 않아 사천 사람들도 그 이름을 아직 잘 모른다. 다만, "서택저수지 말이가?"라고 되묻는다. 맞다. 부산 사람들에게도 서택지는 잘 알려졌다. 특히 낚시인이라면 으레 "월척 붕어 잘 잡히는 데 아이가?"라고 물을 것이다.
사천 용현면의 서택저수지는 그렇게 새 이름을 얻었다. 사랑스러운 새 이름을. 서택사랑테마공원은 농림부가 50억 원을 투자해 친환경 다기능 친수공원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저수지라고 했지만 여행자 입장에서는 호수공원 같다. 그만큼 넓다. 저수지 주변으로 산책로가 길게 조성됐고, 곳곳에 쉼터와 보행 덱도 있다.
특히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상당히 길고 낮아 주변 풍경을 '수평적으로' 감상하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눈썰미 있는 사진작가들이 촬영 명소로 꼽고 있다. 카페나 갤러리가 더러 설치된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혹은 설치 예술품을 한둘 놓아도 괜찮을 것 같다. 아마 곧 그렇게 되리라.
■조명군총과 선진리왜성도 함께
뜻밖의 봄 풍경에 기분이 좋아졌다면 귀갓길에는 사천의 숨은 사적지도 둘러보자. 선진리왜성과 조명군총이 최근 새롭게 주목 받는 여행지다. 한류를 타고 중국 관광객들이 부산을 즐겨 찾으면서 자신의 선조와 관련된 이곳도 방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중국과 우리나라의 인연을 이어줄 사적지로 이만한 데가 없다.
'조명군총(朝明軍塚)'은 한자어 그대로 '조선과 명나라 군사의 무덤'을 뜻한다. 정유재란 때인 1598년(선조 31년), 조·명 연합군은 남해안에 주둔하던 왜군을 토벌하기 위해 선진리왜성을 공격했다. 그러나 화약고 폭발 사고로 7천∼8천 명의 아군이 되레 전사했다. 왜군은 이들 숨진 군사의 코와 귀를 베어 본국에 보냈고 머리를 잘라낸 몸통은 성 밖에 묻었다. 이후 전쟁이 끝난 뒤 악취가 너무 심해 견딜 수 없게 되자 지역민들은 이들 시체를 파내어 조명군총에 이장했다.
조명군총은 36㎡의 직사각형 분묘다. 워낙 급하게 조성한 것이라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없는 무덤 형태다. '목이 없는 시체' 때문에 이 무덤은 오랫동안 '뎅강무데기'로도 불렸다. 사천시는 1983년 봉분 앞에 위령비를 세우고 매년 음력 10월 1일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조명군총 인근의 선진리왜성은 9만㎡로 꽤 넓다. 지금은 성 안쪽에 야외무대를 설치해 시민을 위한 음악회도 가끔 연다. 덕분에 왜성보다 선진리성공원으로 오히려 더 유명해졌다. 400년 전의 아픈 역사를 생각하며, 성터 앞으로 펼쳐진 사천 앞바다도 굽어볼 일이다. 그 앞바다에서 이순신 장군이 왜군을 격퇴했다.
사천 서포면사무소 근처에 사천할매콩나물국밥집(055-852-0522)
개점한 지 30년이 넘었는데, 뭘 먹을까 고민하고 있으면 처음 왔느냐고 물은 뒤 으레 콩나물국밥(4천 원)을 드시라고 권한다.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작은 그릇에 반숙 계란과 국밥 국물 7숟가락을 넣어 섞은 뒤 김 가루를 살짝씩 풀어 수프처럼 떠먹는 맛이 일품이다. 오징어 몸통을 아주 작게 잘라 넣은 콩나물국밥도 씹는 맛이 독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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