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선착장에서 연대도 행 '섬나들이'호 운항 시간은 오전 7시 50분, 11시, 오후 2시 10분, 4시 10분(동절기), 4시 40분(하절기) 등 하루 4차례. 운항 항로는 달아~학림~송도~저도~연대도~만지도 순. 승·하선 인원이 있을 때만 선착장에 들르며 달아항에서 연대도까지는 10~15분 걸린다.
연대도 왕복 요금은 일반인 기준 8천 원이며 매표는 선내에서 이루어진다. 매월 마지막 날은 섬나들이호 점검으로 휴무. 따라서 이날 연대도에 볼일이 있는 사람은 개인 어선을 이용해야 한다. 30명 이상 특송이나 그 밖의 선박 운박 관련해선 섬나들이호 선장(010-4547-7348)과 상의하면 된다.
'명품 녹색섬' 청정한 자연의 숨소리 들리나요?
전남 신안군에 이어 국내 두 번째로 섬이 많은 곳이 경남 통영이다. 유·무인도를 합해 500여 개. 욕지도, 매물도, 한산도, 비진도, 장사도 등 언뜻 생각나는 이름만 대도 줄줄이 흘러나온다. 모두가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고, 관광지로서도 한몫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연대도는 아주 소박한 섬이다. 하지만 연대도는 탄소 제로를 꿈꾸는 '에코 아일랜드'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지난해엔 한려해상국립공원 내 통영 지역 6개 섬을 묶은 '바다 백리 길'이 조성돼 마을 주민들이 지게 지고 나무하러 다니던 길이 '연대도 지겟길'이란 이름으로 거듭나기도 했다.
'섬나들이'호를 타고 통영 달아항을 출발해 10여 분 만에 도착한 연대도의 첫 느낌은 작고 예쁜 섬이라는 것이었다.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보이는 패시브 하우스(저탄소·친환경·에너지 절약형 건축물)로 지어진 비지터 센터, 마을회관, 경로당 '구들'도 예사롭지 않았지만 연대도 유일의 담뱃집 담벼락을 따라서 몽돌해변에 이르는 골목길 풍경은 여느 마을과는 확실히 달랐다. 한 인물을 압축적으로 묘사한 아름다운 문패에서 계속해서 발걸음이 멈춰졌다.
"돌담이 아름다운 집-전통어가를 그대로 간직한 백옥수 할머니 집. 영화 '백프로'에 나온 집입니다." "칠공주의 집-관광버스에서 이박삼일 동안 춤을 추어도 끄떡 없습니다. 두릅 농사를 많이 지으십니다." "허우두리 할머니 댁-연대도에서 태어나서 연대도로 시집 오셨습니다. 시금치, 마늘, 밭농사를 지으십니다. 젊었을 때 한 미모하셨답니다." "자연산 횟감이 매일 있는 어부의 집-정치망 어업을 하는 서태동, 정상연 부부의 집. 민박도 합니다. 민화투를 즐기시는 이야무 할머니와 함께 삽니다."
문패 문구 하나씩을 읊조렸을 뿐이지만 왠지 친근했다. 연대도 주민의 희로애락이 느껴졌다. 연대도에서 하룻밤 머물 집을 고를 때도, 문패가 주효했다. 그 집은 바로 '민화투를 즐기시는 이야무 할머니'가 계신다는 연대섬 펜션. 왠지 그 집에 묵게 되면 이야무 할머니로부터, 서태동 어부로부터, 연대도의 옛이야기를 구수하게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에코체험센터
섬에 들어간 날은 지금의 '에코 아일랜드 연대도'를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푸른통영21' 시민단체가 에코 가이드(통영바다해설사) 양성을 위한 심화과정 첫 수업이 있던 날이었다. 이들과 동행한 '푸른통영21' 정상일 교육팀장은 연대도 태양광발전소 내력과 폐교를 활용한 에코체험센터 건립에 따른 후일담을 들려주었다.
연대도 태양광발전소가 하루 생산하는 전력량은 150㎾. 섬 전체 40여 가구에 가구별로 하루 3㎾의 전력을 공급했다. 1~2명이 사는 가구라면 하루 사용량으로 충분한 전력이란다. 앞서 연대도 선착장에서 보았던 패시브 하우스는 2011년 준공된 것으로 화석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지열이나 태양광 같은 자연 에너지 만으로 냉난방을 해결하는 아주 '착한' 건물이라고 설명했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에코 아일랜드 체험센터'(055-649-2263) 사연은 더 감동적이었다. 연대도 주민이라면 누구나 다녔던 옛 조양초등학교가 1990년대 후반 학생 수 감소로 학림초등 조양분교로 되었다가 2003년 3월 1일 폐교 조치 되면서 자칫 외지인 소유가 될 뻔한 걸 가까스로 섬 주민들이 '연대마을 어촌계' 이름으로 되사들였다. 그리고 2011년 패시브 하우스로 리모델링하면서 체험센터를 겸한 연수원, 캠프장으로 변신하게 되었다.
현재 이곳에선 사전 예약자에 한해 각종 에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운동장에는 놀면서 대안 에너지를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늘을 나는 자전거'(자가발전 모노레일), 스카이 뱅뱅(자가발전 회전 시소), 스카이 붐붐(자가발전 시소), 태양열조리기 '쉐플러'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지겟길을 걸으며 연대도를 느끼다
연대도에 들어왔다면 불과 2.3㎞에 지나지 않지만 지겟길을 걸어보지 않을 수 없다. 연대도 유일의 슈퍼 '연대도연쇄점'을 운영 중인 서태욱 씨도 "봄, 가을엔 낚시를 즐기는 방문객이 많고, 7, 8월엔 피서객, 그리고 '지겟길'은 이른 봄부터 꾸준히 찾고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을 정도다.
하지만 지겟길은 한동안 원성의 대상이기도 했다. 풀 베는 속도가 자라는 속도를 따라 가지 못해서 생긴 원성이다. 실제, 기자가 섬에 들어간 그날도 간간이 떨어지는 비까지 겹치면서 지겟길 트레킹을 포기하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 에코체험센터 이추문 센터장은 한 술 더 떠 "지금 계절엔 뱀도 나와서 더 위험할 텐데…"라며 거듭 말리기도 했지만 "아주 짧은 구간임에도 불구하고 원시림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는 반전의 둘레길"이라는 '에코투어 거위의 꿈' 유선옥 실장의 말이 잊히지 않았다.
지겟길을 걸어 본 소감은 결코 나쁘진 않았다. 다만, 정비는 좀 더 이루어져야 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태양광발전소 입구에서 출발해 에코체험센터 쪽으로 나왔는데 몇 번이고 이 길이 맞는가 의심해야 했다. 특히 곰솔군락지를 지나 북바위전망대에 이르는 구간은 유 실장이 전한 그대로 원시림 이미지였다. 자귀나무에서 떨어진 연분홍빛 꽃술로 인해 산길인가 싶으면 꽃길인가 싶을 정도로 운치 있게 다가왔다.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될 거라는 안내판 예고와 달리 거의 1시간 만에 주파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연대도를 다녀온 뒤인 지난 29일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 직원들이 나와서 하루 종일 풀베기 작업을 했다는 것.
▲ 여름 피서철 섬 여행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게 있다면 해수욕. 경남 통영에 위치한 연대도에도 두 곳의 아담한 몽돌해수욕장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몽돌해변' 풍경. 선착장에서 걸어서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연대도, 그 밖의 볼 것들
연대도엔 작지만 아담한 몽돌해수욕장이 두 곳이나 있다. 몽돌해변과 연대해변. 샤워시설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춰진 곳은 아니지만 조용한 분위기가 좋아서 알음알음 사람들이 찾아드는 곳이다.
에코체험센터 쪽 연대해변 주변엔 다랑이꽃밭과 국가 지정 사적지 연대패총 발굴 현장도 있다. 산 쪽으로는 당산나무와 봉수대의 흔적도 남아 있다. 또 몽돌해변 전망대와 산책길로 걸어 볼 만하다.
몽돌해변에서 의미심장한 입간판 하나를 발견했다. 동네 할부지들 명의로 써 붙여 놓은 "아이구 허리야, 너거는 놀고 가모 그마이지만 우리는 치운다고 억수로 욕본다 아이가"라는 내용이다. 평생을 살아온 쉼터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와 활기가 생기는 건 좋지만 내 삶터가 더럽혀지는 건 못 참겠다는 섬 주민들의 표현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연대도 주민들은 때로는 섬사람 특유의 배타성이 느껴질 정도로 쌀쌀맞다는 인상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조용한 섬이 좋아서 찾아간 곳인 만큼 뭍사람들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다면 섬도 나도 하나가 되기엔 부족함이 없는 천상의 공간이 아닐까 싶었다. 날이 흐려 연대도 밤하늘 별 구경을 못하고 나온 건 두고두고 아쉬웠다.
자료=부산일보 2014. 7 김은영 선임기자 key66@busan.com
■잘 데와 먹을 곳
연대도까지 승용차가 들어갈 수는 있지만 별로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달아선착장 주차장에 세워두고 섬으로 들어간다. 주차비 무료.
연대도 안에는 펜션과 민박 몇 곳이 운영 중이다. 연대도 홈페이지(www.yeondaedo.com)에 접속하면 연락처, 가격 등이 상세하게 올라와 있다. 식사는 민박집에 요청할 경우 한 끼당 8천~9천 원. 이달 초엔 연대도선착장 바로 앞에 아침, 점심, 저녁식사가 가능한 식당(연대도식당·055-645-2939) 한 곳도 새롭게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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