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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전라남도

고흥 열남면-우암리 우미산

by 구석구석 2014.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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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호 발사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는 산과 전망대는 엄청난 관광 부가가치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미산(牛尾山`449.7m)은 그야말로 금상첨화의 산이다. 고흥 우주센터 근교에 위치한 지리적 여건에다 군데군데 바위 전망대가 있어 발사장면을 고스란히 볼 수 있어서다. 산자락 곤내재에 ‘우주발사대전망대’가 들어서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그동안 대외적으로 우미산이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는 인근에 고흥반도의 명산인 팔영산(608m)과 마복산(535m)이 있어서다. 제대로 된 등산 개념도도 없고 등산로와 안내판도 갖춰져 있지 않다. 등산 카페나 블로그의 산행기에는 온통 산을 헤맸다는 내용뿐이다. 

 

산행의 시작점은 크게 우암마을과 곤내재다. 우암리를 통과하면 좌측에 작은 섬 2개가 보인다. 사람이 살 수 없는 외매물도와 내매물도다. 그 우측 전방에 돌출된 거대한 바위 봉이 보이는데 바로 용바위다. 용바위를 통과해 오르막에 올라서면 도로 우측에 등산 안내판이 보이는데 곤내재다. 좌측 해안 쪽으로는 ‘우주발사대전망대’가 있어 지척의 용바위는 물론 다도해의 수려한 풍광과 나로호 발사의 장관까지 볼 수 있다.

 

등산 안내도에는 정상까지 1.3㎞라 적혀 있다. 우미산 개념도에는 곤내재에서 우미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는 그려져 있지 않다. 중간 삼거리까지 올라간 다음 정상 봉화대까지 25분 정도 소요된다고 적혀 있을 뿐이다. 우측의 임도를 따르다 보면 좌측 지능선으로 올라붙는 등산로가 보이고 길은 금방 주능선 등산로와 만난다.

 

8부 능선쯤에 바위 전망대가 있다. 올라서면 남열리해수욕장과 대`소옥도가 조망되고 그 너머로 나로도가 뿌옇게 시야에 들어온다. 봉화대 터가 있는 곳이 우미산 정상. 돌무더기가 널브러져 있고 세워진 이정표가 정상임을 확인해 준다. 등산을 시작한 지 45분여 만이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길이 무척 미끄럽다. 가팔라서 내림길인데도 무척 힘이 든다. 만약 오름길이라면 어땠을까 하고 가정해 보니 등산로는 제대로 잘 선택한 것 같아 기분이 흐뭇하다. 10여 분쯤 더 진행하면 평평한 등산로와 만난다. 호젓한 등산로가 융단처럼 푹신하고 정갈하다. 맑은 공기가 신선하고 한겨울인데도 풋풋한 해풍에 몸이 날아갈 듯 가벼워진다.

 

중간 갈림길을 만났지만 용바위로 내려가는 길을 외면하고 좌측 우암마을 길로 접어든다. 곧이어 기이한 소나무 한 그루가 나타나 이목을 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기념촬영을 한다. 등산로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제4, 제3, 제2전망대가 차례로 나타난다.

 

내림길이 시작되는 마지막 바위전망대인 제1전망대에 오른다. 근거리의 팔영산 정상부 바위 봉우리들이 보이지 않아 아쉽지만 전망대 아래의 돌탑과 기암들이 반겨준다. 위엄 어린 거대한 바위 하나를 만나 높이를 가늠하고 우측으로 꺾어 내려오니 너덜지대다. 드넓은 너덜지대가 아니어서 그런지 왠지 정감이 인다. 

 

조금 더 내려오니 시멘트임도다. 우측으로 700여m 직선으로 내려오니 넓은 공터다. 등산로 안내판이 있고 경운기 몇 대가 세워져 있다. 우미산 등산의 들머리와 날머리로 이용되는 우암리 입구 공터다.

 

우미산의 총 등산 거리는 약 5.5㎞, 소요시간은 3시간 정도다. 날이 맑거나 시계가 좋아지면 소요시간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고흥 팔경인 용바위를 돌아보고 곤내재에서 등산을 시작하는 게 좋다. 일출이 아름다운 남열해수욕장을 연계한 일출산행이나, 온 산이 사람의 키를 넘는 진달래 군락이라 산이 붉게 물들고 치장되는 3월 말이나 4월 초에 진달래산행도 고려할 만하다.

 

/ 매일신문 지홍석(수필가`산정산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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